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누기

페이스북은 유행인가? 대세인가?

네그나 2012. 8. 10. 08:30



소셜네트워크 기업인 페이스북의 주가가 20달러 근처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공모가가 38달러 였는데 불과 3개월만에 반토막이 되어버렸습니다. 페이스북의 주가 부진의 이유는 성장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선때문입니다. 미래성장가능성도 주목해야겠지만  가장 우려할 만한 점은 바로 이게 아닐까요?



'페이스북이 한 때의 유행으로 그칠지 모른다' 




페이스북 주가 반토막



이 우려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투자의 귀재인 워렌 버핏은 소셜 네트워크 거품에 대해서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 공모 주식을 단 한 번도 산 적이 없습니다. 인터넷 기업들은 훌륭하지만, 앞으로 5년이나 10년 뒤에 어떤 가치를 지닐지는 모르겠습니다."


가치투자를 하는 워렌 버핏으로서는 페이스북은 물론이고 구글조차 미덥지 않을 겁니다. 소셜네트워크가 5년 뒤에도 현재의 가치를 유지할까요?  아니면 더욱 더 성장할까요? 페이스북의 한 때의 유행으로 남을까요?




지금은 페이스북이 대세처럼 보이지만 흔적도 없이 사라질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유행의 무서움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유행의 무서움. 볼링붐과 꼬꼬면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




재일동포 출신 사업가로서 잘 열려진 사람이 소프트뱅크의 손 마사 요시(孫正義, 한국명 손정의)입니다. 손정의 외에도 파칭코 체인점 마루한의 한창우가 있습니다. 마루한은 일본에서도 손 꼽히는 대기업입니다. 마루한의 매출 2조 엔은 우리나라 돈으로 약 29조 5000억 원입니다. 




한창우는 재일동포로 일본사회에서 차별을 견뎌내면서 성공했습니다. 한창우의 성공 이야기를 보던 중 주목 할만점이 있습니다. 그가 한 큰 실패입니다. 레스토랑 빌딩과 두 개의 파친코 점포를 착실하게 키워나가고 있던 37세의 한창우는 1967년 새로운 사업에 도전합니다. 당시 조금씩 일본에 침투하기 시작했던 볼링이었습니다.





한창우는 레저와 오락산업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볼링이야말로 레저산업에 딱 들어맞는 스포츠라고 생각했습니다. 볼링은 남녀노소가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고 부상 염려도 없습니다. 볼링이 일본의 일상에 녹아들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볼링




일본에 레저바람이 불 것 이라는  그의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1960년대말 1970년대초 일본사회에서 볼링붐이 일어났습니다. 새벽까지 볼링을 했고 밀려드는 손님을 수용하지 못해서 돌려보내야 할 지경이었습니다. 한창우는 볼링사업에 일찍 진출했기에 크게 성공했습니다. 볼링 사업이 성공하자 주식회사를 설립했습니다.처가 식구들도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일을 도울 정도었습니다. 성공에 고무된 한창우는 더 과감한 배팅을 합니다. 초대형 볼링장을 설립하면서 승부수를 띄웁니다.





순조롭던 볼링사업은 초대형 볼링장과 함께 추락을 합니다. 오픈 직후에는 순조로운 출발을 했지만 손님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한창우만 그런것이 아니라 다른 볼링장 역시 마찬가지 였습니다. 볼링이 황금알을 낳는다는 소문이 나자 너도 나도 볼링에 뛰어들 었 던 것이 그 이유입니다. 볼링붐이 갑자기 꺼지자 불황을 맞게 되었습니다. 사업을

확장 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막차에 뛰어든 것이었습니다. 볼링사업의 실패로 인해서 한창우는 파산하게 되지만 쌓아놓았던 신용으로 재기에 성공합니다.





볼링사업의 실패는 한창우에게 가장 큰 시련이었지만 사업가로써 큰 교훈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는 일본을 뒤흔든

볼링붐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유행에 의존하는 사업이 얼마나 위험한지 깨닫게 됩니다.





볼링붐에 올라탄 것과 비슷한 국내 사례라면 라면이 있습니다. 이경규가 기획하고 하얀국물 열풍을 일으킨 꼬꼬면.

꼬꼬면의 인기는 없어서 못 팔 정도였습니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하자 팔도는 생산라인을 증설했습니다. 정확한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팔도가 사업확장을 위해 사용한 비용은 2000억원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꼬꼬면





한 때, 꼬꼬면은 라면시장에 파란을 일으키면서 20% 점유율을 달성하기도 했지만 현재 불과 1%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꼬꼬면의 성공은 저도 다루었는데 이렇게 빨리 추락할 것이라고 예상 못 했습니다. 팔도 역시 한창우와 같습니다. 볼링이 대세가 될 것이다. 일상에 녹아들 것이라고 예상한 것 처럼, 하얀국물 라면이 주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확장을 위한 승부수가 독으로 작용한 것도 같습니다. 





