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누기

실패로 인한 탄생, 나는 잃어 버린 기회가 있었기에 존재할 수 있었다.

네그나 2012. 2. 23.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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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내어놓았습니다.( 요즘 조선일보는 제 블로그에 쓸 떡밥을 내어놓는군요.) 형제 중
혼자서 대학에 간 맏아들이 가족들에게 어떤 보상을 해야할까? 라는 질문입니다. 저에게는 꽤 흥미로운 질문인데 다른 사람들은 크게 관심 없나봐요.저만 관심이 있는지.^-^; 검색을 해봐도 글이 적습니다.



맏아들이 대학에 가게 됨으로써 성공을 했다면 그게 혼자만의 노력덕분일까요? 물론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간 것은 본인의 노력입니다. 노력을 하지 않은 사람이 성공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성공 뒤에는 보이지 않는 희생이 있습니다. 희생이란 바로 다른 형제들의 기회박탈입니다. 



< 정의란 무엇인가? > 책에서는 롤스의 주장을 인용하며 노력도 혜택받은 가정환경의 산물일 수 있다고 대답합니다. "노력하고 도전해서 소위 자격을 갖춘 사람이 되려는 의지조차도 행복한 가정과 사회적 환경의 영향이다."



성공의 다른 요소들처럼 노력 역시 스스로에게 공을 돌릴 수 없는 우연의 영향을 받는다. '분명 노력 하려는 의지도 타고난 능력과 기술 그리고 선택 가능한 대안들에 영향을 받는 듯하다.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타고난 조건이 좋은 사람이 성실하게 노력할 가능성도 높고. (......)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노력에 관한 롤스의 주장에 맞닥뜨렸을때, 상당수가 크게 반발한다. 학생들은 하버드 대학 입학을 비롯해 자신이 성취한 일은 열심히 노력한 결과이지, 자신의 통제를 벗어난, 요소들 덕분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마이클 샌델의 < 정의란 무엇인가 > 강의를 할 때 재미삼아 조사를 해보는게 있습니다. 자신이 형제 중 몇번째 인가? 라는 질문에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학생들 중 약 75-80퍼센트가 손을 든다고 합니다. 마이클 샌들이 이 조사를 할 때마다 그 비율은 거의 똑같았습니다. 이것은 엄격한 조사결과는 아니지만 흥미롭습니다.



형제 중에 첫째로 태어난 것이 노력의 결과라고 말할 사람은 없습니다. 출생 순서처럼 임의의 요소가 열심히 일하고 성실히 노력하는 성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롤스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습니다.즉 노력도 도덕적 자격을 획득하는 토대가 될 수 없다고 마이클 샌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정의란






이런 이야기와 논의가 흥미로운 이유는 바로 저의 이야기이고, 하고 우리의 이야기 이기도 하고 우리의 역사 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 부터 할 이야기 이기도 합니다.




잃어 버린 기회. 나도 대학에 가고 싶었다.




< 천년의 사랑 >으로 유명한 박완규는 다시 인기를 얻으면서 활동 중인데요. 지금은 막을 내렸지만 MBC의 인기프로그램인 < 나는 가수다 > 에 출연해서 수준높은 공연을 보여주었습니다. 노래할 때 마치 자신의 인생을 내뿜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보면서 감탄했습니다.



박완규에 대해서 가장 놀랐던 점은 공부를 잘 하는 수재였다는 사실입니다. 박완규는 중학생 시절만 법관을 꿈꾸었다고 합니다.  “중학교 3학년 때 보기와 다르게 공부를 좀 잘했다. 경기도 학력고사에서 도내 영어 1등도 해봤다” ,“꿈은 원래 법관이었고 5살 때부터 어머니가 ‘커서 꼭 판사 해야 된다’라고 하셨다” 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박완규는 형제 중 막내였고 형, 누나가 고등학교를 진학중 이었으로 가정 형편상 인문계 고교로 진학을 할 수 없었습니다. 박완규는 판사를 꿈을 접고 돈을 벌기 위해서 실업계로 진학하게 됩니다. 이 결정으로 박완규의 인생은 완전히 다른 길로 가게 됩니다. 결국 가수의 길을 걷게 되죠. 가수의 길을 걷다가 < 천년의 사랑> 으로 성공하는 듯 싶더니, 다시 방황하다가 최근에 부활애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박완규, 록커 박완규는 대학을 진학하지
못했기에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박완규를 만든 것은 잃어버린 기회 때문입니다.


