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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을 말한다 : 개미지옥에 빠지지 말자

네그나 2013. 7. 10. 09:00

작전이라는 단어를 듣게 되면  '인천상륙작전' 같은 군사 작전이 연상됩니다. 주식에도 작전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주식에서 말하는 작전은 벌률상 명확히 정의되어 있는 개념은 아니지만 그릇된 방식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거나, 회사 내부의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이용해 투자를 하거나, 거짓정보를 일부러 노출시켜 시세 조종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주가를 띄우고 그 차이만큼 이득을 보고,  그 과정에서 이권이 개입되다 보니 협박, 폭력, 살인까지 자행된다고 합니다. 작전세력들은 "영화 보다 현실이 더 영화같다"고 말합니다.


주식 작전 행위를 다운 영화가 < 작전 >입니다. 주식에 도전하다 신용불량자가 된 강현수(박용하)가 작전판에 뛰어드는 이야기입니다. 주식에 관한 이야기라 그런지 흥행이 잘 되지 않았던걸로 압니다. 한국에서 달달한 내용이 아니라면 흥행하기 쉽지 않죠. 


작전 영화 포스터




생각보다 오래된 작전의 역사



작전선수들의 농담 " 허균의 허생전에 등장하는 허생의 사재기는 통정 매매에 의한 가격 띄우기, 상한가 굳히기 기법이며, 대동강 물을 판 봉이 김선달은 허위 사실 유포에 해당한다"



작전이라고 볼 수 있는 매매기법은 1960년대 부터 등장했습니다. 투기세력들이 증권, 금융주식에 대한 공매도와 공매수를 번갈아가면서 가격을 끌어올렸습니다. 작전의 본격적인 부상은 1980년대입니다. 80년대에는 70년대 증시를 견인했던 건설주가 폭락하여 침체기였습니다. 금융시장의 큰손이었던 장영자( 이 사람 이름을 기억한다면..?)  2000억원을 들여 건설주를 사들여 건설주 파동을 일으키려다 실패합니다. 보다 현대적인 작전은 1993년 금융실명제 이후에 등장했습니다. 2000년대 이후에는 작전 세력들이 증가했습니다. 인터넷으로 매매할 수 있는 홈 트레이등 시스템(HTS) 덕분이었습니다.



2000년 초반 대표적인 작전주는 리타워텍입니다.  당시 34일 상한가를 기록 100일만에 무려 162배, 최저가와 비교시

200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당시에는 아무도 안팔면 계속 오르는 것 아니냐? 주당 1억원까지 갈 것 이라는 말도 안되는 인식이 퍼져 있었습니다. 이후에도 바이오, 엔터테인먼트, 자원개발 테마등이 계속 등장했습니다. 작전의 역사는 길지만 계속 변화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도 작전세력의 밥이 되지 않으려면 계속 공부를 해야 합니다.




작전은 어떻게 ?



주로 단기 시세 조종. 짧은 시간안에 치고 빠지는 것입니다. 60분 작전과 2일 작전이 있습니다. 60분작전은 60분 이내에 짧은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매수 매도 주문을 반복해 거래가 활발한 것처럼 투자자를 유인합니다. 2일 작전은 상한가 굳히기 라고 불립니다. 주가가 상한가로 올라서면 다음날에 그 보다 더 뛴 가격에서 거래가 시작될거라는 믿음때문에 이루어집니다. 작전세력들은 주가가 오르는 종목에 거액의 자금을 투자하고 상한가를 유지해 기대감을 높은 후, 다음날 일반 투자자들이 몰려들면 보유 주식을 털고 나옵니다. 



메뚜기라고 불리는 방식. 2~3일 길면 일주일 잡고 시세를 왜곡시키며 이 종목 저 종목 뛰어다닌 방식입니다. 경제매체, 증권매체를 이용하여 왜곡시키기도 합니다. 



작전의 파티 구성은. 전주(일명 쩐주)와 기획자, 트레이더로 파티를 이룹니다. 쩐주는 말그래도 돈의 주인이고 기획자는 전체 그림을 그리는 사람입니다. 누구에게 얼마를 빌리고 어떻게 주가를 올리지, 어떤식으로 차익을 챙길지 기획하는 사람입니다. 트레이더는 말그대로 거래만 맡는 사람. 옵션으로 찍새가 있습니다. 찍새는 주가 조작에 쓰일 자금을 당겨오는 이입니다. 생각보다 조촐한 조합입니다.


