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누기

상처뿐인 존버. 당신의 미차솔은 안녕하십니까?

네그나 2020. 6. 29. 20:29

아! 그래. 미차솔을 잊고 있었네. 한 번 확인해 볼까?  여기서 미차솔은 미래에셋 차이나 솔로몬펀드입니다.  중국 펀드 열풍을 몰고 왔던 그 펀드. 블로그에 중간 정산을 한 번 하기는 했었는데.  그게 2013년도였습니다.

negna.tistory.com/1549

 

미차솔과 중국펀드. 음악이 나오면 우리는 춤을 출 것이다

 미차솔(미래에셋 차이나 솔로몬) 6년 후 미차솔. 미래에셋 차이나 솔로몬의 준말입니다. 미차솔은 미래에셋 증권 대표 중국펀드 였습니다. 2006년 등장 이후 최강의 중국펀드로 화제가 되었습니

negna.tistory.com

 

2017년 10월 이데일리 뉴스에서도 미차솔은 수익을 냈지만 설정액이 줄어들어 체면을 구겼다고 보도했습니다.

 

 

저는 언제 가입을 했을까요? 이데일리 뉴스가 나온 십년전인  2007년 10월경에 가입을 했습니다. 이 시기가 언제였나? 차트로 한 번 볼까요

 

상하이 지수를 보면. 정말 산 정상에 올라갔을 때 붙잡았습니다.  미차솔은 홍콩 h지수를 봐야 하는데.

 

그거나 이거나.

참 아름다운 봉우리에서 수직 낙하했습니다. 미래에 내가 보는 과거의 나는 참 멍청한 녀석이군요.  어떻게 잡아도 저 꼭대기를 잡나. 신경을 쓰지 않아서 몰랐었는데. 홍콩 H지수나 상하이 지수 모두 2007년의 그 지수를 회복한 적이 없었군요. 미차솔 때문에 알아봤는데. 오히려 이 사실이 더 놀랍습니다. 분명 금융위기 이후에도 중국 경제도 성장을 했을 텐데. 그 고점에 다가서지도 못했다니.

 

뉴스를 보면. 미차솔이 회복세라고 보도를 하는 게. 2017년 무렵입니다.

 

IT주식을 담아서 수익을 냈다고 함니다. 여기서 한 가지 알 수 있는 건. 고점에서 진입하고 손실을 입었을 때 회복하려면 10년은 걸린다는 사실입니다. 주식이건 펀드건 한 번 잘 못사면 10년 들고 있어야 합니다. 워런 버핏이 십년을 들고 있지 않을 주식은 사지도 말라 했던가. 제 경우는 2017년에도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였습니다. 최근에 확인을 해본 결과. 다행히 수익이 나기는 했습니다. 약 1퍼센트 정도.

 

....

 

12년을 존버를 해서 고작 1%의 수익.( 다시 보니 10% 네요.  ) 중간에 미차솔 들고 가기를 포기를 하고 GG를 친 사람은 얼마나 많았을까요?  그들이 손실을 인정하고 현명하게 행동했을 수도 있지만 고점에 버스 탄 사람들이 냉정한 판단력을 보여줄 거 같지는 않습니다. 저는 조심스럽게 투자를 해서 소액을 넣었으니 다행이지. 정말 전세금 같은 목돈으로 펀드 러시 갔던 사람은 엄청난 충격이었을 겁니다. ( 옆에서 봐도 저건 아닌데... 싶었지만 ) 소액투자자인 저도 떨어질 수 있어, 마이너스가 될 수 있어라고 생각했지만 두 자리 숫자가 계속 바뀌는 건 감당이 안 되던데요.

 

미차솔이 반토막이 났다는 2009년 뉴스.  가장 아래로 찍었던 게 -45%였던가.

 

회복하지 못하는 중국 지수를 보면서. 막연하게 장기투자가 답이 아니다라는 사실도 깨닫습니다. 손실을 보면 처분을 했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건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도요. 실수와 실패를 인정하는 건 정말 괴로운 일입니다.

 

 

 

가장 큰 깨달음은요.

 

자본주의 세계에서 '모두가 부자가 된다'는 속삭임은 사기라는 것이요. 누군가 부유해진다면 다른 누군가는 거의 반드시라고 말해야 할 만큼 가난해져야 합니다. 현실이라는 냉정한 거울 앞에서 바라보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별 볼일 없는 나에게 '너도 부자가 된다'는 신호가 계속 포착이 되면 그때가 지옥행 티켓을 끊을 시점입니다. 다른 생각도 해보는데. 나에게 면접을 볼 기회를 줬던  제법 큰 기업들이 나중에 가서 보니. 죄다 문을 닫더군요. 비슷하게 평소라면 나에게 기회가 오지 않았을 텐데. 세상이 취해서 그런 기회가 왔던 게 아닌가. 씁쓸하지만 이게 현실아닌가.

 

그래도 미차솔 때문에 한 가지 배우기는 했습니다. 세상이 취해서 음악이 흘러나오고 모두가 춤을 추는 시기.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 한 참 핫할 때. 누가 돈을 벌었네. 다른 누가 그걸로 돈을 벌었네. 솔깃하더군요. 나도 들어가 볼까 하다. 미차솔이 막아섰습니다. '그때 기억 안 나?'

 

웬걸 조금 있다가. 사실 조금 있다가는 아니었습니다. 조금 조금 더 시간을 지나서 마침내 암호화폐, 코인 거품이 꺼지고 지난 시절에 겪었던 어리석음을 새로운 세대가 반복을 했습니다. 다들 그렇게 실패에서 배우는 것이겠죠.

 

지난 시절을 다시 보니. 세상은 정말 불확실했습니다. 과거 저 많은 일들을 누가 다 예상을 했을까요? 그 와중에서도 성공을 위한 기회를 잡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성공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그게 나는 아니었죠. 올해는 코로나로 화끈하게 시작을 한 2020년입니다.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이고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그래도 기회는 있을 겁니다. 어떻게 보고 붙잡을 수 있을지가 문제이지만요. 과거의 실수에서 배우고 현명해질 수 있을까?

 

수익이 난 상태이지만 미차솔을 환매하지는 않을 겁니다. 환매하기는 너무 긴 시간을 보내버렸고 이 돈을 얻는다 한들 의미도 없습니다. 다시 넣어두고 시간이 지나 어떻게 되는지 한 번 보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