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거림

치킨집 망하것을 보고서 든 생각, 도움이 되는 실패담이 필요하다.

네그나 2010. 11. 2. 00:01


동네에 있던 치킨집 하나가 망했습니다.
망했다고 표현하기는 그렇지만 개점 후 몇개월도 안되서 점포 임대를 붙여 놓은 것 보면 장사가 어지간히
안된 모양입니다.  가게가 그리 크지 않았지만 번듯하고 꾸몃고 배달용 오토바이를 5대 갖다 놓았습니다.


숫자를 세어보지는 않았는데 아버지가 그리 말씀하시더군요. 그러다가 오토바이 숫자가 점점 줄어들어서
한대가 되었습니다. 오토바이 숫자가 점점 줄어들고 결국은 임대로 가게를 내놓았습니다.


이 정도 가게를 할 사람들이라면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일겁니다.
이 사람들이 큰 돈 벌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먹고 살려고 하는 건데 망하는 걸 보면 기분이 좋지는 않죠.


부모님들이 장사가 안되서 접은 경우는 쉽게 찿아 볼 수 있을 겁니다. 우리집도 비슷한 일을 겪었고요.
우리집만 아니라 다 그렇죠. 한 번씩은 망했더군요.


주인에게 직접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제 멋대로 추측을 해보겠습니다.
직장을 퇴직 하고 받은 퇴직금으로 창업한 것 같습니다. 인테리어에도 신경썻고 배달 오토바이까지 저리
갖춘걸 보면 먹거리 장사는 처음 해본 것 같습니다. 전혀 경험이 없어 보였습니다. 조사를 많이 한 것 같지도
않고 단편적으로 지식만 가지고 창업한 것 같습니다. 아마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더라 는 말을 주로 들었을
겁니다.


이 치킨 집이 망한 이유 중에는 하나가 입지에 속았습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이 가게가 있던 자리는 속기 쉬운 위치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지나 다니고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습니다.


동네 사람이 아닌 모르는 사람이 언뜻 와서 보면 되겠다 싶은 위치 입니다.  하지만 이 자리는 가게가 자주
바뀐 자리 입니다.  음식장나, 술장사, 먹거리 장사는 안된다는 겁니다. 임대료도 비쌋을 텐데 닭 팔아서 내기도 쉽지 않았을 겁니다. 장사 자체가 잘 되는 것 같지도 않았고요.


창업을 할 때 유동 인구 조사를 하는데요. 현상을 단편적으로 관찰하고 결론을 내리면 그릇된 판단을 하게
됩니다.  우리집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전혀 모르는 동네에 남의 말만 믿고서 가게를 차렸습니다.
주변에 가게도 많았고, 유동인구도 어느 정도 있어서 막연히 되겠거니 했습니다.


막상 시작하고 느낀것은 '속았다' 입니다.  먹자 골목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유동인구에 비해서 가게가 너무  많았습니다.  사람은 없는데서 가게가 너무 많으니 극심한 출혈경쟁을 합니다.  결국 털고서
나왔습니다.


언뜻 보면 잘 되는 것은 같은데 안되는 곳이 있습니다. 골목하나만 달라져도 안되는 입지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닌다' 는 사실이 '장사가 잘 된다'는 걸 보장할 수 없습니다.


보통 사람 들이 가장 많이 하는게 음식장사나 치킨 집입니다. 쉽게 진출할 수 있는 만큼 많이 망합니다.
조사에 따르에 80퍼센트가 1년안에 망한다고 합니다.


모두들 이런 사실을 알지만 먹거리 장사에 도전합니다. 대부분이 할 수 있는게 없고 자금이 없어서죠.
제가 보기에, 가장 경계할 것은 다른 사람의 성공을 그대로 이식하면 나도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나는 남과 다르다'는 낙관론 입니다.


잘된다는 가게에 직접 가서 본 후에 '뭐야. 이정도 나면 하겠는데' 라는 생각을 가집니다. 내가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몇 번 보고 성공의 요인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맛일 수도 , 서비스가 좋아서, 입지가 좋아서 일 수도 있습니다.  한가지 요인이라기 보다 복합적인 면이 더 많이 작용하겠죠.


게다가 그렇게 성공 하기까지의 인내와 고통은 보지 못했습니다.( 장사가 안될 때 오는 고통은 사람은 피를 말립니다. 보는 사람이 이런데 당사자는 말할 것도 없겠죠.)


언론이나 책등의 성공담을 보면 항상 나오는게 '낙관적인 사고' 입니다.  해낼 수 있다는 사고가 성공의 원천이라는 거죠. 셀제로도 그럴 겁니다.  낙관적인 사고가 없다면 도전 자체를 안하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낙관적인 사고만 가지면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낙관적인 사고가 현실의 어려움을 벗어나게 만들지는 못하죠. 낙관적인 사고도 중요하지만 현실의 직시하고 의심하는 사고도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성공담 보다는 실패담을 좋아합니다.  실패담이 흥미진진 하게 느끼는 이유도 있지만, 단순히
낙관적인 사고, 단호한 결단, 불굴의 의지 등으로 포장하는 성공담 에서는 뭘 배우기가 힘듭니다.
'내가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부터 듭니다. 또 이게 운인지 능력인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솔직한 실패담은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하는 것 부터 시작합니다.
'나는 이것은 갖추었는데 다른게 부족했고, 이런 면을 소홀히 했다'는 고백을 보면 보완할 게 보입니다.
만약 내가 하면 저런 면을 보완해야겠다. 배울 게 나오는 거죠.


하지만 실패담은 잘 나오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성공담을 좋아하는 것이 주된 이유 입니다. 실패한 이야기를 떠들어 봤자 들어주지도 않습니다. 그게 성공담 보다 휠씬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데도 말이죠.
단순히 실패자, 패배자 라고만 생각해 버리고 마는 것도 이유입니다.  실패자, 패배자 라고 손가락질 받는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겠죠.


실패한 사람들이 밝히기를 꺼려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실패자들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무수히 많이
존재하는데 마치 없는 것 처럼 느껴지죠. 저도 제가 실패한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떠들지 않습니다. 그냥 저만 알고 있죠. 다들 마찬가지 일겁니다.


이렇기에 솔직하게 실패를 고백하는 것에 저는 큰 점수를 줍니다. 용기가 대단한 거죠.


먹거리 장사를 해야 한다면 일단 말리겠지만 하겠다면 이런 말부터 하겠습니다. (저도 경험이 없지만 간접적으로 느낀 바를 토대로 말해보겠습니다.)


'성공담에서 운과 능력이 어디까지 인지 구분지어 보세요.''실패담을 찿아 보세요.' '남들이 왜
실패 했는지 연구 해보세요.' '문제를 어떻게 보완할 지 연구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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