영화 작전



어디서 거래하는가?


예전에는 팀이 만만치 않았기에 봉고차 하나를 빌려 전국각지를 돌며 거래했다고 합니다. 거래하는 HTS의 IP주소가 복잡해야 감독당국을 헷갈리기 때문입니다. 요즘에는 다양한 주소로 해봐야 공통된 주문이 있으면 적발된다고 합니다. 현재는 오피스텔 사무실을 빌린뒤 매매합니다. 스마트폰 테터링이 생겨서 빨리 잡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작전에 필요한 자금은 얼마인가?



종목하나에 작전을 하는데 얼마의 자금이 필요할까? 이는 작전세력에 따라 다르고, 어떤 방식을 쓰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합니다. 작전세력마다 다 다르기에 얼마가 필요한지 따지는 것도 무의미합니다. 200억~500억 거래가 대부분,

10억 안밖의 소액 작전도 있습니다. 간혹 1000억 안밖의 대형도 있으나 거액이 투자되는 만큼 좋게 끝나는 경우는 없다고 말합니다. 영화 작전에서는 600억 작전을 하는데. 큰 돈이 들어간 만큼 속고 속입니다.



작전 성공률은 얼마인가?


통상 작전 세력은 2배정도 남기면 대성공이라고 본답니다. 생각보다 크지 않습니다. 주가는 올랐는데 왜 대박이 어려울까? 매도. 파는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주가를 올리기만 하는 건 쉽습니다. 사기만 하면 되므로. 하지만 그 많은 물량을 주가를 떨어뜨리지 않고 파는 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고점에서 거래량이 터진뒤 개인투자자들은 추격매수를 하지 않습니다. 부정적인 인식을 깨고 2차 폭등이 시작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겨야 하기때문에 어렵습니다. 고점의 절반 가격에만 팔아도 작전 세력입장에서는 성공입니다.



작전판에서 살아남는 사람들.


도박에서 장소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재미를 보듯, 작전판에서는 자금을 제공하는 쩐주만 돈을 번다고 합니다. 2000년데 이후 주가조작, 횡령, 사기 등의 혐의로 사라졌지만 대부분의 쩐주는 살아남았다고 합니다. 살아남기만 하면 회장님소리 듣는다고.



슈퍼개미의 절반은 작전 세력



370억 벌었다는 황모씨가 대표적입니다. 2009년초 '3초 승부사' 별명으로 유명세를 탔는데 430만원의 투자금으로 370억을 벌었다는 것입니다.  신기한건 아무도 계좌를 확인해보지 않았는데 모두 믿었다는 사실. 황모씨가 사기논란에 휘말린 것은 투자법을 따라하다 손실을 봤다는 글이 올라오면서입니다. 적지않은 슈퍼개미들이 유료광고를 통해서 회원 모집을 하고 강연에 나가거나 책을 씁니다. 하지만 정말 주식으로 대박친 사람들은 시끄럽게 떠들기 보다 조용히 웃고 있지 않을지. 돈 많은 사람은 돈 자랑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대박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는 사람들. 정말 대박을 친다면 혼자만 알고 있겠죠. 왜 그걸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 주겠습니까? 미래를 볼 수 있는 수정구슬을 알려 주겠다는 사람들을 사기꾼일뿐입니다. 저자도 슈퍼개미는 웬만하면 믿지마라고 말합니다. A사 대표이사는 투자자들에게 이렇게 충고합니다. "슈퍼 개미라고 이름을 붙인 대부분은 사기꾼입니다. 그들의 종목이 보는 눈이 탁월하다고 볼 수는 없어요."



수정구슬미래를 알 수 있고 만들 수 있는 수정구슬을 왜 다른 사람에게 주겠는가?



성공적인 투자자들은 투자라는 행위가 재미가 없고 지루하고 힘들다고 말합니다. 무언가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 특히 돈을 버는 정보를 얻을려면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돈되는 정보가 제발로 걸어와서 내입에 들어갈리는 없습니다



작전이 깨지면 대세주가 된다?



