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거림

공부를 시키는 부모. 태어나고 싶은 세상

네그나 2018. 8. 1.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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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열람실에서 목격한 장면입니다. 여자 아이가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조막만한 손으로 공책에 글씨를 쓰는 모습이 귀여웠습니다. 아이는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 옆에 앉아 있는 엄마인듯한 사람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에게 친절히 모르는 문제를 가르쳐 주는 훈훈한 모습.



~~~ 인줄만 알았습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한게 시간입니다. 공부를 하는 시간이 너무 길었습니다. 사실 성인들도 오랜시간 동안 집중을 하고 있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게 하기 싫은 공부라면 더합니다. 학원이나 학교에서도 1시간 공부를 한다면 10분을 쉬는데. 이 아이는 그런게 없었습니다. 정말 내내 책상에 앉아 있더군요. 고등학생이라면 말도 안합니다. 정말 어린아이인데.

그림처럼 웃으면서 책보는 모습이었으면 좋았겠지만.


나중에 가서는 '저 아이는 대체 언제 일어날까?' 궁금해졌습니다. 어머니의 지도를 받아가면서 계속 앉아 있더군요. 애가 공부를 하는게 너무 좋아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슬쩍 보니 그렇게 까지 좋아하지 표정은 아니었습니다.


시간을 또 체크했습니다. 오후 5시, 오후 6시. 그대로 '저녁 시간이 되었는데도?' 오후 7시가 한참을 지나서야 사라져 있었습니다. 마침내 애가 책상에 일어났구나.


솔직히 말해서요. 처음에 다정하게 지도를 하는 모습이 훈훈해 보였지만. 나중에는 정말 지독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어느 정도 공부를 했다면 잠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을 주던가, 저녁 식사 시간이 되면 일단 펜을 놓게 하고 식당에 가야 하는거 아닌가? 부모에게서 강압적인 모습이 일절 없어서 오히려 그게 더 무서워 보였습니다. 아이가 스스스로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서. 저 어린나이에.



요즘 중독에 대해서 말이 많죠. 인터넷 중독, TV중독, 스마트폰 중독 ( 이건 저도 ㅡ.ㅡ) 그런데 공부 중독에 대해서는 아무말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공부에 중독되기를 원합니다. 쉼없이 공부를 시키는 모습을 보고 아동학대 라고 생각하는 사람 한국에서 없을껄요?



'고통을 참고 견뎌야 한다. 한살 이라도 더 어린 나이에.' 생각하지.  스스로에게는 아이를 잘 지도하고 있다고 생각할 테고요. 그와 같은 장면은 경쟁의식을 자극해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어 똑같은 행동을 하도록 요구받을테고요.



뉴스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저출산에 대해서 떠들고 있습니다. 출산율 떨어지는 추게가 유래가 없는 속도라는 둥, 몇년이 되면 한국 사라진다는 둥. 아이들이 없으면 연금이 어떻게 될까? 경제가 활력이 떨어진다. 관리자의 시선으로 봅니다. 투입을 해서 효율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말이야...



관리자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하겠지만 사람은 기계가 아니란 말이죠. 국가의 대를 잇기 위해 아이를 낳는 사람은 없겠죠. 다둥이 집안이라고 해서 본인들의 만족이 동기일 뿐. 국가와 민족을 위한 결단은 아닙니다.



근본적으로 질문을 해보고 싶습니다. 정말, 아이들에게 이런 세상을 보여주고 싶나? 물론 한국이 나쁜 나라는 아니죠. 모든 지표가 순위권에 들어갑니다. 객관적인 조건이 나쁘지 않더라 하더라도 커가는 아이들이 행복함을 느낄까 하는 의문말입니다.



행복이라고 해서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평범한 일상인데.. 그 평범한 일상이 아이들에게 너무 무거워 보이는데요. 저만큼 어린 나이에도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한 가정을 이끌어 가는 가장만큼이나.



이런 세상에서 자신있게 '아이들을 낳으세요.' 말하는 위정자는 현실을 속이고 있겠죠. 만족과 행복이라는 손에 잡을 수 없는 것보다는 성장율, 소비시장, 연금, 숫자로만 바라보면서, 그게 옳다고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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