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낯선 시간대에 오는 연락은 비보다. ( 영락공원 장례식장에서 )

네그나 2024. 5. 30. 21:52

전화를 받을 때부터 느낌이 좋지 않았습니다. 이 시간 오는 연락? 이거 불안한데... 예상대로였습니다. 지인이 부고를 알려왔습니다. 갑자스러운 비보라 전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드네요. 한 편으로는 벌써 나이가 이렇게 되었구나. 앞으로 비슷한 알림을 계속 받게 될 테고, 저 또한 겪게 될 일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낯선 시간대의 연락. 희소식이 아닌 징도.

돌아가신 분의 나이를 보니. 아직 창창하신대. 허망하게 가셨군요. 빈소에서 사진을 보니. 기억과는 다르네요. 모두의 시간이 똑같으니. 내가 뱃살이 늘어나고 머리가 빠지는 만큼. 시간 또한 지나갔음을 깨닫습니다. 발인날, 화장을 위해 영락공원으로 갔습니다.

영락공원 장례식장에서 커피를 마셨습니다. 아메리카노 3,000원. 요즘이라면 당연한 키오스크도 설치되어 있고, 고령자 방문이 많은 장소인만큼. 키오스크 앞에서 낯설어하는 노인이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직원이 주문을 도와주기는 하더군요.

영락공원 바깥에서.

영락공원은 늘 그대로네요.

영락공원에서 바라본 산.

아침부터 주자창은 가득 차 있습니다.  세상이 바쁘게 돌아갈 때, 누군가는 떠나게 됩니다.

영락공원 본관 앞에서.
영락공원을 와 보았던 사람이라면 눈에 잊은 장소.

관 운구를 도와드리고, 화장하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늘 같은 장면입니다. 슬퍼하는 유족들과 지켜보는 사람의 무거운 마음. 나의 삶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보게 되고.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유한하죠. 소중한 사람과 시간도 그렇고. 잊고 살기 쉽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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