2000년대 초반, IT버블이 꺼지고 난 뒤 NHN이 등장했습니다. 바이오 버블이 붕괴되고 난 뒤 셀트리온 등장했습니다.

2005년 팬텀 엔터테인먼트가 화려하게 등장하고 난 뒤 무너질 때만 하더라도 엔터주는 신기루였습니다. 후에 YG와 SM이 등장합니다.



IT버블이 붕괴했을 때, 사람들은 그 동안 가졌던 믿음을 버렸습니다. IT로는 돈을 벌 수 없다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한국인은 인터넷에 돈을 안쓴다'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넷은 컨텐츠를 무제한 공짜로 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디지털은 복사를 한다고 해서 원본이 손상되지 않습니다. 반면 테이프와 같은 아날로그 매체는 복사를 반복하게 되면 음질과 화질이 떨어집니다. 디지털과 인터넷의 결합은 컨텐츠 만드는 사람들에게 대재앙으로 다가왔습니다.



한국 영화 시장은 특이한 구조입니다. 극장 영화 시장은 굉장히 크지만 대여나 판매시장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그런데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다시 돈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영화 < 광해>의 경우 4개월 동안 83만7000명이 유료로 감상했다고 합니다. 4개월 동안 디지털 콘텐츠 판매량 10만건이 넘는 영화는 7번방의 선물·베를린·박수건달·호빗:뜻밖의 여정·레미제라블·늑대소년·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등으로 20건이 넘습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인터넷 전송속도가 빨라지고 인터넷 TV, 디지털 TV가입자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리모컨을 통해서 편하게 영화를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컨텐츠 판매가 늘고 있습니다. IPTV 영화 구매자는 30대가 가장 많다고 합니다. 왜 이들일까? 이들은 돈은 있지만 상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합니다. 납득할 수 있는 가격이라면 돈을 내고 편하게  영화를 보는게 낫습니다.



영화 이외에도 뉴스도 유료화에 성공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렛의 등장으로 유료화의 길이 열렸습니다. 신문 유료화는 간단한 기사는 무료로 제공하고 심도있는 분석기사는 유료로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뉴스에는 돈을 쓰지 않는다는 통념도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불사조가 죽고 난뒤 알을 꺼낼수만 있다면 대박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무엇이 죽고나서 부활할지 알기는 어렵죠.



작전을 말한다


개미지옥에 빠지지 말자



저자가 작전을 하는 사람들에게 밝히기 싫은 건 무엇이냐고 물어봅니다. 그들의 답은 이렇습니다. '우리가 실패한 인생이라는 걸 밝히기 싫어'  이 사람들 삶이 좋을까?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게 '나 이런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한탕 크게 한 다음  깔끔하게 손 털고 나가면 좋겠죠. 그렇게 잘 안될겁니다.



요즘에는 작전이 잘 통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작전을 했는데 개미가 쉽게 따라 붙지 않는다고 합니다. 작전은 10번중 8~9번은 실패합니다. 개인 투자자들도 성숙해서 옛날만큼 쉽게 속지 않고 감독기관의 규제도 강화되었습니다. 단타형 작전이 많아진 것도 이 때문입니다.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작전이 사라지지 않겠죠. 작전의 대한 유혹은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한 가지 기억하면 되지 않을까요? 돈은 쉽게 벌리지 않는다는 사실요. 앞으로도 작전 세력들은 이 특징을 노리고 유혹을 하겠죠. 앞에 놓은길이 지나치게 달콤한 냄새가 난다면 의심을 해봐야할겁니다. 그 길이 개미지옥으로 가는 길 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영리하게 행동한다면 그들에게 엿을 선물할 수도 있을겁니다.



이외에도 책에서는 작전에 대한 기법.일화, 사례, 투자법 등이 나와있습니다. 흥미로운 대목중 하나는 북한은 미사일을 쏘기 전에 풋옵션을 살까? 였습니다. 북한이 마음만 먹는다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유의사항도 있습니다. 내용이 전문적이지 않고 신문의 특집기사를 읽는것 처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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