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소닉매니아 : 다크소울 하던 그거네. 그 느낌이야.

네그나 2020. 2. 17. 21:32

세가(SEGA) 떼창. 현란한 속도의 소닉은 게임을 좋아하고 세가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잊지 못할 겁니다. 소닉과 마리오의 행보는 달라지는데, 마리오는 세대를 거듭하면서도 변함없는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한 반면 소닉은 한 물간 가수처럼 이리저리 팔려나가는 신세처럼 보였습니다. 가끔 방송에 출연하는 것처럼 좋았을 때도 있지만 아닌 때가 더 많았습니다. 

 

소닉 매니아는 좋았던 그 시절. 16비트 메가드라이브 그 모습을 보여줍니다. 모던 소닉처럼 어울리지 않는 모습도 아니고, 중구난방으로 이름조차 모를 이상한 애들이 튀어나오지도 않습니다. 마리오와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게, 4~5명으로 시리즈를 잘 유지시키는 데 소닉은 멀 그리 많이 등장시키는지. 소닉, 테일즈, 너클즈, 닥터 에그맨 요정도 등장해서 딱 좋았습니다.

 

메가 드라이브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그땐 그랬지'라고 하면서 즐겁게 플레이할 겁니다. 본격적으로 플레이를 하기 전까지는 기분 좋게요. 지난 주말에 엑스박스 골드 무료로 잠깐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보통은 무료라고 해도 쳐다보지도 않지만, 언젠가는 해 볼 게임이었고 몇 시간 달리면 엔딩 볼 거라고 쉽게 생각했습니다.  착각이었습니다.

 

기분 좋음이 굳어지는 표정과 함께 짜증으로 변한 이유. 소닉이 만만치가 않은 게임입니다. 겉으로만 보면 소닉이 달리고 점프하는 아동용 게임이지만 상당한 난이도가 있습니다. 생각을 해보면 그 시절에도 소닉을 하면서 엔딩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즐겁게 한 기억만 있을 뿐. 소닉 매니아는 과거를 재현하면서 난이도까지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게임을 어렵게 만드는 이유가 어려가지가 있는데...

 

 

1.  보너스를 잘 주지 않는다.

부담 없이 죽어도 되는 현재의 게임과 달리 목숨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마리오도 최근에는 보너스를 퍼줍니다. 목숨을 다 소모해서 게임오버가 되면요. 대재앙이 시작됩니다. 바로

 

 

2. 처음부터 시작을 해야 한다.

다시 ACT 1부터 시작을 해야 합니다. 최근 게임에 익숙해졌는지 게임 오버되어도 마지막 세이브 포인트에서 시작하는 줄. 난이도가 올라가는 후반에는 정말 죽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하고. 링이 단 하나 남았을 때에는 죽어라고 쫓아가서 먹었습니다.

도전과제 잘 퍼준다고 생각했지만

 

 

3. 가장 짜증 나던 판정

게임을 시작하면서 고전했던 기억은 공기방울을 찾아 헤매던 수중 스테이지였습니다. 숨이 막혀서 죽었던 일이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소닉 매니아를 하면서 가장 두려웠던 구간은 수중이 아니라 구조물에 끼여 즉사당하는 순간입니다. 링이 터지는 것도 아니고 그 즉시 즉사 판정이 나옵니다. 아주 미세하게 끼여도 죽어서 어이 상실입니다.

 

죽어서 다시 하는 건 다크소울보다 소닉이 더 짜증 났습니다. 다크소울은 보스에게 죽어도 필드 몬스터에게 죽어도 그리 짜증 나지 않았습니다. 소닉은 목숨에 제한이 있는 데다 달리다 어딘가에 끼여 죽으면 정말 패드 던지고 싶어 집니다. 던지지는 않지만 분통이 터져 애꿎은 패드 한 번 치기는 했습니다. 죽으면 다시 처음부터이니 정말 죽고 싶지 않습니다.

 

이것도 난이도 어려움. 소닉은 정말 쉽지 않은 게임이다.
달릴 때 상쾌함은 그대로

 

 

 

4. 설상가상으로 시간제한까지

 

옛날 게임의 특징이 있습니다. 시간제한. 오락실 게임처럼 시간제한을 걸려 있습니다. 소닉이나 마리오 모두 시간제한이 있기는 합니다. 꼭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지만. 소닉 매니아는 10분이 되면 게임오버입니다. 넉넉하게 보이죠. 소닉 특성상 고속구간이 많고, 허겁지겁 달려가는 와중에 10분 제한이 상당히 아슬아슬하게 느껴집니다.

