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누기

구글을 너무 믿지 마세요.

네그나 2011. 11. 13. 23:30

제조기업이 정보기업처럼 행동하면 어떻게 되나?






로지텍이 구글TV 셋탑박스인 레뷰를 판매부진으로 생산 중단 한다고 합니다. 


로지텍 구에리노 데루카 CEO는 “베타버전이었던 구글TV를 비싼 가격에 대대적으로 출시한 탓에 1억달러의
손해를 입었다”라며 “향후 레뷰를 대체할 차세대 모델 생산은 없다”고 밝혔다.



로지텍의 손해가 1억달러나 되나요? 구글TV에 대해서는 호의적으로 전망하지 않았는데 시장반응도 역시였습니다. 구글이 검색을 비롯한 웹서비스를 제외하면 성공한 플랫폼은 안드로이드가 유일합니다. 이것 저것 시도해 보고 도전으 해보는데, 안드로이드도 폰은 성공시켰지만 태블렛은 지지부진 합니다.




안드로이드는 성공이유는 블로그에서도 여러 차례 밝혔지만 운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아이폰의 대성공, 마이크로
소프트와 노키아의 부진, 대항마의 필요성이 제기 될 때 구글이 타이밍 좋게 진출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2005년에 안드로이드를 인수한 것은 잘 한이긴 합니다만 타이밍이 나빳거나 운이 좋지않았다면 안드로이드는 성공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안드로이드가 엄청나게 뛰어나서 성공을 한 게 아니죠.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자리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로지텍은 구글TV에 뛰어든 이유는 안드로이드의 성공을 근거로 들었을 겁니다. 휴대폰이 성공했다면 TV도 가능하다고 생각을 했겠죠. 하지만 결과는 대실패로 끝이 나버렸습니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로지텍은 손해는 막심한데
구글은 별 다른 타격이 없다는 거죠. 이것이 바로 제조업과 정보기업의 차이입니다.




제조업은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생산설비를 갖추어야 하고 유통하고 판매를 해야 합니다. 이 과정이 다 돈입니다.
레뷰는 299달러를 99달러로 인하해서 판매하고 있지만 팔리지 않고 있습니다. 팔리지 않은 제품은 재고로 고스란히 쌓이고 타격을 입힙니다. 판매되지 않을 동안 또 타격을 입습니다. 재고를 팔기 위해서 또 홍보를 해야하고 출혈을 감수해야 합니다.




구글 같은 정보기업은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는게 제조업보다 휠씬 쉽습니다. 공장부지, 생산설비, 판매망 갖춘다고 속을 썩일 일이 없습니다. 만약 내놓은 서비스가 호응이 좋지 않으면 그냥 폐쇄해버리면 됩니다. 구글이 실패한
서비스도 참 많죠. ( 저도 구글의 피해자 중 한명입니다. 망할 텍스트큐브...-_-;) 구글 같은 서비스기업은 만들기도 쉽고 폐쇄해버리기도 쉽습니다. 인력전환도 용이합니다.




구글은 새로운 시도를 해보기를 장려합니다. 실패를 하더라도 타격이 적기 때문입니다. 구글은 DNA에 베타유전자를 삽입했습니다. '일단 해봐라' 입니다. 실패를 해도 괜찮다는 거죠. 반면에 구글 처럼 행동한 제조기업인 로지텍은
어떻게 되었나요? 실패를 감수하고 모험을 시도하다가 1억달러 타격을 받았습니다.





이 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남의 성공방식을 그대로 따라하지 마라는 겁니다. 구글의 성공이후, 많은 언론이나 미디어들은 구글의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칭송하면서 다른 기업들은 구글을 배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들의 말을 그대로 따라한 로지텍의 과감한 행동은 처참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이런 과감한 시도가 연속해서 실패하게 되면 망하게 되는 겁니다.




제조기업이 정보기업 흉내를 내면 안됩니다.




이 둘은 서식지가 다르고 사고방식이 다릅니다. 정보기업에서 실패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 있지만 제조기업은
다릅니다. 실패 정도에 따라서 다르지만 보통 그냥 넘어갈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제조기업은 정보기업 처럼 빠르게 행동할 수 없습니다.




돌다리도 두들기면서 가야하고 실패할 경우 리스크의 크기를 생각해야 합니다. 반도체,LCD 같은 장치산업 투자규모를 보세요. 조단위의 돈이 왔다 갔다 합니다. 미래예측을 잘못하거나 수요예측 잘 못하면 망할 수 있습니다. 판단 하나가 그 만큼 중요합니다.





안드로이드를 이끌고 있는 앤디 루빈이 삼성을 찿아갔다가 거절당했다는 일화가 있죠. 그 일화를 듣고 많은 사람들이
삼성의 무지를 탓했습니다. 삼성이 안드로이드를 거절한 이유는 바로 로지텍같은 경우를 생각했기 때문일 겁니다.