박완규가 공부를 잘 하는 수재였다고 한다. 얼굴만 보면 그렇지 않은데...^-^;




한 여자가 있습니다. 그녀도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박완규 처럼 공부를 해야했습니다. 공부는 남자, 장남의 몫이었습니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취직을 하게 됩니다. 능력을 인정받은  그녀는 놀란 만한 제의를 받게 됩니다. 회사에서 대학에 보내주겠다는 거였습니다. 등록금을 회사에서 부담해 줄테니 대학에 가라는 파격적인 제의였습니다. 아주 좋은 조건이었지만 그녀가 공부를 하게 되면 가정경제가 어려워 집니다. 그녀는 결국 눈물을 머금고 제안을 거부합니다.



여기서 그녀는 바로 저의 어머니입니다. 늘 유명인사 이야기만 하다가 블로그에 가족사 쓰는 것은 처음이군요. 어머니가 대학에 가지 않고 가족 부양을 해야 했기에 제가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그 때 어머니가 대학에 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지금의 아버지를 만나지 않았을 겁니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만나야 할 운명같은 것은 없습니다.
어머니는 지금의 아버지가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나서 결혼을 했을 테고 그렇다면 저는 현재 존재하지 못했을 겁니다. 제가 존재하는이유는 어머니가 대학에 가지 못한 잃어 버린 기회 때문입니다.



어머니의 잃어버린 기회가 저를 세상에 나오게 만들었습니다. 이건 저 뿐만이 아니라 박완규의 자식도 마찬가지겠죠.
박완규가 처음에 품었던 꿈을 그대로 실현했다면 지금의 가족을 꾸리지 못했을 겁니다. 이들에게 기회가 주어졌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실패할지 성공할지는 알 수 없지만 다른 삶을 살 가능성이 있었을 겁니다.




과거에는 그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모든 형제에게 기회를 줄 수가 없었습니다. 먹을게 없어서 굶고 있는데 대학은
무슨 대학인가요?  우리가 배고픔에서 벗어난지 얼마 안됩니다. 지금 나이드신 분들에게 물어보면 먹을게 없어서
굶었다는 이야기를 대번에 풀어놓습니다.



그런 상황이니 대학에 갈 수 있는 기회는 장남만이 남자만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유교사상까지 보태져서 여자는 처음 부터 기회조차 주어지지도 않았습니다. 장남이 성공할 수 있었던것은 본인의 노력 이외에도 다른 사람에게 갈 기회를 가져갔기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실이 중요한 배경입니다.



이게 바로 저의 역사이자 우리의 역사입니다.




자수성가로 성공했다. 본인의 노력과 의지로 성공했다는 말만 그대로 들으면 안됩니다. 빌게이츠가, 스티브 잡스가 노력만으로 성공했을 것 같나요?  능력과 노력외에 사회적인 지원과 배경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맏아들의 성공과 대기업



이 이야기는 한국경제에도 그대로 적용이 됩니다. 어려운 가정형편에 한 사람만 대학에 보내기로 결정을 합니다.
소를 팔아서, 다른 형제들의 기회를 대신해서 맏아들은 대학에 갑니다. 대학에 가서 성공한 맏아들은 두 가지 반응이
나타납니다. 가족들의 희생을 알고 보답하는 맏아들, 성공은 자신의 노력 덕분 이라며 싹 무시하는 맏아들입니다.



저 맏아들이 바로 한국의 대기업입니다. 현재의 재벌, 대기업이 있겢된 것은 맏아들에게 투자하는 부모처럼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재벌에게 외화지원, 정부 지급보증, 세금감면을 해주었습니다. 어디 그 뿐인가요? 소비자들에게 강제로 국산품을 구입하게 만들었습니다. 국민들이 포니나 마이마이를 구입해주지 않았다면 지금의 삼성이나 현대는 존재하지 못했니다. 소비자들의 더 좋은 제품을 살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했습니다. 경제성장 위해서는 저렴한 임금의 노동자들이 필요했고, 그것을 위해서 국가가 압장서서 노조탄압 해주기도 했습니다.



물론 정부의 지원이 있었다고 해서 모든 기업이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 지원을 했음에도 망한 기업도 많으니까요.
저라는 존재가, 록커 박완규의 존재가 잃어버린 기회 때문인 것처럼, 현재의 재벌 대기업들은 다른 사람에게 갈 기회를 독차지 했기에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기업들은 맏아들의 의무를 하고 있는건가? 묻는다면요.



아주 좋은 말이자 살면서 꼭 기억해야 할 말이


배려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안다.


대기업들은 '그건 당연한 권리였어' '나는 장남이잖아'라고 말하는 것 처럼 보입니다. 당연한 기회였으며 성공이 자신의 노력덕분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올챙이 시절을 잊은거죠. 그러고서 나중에 힘들면 애국심 타령하겠죠.
지금의 상황으로는 안 할 것 같죠. 아쉬운게 없으니까. 하지만 언제 까지 그럴까요?



