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그랬다면
15년전에 애플이 위기에 처했을 때, 삼성이 인수를 했다면 삼성이 달라졌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재미있군요.지금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애플이, 한 때 인수대상으로 삼성이 거론되었다는게요.
역사에 만약은 없다고 말을 합니다. 하지만 저는 만약이라는 가정을 해보는게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같이
상상력이 필요한 시대에 ' 만약 그 때, 다른 선택을 하면 어떻게 역사가 바뀌었을까?'는 최고의 질문거리 입니다.
<100년 후>, <10년후>의 저자는 조지 프리드먼은 사람들에게 부족한 것은 상상력이라고 말을 합니다.
미국이 베트남전에 패배 할거라고 상상을 했을까요? 소련이 갑작스럽게 몰락하는 것 역시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세계를 주무르던 일본이 부동산 거품의 수렁에 휩사여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도 상상못했습니다. 저소득층을 위한 서브프라임이 결국 금융위기의 원인을 제공하게 될지 상상못했습니다. 비행기가 납치되어서 세계무역센터 건물을 들이받는 것 역시 상상하지 못했죠.
역사를 보면 우리의 상상과 예측을 초월하는 사건이 연 이어서 일어납니다. 미래에도 우리의 사고와 예측능력을 넘어서는 일들이 벌어질 겁니다. 역사에서 '만약이라는' 가정은 누구도 답을 할 수 없는 질문이라서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그래서 저는 역사교육에 상상력을 넣어야 된다고 봅니다. (언제까지 달달 외우는 역사교육을 할 것인지..이제 늘 인터넷이 되는 세상이라 외우는 것은 큰 의미가 없죠.)
"그 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는 사람에 따라서 여러가지 답이 나올 겁니다.
물론 답은 상상일뿐 검증을 할 수 없습니다. '꼭 이렇게 된다'고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과학은 통제된 상황을 만들어 놓고 재현을 하는 게 가능하지만 역사는 그게 가능하지 않죠. 소스코드 처럼 평행우주를 만들어 내는 기계가 있다면
모를까요.
하지만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하면 미래를 대비할 때 더욱 낫겠죠. 석유가 무기화 될 걸로 미리 예측을 해서 큰 돈을 번 사례가 있습니다. 시나리오 경영의 한 사례입니다.
조지 프리드먼 역시 황당한 예측을 합니다. 폴란드가 강대국으로 부상한다거나, 중국이 몰락을 하고, 일본이 다시
부상해서 미국과 전쟁을 한 다는 등 지금 시점으로 보면 매우 황당한 예측을 합니다. 그의 예측이 맞을 지는 시간이 알려주겠죠. 본인도 나중에 확인을 해달라고 하던데 우리눈으로 확인을 할 수 있게 되겠죠.
삼성의 능력은 대단하지만 한계도 있다.
삼성이 애플을 인수했다면...
다시 질문으로 돌아와 보죠. 만약 삼성이 애플을 인수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기자는 애플을 인수했다면 경쟁력
이 강화되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저는 대실패로 끝났으리라 봅니다. 애플 인수는 대실패로 끝나서 다시
매물로 내놓았을 거라고 봅니다. 왜 실패를 할 거라고 예측을 하느냐? 제조업과 정보지식기업은 유전자가 다르기 때문이죠.
제조업은 기본적으로 자본, 대규모 설비투자로 이루어 집니다. 사람보다 기계가 중요합니다. 엔지니어 한 명 퇴사한다고 회사가 휘청거리지 않습니다. 반면 소프트웨어로 이루어지는 서비스업은 중심은 바로 사람입니다. 창의적이고 획기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제조업과 정보지식기업는 사고방식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제조업은 기계를 사 놓으면 최대한 가동을 해야 합니다. 본전을 뽑아야 한다는 거죠. 이런 사고방식으로 우리생활에 깊숙이 침투해 있습니다. 바로 세계최대의 노동시간 입니다. 기계를 최대한 돌리듯이 사람들을 최대한 돌립니다.
연장근무와 야근은 당연합니다. 사람들 역시 노는 걸 두려워 합니다. 놀기보다 자격증을 따거나 영어공부를 합니다.
또한 사람이 다치는 것보다 기계가 안 부서지는게 중요합니다. 기계가 부서지면 큰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죠.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 가 제조업의 대표적인 말이죠.
정보지식기업에도 당연히 야근과 연장근무가 있지만 제조업처럼 기계 돌리듯이 운영하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애플과 구글의 근무강도는 강하다고 하죠.) 그렇게 하면 오히려 창의적이지 않게 되어 버리기 때문이죠. 그래서 여유시간도 주고 사람들에게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기를 장려합니다. 여행도 가라고 하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라고 합니다.