안드로이드의 성공가능성이 희박해 보이고, 만약 실패를 하게 되면 사업을 추진한 사람 목이 날라갔겠죠. 로지텍
내부에서 구글TV에 참가 하자고 적극적으로 설득한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목이 날라갔던지 아니면 사내의 입지가 좁아졌을 겁니다.





구글은 차라리 로지텍과 협력해서 안드로이드 게임패드를 만드는게 좋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에서는 게임패드를 지원합니다. 공식적으로 게임패드 지원을 한다면 터치로 하는 가상패드말고 게임패드를 지원하는 게임이 더 늘어나겠죠. 게임패드를 공식적으로 지원하게 되면 안드로이드 태블렛을 에뮬 게임머신으로, 혹은 콘솔을 대체할 수도 있을 텐데요. 안드로이드 태블렛은 게임에 특화되었다고 말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구글은 베타행동을 버릴 줄 알아야 한다.




물론 구글도 새롭게 시도하던 프로젝트가  실패하면 타격을 입기는 합니다. 그동안 자원을 투자해 놓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제조기업만큼은 아닙니다. 또 그 정도 시도는 충분히 해볼만 합니다.




사실, 뭐든지 처음 부터 성공할 수 없습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 처럼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전의 실패
데이터가 있어야 합니다. 성공 사례를 잘 살펴 보면 그 전의 무수한 도전자가 시도를 했다가 실패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스마트폰이 뚝하고 떨어진것은 아닙니다. 일반 소비자가 느끼기에는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점진적으로 기술이 발전해 왔고, 여러 기업들이 수 많은 시도를 했습니다. 그 수 많은 시도에서 옥석을 가리고 옥만으로 구성해서 성공한게 아이폰입니다.  애플의 장점은 새로운 것을 발명하는게 아니라 좋은 조합을 구성하는 힘입니다.




구글TV를 성공시킬려면 실패데이터가 필요합니다. 구글은 남의 손을 빌려서 실패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로지텍의 구글TV, 소니의 구글TV, 삼성의 크롬북 모두 신통치 않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성공을 하게 되면 좋지만 실패를 하게 되면 타격은 구글이 아니라 제조기업이 더 크게 지게 됩니다.




구글의 전략은 웹서비스를 기획하는 것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초기에 엉성하더라도 베타 딱지를 붙이고 빨리 내놓고 봅니다. 웹 서비스는 공짜로 이용을 하므로, 투자하는데 큰 돈이 들어가지 않으므로 이렇게 해도 되지만 제조기업은 이렇게 운영을 하면 안됩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달성하고 난 뒤 내놓아야 합니다.




구글은 웹서비스에서 출발한 회사, 엔지니어 중심의 회사라서 이 같은 행동은 어쩔 수 없을 지도 모릅니다. 구글은
자신들의 장점 이었던 베타근성이 다른 세계에서는 잘 통하지 않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의
장점이 다른 세계에서는 단점으로 작용한다는 걸 모를까요?  해 보지 않아서 모를 수도 있습니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를 했는데 보면 알겠죠. 제조기업은 새로운 시도를 하다가 실패를 하게 되면 받게 되는 타격이 다르다는 것을, 오프라인의 세계, 제조기업의 세계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고방식이 필요하다는것을 알게 될 겁니다.




자신의 성공방식을 버리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특히 큰 성공을 한 경우일 수록 그렇습니다. 구글은 일단 저질러 놓고 하면 된다는 식으로 성공을 해왔지만 그 같은 행동이 자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구글처럼? 애플처럼? 하는 것은 바람직한가?





LG가 구글과 함께 TV를 만들고 내년 1윌에 선보일 거라고 루머가 나왔습니다. 글쎄요. 구글TV가 얼마나 달라졌을지
모르겠지만 기존버전을 개선한 베타2 버전을 내놓는다면 상황은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빨리 출시를 하는게 아니라 완성도를 높이고 꼭 사야만 겠다는 TV를 내놓지 않는다면 결과를 달라지지 않을 겁니다. 단순히 이 기능 저 기능 추가해 놓고 '이거 어때요?' 하는 엔지니어 방식은 지양해야할 겁니다.







다른 세계에서 진출 할 때,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공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통하지 않을 경우가 휠씬 많습니다.
구글 보다 더 위험한 것은 애플 방식입니다. 애플의 자신만의 방식으로 비지니스의 규칙을 다시 쓰고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의 대성공에 고무된 나머지 일제히 애플을 본받아라는 글을 쏟아내는데요. 삼성은 왜 애플
처럼 못하냐는 식의 탄식도 많이 나옵니다.  애플의 방식을 이식하면 애플처럼 될까요?



글쎄요. 삼성이 애플 처럼 하다가는 망하기 딱 좋습니다. 애플처럼 하는 것은 어울리지도 않은 옷을 억지로 입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남의 성공방식이 자신에게 적용할 때는 실패방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무엇을 받아들이고 받아들이지 않을지 잘 가려내야죠. 성공했다는 이유로 무턱대고 받아들이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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