트렌드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하얀국물 라면 열풍은 볼링붐처럼 일시적인 유행인 것 처럼 보입니다.





"조심해, 그건 단지 지나가는 유행일 뿐이라구"




<That's fad >라는 책은 일시적인 유행을 다룹니다. 순신간에 폭 넓은 인기를 누리지만 그 수명이 짧은 것을 패드(fad)라고 합니다. 트렌드(trend)는 추세, 경향을 나타내는 것으로 예측할 수 없는 패드나 패션에 비해서 예측이 가능합니다. 짧은 기간동의 열풍을 패드라고 한다면 트렌드는 중장기적인 동향을 나타냅니다. 가장 큰 문제는 현실에서

패드와 트렌드를 자주 혼동하는데 있습니다.




that's fad



패드의 사례로 드는 것이 훌라우프, 양배추 머리 인형, 큐브 퍼즐, 트워스트, 마카네라 춤, 베타맥스 비디오 레코더, 입니다. 대중적인 상품만 이런것이 아닙니다. 똑똑한 사람들이 다루는 경영도 패드에 예외가 아닙니다. 경영전략, 경영이론도 패션상품처럼 유행을 탑니다.





1980년대초 기업들은 근로자와 경영자들이 품질 향상의 방법을 논의 할 수 있는 품질 관리 서클에 몰두했습니다.그러다가 품질관리에 대한 열정이 사그라 들면서  < 전사적 품질 경영 TQM > 이 등장합니다.  TQM은 회사의 모든 활동 차원에서 품질 향상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TQM은 초기의 부풀려진 기대에 걸려 심하게 비틀거리고 있다" - 뉴스위크 1992년



TQM의 쇠퇴로 비지니스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 BPR이 등장했습니다. 1993년 포천은 리엔지니어링 뜨겁게 부상하는 새로운 경영도구 커버스토리로 게재하며 BPR은 결코 패드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2년 후 보스턴 글로브는

빛을 읽어가는 리엔지니어링 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리엔지니어링은 패드다" < 보스턴 글로브 > 1995년




그 다음은 식스 시그마가 등장했습니다. ( 이제 식스시그마 이야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식스 시그마  그 다음은 어쩌고 어쩌고가 등장했습니다. 이후에도 수많은 경영기법과 경영전략이 등장했습니다. 기업들은 매번 새로운 프로그램에 채택해서 임직원을 훈련시킨 후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면 조용히 폐기합니다. ( 성공은 크게 떠벌리지만 실패를 떠드는 사람은 없습니다. )






한 때 크게 일어났던 블루오션 열풍은 온데 간데 없습니다. 레드오션을 벗어나서 블루오션을 개척하자고 주장했지만 지금은 그런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조용합니다.





누군가는 의심을 해야 한다.




우리는 왜 일시적인 유행에 현혹될까요?  왜냐하면 진보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변화가 진보를 상징하고 변화를 추구하고 따라야 사회에서 뒤쳐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변화가 갖는 힘은 과대평가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남발되는 < 패러다임의 전환 > 이라는 말 역시 변화에 대한 압박감을 일으키고 잘못된 유행을 퍼트립니다. 긍정주의 또한 이런 흐름을 부채질 합니다. 긍정적 사고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새로운 모험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지나치면 독이 되기 마련입니다.





책에서는 개인과 조직이 일시적인 유행에 현혹되지 않도록 5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1. 과거에 일어난 일들을 잊지 말아라.


2. 경이로운 주장은 일단 의심하라.


3. 지속적으로 설득력 있는 증거를 요구하라.


4. 뒤쳐진다는 두려움에 집착하지 마라.


5. 명심하라. 실패와 좌절을 떠벌리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사실 없다고 봐야 합니다. 누가 실패를 떠들고 다닙니까? 우리에게 들리는 것은 성공이야기 밖에 없습니다. 성공사례를 보면서 이런 질문을 해야 합니다.좋아

그렇다면 실패패한 사람들은 어디에 있지?)





5가지 주장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의심해 봐라. 입니다. 누군가는 위험한  모험을 성공을 합니다. 그 성공으로 사회가혜택을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의심을 하지 않으면 그것은 비정상 입니다. 주식거품, 부동산 거품이 왜 일어날까요? 사회 구성원들 대다수가 의심을 하지 않고 한목소리를 내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북이 한 송이 튤립으로 남게 될까?