 

마지막 스테이지는 제한시간인 10분을 다 소모하게 디자인되어 있어서 상당한 난이도입니다. 마지막 보스인 닥터 에그맨 역시 만만치 않고요. 예. 패드를 한 번 쳤다는 게 바로 이 구간입니다. 죽으면 다시 그놈의 액트 1부터 시작입니다. 빨리 끝내야 한다는 압박 때문인지 아니면 진도가 나가 지지 않는 스트레인지 게임하면서 열 받는 감정이 오랜만이었습니다. 보통은 열 받으면 그냥 게임 끄고 삭제합니다.

 

한 숨 자고. 다음날 아침에 하니 어제보다 훨씬 잘 되네요. 결국 클리어. 다크소울 마냥 계속된 도전을 하면 깨지기는 합니다. 그럴 열정과 도전정신, 인내심이 있느냐가 문제이겠네요. 보스를 깨고 보니 희귀한 도전과제 달성. 달성률을 보니 마지막 엔딩을 본 유저 비율이 불과 8%입니다. 그럴만합니다. 중간에 다 접을 거 같았거든요. 유명 스트리머인 풍월량도 중간에 접었군요. 내가 해봐서 아는데 식으로 말하면 아주 못 깰 난이도는 아닙니다. 하지만 빡침 주의입니다.

 

보스에게 한 번은 죽은 거 같은데.

 

 

소닉을 할 때마다 헷갈리는 건 달려 나가는 판정입니다.  → 방향으로 달려가다가 끝에 있는 스프링을 맞으면 반대편으로 튕겨나갑니다. 하지만 패드는 → 입력되어 있습니다. → 눌러도 정방향이 되어 가속이 붇는 경우가 있고, 역방향이 되는 경우가 있어 브레이크가 걸립니다. 헷갈려요. 차라리 스프링으로 강제로 튕겨나갈 경우 버튼으로 브레이크 입력을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추억을 더듬을 수 있는 재미있는 보스전도.

게임을 해보면 알겠지만 생각처럼 시원하게 달려가는 구간은 많지 않습니다. 소닉 시리즈의 딜레마입니다. 강제로 달려 나가는 구간을 많이 만들면 게임을 하는 것 같지 않고, 적어지면 단순 마리오가 되어 버리고요.

 

소닉매니아는 쉬워 보이지만 만만치 않은 난이도입니다. 다크소울까지 생각나게 했지만 해 볼만한 게임임에는 분명합니다. 엔딩까지 보지 않더라도 옛날 생각하면서 한 번 잡아봐도 좋습니다. 일시 무료라 타임어택을 한 셈이 되어버렸는데, 그 때문에 도전의식이 더 생겨버렸습니다. 구입해 놓았다면 다른 게임처럼 나중에 해야지 하며 그냥 던져놓지 않았을까? 게임상의 시간제한이 아닌 현실의 시간제한이 어려움에 맞서게 한 듯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3LfER6KkSgI&feature=emb_title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소닉 음악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14&v=dCuCpVPkWDY&feature=emb_title

Speed Me Up (Sonic The Hedgehog) - 위즈 칼리파, 타이 달라 싸인, 릴 야티 & Sueco the Child

 

 

 

https://www.youtube.com/watch?v=oLR_WE7Z5xM

소닉 매이나 엑스박스 원으로 플레이. 

 

 

마지막으로 아쉬운 점. 소닉 매니아도 카지노 스테이지가 없습니다. 제너레이션에도 없었는데 카지노를 왜 안 만들지??? 너무 뻔한 스테이지라 뺸 것인지. 아니면 아동층을 의식한 것인지? 마리오와 구별되는 특징적인 카지노 스테이지 부재는 조금 섭섭합니다

 

소닉이 다 죽었다고 생각했지만 해외에는 여전히 상당한 인기인가 봅니다.  지난 주말에 개봉한 영화. 짐 캐리가 에그맨으로 분한 영화 소닉이 준수한 흥행성적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게임 기반으로 영화화시키면 폭망이 보통인데 적당한 오락영화 정도는 되는 모양입니다. 아직 소닉은 죽지 않았군요. 세가야. 소닉 브랜드 관리 좀 잘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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