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카메라영상공업협회(CIPA)에 의하면, 올해 5월까지 일본 업체들의 디지털 카메라 출하량이 전년 동기대비 43.6% 떨어진 2520만대라고 밝혔습니다. 주위를 둘러봐도 카메라 새로 샀다고 자랑하는 사람을 보기 쉽지 않게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을 새로 구입하는건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 판매 감소는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합니다. 스마트폰인 갤럭시S3, 아이폰4 이상이면 제법 괜찮은 사진을 얻을 수 있게되었으니 별도의 카메라를 구입할 필요성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강점은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 스토리에 쉽게 공유할 있도록 만듭니다. 사진을 찍어기록을 남기는 것보다 쉽게 공유하는게 더 중요해졌습니다. 디지털 카메라는 공유하기가 힘듭니다. 메모리카드를 본체에서 뽑은 후 컴퓨터에서 보내야 합니다. 반면, 스마트폰은 몇 번만 터치하면 끝납니다. 최근에 와이파이를 탑재한 카메라가 등장하고 있지만 더 비쌀 뿐만 아니라 와이파이가 가능한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장소를 구애를 받지 않고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작년 필름 카메라의 대표 기업이었던 코닥이 파산 신청을 했습니다. 코닥 파산. 오이디푸스가 되어버린 디지털 카메라
코닥의 파산은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결과였습니다. 디지털 카메라는 필름 카메라보다 편합니다. 촬영한 사진을 즉시 확인할 수 있고 인화화기 위해서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디지털 카메라는 필름 걱정없이 추가적인 비용없이 무제한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카메라에 전자기술이 접목되기 시작되자 코닥은 사라졌습니다. 지금은 카메라에 통신기능이 접목되는것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필름의 인화가 귀찮듯이 메모리카드를 옮기는 일이 찮습니다. 필름 인화의 귀찮음 때문에 디지털 카메라가 부상했다면 공유의 편리함 때문에 스마트폰 카메라가 부상했습니다.
물론, 스마트폰이 성장하더라도 고화질을 원하는 사람들은 DSLR이나 미러리스 카메라를 선택할 겁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만족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을겁니다. 그런 사람들이 새로운 카메라를 구입하는데 쉽게 지갑을 열지 않을겁니다.
아버지를 거세시킨 크로노스, 크로노스를 축출한 제우스
그리스 신화에서 나오는 우라노스는 하늘의 신이자 가이아의 남편입니다. 제우스의 할아버지가 바로 우라노스입니다. 우라노스와 가이아는 금술이 좋았지만 키클로페스 ,헤카톤케이르 낳고 나서 부터 문제가 생겼습니다. 외눈 거인 키클로페스와 손이 백개 달린 거인 헤카톤케이르 형제는 외모가 괴기스러웠뿐 아니라 말썽을 일삼았으므로 우라노스는 이들을 타르타로스에 가두어 버렸습니다. 자식을 잃은 고통과 슬픔에 시달리던 가이아는 아들인 크로노스에게 복수해달라고 했습니다.
크로노스는 가이아에게 밧은 낫을 이용해서 거세시켜 몰아내었습니다. 자던 중 고자가 되어버린(...) 우라노스는 크로노스를 비웃으며, "지금 나와 같은 상황으로 너도 훗날에 자식에 의해서 파멸을 맞이할것이다!" 라고 저주를 내리며 사라졌습니다.
아버지 우라노스를 거세하는 크로노스, 조르지오 바사리(16세기). 내가 고자라니. T-T
크로노스는 우라노스와 가이아에서 태어난 최초의 12명의 티탄족 신들 중 막내이자 지도자인 남신입니다. 크로노스는 아버지를 몰아내었지만 악행을 저질렀습니다. 자신의 권좌를 지키기 위해서 자식들을 삼켰습니다. 막내 아들인 제우스를 주축으로 한 올림포스 신들이 반란을 일으켰고 크로노스는 결국 이 신들의 전쟁에서 패하여 타르타로스에 감금되었습니다. 우라노스가 말한 그대로였습니다. 아들에게 축출되었습니다.
〈자식을 삼키는 사투르누스〉(1636)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에 이르는 막장 스토리를 보면 현대 드라마에서 막장 운운 하는건 상대도 안됩니다. 자식이 아버지를 축출한 것은 카메라도 비슷합니다. 직계혈통은 아니더라도 조상을 몰아낸 과정이 비슷합니다. 필름카메라가 권좌를 지키고 있었지만 디지털 카메라에 일격에 거세당합니다. 필름 카메라는 물러나면서 우라노스와 같은 말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너도 똑같은 꼴을 당할거다." 손자 뻘인 스마트폰 카메라가 디지털 카메라를 몰아내고 있습니다.
휴대폰에 카메라가 달리기 시작할 무렵에 다음과 반응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휴대폰에 카메라를 넣어서 어디에 쓸려고?' 당시 폰 카메라는 화질과 화소가 떨어져서 있으나마나 한
기능처럼 보였습니다. 그런 폰카메라가
괄목하게 발전해서 디지털 카메라를 부수고 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 처음 나왔을 때도 이런
반응이었을 겁니다.
'디지털 카메라는 화질도 떨어지고 장난감 수준에 불과할 뿐이다.'
장난감이 커져서 어찌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아주 사소한변화가 더해져서 큰 변화를 일으킵니다. 앞으로 비슷한 일이 되풀이 될겁니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을테고 누군가는 끌어내리려고 할것입니다. 작은 나무가 시간이 지난뒤에 바라보면 아주 크게 자라나 있을 겁니다. 누군가는 우라노스가 되고 크로노스가 되고 제우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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