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거림

내비게이션에 의존하는 인간

네그나 2011. 7. 5. 20:00

친구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상가집에 갔다왔습니다.  보통 상가집은 근방이었는데 이번에는 시골에 있었습니다. 조문을 하기 위해서 친구끼리 모여서 갔습니다. 그런데 친구차의 내비게이션이 고장이 나는 바람에 찿아가는데 애로가 있었습니다.  요즘은 스마트폰 시대 이니까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사용하고 찿아갔는데요.




역시 전용내비게이션 보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이 불편합니다. 거치대가 없어서 보기가 불편했고, 화면이 작습니다.
음량도 작아서 잘 들리지도 않았습니다.   '어! 방금 우회전 해야되는데..' 말이 몇번 나왔습니다. -_-; 덕분에 조금
해매다가 갔습니다. 예상시간 보다 길어진 것은 물론이고요.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이 전용 내비게이션을 대체하지는 못하겠습니다. 못 할 것은 없겠지만 보조적으로 혹은 급할 때 사용하기 좋은 정도입니다. 역시 전용 내비게이션이 편하죠. 편함이 귀찮임을 이기니까 전용 내비게이션은 앞으로도 살아있을 겁니다. 대부분 매립이 되겠지만요.








길 찿아가면서 느낀 거지만  내비게이션 없었다면 지금 보다 더 헤맸겠죠. 친구들 끼리도 그런 말을 했습니다. '내비게이션이 있는 지금도 헤매고 있는데 옛날에는 어떻게 찿아갔는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지도 찿아보고 길을 다 외워 가면서 찿아갔죠. 차에 도로지도 하나 씩은 있었는데 내비게이션이 대중화 되면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남자는 원시시대 부터 사냥을 하고 여자는 양육과 채집을 담당했습니다.  사냥에 주력을 하던 남자는 자신의 능력을
특화시켰죠. 이정표를 잘 기억하고 방향감각이 뛰어나게 뇌를 발달시켰습니다. 대체적으로 남자는 여자보다 공간지각력이 뛰어납니다. 내비게이션이 없는 시대에 길 찿아 가는 능력은 필수였겠죠.  길 잃으면 죽을 수도 있으니까요.




뇌는 사용할 수록 강화가 되는데요. 이걸 잘 보여주는 예가 영국 런던의 택시기사입니다. 런던에서 택시기사가 될려면 복잡하기로 유명한 도로를 다 외워야 합니다. 지원자 가운데 1/5만 합격을 할 정도로 어렵다고 합니다. 런던 택시기사의 뇌를 관찰해보니까 공간지각력을 관장하는 해마가 보통사람보다 컸다고 합니다. 특히나 경력이 오래된 택시기사일 수록 초보 택새운전사 보다 더 컸다고 합니다.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들의 뇌도 일반인과 다르다고 합니다. 게임일 할 때, 일반인들은 시각을 통제하는 부분만
활성화 되지만, 프로게이머들은 전두엽과 대뇌엽이 활성화 된다고 합니다.  택시기사든 피아니스트든 야구선수든
간에 뇌는 사용하면 할 수록 특화가 되는거죠.




하지만 내비게이션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뇌를 발달시킬 수 없죠. 우회전전 하세요. 직진 하세요. 말만 듣고 가니까
생각을 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면 길을 외우지 못하니까요.  올 때도 한 번 갔던 길이지만 몰라서 좀 해맸습니다. 기술에 의존하면 편하기는 한데 뇌를 사용할 일이 줄어들죠. 한 번 갔던 길도 모르게 됩니다. 




내비게이션이 없던 시절에는 길을 외우고 있는것에 높은 점수를 주었을 테죠. 길을 알고 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능력이었을 텐데 이제는 아니죠. 내비게이션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목적지로 데려다 주니까요. 내비게이션이 길을 잘아는 사람의 가치를 잃어버리게 만들었습니다.




기술의 발달은 무섭습니다. 어렵게 획득한 경험을 의미가 없게 만들어 버리니까요. ( 다르게 보면 많은 사람들에게 편함을 제공하기도 하죠. 파괴와 창조는 한 몸이죠.) 지하철도 무인운영을 하고 자동운전이 되는 차가 한참 개발중입니다. 사회 전반에 걸쳐서 인간을 점점 필요하지 않게 되고 있습니다. 매트릭스나 터미네이터와 같은 영화에서는
생존을 담보로 인간과 기계과 전쟁을 하는데, 현실은 일자리를 놓고 인간과 기술이 싸우고 있군요. 생존 이라는 점에는 공통점이기는 합니다.




내비게이션 사용하고 든 생각이었습니다.  그나저나 정말 덥군요. 이제 정말 여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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