재미있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분야에서 업계 1위인 TSMC를 따라잡느냐입니다. 조선일보에서 업계 전문가 예측을 실었습니다.
한국과 대만 반도체 전쟁, 지금 필요한 건 삼성의 기습작전
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23&aid=0003557837
미래예측 기사는 재미있습니다. 지금이 아닌 시간이 흐른 뒤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때 타임캡슐 꺼내듯 다시 읽어 보면 재미있어요. 스크랩해놓은 과서 기사를 읽다가 윈도 모바일이 1위를 하게 될 것이라는 보고서(기사)를 보니 어찌나 웃기던지.
저 전문가들의 의견도 공통점이 보이는데, 삼성이 TSMC를 이길 거라고 예측하는지 않는군요. 삼성과 직접적인 경쟁관계,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TSMC의 모토는 앞으로도 삼성이 따라잡기 어려워 보입니다. TSMC의 올 3분기 세계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가 53.9%, 삼성 점유율은 17.4%입니다. 압도적입니다.
역사를 뒤돌아 보면, 후발주자가 1등을 제치는 데 2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앞서 달리던 토끼가 "이제 좀 쉴 때도 되었잖아?" 하면서 낮잠을 자주어야 합니다. 1등의 자만으로 추격을 허용한 분야를 보자면, CPU 분야에서 AMD입니다. 불도저라는 희대의 망작을 내놓고 망해가니 하던 회사가 인텔의 자만과 절치부심을 통해서 화려하게 재기하게 됩니다.
AMD의 주가를 보면 인텔이 놀자판으로 지내던 시기와 일치합니다. 물론 그렇다 해도 여전히 인텔의 시장지배력은 압도적입니다. AMD가 해볼 만하네 수준으로 올라선 것일 뿐.
콘솔게임분야에서 소니는 플스 2로 역대급 판매실적을 달성했지만 거대한 야망에 꽂혀서 플스 3에서 경쟁자들의 추격을 허용합니다. 물론 이 시기 마이크소프트가 엑스박스 360으로 잘했습니다. 콘솔 산업이 웃긴데, 1위라는 왕관에 저주라도 붙어있는지 시장지배자가 되면 꼭 삽질을 한 번식합니다. 엑스박스 원에서 폭망을 하고 겨우겨우 되살리고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로 기회를 노리는데... 헤일로 인피니티를 보면 영.
두 번째는 존버를 하면서 변화를 물결을 기다려야 합니다. 같은 판에서 경쟁해서는 도저히 승산이 없고, 변화의 물결이 열리는 시기에 파도를 타야 합니다. 뒤로 보면 스마트폰, 모바일 혁명이 엄청났습니다. 전 분야에서 많은 변화를 몰고 왔고, 노키아라는 거대기업이 소리 없이 사라지고, 애플의 최고의 모바일 기업이 되었고요. 애플이 컴퓨터라는 분야에서 안주했다면 지금과 같은 모습은 아니었겠죠.
삼성이 TSMC를 따라잡으려면, 자만을 해주던지 새로운 무언가가 나와야 합니다. 그게 쉽지 않아 보이거든요. '앞으로 10년 뒤에 누가 파운더리 분야에서 1위가 될 것인가?' 돈을 걸라고 하면 당연히 TSMC에 겁니다. 삼성이 점유율은 늘려나가겠지만 메모리처럼 압도하는 모습은 글쎄요. 안 보일 거 같습니다.
◆ 예측은 왜 실패하게 될까?
앞서 미래예측을 시간이 지나서 보면 재미있다고 말했는데, 예측이 가진 한계, 소위 말하는 현실이란 복잡계를 인간의 뇌로 이해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요. 예기치 못하기 일어나는 돌발적인 사건들. 예를 들어 지금 맹위를 떨치고 있는 코로나 펜더믹을 누가 예측이나 했을까요?
