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보는 유튜브 채널 슈카월드에서 흥미 있는 내용을 봤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있는 와중에. 슈카월드 라이브 방송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녹화영상을 선호하고 실시간 방송을 잘 보지 않지만 시청해 봤습니다. 오늘 재미있는 주제 중 하나가 명품에 대한 인식이었습니다.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발상의 전환이라고 느껴서 신선했습니다. 전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 좋아합니다.
샤넬백이 천만원이나 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100만 원, 10만 원짜리와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사실 품질로는 큰 차이는 없겠죠. 아마 전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불황에도 명품 소비는 식을 줄 모른다고 하는데. 명품 소비는 베블런 효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보통의 상품은 가격이 내려가면 수요가 올라가지만 사치품은 가격이 높아질수록 수요와 소비가 증간한다는 이론입니다. 실제 데이터로도 증명되고 있는 게 코로나 불황 와 중에도 백화점 매출이 회복되어 명품 소비는 증가했습니다. ( 나 빼고 다 부자야~~ )
남자들의 명품이 무엇일까? 시계, 자동차. 물론 맞지만 새로이 등극한 것이 디지털 검입니다. 물론 실물 검이 아니라 게임에서 사용하는 검입니다. 명품백과 역할이 같습니다. 없어도 게임하는데 문제 없지만 희소하기 때문에 높은 가격으로 거래가 됩니다. 집행검이 수천만 원대라는 소리는 들었지만 이도 옛날 말입니다. 이제는 명품 검 하나가 억대라고 합니다. 누구 말마따나 반포자이 검이라고.
'이거 정말 미친 짓 같지 않나요?' '게임 검 하나 산다고 몇 억을 태워' ( Feat 곽철용 )
간단한 이유로 그 검을 들고 있으면 기분이 좋기 때문입니다. 샤넬백 없어도 사는데 지장이 없습니다. 샤넬백이 기능적으로 더 뛰어나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여자들은 갖고 싶어서 안달입니다. 가지고 있으면 기분이가 좋으니까.
비싼 와인이 얼마나 값어치를 할까? 일정 수준 이상의 와인을 비교하면 보통사람들은 그 차이를 못 느낀다고 하죠.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다면 아마 대부분 못 맞출 겁니다. 그럼에도 명성 있고 오래된 와인을 비싼 돈을 주고 사서 마십니다. 왜? 기분이 좋으니까.
현실에서 슈퍼카를 산다고 미디어에서 인터뷰를 하지 않지만 게임에서는 유명인으로 대우받을 수 있습니다. 현실에서 비싼 차를 타고 다니면 시기와 질투를 받아야 하고, 눈치 보여서 아무 곳이나 주차할 수도 없습니다. 여전히 상급자보다 비싼 차를 탈 수 없는 불뮨율이 지켜지는 직장이 있습니다. 뭐. 슈퍼카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직장에 다니겠나만. 내가 비싼 검을 가지고 다니면 사람들이 놀라워하며 대우를 해줍니다. 온라인에서 스타가 될 수 있습니다. 몇 억 짜리 검을 지르면요.
슈카에 따르면 리니지의 NC소프트나 넥슨의 바람의 나라는 디지털 명품백을 파는 회사라는 겁니다. 명품을 사는 이유가 뭐겠어요? 소비를 통해 자존감을 높이고 자신감을 가지게 한다. 명품회사들이 내세우는 이미지가 그거잖아요. '당당한 너 자신이 돼라' ( 우리 꺼 사서 )
. 게임에서도 된다. 디지털 검을 쥐면. 당당한 사람이 될 수 있다.
게이머의 입장에서 본다면
사람이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이 있는 분야가 나오면 화색이 좋아지고 언변이 유창해집니다. 게임을 즐기던 사람이라 게임 소재로 썰을 푸니까 청산유수였습니다. 방송 종료 시간인 11시를 넘긴 채 열 별을 토하는데...
