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에 세가의 마지막 콘솔 게임기 '드림캐스트'를 검색해 봤다 GDEMU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드림캐스트를 개조해 광디스크가 아닌 SD카드를 이용해 구동시킬 수 있습니다. 관심을 놓았기에 존재 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플스 2도 하드 로더가 나왔으니 드캐에 나온다 해도 이상한 걸 없습니다.
로더로 개조를 시키면 광디스크를 이용할 때 발생하는 소음을 듣지 않아도 됩니다. 드캐가 지금 게임기만큼이나 소음이 심한 건 아니지만 디스크 읽는 소리가 상당히 거슬렸습니다. 롬 드라이브를 사용하지 않으니 렌즈 수명을 걱정할 필요도 없고, 로딩 속도도 빠릅니다. 디스크를 갈아 끼우지 않고 게임을 편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은 말할 것도 없고.
요게 바로 GDEMU입니다. 원래는 러시아의 한 능력자가 개발했는데. 역시 중국의 알리에서 복사품을 만들어 팝니다. 성능에 차이는 없다고 하는 듯. 가격은 우리 돈으로 약 7만 원 정도입니다.
기판을 보면 알겠지만 그냥 되지는 않고 드캐를 분해시켜 설치를 해야 합니다. 옛날 새턴, 플스 복사칩 다는 것과 어떻게 보면 비슷합니다. 친구가 새턴 복사칩을 설치에 얼마를 줬던가? 기억으로는 2~3만 원 줬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플스, 새턴 복사 칩 장착하는 사람을 돈 많이 만졌겠지요. 따지고 가면 복사 CD 장사하던 사람은 젊은 사이에 큰돈을 벌었다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음~~ 그 돈을 제대로 모았을까? 아니면 쉽게 써버렸을까?
어쨌든 간에 GDEMU 참 좋은 장비입니다. 하지만 설치에 조건이 있습니다. GDEMU가 호환되는 드캐가 존재합니다. 보통 수염 드캐가 되는 모양입니다. 정확히는 드캐에 3가지 버전이 존재합니다.
VA0 : 초기형 드캐. 설치 불가능
VA1 : 대다수의 드캐. 설치 가능
VA2 : 후기형. 설치 불가.
필요한 건 VA1 보드입니다. 문제는 드캐 메인보드 버전은 겉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합니다. 분해를 해서 직접 확인을 해야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수염 드캐, 1999년 이후 생산 분이 해당된다고 합니다. 수염 드캐도 모두가 VA1 버전은 아니라고 하니 복불복. 직접 열어서 확인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드캐를 분해하기 위한 도구는 십자드라이버 하나면 충분합니다. 어렵지 않아요.
마지막으로 꺼내 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드림캐스트. 깨끗하게 보관은 잘 되었습니다. 사놓고 사용을 하지 않았으니.
드캐 후면을 봅니다.
1. 시리얼의 3번째 자리 숫자가 생산연도. 9이니 1999년입니다. 앞의 05는 5월의 의미.
2. MODEL No HKT-3000. UGO DENSHI. 출발이 좋은데요. 네이버 카페에서 본 바로는 비슷한 시기의 제조된 드캐가 VA1이었습니다.
분해는 모서리에 있는 나사를 풀어주면 됩니다. 아! 먼저 모뎀은 분리시켜야 합니다.
분리된 모뎀. 드캐를 사놓고 모뎀은 한 번도 써보지 못했습니다.
모뎀도 정말 깨끗합니다. 사용을 하지도 않았고
후면 나사 4개만 풀면 이렇게 드림캐스트 케이스를 벗길 수 있습니다.
처음 분해해 본 드림캐스트
다음으로는 GD-ROM 드라이브 분해입니다. 나사 3개만 분해시키면 간단히 탈거가 됩니다. 정말 쉬움.
여기서 메인보드 버전을 확인할 수 있나 싶었지만 안됩니다. 더 분해시켜야 합니다.
탈거된 GD 롬 드라이브 잘 보관해 두고
GDEMU는 이 상태. GD롬 드라이브만 분해시키면 설치할 수 있습니다.
GDEMU기판을 롬 드리아브 인터페이스에 연결만 해주면 됩니다. 즉 설치 난이도는 간단합니다.
목적은 메인보드 버전 확인이니까 계속 분해합니다.
왼쪽에 전원부를 탈거시킬 차례. 핀을 분리시키고 나사 2개를 풀어줍니다.
전원부를 분리시켰습니다. 컴퓨터의 전원, LED 스위치처럼 핀에 꼽는 방식이라 신기했습니다.
분리된 전원부
드캐는 구조가 정말 단순합니다.
아래 컨트롤러 연결부. 쿨러 핀을 분리시키고 나사 3개를 풀어줍니다.
메인보드를 덮고 있는 부위에 나사 7개를 풀어주고. 살짝 들어봐서 확인을 해보면.
