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래. 미차솔을 잊고 있었네. 한 번 확인해 볼까? 여기서 미차솔은 미래에셋 차이나 솔로몬펀드입니다. 중국 펀드 열풍을 몰고 왔던 그 펀드. 블로그에 중간 정산을 한 번 하기는 했었는데. 그게 2013년도였습니다.
2017년 10월 이데일리 뉴스에서도 미차솔은 수익을 냈지만 설정액이 줄어들어 체면을 구겼다고 보도했습니다.
저는 언제 가입을 했을까요? 이데일리 뉴스가 나온 십년전인 2007년 10월경에 가입을 했습니다. 이 시기가 언제였나? 차트로 한 번 볼까요
상하이 지수를 보면. 정말 산 정상에 올라갔을 때 붙잡았습니다. 미차솔은 홍콩 h지수를 봐야 하는데.
참 아름다운 봉우리에서 수직 낙하했습니다. 미래에 내가 보는 과거의 나는 참 멍청한 녀석이군요. 어떻게 잡아도 저 꼭대기를 잡나. 신경을 쓰지 않아서 몰랐었는데. 홍콩 H지수나 상하이 지수 모두 2007년의 그 지수를 회복한 적이 없었군요. 미차솔 때문에 알아봤는데. 오히려 이 사실이 더 놀랍습니다. 분명 금융위기 이후에도 중국 경제도 성장을 했을 텐데. 그 고점에 다가서지도 못했다니.
뉴스를 보면. 미차솔이 회복세라고 보도를 하는 게. 2017년 무렵입니다.
IT주식을 담아서 수익을 냈다고 함니다. 여기서 한 가지 알 수 있는 건. 고점에서 진입하고 손실을 입었을 때 회복하려면 10년은 걸린다는 사실입니다. 주식이건 펀드건 한 번 잘 못사면 10년 들고 있어야 합니다. 워런 버핏이 십년을 들고 있지 않을 주식은 사지도 말라 했던가. 제 경우는 2017년에도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였습니다. 최근에 확인을 해본 결과. 다행히 수익이 나기는 했습니다. 약 1퍼센트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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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을 존버를 해서 고작 1%의 수익.( 다시 보니 10% 네요. ) 중간에 미차솔 들고 가기를 포기를 하고 GG를 친 사람은 얼마나 많았을까요? 그들이 손실을 인정하고 현명하게 행동했을 수도 있지만 고점에 버스 탄 사람들이 냉정한 판단력을 보여줄 거 같지는 않습니다. 저는 조심스럽게 투자를 해서 소액을 넣었으니 다행이지. 정말 전세금 같은 목돈으로 펀드 러시 갔던 사람은 엄청난 충격이었을 겁니다. ( 옆에서 봐도 저건 아닌데... 싶었지만 ) 소액투자자인 저도 떨어질 수 있어, 마이너스가 될 수 있어라고 생각했지만 두 자리 숫자가 계속 바뀌는 건 감당이 안 되던데요.
미차솔이 반토막이 났다는 2009년 뉴스. 가장 아래로 찍었던 게 -45%였던가.
회복하지 못하는 중국 지수를 보면서. 막연하게 장기투자가 답이 아니다라는 사실도 깨닫습니다. 손실을 보면 처분을 했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건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도요. 실수와 실패를 인정하는 건 정말 괴로운 일입니다.
가장 큰 깨달음은요.
자본주의 세계에서 '모두가 부자가 된다'는 속삭임은 사기라는 것이요. 누군가 부유해진다면 다른 누군가는 거의 반드시라고 말해야 할 만큼 가난해져야 합니다. 현실이라는 냉정한 거울 앞에서 바라보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별 볼일 없는 나에게 '너도 부자가 된다'는 신호가 계속 포착이 되면 그때가 지옥행 티켓을 끊을 시점입니다. 다른 생각도 해보는데. 나에게 면접을 볼 기회를 줬던 제법 큰 기업들이 나중에 가서 보니. 죄다 문을 닫더군요. 비슷하게 평소라면 나에게 기회가 오지 않았을 텐데. 세상이 취해서 그런 기회가 왔던 게 아닌가. 씁쓸하지만 이게 현실아닌가.
그래도 미차솔 때문에 한 가지 배우기는 했습니다. 세상이 취해서 음악이 흘러나오고 모두가 춤을 추는 시기.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 한 참 핫할 때. 누가 돈을 벌었네. 다른 누가 그걸로 돈을 벌었네. 솔깃하더군요. 나도 들어가 볼까 하다. 미차솔이 막아섰습니다. '그때 기억 안 나?'
웬걸 조금 있다가. 사실 조금 있다가는 아니었습니다. 조금 조금 더 시간을 지나서 마침내 암호화폐, 코인 거품이 꺼지고 지난 시절에 겪었던 어리석음을 새로운 세대가 반복을 했습니다. 다들 그렇게 실패에서 배우는 것이겠죠.
지난 시절을 다시 보니. 세상은 정말 불확실했습니다. 과거 저 많은 일들을 누가 다 예상을 했을까요? 그 와중에서도 성공을 위한 기회를 잡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성공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그게 나는 아니었죠. 올해는 코로나로 화끈하게 시작을 한 2020년입니다.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이고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그래도 기회는 있을 겁니다. 어떻게 보고 붙잡을 수 있을지가 문제이지만요. 과거의 실수에서 배우고 현명해질 수 있을까?
수익이 난 상태이지만 미차솔을 환매하지는 않을 겁니다. 환매하기는 너무 긴 시간을 보내버렸고 이 돈을 얻는다 한들 의미도 없습니다. 다시 넣어두고 시간이 지나 어떻게 되는지 한 번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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