저도 겜돌이였지만 슈카 아재와 결이 다릅니다. 어렸을 적 아버지가 사주신 패미컴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게임을 일단 손에 패드를 주어야 합니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는 PC게임은 여전히 어색합니다. 더구나 리니지 같은 RPG에 흥미가 없고, 요즘 유행하는 자동사냥 전투를 단호히 거부합니다. 자고로 게임은 스틱을 조작하며 버튼을 눌러야지. 자동이라니.
콘솔 게임 중심으로 즐긴 사람들은 한국의 온라인 게임회사들 굉장히 싫어합니다. 왜냐하면 게임을 도박판으로 만들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 꼬셔서 중독시킨 다음 지속적인 결제를 유도한다는 이유입니다. 심하게 보면 마약상과 다를 바 없습니다. 처음에는 공짜로 약을 주고 중독시켰다 후불로 청구시키는.. 지속적인 결제를 유도하기 때문에 모바일 게임은 조심해야 합니다.
싫어할만한 이유는 충분하고 납득이 되기도 합니다. 슈카말대로 NC소프트가 디지털 명품 이미지를 파는 회사라면 도박 이미지를 벗어야 하겠는데요.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을 테고. 이도 일부의 주장일 뿐. 자기들이 사서 좋아서 만족을 한다는데 할 말이 없습니다. 몇 백이 아니라 억을 쓰는 사람이 실제로 나오니까. 그 사람들이 바보겠어요? 명품백 사는 사람을 보고 바보라고 하지 말하지 않으니까.
사람을 보면. 비합리적이면서 합리적인 면을 보게 됩니다. 말이 돼요? 아이템 하나에 천, 억을 쓴다는 게? 비합리적인 소비가 말이 된다는 건 다른 세계의 시계, 옷, 자동차 명품 소비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허영을 비판하지만 그들이 돈이 아주 많다면 다른 행동을 할까요? 아마 똑같아질 겁니다.
게이머 시각 중 하나로 보면 아이템 하나 구입하는데 고가를 쓰게 만드는 정말 사치로, 도박으로 보입니다. 여전히 좋아할 수 없게 보이고요. 슈카가 온라인 게임을 명품 이미지 파는 회사로 정의했듯이 약간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www.youtube.com/watch?v=m8ZtrEAl_38
진화 심리학 관점에서 본다면
과시적 소비를 진화 심리학 관점에서 볼 수 있습니다. 진화심리학은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는 학문으로. '진화에 형성된 심리적 메커니즘과 적응입니다.' 아이폰을 사용하는 현대의 인간은 사바나에서 수렵채집을 하던 인간들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겁니다.
이스라엘의 생물학자 아모츠 자하비(Amotz Zahavi)의 핸디캡 이론이 있습니다. 예는 공작의 꼬리입니다. 수컷 공장의 아름답고 긴 꼬리는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생존 가능성을 떨어뜨립니다. 긴 꼬리를 가진 공작일수록 포식자에게 잡아 먹힐 확률이 높아집니다. 공작의 꼬리는 생물학적 비용이 높고 이점이 없습니다.
이점이 없음. 이 부분이 포인트입니다. 수컷 공작은 암컷 공작에게 "나는 우수한 유전자를 가졌기 때문에 긴 꼬리를 가져고 포식자에게 살아남 을 수 있다. 다른 녀석들이 나처럼 꼬리가 길면 잡아먹힌다. 그러니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아."
실제로 암컷 공작은 길고 정교하게 대칭된 꼬리를 가진 수컷과 짝짓기를 하고 싶어 합니다. 수컷 공작의 긴 꼬리처럼 도움이 되지 않는 특성이 상대방에게 과시하기 위한 시그널로 볼 수 있습니다.
몇 억짜리 검을 사는 사람들이 생계를 신경 쓰는 사람이겠어요? 사업가나 건물주 정도 되겠죠. 보통사람이 몇 백, 무리를 해서 몇 천을 쓸 수 있을지 몰라도. 억이란 단위는 그렇지 않습니다. 보통사람이 흉내 낼 수 없는 단위입니다. 디지털 검은 이성을 어필하기보다는 주로 동성에게 인정받기 위한 행동으로 보이는데. 모르죠. 여자도 리니지 할 수 있으니까.