미래예측은 원래 어렵고 불가능하다는 걸 전제로 하더라도, 실패를 하는 이유로 전 인간적인 요소를 들고 싶습니다. 감정이죠. 인간은 현실을 놓고도 그대로 보지 않습니다. 누구든지 자기만의 창으로 보게 됩니다. 감정이 현실을 왜곡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한국이 미래예측이 잘 안 되는 분야가 어디일까? 전 중국과 일본이라고 봅니다. 우리의 이웃인 이들은 우리의 삶과 경제에 큰 영양을 미칩니다. 그렇지만 감정을 놓고 보면 결코 좋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무역보복 문제로 다툼 중인 일본, 거기에 과거사 문제로 감정을 떼어놓고 볼 수도 없습니다. 악화되기는 중국도 마찬가지. 중국 하면 욕 밖에 없습니다. 화웨이로 인해서 시진핑이 데이터를 빼간다부터 해서, 모방으로 비아냥 밖에 없습니다.
이건 반대로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일본은 한국에 대해서 어떻게 볼까? 좋게 봐주려 해도 한국을 그대로 보지 않는 듯 보입니다. 정체 중인 그들과 추격하는 한국에 대해서 초조해하는 열등감마저 보입니다. 일본이 한국을 이렇게 봐주면 좋은 일입니다. 현실을 정확히 파악을 해야 미래를 볼 수 있을 테니까.
이도 저의 착각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들리는 일본 소식은 소위 말해 어그로 끄는 글과 말이 많기 때문에 일본의 현실을 정확히 보여준다고 할 수 없습니다. 중국도 역시 같을 테고요. 북한은 더더욱 안됩니다. 현상에 감정은 물론이고, 정치와 이념이 달라붙기 때문에 미래예측이 불가능합니다. 한국인들은 이점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없습니다. 전 그래서 북한에 대한 예측은 전혀 안 믿습니다.
감정이란 필터 때문에 한계가 있는 미래예측이 더욱 부정확해집니다. 바람과 소망을 예측으로 바뀌면 더 해집니다. 희망 회로 돌린 예측을 다가올 미래라고 착각을 합니다. 파운드리에서 TSMC를 넘을 것이다. 이건 바람이지 예측이 아니죠. 다음 콘솔 산업의 승자는 누구일까요? 전 소니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엑스박스 콘솔이 마음에 들지만 이건 개인 취향일 뿐. 대중적인 선호는 여전히 플스입니다. 아이폰은 모바일에서 여전히 우위에 서 있을 테고요.
◆ 토요일에 월요일부터 생각하는 나.
나랑 상관도 없는 거대기업 얘기는 그만하고.
하~~ 타고난 게 그래요. 전 토요일만 되면요. 다가올 월요일부터 생각을 합니다. 당연히 기분이 좋지는 않겠죠. 모르겠어요. 사람에 따라서 새로운 한 주가 너무 신난다는 타입도 있을 것이고. 한 주의 시작이 무겁게 느껴지는지 굳이 쓸 필요는 없을 것이고. 주말 동안 충분히 즐길 시간이 많은데, 토요일 아침부터 다가올 날을 생각하니까.
컵에 물인 반이 있는 걸 보고. 반 밖에 남지 않았네.라고 생각을 하는 타입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타고나기를 그랬고 안 바뀌더라고요. 책의 조언에 따라서 현실에 집중을 하려고 합니다. 동네를 한 바퀴 돌고 오고 난 뒤 먹는 시원한 냉커피, 마트 안에서 에어컨 바람을 쇨 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제목도 모를 좋은 노래 들을 때. 현실에 잠깐 집중을 하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지만 조금 낫더라고요.
그리하여. 무겁게 느껴지던 새로운 한 주가 막상 내게로 다가오면 그렇게 나쁘지도 않습니다. 물론 딱히 좋지도 않습니다. 지나 보면 왜 그렇게 느꼈지? 생각을 하고요. 주말을 조금 더 즐겁게 보낼껄. 현실을 있는 그대로만 본다면 무거움과 부담감도 느끼지 않을 텐데. 아쉽죠. 하지만 현실을 왜곡시키는 감정이 일상에서, 음악을 듣고, 좋은 영화를 본 나에게 현실을 왜곡시킨 선물을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하니 마음이 조금 편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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