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거림

서로를 믿는 다는 것..

네그나 2010. 10. 27. 03:00


요즘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내다팔고 있습니다. 전자제품은 갖고 있어봐야 가치 하락이 심하니 사용하지
않으면 제 때 팔아버려야죠. 다나와 장터에  올려놓아도 연락이 안오더니 네이버 까페에 올렸더니 금방 연락이 오네요. 역시 네이버의 위력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구매의향이 있으면 문자를 보내달라고 했는데 "택배 거래가 가능한가요?' 라고 물어서 " 가능합니다."
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런뒤 계좌번호 알려달라고 해서 알려주고 돈을 입금 받았습니다.  아주 거금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소액도 아닌 돈 입니다.


상대방은 저에 대한 확인도 없이 문자 몇번 보내고 그걸로 돈을 입금시켰습니다.  제가 돈을 받고 물건을
보내준다고 믿은거겠죠. 저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고 그렇게 믿을 근거는 없는데도 말이죠.


직거래 위주로 한다고 해서 그걸 보고 믿었는지도 모릅니다. 정확한 직거래 장소를 제시했거든요. 아무래도 파는 입장에서도 직접 보여주고 확인시키는게 낫습니다. 택배거래 해서 파손이 되거나 이상이 발생할지도
모르니까요.


이런 중고거래에서 사기 사건도 빈번해서 조심스럽습니다. 사기 사건은 잡기도 힘들고 경찰들도 신경써주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스스로 주의하는 수 밖에 없죠.  안전거래 서비스들도 있던데 귀찮아서 직거래 합니다.


믿어주고 입금시켰기에 저도 아주 빠르게 배송시켜 주었습니다. 입금 확인하고 바로 택배회사에 전화 해서 발송시켯는데 이렇게 빨리 보내주기는 처음이네요.


물건을 팔고 나서 '신뢰'에  대해서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나라는 저(低) 신뢰 사회라는 표현합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저 신뢰사회는 고 신뢰사회 보다 거래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신뢰가
사라지면 여러가지 절차와 확인 과정이 필요하니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겠죠.


6.25 전쟁, 급격한 사회 변화, 도시화, 권위주의 등이 우리나라가 저 신뢰사회가 된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는 믿는 것보다 일단 의심하는 게 더 나은 생존방식 입니다. 정부의 발표도
못 믿고, 언론도 믿을 수 없습니다. 기업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모두들 자기만의 생존방식을 구사합니다. 모두 못 믿을 놈들이니 자신과 가족과 믿게 됩니다. 강준만이
한국의 삶의 방식을 '각개 전투'라고 표현했는데 아주 적절한 표현이죠.  각개 전투를 하니 피곤하죠.
모든 일을 다 스스로 해결할려고 하니 한국에서의 삶이 피곤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신뢰라는 가치를 회복해야 하는데 쉬운일이 아니겠죠.  이건 자기 혼자 한다고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니까요. 서로 믿어 주는게 가장 좋겠지만 , 신뢰를 져 버린 사람에게 무거운 책임을 물려야 하는데 그럴 생각이 없어보입니다. 사회 시스템을 만드는 지도층부터 믿을 수 없는 사람들 이니까요.


하지만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사회에 많으니까 희망이 있는 거겠죠.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