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불지옥을 겪고 오다. 죽다 살아난 독감 투병기

네그나 2015. 11. 22. 00:30

이번 주는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예기치 못하게 독감(인플루엔자)의 습격을 받아서 완전히 뻗었기 때문입니다.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온게 주말이니 거의 일주일 내내 고생한 셈입니다.


어감이 비슷할 뿐 감기와 독감은 다릅니다.  감기와 독감의 차이는 뭐냐? 감기는 다양한 바이러스에 의해서 발생하고 1주일 정도면 자연이 치료가 됩니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감염이 되고 주요 증상으로는 고열, 오한, 두통, 근육통, 인후통, 무력감이 발생. 호흡기 증상, 구토, 복통등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독감이 걸린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그 위력을 제대로 맛 보았습니다. (맛보고 싶지 않았지만 잘 떠먹혀 주더군요. 망할 녀석.)





■ 세상에! 내 몸에서 이렇게 열이 많이 나다니.



시작은 몸에서 열이었습니다. 이 때만 해도 그저 열을 동반한 감기려니 했습니다. 다만, 콧물과 기침은 전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감기도 있는 법이니까 이상하지는 않죠. 오한이 나는거 보면 약한 장염인가 싶기도 했습니다. 이런 적이 몆 번 있었으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첫째 날에는 그럭저럭 견딜만했습니다. 두 번째날 부터 열로 인해 정신을 차리기 어려워졌고 몸이 심상치 않아서 병원에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열이 많이 나고, 머리가 무지하게 아프면서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병원에서 의사를 만나서 증상을 이야기 하려는데...


(원래 의도)

"지난 토요일 부터 몸에서 열이나고 떨리고 춥습니다." 고 말해야 하는데.


(의사 앞에서)

"어, 어, 어..."


사실, 원래 의도도 저렇게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저렇게 확실한 설명은 정신이 바로 박혀 있을 때나 가능합니다. 몸에서 열이 나고 멍청한 상태에서는 완전히 바보가 되어 버리더군요. 의사는 증상을 설명 듣더니 인플루엔자. 즉 독감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아! 독감이 이렇게 심한건가. 하지만 의사는 그다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습니다. '나는 이렇게 열이 펄펄 나는데.'  주사 한 대 맞아주고 약을 타와서 다시 투병 퀘스트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열이요. 정말 안내려 갑니다.



■ 독감 투병 퀘스트. 고열로 잠 못 이루는 밤



병원에서 주사 맞았다고 해서 증세가 단 번에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날 밤은 지옥 불구덩이 빠진 줄 알았습니다. 머리에서 열이 너무 나 잠을 깰 지경이었으니. 어린 시절 해보고 한 번도 해보지 앟았던 물수전으로 사용해야 겨우 진정이 될 정도였습니다. 숙면은 취할 수 없고 자다 깨다를 반복. 알려진 바에는 독감은 37.8의 고열을 동반한다고 하는데.체감은 4~5도 정도 되어 보입니다.



웃긴 건, 몸이 이렇게 불구덩이 상태가 되어 있는데, 몸이 오슬오슬 떨리고 추운 상태를 느낀다는 겁니다. 추우니 이불을 뒤집어 쓰고 열이 많이 나니 땀이 나는건 당연지사. 다음날은 역시 자다 깨어났는데.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적신 상태였습니다. 손이 축축해서 들어 보았더니 역시 흥건. 순간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였습니다.



독감은 고열과의 싸움입니다. 성인이어도 이 정도인데 애가 걸리면 부모 가슴이 내려 앉을 듯 싶었습니다. 약으로 인해 증상이 호전되는거 같다가 이유 없이 몸이 불덩이가 되는 과정이 반복.  희망고문을 하는 건지 열이 리듬을 타는 건지.



그렇게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불지옥은 투병 4일차. 오전 12시 경 칼로 자른 듯 사라졌습니다.



■ 끝나지 않은 독감의 역습, 두통과 복통



'제발 열만 내려가라' 고 했는데. 불지옥이 사라지니 머리를 내려앉는 듯하 두통과 설명하기 어려운 복통이 방문했습니다. 복통이 특이한데, 배고픔과 배아픔을 섞어놓은 듯한 아주 묘한 고통입니다. 메스꺼움을 쉽게 느껴 음식도 잘 못 먹겠고 할 수 없이 스프만 먹었습니다.



2일쯤(그러니까 투병 6일차) 지나니 두통과 복통이 사라졌습니다. 드디어 독감과 전쟁에서 승리했습니다. 뭐라고 해야하나. 만신창이 된 승리같지만.




  인플루엔자의 무서움을 제대로


이번 경험으로 인플루엔자를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독감은 갑작스러운 고열을 동반한다는 사실.

제가 격은 것과는 다르지만 역사상 가장 유명한 독감은 스페인 인플루엔자로 1918년에서 1919에 유행해서 2천만명에서 5천만명 정도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페인 독감은 극단전인 예이고 현대에서는 이정도로 치명적이 독감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독감에 제대로 걸리면 죽을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 고령자, 영아는 정말 위험할 듯. 투병 초기의 그 불지옥은 ㅡㅡ;. 그렇게 심하게 앓을 때는 이유를 모를 서러움도 느껴졌습니다. 타지에서 살았다면 분명 그 고독은 더 깊어졌을 듯



어떤 경로로 독감에 감염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전의 생활패턴도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일정하지 않은 늦은 수면으로 면역력이 많이 약해진 상태에서 독감에 걸리지 않았을까. 건강을 위해서는 올바른 생활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지금 독감 예방주사를 접종하는 시기입니다. 고령자에게는 무료인것으로 알고 있으니 참고.



항상 아파보면 한 가지 생각 밖에 들지 않습니다. 


건강이 최고다.


모두들 독감에 걸리는 일은 겪지 않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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