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누기

농심의 붉은 군대에 맞서는 야구르트의 하얀 군대. 전쟁의 주도권을 잡는 자가 승리한다.

네그나 2011. 11. 9. 09:00



농심의 붉은 군대를 향한 야구르트의 하얀 군대



한국 야구르트가 8월에 출시한 < 꼬꼬면 >의 대박행진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꼬꼬면은 출시 3달만에 4000만개를 팔았습니다. 꼬꼬면의 돌풍을 보면서 반짝인기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꼬꼬면의 인기는 여전합니다. 라면시장은 그동안 농심이라는 절대강자가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농심은 시장점유율 70% 이고 인기순위 1위 부터 7위 중 6개를 올려놓을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합니다.






그런 농심의 절대위치가 꼬꼬면으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꼬꼬면의 인기는 농심의 대표상품은 신라면까지 위협을
하고 있습니다. 농심은 야구르트의 꼬꼬면뿐만 아니라 삼양의 나가사키 짬뽕의 협공을 받고 있습니다.




농심에 공성전을 하는 후발주자를 보면서 이 형세가 어디서 많이 본 구도와 닮았다고 느꼈습니다.  그건 바로 IT분야 일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라면의 절대강자 위치가 흔들리는 것과 비슷하게 PC시대에서 모바일시대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일어나고 있습니다.




PC시대의 절대강자는 마이크로소프트였습니다. 농심처럼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성, 윈도우의 아성에 그 누구도 도전을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계속 변하기 마련입니다. PC가 개인에게 보급되고 인터넷이 모두가 사용하게 되면서 아무도 몰랐던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빌 게이츠는 “누군가가 차고에서 전혀 새로운 무언가를 개발하고 있지 않을까 두렵군요.” 라고 말을 했는데 그 예언 같은 말은 정확했습니다. 차고에서 시작한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구글은 창업하고 웹을 정복합니다. 구글은 무섭게 성장해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어깨를 나라히 하게 되었습니다.




웹의 가능성을 놓친치고 구글에게 주도권을 내준것도 아까운데, 전통적인 라이벌이었던 애플은 모바일 시대의 패러다임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시대변화를 주도하지 못하고 애플과 구글에게 무기력하게 끌려가는
모습입니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유리한 위치에서 적을 기다려야 한다.






고 손자가 말을 했습니다. 유리한 위치란 무엇인가? 이길 수 밖에 없는 구도를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게임의 룰을
자신이 주도적으로 다시 쓰게 된다면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습니다.




거북이가 토끼와  달리기 시합을 하면 질 수 밖에 없는 구도입니다. 예전 같으면 토끼가 잠을 자기라도 바랬지만,
요즘 토끼는 잠도 안자고 쉼 없이 달립니다. 하지만 달기기에서 잠수 대결로 종목을 바꾼다면 토끼가 질 수 밖에 없는
구도입니다. 거북이의 필승전략은 토끼를 잠수대결로 끌어들이느냐? 못 끌어들이느냐 입니다. 후발주자는 당연히
선발주자가 싸우자는 전장에서 싸우면 안됩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전장으로 끌어들어야 합니다.




농심은 삼양이 우지파동으로 몰락한 이후 패러다임을 선도했습니다. 쇠고기 육수와 붉은 국물로 대표되는 신라면으로 라면시장을 이끌어 갔습니다. 농심이 이끄는 패러다임에 후발주자는 그저 따라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농심의
붉은 군대는 시장을 초토화 시켰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군대 역시 경쟁자들을 고사시켰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하자고 하면 하자는 대로 따라 가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영원할 것 같은 위치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흔들리고, 상황이 변하기 마련입니다. 상황이 변하면 후발주자에게 기회가 옵니다. 혹은 후발주자가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낼려고 애를 씁니다. 야구르트의 꼬꼬면이 특이한 점이 있는데,
그건 기존의 라면 공식과 완전히 다르다는 겁니다.




'라면국물은 붉다'가 상식이었는데, '라면국물은 희다' 라는 컨셉을 가지고 왔습니다. 농심은 쇠고기 국물로 소비자를 길들여서 이탈하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반면 꼬꼬면은 닭고기 육수를 들고 나왔습니다.




농심이 붉은 국물로 소비자로 길들인 것처럼,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로 소비자를 길들이고 떠나가지 못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애플에 복귀한 스티브 잡스 역시 마이크로소프트와 정면승부하는 것은 승산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2002년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다른 제품군과 경쟁하기 보다 소니와 경쟁하겠습니다."고 말을 하고 새로운 시도를 합니다. 애플의 새로운 시도는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의 성공으로 이어졌습니다. 애플은 정면 승부를 하기 보다 유리한 전장을 만들어 놓고 우위를 점하는데 성공을 합니다.




손자의 말 처럼, 패배가 보이는 싸움에서 승부를 걸어야 봐야 이기기 힘듭니다. 상대가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면, 차라리 뺏으려 하는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이 더 좋다고 말을 했습니다. 자신에게 유리한 위치에서 싸움을 하는 것인 승리의
방정식입니다.






수성모드가 ON 되는 1인자



조금 더 지켜봐야 겠지만, 꼬꼬면은 새로운 시도로 룰을 바꾸고 있습니다. 애플 역시 정면 승부를 택하기 보다 다른 영역을 개척함으로써 성공했습니다.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싸움을 걸고 있는데요. 라면과 모바일 시장을 지켜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1인자들은 '그동안 공성전에서 승리를 했으니 이번에도 마찬가지 일꺼야' 라고 생각을 합니다. 지킬게 많아지면 둔해지고 제약이 많아집니니다.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수성 하는 자가 아니라 공성 하는 자들입니다. 성을 탈환하려는 자들은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데 수성 하는 자들은 유연성이 떨어지고 기존에 하던대로를 고집합니다.