나라 밖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2008년 서브프라임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국가는 시장에
간섭하면 절대 안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국가에게 제발 나서 달라고 애걸했습니다. 마치 밖에서 사고 치고 온
자식이,자신들이 힘으로 감당이 안되니까 부모의 손을 빌리는 것과 유사합니다. 결국 미국정부는 구제금융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구제금융은 공짜로 되나요? 경제학자들이 항상 하는 말이 있죠. '공짜점심은 없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IMF 위기극복 때도 마찬가지 지만, 그것은 국민들의 세금이고, 다른 사람의 희생이자 기회입니다. 그 기회를 가져간 것입니다. 자신들이 아쉬울 게 없을 때는 성공이 자신의 때문이라고 말을 하지만, 힘들면 말을 바꿉니다.  그 때부터 애국심 타령합니다.



지금의 대기업들은 승승장구 하는 것 처럽 보여서 아쉬운게 없겠지만 역사를 살펴본 사람이라면 알 겁니다. 영원히 지속하는 기업은 없다는 걸. 또한 기업이 영속해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 많은 사람들, 특히 기업가들이 하는 착각 중 하나입니다.)  삼성이, LG가, 구글이, 애플이 영원히 있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니다. 기업은 언젠가 망합니다. 언젠가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 과연 다른 사람들이 손을 잡아줄까요? 그때도 기회를 주어질까요? 그건 자신들에게 물어봐야 겠죠.



독일통일, 누가 그에게 술을 권했는가?


선택의 기로에서 내린 결정으로 나라는 사람이 있을 수 있었습니다. 그 때 어머니가 조금 더 독하게 나갔더라면 인생이 바뀌었겠죠.( 지금도 후회하십니다. 그 때 어떻게해서든 대학에 갔어야 했다.) 독일의 통일도 선택의 순간 예기치 못한 결정으로 인해서 일어났습니다. SBS 지식나눔 콘서트에서 김정운 교수가 한 강연에서 들은 내용입니다.




독일이 통일이 된 것은 바로 동독 대변인의 실수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동독인들은 다른 나라를 통해서 서독으로 입국을 했습니다. 동독은 그것을 못하게 막아버립니다.  그 조치에 항의한 동독인들은 여행자유화 요구를 하게 됩니다. 이 때 숙취로 정신이 몽롱한 대변인이 '언제 여행자유화가 되느냐?'는 이탈리아 기자의 질문에 얼떨결에 '지금 즉시'라고 말을 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동독인들은 서독으로 몰려가고 통일이 되었습니다. (헉 -_-;)



참 재미있지 않나요. 통일 같은 엄청난 역사적인 사건도 대변인의 말 실수 때문이었습니다. 강연을 들으면서 한 생각이 누가 그 대변인에게 술을 권했을까? 상상했습니다. 친구가? 직장 동료가 마시자고 했을까? 내일 기자회견 할려고 가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한 잔 더 하라고 권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어이, 늘 하던 기자회견인데 왜 그렇게 해 한잔 더해) 그 대변인은 무엇 때문에 술을 마셨을까? 상사에게 까였나?(C8 X같아서 못해먹겠네.) 마누라의 바가지 때문일까? ( 우리 마누라 또 시작이야.) 자식들 때문이었을까?( 그놈이 또..) 그냥 술을 좋아해서, 기분이 좋아서 마셧을까? 우울 해서일까?  무엇이 기분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그 대변인에게 술을 마시게 한 사람, 한 원인이 시발점이 되어서 술을 취하게 만들었습니다. 숙취로 정신이 몽롱한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말실수를 하게 되었고 이것이 독일 통일을 불러왔습니다. 그 유명한 '나비의 작은 날개짓이
태풍을 불러올 수 있다.' 카오스 이론이 생각나게 만드는 사건입니다. 작은 사건, 작은 우연이 무수하게 많이 겹쳐져서 큰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독일통일만 봐도 세상은 불확실성과 우연으로 가득차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통일도 우연한 사건의 연속이었고, 저의 존재는 작은 사건의 이어짐 때문이었고, 록커 박완규 역시 작은 사건 이어짐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는 우연과 다른 사건들의의 조합으로 이 자리에 있는 겁니다. 나는 실패로 인하여 존재할 수 있었던 것 처럼 당신은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지 생각을 해보세요. 예기치 못한 사건들의 연속일 겁니다.



나비의 날개짓이 굉장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알 수 있을 겁니다. 미래 역시 마찬가지겠죠. 미래에도 나비는 날개짓을 계속할테고 우리를 알 수 없는 방향으로 인도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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