BD KATANA MAIN VA0. MADE IN JAPAN. 아니 이럴 수가 VA0입니다.!!!!
믿기지 않아 다시 들어 확인을 해보니 역시나 VA0. 좌절. 오랜만에 이거 써볼까요. OTL
VA1 일거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는데. 허탈함만 남습니다. GDEMU는 물 건너갔습니다.
아쉬움을 남긴 채 다시 조립. 전자기기 분해, 조립을 하다 보니 같은 나사라도 원위치에 배치시킵니다. 종이에 기록을 해두고 같은 자리에 넣습니다. 저 같은 초보는 이렇게 해야겠더라고요.
컨트롤러부 다시 조립. 나사 3개. 쿨러 핀 연결 잊지 말고.
전원부 조립. 핀 연결하고 나사 2개 조립.
마지막으로 GD롬 드라이브 나사 3개 연결. 케이스를 닫으려 했는데 맞지 않았습니다. 어딘가에 또 문제가. 분해를 하고 나면 꼭 조립에서 문제가 하나식 생깁니다. GD롬 드라이브를 분해하고 다시 나사를 조였더니 케이스가 맞물렸습니다.
후면 나사까지 채우고 완성된(?) 드림캐스트.
◆ 드림캐스트 분해 후기
아쉽네요. 아쉬워. 왜 하필 VA0 보드인지. 과거의 내가 드림캐스트를 조금 늦게 구입을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사놓고 열심히 하지도 않아서 말이죠. 정확한 미래를 알았다면 드림캐스트를 구입하지 않았을 겁니다. 곧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2에 죽을 운명이었으니.
GDEMU 설치는 불가능해졌습니다. 원한다면 VA1 버전 드림캐스트를 중고로 사면됩니다. 네이버 장터를 보니 대략 5만 원에 팔리네요. 매물이 장터에 나오느냐는 별도로 하고. 가지고 있던 드캐를 개조해 보는데 의미가 있지 굳이 중고로 하나 들여서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고요. 사실 SD로더 개조를 한다 한들 잘하지도 않을 겁니다. 할 게임이 쌓여 있는데 굳이 드캐를 만지고 있을 시간이 없는 게 사실이고. 정 게임을 원한다면 드림캐스트 에뮬레이터를 돌려도 됩니다.
드림캐스트를 분해해 본 소감은. 설계를 굉장히 잘해놓았네요. 모듈 구조로 한 부분에 문제가 생기면 교체를 쉽게 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새턴에서 욕을 먹고 구조를 단순한 설계를 지향했다고 하던데, 그 사상이 반영된 것인지? 요즘 게임기는 보안 때문인지 몰라도 분해가 조금 까다로운 편입니다. 드림캐스트는 드라이버 하나만으로 간단하게 되고, 사용된 나사가 큰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수염 드캐만 알았지 내가 모르는 사이에 VA0, VA1, VA2 여러 버전도 있고. 세가가 나름대로 열심히는 했었군요. 잘 안되어서 그렇지.
◆ GDEMU의 대안, 드림캐스트 로더 장치
드림캐스트 로더 장치가 많이(는 아닌가?) 나왔습니다. 사정상. GDEMU가 되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1, USB GDROM
- GDEMU처럼 분해 후 설치하는 방식
- GDEMU보다 설치 난이도가 높다.
- 장점 VA0, VA1 메인보드 모두 설치가 가능. VA2는 불가
- USB 방식으로 외장하드를 연결하면 2 테라까지 인식 가능
- 알리익스프레스에 복제품이 없고, 구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항상 파는 것도 아니고 해외구매에 배송기간 2달이라고...
- 무엇보다 비싼 가격이라 굳이 해야 하나? 의문이 든다.
2. 시리얼 포트를 통한 SD카드 로더 방식
- 부팅 디스크를 넣고 드캐 후면의 시리얼 포트에 SD카드리더기를 연결. 장점. 드캐를 분해를 할 필요 없고 손쉽게 설치가 가능. GD 롬 드라이브를 쓸 수 있다.
- 드림 쉘을 통해 ISO 이미지 인식시키는 방식. 시리얼 포트 연결이라 로딩 시간이 오래 걸린다. ( 유튜브를 통해 확인해 본 결과 간단한 게임이라면 참아줄 만한 로딩 시간이었습니다. )
- 용량이 크거나 잦은 로딩이 있는 게임일 경우 문제가 생기거나 호환성이 문제가 있다. 완벽한 구동이 되지 않는다.
- 패미컴, 슈퍼 패미컴, 마메 에뮬을 돌릴 수 있다. (뭐, 굳이...)
- 최고의 장점. 알리에서 1만 원대에 구할 수 있는 저렴한 가격.
알리에서 SD카드 로더나 사봐야겠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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