“성(城)을 쌓는 자는 망하고,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는 승리할 것이다”




탄유쿠르의 비문에 새겨진 옛 돌궐제국의 명장이 남긴 글입니다. 도전 대신 수성을 선택하고 현재를 고집하기 시작하면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수성하기로 선택한 시점부터는 내려갈일만 남았습니다. 그 시기가 언제냐
일 뿐이죠.





1인자는 성을 쌓기 시작하고  후발주자의 공성을 막아냅니다. 그렇게 몇번은 승리하지만 결국은 성을 빼앗깁니다.  그렇게 역사는 반복이 됩니다.





방어만으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그러면 후발주자들의 공격에 어떻게 해야 하느냐? 방어만 하고 있으면 안 됩니다. 수성만 하고 있을 게 아니라 공세모드로 전환을 해야 됩니다.  공세적인 방어를 해야 합니다. 방어만 하고 있으면 안된다는 것을 제4차 중동전쟁이 잘 보여줍니다.



1973년에 10월 6일 오후 1시 58분에 시작된 제4차 중동전쟁은 개전 이후 24시간이 채 안 되어 골란 고원의 남쪽을 방어하고 있던 이스라엘의 188여단은 시리아의 2개 사단의 공격을 받고 장교의 90퍼센트가 전사하거나 부상을 당하며 거의 괴멸되다시피 했습니다. 그렇게 승리를 거둔 시리아군은 요르단 강과 갈릴리 해 코앞 까지 진격해 왔습니다.


이스라엘  방어군은 상당한 타격을 입었고, 시리아군은 수적으로 이스라엘군을 압도했습니다. 골란 고원 북쪽에서도 500대의 전차를 앞세운 시리아군이 전차 보유 수가 겨우 100대에 불과한 이스라엘 7여단을 공격했다.



이스라엘 7여단은 대규모 시리아군을 맞아 나흘간이나 버텼고 수백 대의 시리 아 전차와 장갑차를 파괴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사이 이스라엘 7여단의 전치는 대부분 파괴되고 남은 수는 7대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방어만을 하기를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필사적인 반격을 받은 시리아군은 퇴각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스라엘이 생각하기에 방어만을 하게 되면 전력을 소모하게 되고, 결국은 패주하기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시리아군을 정면공격하지 않고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공격을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공격을 받은 시리아군은 흔들렸고, 다른 부대가 공격에 합세하자 시리아군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반격에 성공한 이스라엘은 전열을 정비해 시리아
본토로 진격을 해서 시리아를 위협합니다. 시리아는 UN이 제시한 휴전협정에 동의하고 전쟁을 끝을 냅니다.




시리아는 소련에게 받은 최신무기를 사용했고, 병력도 많았는데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했습니다. 제4차 중동전쟁에서 중요한 교훈중 하나는 방어를 하든, 공격을 하든 주도권을 쥐는 자가 승리한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군이 보여주었듯이 숫자가 적고 전략상 방어를 하더라도 얼마든지 주도권을 잡을 수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경기에서도 이와 비슷한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A급 프로게이머들은 수세적인 상황이 몰리더라도, 상황이 불리하더라도 방어만 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스라엘 처럼 병력을 짜내서 공격을 취하고 주도권을 되찿아 오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간혹 누가 봐도 불리한 상황인데, 끈질기게 시도해서 주도권을 찿아오고 경기를 역전시키는 상황이 만들어 집니다.




군사전쟁과 시장점유율을 놓고 하는 경쟁이 완전히 같지는 않겠지만, 공통점은 주도권입니다. 주도권을 쥐게 되면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되고 상대방은 끌려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죠. 수성을 하는 입장에서는 주도권을 찿아 올
생각을 해야 합니다. 주도권을 찿아 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격이죠. 공격이 최선의 방어입니다. 농심이 시장을 지키는냐는 야구르트의 공격에 얼마나 잘 방어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잘 공격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겁니다.




라면 시장 말고 또 다른 공성전이 벌어지는 전장이 있습니다. 바로 게임기 시장인데요. 게임기 시장의 전통적인 강자는 닌텐도와 소니입니다. 그런데 새로운 도전자가 나타났습니다. 스마트폰, 아이패드로 대표되는 모바일기기 입니다.
특히 스마트폰이 닌텐도에게 공성전을 신청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위협적인 것은 항상 가지고 다닌 다는 거죠.
항상 가지고 나니면 시간과 관심, 돈을 사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같은 사실은 게임기에 큰 위협입니다.




현재까지 닌텐도는 스마트폰에 대항해서 수성만 하려는 전략인듯 보입니다. 글쎄요. 닌텐도의 전략은 바람직하지
못해 보입니다. 3DS 같은 게임기 하나 출시한다고 수성이 될 상황이 아닌 것 처럼 보입니다. 공세모드로 전환을
해야 됩니다.




닌텐도도 스마트폰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겁니다. 그렇게 하면 방어만 하는 형세가 아니게 되는 거죠.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려고 하면 새로운 유통망, 무료 혹은 저가로 뿌려지는 게임들 같은 새로운 규칙에 적응을
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손해를 볼 수 도 있겠죠.  스스로 손해를 감수하느냐 못하느냐 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바일 주도권을 잡지 못해서 헤매고 있는 중이고, 안드로이드는 주도권을 잡고 있어서 유리합니다. 야구르트가 돌풍을 일으키는 이유는 하얀국물로 주도권을 잡았기 때문이니다. 운동경기에서도 흐름이 있듯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느냐 못잡느냐가 승패를 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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