샤넬백이 사는 것이나, 디지털 검을 사는 것이나 공작의 꼬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나는 이 정도 핸디캡은 아무런 문제가 안된다." 그들이 현실이 아닌 온라인에서 꼬리를 크게 키우는 게 다릅니다.
www.youtube.com/watch?v=ehyd9eRu_gY
소비로 새로이 창출되는 무엇.
스티브 존슨의 저서 <원더랜드>는 재미와 놀이가 세상을 바뀌었다고 말합니다. 예중 하나로 여자들의 백화점 쇼핑입니다.
"사람들은 딱히 살 물건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저 상점들을 둘러보러 갔고, 그러다가 물건을 사는 신나는 경험을 만끽했다. 삶에 또 다른 차원의 경험이 더해진 것이다."
백화점이 등장하면서 흥정하는 관행이 사라졌고, 정가로 파는 관행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백화점은 신용카드를 최초로 발급한 시설 중 하나입니다. 또 백화점은 수처 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복잡한 유통망을 관리하는 서비스 산업에 집중한 최초의 대규모 조직입니다. 백화점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서비스 산업은 산업으로 취급을 받지 못했습니다. 오늘날 미국에서는 4명 중 3명이 서비스 산업에 종사합니다.
새롭게 떠오르는 서비스 산업에는 여성들이 존재합니다. 새로 등장한 백화점을 애용한 여성고객뿐만 아니라 백화점에서 일하는 여성들도 늘어났습니다. 이게 다 필요로 하지 않는 물건들을 둘러보면서 시간을 보낸 데에서 유래한 것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상점을 둘러보는 행위는 산업혁명이 낳은 2차적인 효과로 인식될 뿐, 혁명을 일으킨 원인으로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중요한 원동력이었다고 책은 말합니다.
세상일이라는 게 신기합니다. 토크멘터리 전쟁사에 출연했던 임용한 박사의 강연을 즐겨봅니다. 공성을 하기 위해서 동서양이 투석기를 사용했는데 방식이 조금 다르다고 합니다. 동양( 사실은 중국)의 투석기는 그들이 가진 자원을 사용했습니다. 넘처나는 사람으로 60명 이상이 투석기를 조작했습니다. 반면 서양은 사람이 부족했기 때문에 기계식 투석기를 사용했습니다. 이 차이가 후에 산업의 차이로 보이지 않았겠느냐? 톱니로 시작해서 시계, 총, 현대문명의 총아인 엔진까지 가게 되니까. 그렇다면 서양은 중국에 비해서 인구가 적었던 게 장점으로 작용한 것입니다.
디지털 명품을 파는 저 게임회사들 말입니다.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습니다. ( 반복해서 말하지만 저는 취향이 아니라서 싫어합니다.) 언제가 본 '강연에서 장인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 주고 그걸 소비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주장이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숟가락 젓가락을 만들어서 30만 원에 판다면 그게 가치가 있다면 판단되면 사줄 수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소비가 존재하면 그 사람은 더 뛰어난 숟가락, 젓가락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할 테고 명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중국의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서 추격해오고 있습니다. 여전히 중국산이라고 폄하되지만 특정 분야에서는 따라잡았고 한국은 중국을 뿌리칠 고민을 해야 합니다. 기능의 차이를 연구도 해야 합니다만.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가치를 있다고 만들어야 하고 믿게 만들어야 하기도 합니다. 중국의 인적자원, 그 넘치는 돈을 넘으려면. 우리에게는 벌거벗은 사람들에게 옷을 입었다고 만드는 재단사들이 필요합니다.
그게 게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꼬리를 키우며 과시적 소비를 하는 세상이요. 누군가는 이 현상이 마음에 안 들고 못 마땅하겠지만. 그건 과거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백화점 소비, 스타벅스에서 시간을 보내는 걸 비아냥 거리는 때도 있었으니까요. 시간이 지나면 어떤 효과를 일으킬지 모르죠. 새로운 산업이 파생되거나 의외의 스타가 탄생하거나 전혀 예상치 못한 무언가가 나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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