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차솔(미래에셋 차이나 솔로몬) 6년 후
미차솔. 미래에셋 차이나 솔로몬의 준말입니다. 미차솔은 미래에셋 증권 대표 중국펀드 였습니다. 2006년 등장 이후 최강의 중국펀드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금융위기전까지 투자게시판에 가면 미차솔과 중국펀드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고 대표격인 미차솔 인기는 치솟아올랐습니다. 당시 사람들이 올린 글을 보면, 전세금을 빼서 넣는 다면서 거금을 투자하는 사람들이 제법 보였습니다. 대세는 대세를 만들고 낙관은 낙관을 부르는 법입니다. 우려하는 목소리는 거대한 함성에 파묻혔습니다. 올림픽, 엑스포가 있어서 중국은 당분간은 더 오를 것이라 낙관적인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저건 위험한 신호인데' 지금 생각을 해보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2007년 10월 저도 미차솔에 가입했습니다.
시기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꼭지점입니다. 곧 금융위기라는 쓰나미가 들이닥치기 전입니다. 잠시 뒤면 정말 정말
엄청난 놈이 거대한 파도를 몰고 오는데도 불구하고, 해변에서 즐겁게 파티를 하는 꼴이었습니다.
금융위기에 대해서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테고. 6년이 지난 지금 미찰솔 수익은 어떨까? 회복이 되었을까요?
댕강. 반토막으로...
놀랍지만 당연하게도 마이너스 상태. 여전히 반토막입니다. 추가불입을 하지 않고 지켜본 이유도 있으나 6년이 흘렀는데도 크 변화가 없습니다. 추가불입을 했다면 조금 더 낫기는 했겠지만 마이너스 상태인 것은 변함 없을 겁니다.
그래도 한가지 위안인것은, 저는 '일단 저지르고 보는 부류'가 아닌 '관찰하고 난 뒤 저지르는 부류'입니다. 무슨 말이냐하면? 발을 집어넣으면서 위험하다고 생각은 했습니다. 아주 큰 돈을 걸지 않았습니다. '일단 한 발짝만 들여다 놓고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자' 감수할 수 있을 만큼만 걸었기에 피해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 전략은 성공시에
얻는 이익이 적지만 실패할 경우에는 피해를 덜 입습니다.
중국이 거품인것 같다고 생각은 했습니다. 거품인줄 알면서도 왜 뛰어들었을까? 만약 거품이 터지더라도 빠져나오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시장에는 '나 보다 더 한 바보' 가 있을 것을 것입니다. 불이 난다면 나는 출구에 가장 먼저 달려갈 것 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출구를 찿아 나가야 할 때가 되자 놓쳤습니다.
투자하지는 않았지만, 미차솔 다음곡으로 연주될 인사이트 펀드에 비하면 애교에 가깝습니다. 이 당시 미래에셋은 끗발을 날렸는데 기세를 몰아서 내놓은 펀드가 <인사이트> 입니다. 인사이트는 미래에셋과 회장인 박현주의 명성에 힘입어 보름만에 설정액 4조원을 달성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 시기에 워런 버핏은 중국의 거품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반면 박현주는 더 큰 가능성을 주장했습니다. 금융시장의 역사를 보면 브레이크에 걸어야 할 순간에 가속 페달을 밟는 사람으로 가득합니다. 박현주는 가속페달은,워런 버핏은 브레이크를 걸었습니다. 박현주를 믿고 인사이트에 투자한 사람은 아주 큰 교훈을 얻었을 겁니다. 인사이트가 5년동안 파란불이 들어온적이 없으니까요. 박현주와 미래에셋의 명성은 크게 떨어졌고 신뢰를 잃었습니다.
그 이후로 박현주에 대한 뉴스는 찿아보기가 힘듭니다.
음악이 연주되고 있는 한 우리는 춤을 추어야 한다
거액을 투자하지 않았기에 미차솔의 실패는 개의치 않습니다. 여기서 현명한 판단이라면 갈아타거나 빠져나와야 겠지만 ,없는 돈이라고 치고 있어서 환매할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미차솔은 난관적인 분위기에 휩쓸려 행동한 교훈을 남겨주었습니다. 미차솔만 보면 당시 분위기가 생각이 나고 행동을 뒤돌아 볼 수 있습니다.
똑똑한 사람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시티은행 전 회장인 척 프린스는 금융위기가 일어나기 전 분위기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음악이 울려 퍼지는 동안 춤을 추어야 한다'
이성을 마비시키게 만드는 그 음악은 정말 아름답게 들립니다. 음악으로 사람을 홀린다는 세이렌 처럼 그 음악을 듣게 되면 춤을 춥니다. 그렇다고 춤을 안 추는 것도 이상합니다. 모두가 춤을 추는데 혼자 우두커니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건 이상한 일이 되어 버립니다. 그 음악이 들리고 있다면 조심해야 합니다. 음악이 연주되는 동안은 괜찮지만 예고도 없이 연주가 중지됩니다. 음악이 중지되면 자리에 앉아야 하는데 자신이 앉을 의자가 없을 수 있습니다.
게임의 규칙이 바꿔면서 춤추기는 중단되고 이제는 의자앉기 놀이가 시작됩니다. 흥겨운 파티에서 탈락되면 끌려나가는 서바이벌 게임으로 변합니다. 개인 뿐만 아니라 기업 역시 의자 앉기 놀이를 강요받습니다.호황기에 무리하게 사업을 벌려놓았던 기업들은 지금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습니다.
음악은 흘러나오면 춤을 춘다.
당시 분위기를 보면, TV에서 그것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펀드가 투자로 유망 하다면서 알렸습니다.TV에서 나왔다는게 주목할만 합니다. TV 그 특성상 확실한 사실과 내용만 소개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에게 '지금은 투자할 때'라는 확실한 메시지를 알려준 것입니다. 사람들은 TV에 나오면 믿고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음악은 점점 더 커집니다.
이런 음악이 들렸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신호입니다. 모두가 하나의 신호를 보내고 난 뒤는 결과는 늘 같습니다.그 때가 가장 위험합니다. 미차솔과 금융위기 이후로 저는 대중의 분위기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강력한 전염성을 발휘하는 대중의 분위기.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이 신호가 과연 무엇을 뜻할까?' '이 분위기는 무슨 사건을 만들어낼까?' 생각을 해봅니다.
실패한 일이 기분 좋을 수는 없습니다. 실패를 하도록 만든 행동은 기억하면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집니다. 저도 거액을 투자해서 실패 했다면 이런 말 못할 겁니다.하지만 실패에서 배울것이 있습니다. 똑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죠. 중력을 발견한 뉴턴도 주식 투자 실패 후 "별들의 움직임을 계산할 수 있지만 사람들의 광기는 계산할 수 없다"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그 분위기와 감정은 경험해 보기 전에는 결코 알지 못 할 겁니다.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춤을 출 기회는 다시 올겁니다. 미차솔도 플러스가 되는 날이 올테고 흥겨운 시간이 다시 돌아올겁니다. 그 때, 적당한 시기에 나의 의지로 춤추기를 멈추고 집으로 돌아갈지가 궁금해집니다. 그 때가 되면 지금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게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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