정보기업에서는 기계보다 사람이 중요합니다. 독특한 사고와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은 흔하지 않기 때문이죠. 개발도구라고 해봐야 PC는 인데 PC는 언제든지 구할 수 있지만 창의적인 사고를 사람은 구하기가 힘듭니다. 이들은 예술가에 가깝습니다. 피카소나 앤디 워홀을 언제든지 구할 수 있는게 아니죠. 그레서 잘 노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제조업 마인드로 애플을 운영못했을 것이다.
제조업과 정보지식기업의 마인드 차이로 인해서 문화충돌이 발생했을 겁니다. 애플 문화가 좀 독특합니까?
아이리버의 위기를 다룬 책인 < 거인과 싸우는 법 > 에서도 조직문화 충돌이 나옵니다. 나옵니다. 그동안 자유분방한 분위기에서 다른 사고를 하는 사람이 CEO로 오니 문화충돌이 발생합니다. 마치 귀뚫고 염색하는 젊은이들을 이해못하는 아저씨라고 할까요..
제조업 기반에서 성장하고 생활해온 사람들에게는 애플이 비효율 덩어리로 보였을 테고, '쯧쯧, 이렇게 하니 망하지..' 생각할겁니다. 애플을 자신들의 입맛대로 뜯어 고칠려고 했을테고 이러한 조치에 반발한 사람들은 떠날 겁니다.
삼성이 애플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았을까요? 아니요. 그렇지 않을겁니다. 제조업 기반의 사고로는 절대 안됩니다.
스포츠를 잘 할려면 먼저 게임의 규칙을 파악하는게 중요합니다. 비지니스도 마찬가지입니다. 각 사업별로 통용되는비지니스 규칙이 다릅니다. 게임의 양상을 파악해야 하는데 삼성은 파악 못했을 겁니다.
삼성이 소프트웨어에 신경을 쓴 것은 사실이라고 보여집니다. 애플 아이폰 쇼크 이후의 대응을 보면 알 수가 있습니다. 놀랍도록 대응을 잘 해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옴니아로 삼성을 비웃던 사람조차 달라지게 만들었으니까요.
그런 삼성도 소프트웨어특허에서는 쩔쩔 매고 있습니다. 그동안 삼성이 소프트웨어 특허를 신경써야 할 이유가 없었으니까요. 삼성이 하드웨어를 만들어 파는 기업이지 소프트웨어 기업이 아니니까요.
사실, 이것도 좀 무리인 면이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산업화 된지 50년이 채 안되고, 그동안 숨차게 달려왔는데 삼성에게 소프트웨어까지 바라는 것은 무리입니다. 제조업을 잘 하는 것도 쉬운일이 아닌데 소프트웨어까지 잘하라고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요구죠.
삼성은 이렇게 순식간에 산업간에 융합이 될지 예측을 못했을 겁니다. 삼성만 예측을 못한게 아니고 다 그렇습니다. 제대로 예측한 기업? 없습니다. 전부 예측을 못했죠. 그 결과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늦은거다.
박명수의 말인데요. 무언가 필요할 때 시작하면 늦은거죠. 그것은 필요한 상황이전에 준비를 했어야 했습니다. 영어성적이 당장 내일 필요한데 지금 부터 영어단어 외우고 있는 꼴이죠.
사실, 답은 이미 나왔습니다. 바로 영 리포트 입니다.
1980년대 일본이 전 세계를 휘어잡을 때 미국도 제대로 대응을 못했습니다. 미국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대통령 직속으로 '산업 경쟁력에 관한 대통령 고문 위원회'를 설치했습니다. 위원장에는 당시 미 휴렛팩커드사의 사장 이었던 존 영이 취임했습니다. 수 백 명의 위원이 1년 반에 이르는 치밀 한 조사연구를 실시해 I985년 1월 영 위원장은 < 국제 경쟁력과 새로운 현실> 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내놓습니다. 영 리포트를 이 영 리포트에서는 특허권을 강화하고
정보지식기업의 토대를 만들어주도록 제안을 합니다.
영 리포트의 존재를 알고 나서 굉장히 답답했습니다. 이걸 80년대 발표했었다는 것을 알고는 더욱 그랬습니다. 까놓고 말해서 미국식, 아메리카, 글로벌 스탠다드 라고 하면 환장하는 사람, 한 둘이 아니잖습니까? 오렌지 타령을 하는 사람도 있었죠. 그런 사람들이 왜 이걸 놓쳤을까요? 대통령 직속으로 내놓은 보고서를 입수못했을 리도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영어강의가 마음에 안드는 게 이런 것입니다. 정작 봐야 할 것은 못보고 서열 매기기, 구별짓기의 도구로
도구로 활용이 되고 있으니 경쟁력이 안생기는 거죠. 영어만 잘하면 뭐합니까? 봐야 할 것을 못 보고 있는데요. 그런 사람들은 이런 걸 보기보다 오렌지 발음을 어떻게 하는 더 신경을 씁니다.