자본주의 역사상 최초의 거품이라고 말하는 튤립거품. 17세기 네덜란드는 해상무역을 지배하고 막대한 부를 축적합니다. 꽃에 대한 사랑과 투기가 결합되어서 튤립거품이 일언았습니다. 튤립 투기가 절정 일 때, 가장 비싸게 팔렸던 "

셍페르 아우구스투스" 튤립 한뿌리의 값어치가 운하 옆 저택 한채과 맞먹었다고 합니다. 튤립 한 뿌리의 가격이 1억5000만원에서 최고 4억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런 사례를 보다 보면 '저 멍청이들' 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고작 튤립 하나에 저택과 평생을 일구어 놓은 사업체를 바꾸다니. 생각이 있는 놈들인가?




17세기 가장 비싼 꽃으로 팔렸던 Semper Augustus



하지만 거품을  자신이 직접 겪어보면 다른 사람과 별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저도 거품을 경험해 봤습니다. 중국 주식 거품에 올라탔다가 폭락을 경험했습니다.반면 워렌 버핏은 거품 붕괴 직전에 팔고 나왔습니다.

흔한 비유로 버핏은 열차가 충돌하기 직전에 뛰어내렸습니다. 그걸 보면서 참 대단한 사람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거품과 유행이 일어날 때 이것은 대세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정상이 아닐지로 몰라. 라고 생각하기 힘듭니다. 튤립 한 뿌리가 비정상적인 가치를 보인것 처럼, 페이스북도 그렇게 될지 모릅니다. 워렌 버핏의 말처럼 5년뒤 10년 뒤에도 가치가 유지될까요? 현재의 가치가 정상일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습니까?




헨드릭 게리츠 포트가 1640년경에 그린 튤립 열풍에 대한 우화. 꽃의 신인 플로라는 두 얼굴의 여성과 환전상, 술꾼과 함께 차를 타고 바람에 의지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들의 뒤를 타락한 하를럼의 직조공들이 따르고 있으며, 그들 모두가 가는 길은 바다로 이어지고 있다.





구글이 강한 이유는 유행을 타지 않기 때문이다.




IT세계가 살벌한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졸면 죽는 다는 소리가 나옵니다. 유행과 트렌드가 순식간에 바뀌고 뒤쳐지면 따라잡기 힘듭니다. 이렇기에 변화에 대한 강박이 심하고 뒤쳐지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 유행이 일어나면 모두가 따라갑니다. 거품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구글이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검색엔진은 유행을 타지 않습니다. 또한 구글은 사용자들을 묶어 놓을 필요가 없습니다. 자사 사이트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도 상관없습니다. 구글 검색은 전화 처럼 필요할 때만 사용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그렇게 하면서도 광고 수익을 내는게 구글 성공 비결입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을 계속 붙잡아야 하고 오랜시간 동안 사용하게 만들어야 수익을 낼 수있습니다. 사용료를 받을 수 없고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광고로 수익을 얻는게 방송국과 비슷합니다.그런데 사람들을 계속 TV앞에 있게 만드는게 힘든 것처럼, 페이스북을 계속, 오랜시간 사용하게 만드는 것은 힘든 일이 될겁니다. 페이스북은 자신들이 유틸리티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유틸리티 기업들은 사용한 만큼 돈을 받습니다. 페이스북은 사용한 만큼 요금을 내도록 할 수 없습니다.





과대평가된 페이스북이 가치가 떨어졌다고 해서 유행이라고 말하는 것은 성급한 평가입니다. 하지만 유행속에 있는 사람들이 이것이 지나가는 바람일 뿐, 일시적인 유행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꼬꼬면이 한창 성공할 때, 이것은 유행일지도 모르니 조금 신중하게 행동해야한다고 생각하기도 말하기도 어려웠을 겁니다. 잘 나가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사람이 있을까요? 이런 말 하기 힘듭니다.  괜한 트집이나 잡는다고 생각하겠죠.



구글 로고

지금까지 결과만 보면 페이스북은 구글이 아니었다.




소셜데이터가 가치가 있다고, 소셜이 가능성은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언제까지나 가능성만 내세울 수 없습니다 페이스북에 설득력 있는 증거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페이스북이 한 때의 유행이 아님을 증명할려면 덩치에

맞는 수익을 내는 방법에 밖에 없습니다. 9억명의 가입자가 있더라도 수익으로 전환되지 않으면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겠죠.




결국 페이스북이 수익을 내는 길은 광고밖에 없습니다. 페이스북의 광고가 효과를 볼려면 광고주에게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 겁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의 불편과 광고주의 이득사이에서 줄타기를 잘 해야 할 겁니다. 마이스페이스가 광고로 도배했다가 망한 사례를 기억한다면요.





페이스북이 성공한다면 금으로 남을 수 있을습니다. 데이터  정확하게 말하면 개인정보에서 금을 캐겠죠. 하지만 실패하면?  한 송이 튜립으로 남게 될 겁니다. 지금 사람들이 네덜란드 튤립 열풍을 보고 어리석게 생각하는 것 처럼 미래의 사람들이 소셜을 튤립 한 송이로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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