영리포트의 제언대로 정보지식의 기업의 토대를 먼저 구축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이디어와 특허, 지식에 큰 가치를 만들어 주는 사회를 만들었다면 지금과 달랐을 겁니다. 그러면 지금 특허 때문에
쩔쩔 매지도 않았을 겁니다. 현실은 특허를 대기업에 뺏기는 경우가 왕왕 생기고, 예술가가 되어 할 사람들을 잡부로 변신시켰습니다. 그 현실이 지금 나타나고 있는거죠.
지금 깨달았을 뿐이죠. 마치 사회로 나온 어른이. '학생 때 공부 열심히 했어야 했어..' 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과거에 지불하지 않은 대가를 지금 더 크게 지불하고 있는 것을 뿐입니다.
유대인이 왜 뛰어난 머리를 가지게 되었을까?
유대인 인구비율로 압도적으로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유대인으로 가장 유명한 사람이 상대성이론을 내놓은 아이슈타인 입니다. 금융분야에서는 로스차일드 가문과 JP모건이 있고,( 이들은 음모론의 단골소재 입니다.) 기업분야에도 많은 사람들이 포진해 있어 일일이 열거하기 가 어려울 정도 입니다.
그러면 유대인들은 왜 뛰어난 머리를 가지게 되었을까요? 유전자가 좋아서 일까요?
아닙니다. 토대가 만들어졋기 떄문입니다.
유대인은 박해받았던것은 유명합니다.나라가 없어서 이리 저리 떠돌아 다녔습니다. 변변한 직업도 갖기 힘들었습니다. 중세시대에는 경멸받던 고리대금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베니스의 상인의 '샤일록'과 죄와 벌이 노파가 한예죠. 의도치 않게 유대인들은 금융에 종사할 수 밖에 없었고 금융에서 중요한 것은 머리입니다. 금융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집사 처럼 자신의 지식을 파는 분야에 종사해야 햇습니다.
즉,유대인들은 살기 위해서 자신들이 두뇌를 팔아야 했습니다. 오직 생존 때문에 지식을 쌓았습니다. 교육의 생존이열쇠가 되었고 그렇기에 유대인들은 교육을 장려하는 문화를 가졌습니다. 유전자만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가치관을 후손에게 복제시켰습니다. ( 밈이라고 볼 수 있죠.)
이것이 의도치 않게 좋은 결과로 나타납니다. 영 리포트 처럼 생존의 토대를 마련합니다. 금융은 점점 커져서 산업을 좌지우지 할 뿐만 아니라, 정치권력에 까지 큰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지식정보시대에는 더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유대인들이 이럴 줄 알았을까요? 몰랐을 겁니다. 예측을 하고 행동한게 아니라 그냥 살려고 하다 보니 이렇게 된 것입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서 필요로 하는 게 달라지고 그게 유대인들에게 맞아 떨어졌을 뿐입니다.
금융처럼 한 시대에 천대 받던 것들이 다른 시대에는 각광 받는게 흔합니다. 예전에는 디자인을 소홀히 했지만 디자인의 중요성은 누구다 다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모두들 인문학이 중요하다고 말을 합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인문학의 위기라고 말을 했는데요. 정말 그랬나? 싶습니다.
유대인들이 어쩔 수 없이 고리대금에 종사한 것 처럼 국내 화교들 역시 예기치 못한 일을 만들어 냅니다. 1948년 내전을 피해서 온 화교들은 인천에 정작을 하게 됩니다. 그 때 만든 것이 짜장면 입니다. 짜장면은 작장면을 변형시켜서 만든 것입니다.
여담으로 짜장면이 드디어 표준어로 인정받았습니다. 그동안은 자장면으로 불렸죠.(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도 아니고...-_-; 도대체 누가 자장면으로 발음을 한다는 것인지.)
화교들은 유대인처럼 직업을 가질 수가 없어서 장사를 해야 했는데요. 짜장면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화교 2세들 역시
운명처럼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고, 그들이 살려고 한 행동은 짜장면을 한국의 국민음식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화교들도 예상을 못했을 겁니다.
살기 위해서 한 행동이 변화를 일으키다.
세상이 재미있지 않나요? 의도치 않게 행동이 큰 결과를 만들어 내니까요. 세상은 끊임 없이 변하고 필요로 하는 것이 달라지기에 지나친 최적화를 하면 안됩니다.
계란을 한바구니에 담으면 안된다는 거죠. 여유를 남겨놓는 것은 미래를 대비한 보험입니다. 지금의 비효율이 나중에는 효율로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양성은 그래서 중요한 겁니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카드죠.
효율최대화만 추구하는 조직과 나라는 결국 도태될 수 밖에 없습니다. 환경이 바뀌면 쓸 카드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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