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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 순위라는 프레임에 있게 되면

네그나 2011. 5. 16. 19:00




이번에도  나는 가수다 시청후기 입니다. 요즘 이 프로 보는 재미로 삽니다. ^-^
이 프로그램이 대세라고 느끼길 수 있습니다. 호프집에서, 거리를 걸으면서, 친구들의 차에서, 극장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나는 가수다의 곡입니다. 정말 주구장창 나옵니다.



15일날 방영분 에서는 경연이 없었지만 가수들의 뒷이야기같은 소소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생방송을 하라는 말도
나오는데 그러면 이런 재미가 없어지죠. 매번 노래부르라고 할 수 도 없습니다. 경연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2주간격
으로 하는 수 밖에 없겠죠. 저런거 2주에 한번만 해도 힘들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주 시험보는 기분이겠죠.
2차 경연에서 저조한 등수를 받는다면, 탈락이 될 수 있기에 다들 사활을 건다는 느낌을 주더군요.



이번에도 느낀 것인데 나는 가수다는 선곡이 정말 중요합니다. 자기와 어울리지 않는 곡을 받으면 제 기량을 발휘
하기가 힘들어 보입니다. BMK는 아름다운 우리강산이 되었는데 곡을 잘 받았습니다. 임재범은 노래하는 것 보면
앞으로 떨어질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대조적으로 윤도현은 지뢰 밟았습니다. 소녀시대의 런데빌런을 받았습니다. 아이돌 음악을 자세히 듣지 않고 언뜻
언뜻 들었는데,  가사가 정말 저렴하네요. 이게 요즘 10대 소녀들의 감성인가요?  세대차이 느끼네요. 나도 늙은 것
인가ㅡ.ㅡ;   런데빌런은 윤도현 말고 김범수, 박정현, 임재범 누가 불러도 떨어질 곡 같습니다.  모르죠. 이렇게 생각하는 와중에 기막하기 편곡할지도.




곡선정을 보면, 제작진의 문제가 보이네요. 제잔진이 어떤 노래를 골라오느냐에 따라서 평가가 갈라지게 되었습니다. 아이돌이 부르는 노래도 괜찮은 곡이 많은데 런데빌런 같은 노래를 넣어놓은 것은 무슨 생각일까요? 추천한 네티즌 보다는 걸러내지 않은 제작진들이 더 문제로 보입니다. 만약 임재범이 런데빌런을 부르게 된다면 어떨지..




나는 가수다는 곡운발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일지, 아니면 YB가 어떻게 편곡할지 기대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YB가 떨어진다면 제작진들의 의도대로 되겠습니다. '곡이 어울리지 않았어. 이건 YB라도 어쩔 수 없어'
'나는 가수다에서 떨어지는 것은 운발이야. 실력 탓이야 아니야' 가수는 곡의 탓으로 돌릴 수 있어서 부담이 덜하고
제작진들도 가수들의 섭외가 쉬워지겠죠.




나는 가수다를 보면서 또 다른 생각을 하는게 프로그램이 스스로 진화를 한다고 할까요?
프로그램이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제작진들이 처음 나는 가수다를 기획할 때. 이런 프로그램이 되리라 예상을 했을까요? 그건 아닐겁니다. 지금 처럼 진지한 분위기도 아니였을 거라고 봅니다.  순위를 정하기만 할 뿐 조금 진지한 예능 프로그램이 처음의 컨셉이었을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까 다르게 되었습니다. 가수들의 자존심 대결이 되었고, 모든걸 다 쏟아붓고 있습니다. 나는
가수다는 예능이라기 보다 다큐에 더 가까워 지고 있습니다.




김건모의 재도전을 보면, 제작들이 너무 진지한 분위기로 가지 않을려고 했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덕분에 여론의
역풍을 맞고서 재출발해야 했죠. 자신들이 만든 프로그램 이지만 자신들 뜻대로 할 수 없습니다. 온라인 게임 개발자도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가  만든 게임이지만 유저의 눈치를 봐야 한다. 우리 마음대로 만들 수는 없다.'




나는 가수다 제작진들도 마음대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갈수는 없게 되었죠.  가수들과 여론의 눈치를 봐야 합니다.




나는 가수다. 위험이 큰 만큼 이득도 크다




나는 가수다는 폭발적인 관심으로 바로 명성을 얻게 된것도 주목할한 점입니다. 방영된지 얼마되지도 않은 프로그램인데도 불구하고 권위가 세워졌습니다.



나는 가수다는 위험과 기회가 동시에 있습니다. 가장 큰 위험은 공연에서 7위로 탈락하게 되는 겁니다. 탈락하게
된다면 가수로써 자존심과 명성이 구겨집니다. 예술한다는 풍족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자존심 하나로 사는데 여지껏 쌓아왔던 경력이 흠집이 갈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경력이 오래된 가수일수록 부담이 더하겠죠.



하지만 위험이 큰 만큼 이득도 큽니다. 같은 무대에 선다는 점으로도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대중의 주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음악 하나에만 집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습니다. 가수들에게 웃기라고, 연기하라고 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노래만 불러라'고 말할 뿐입니다.




나는 가수다 곡들이 음원시장에서도 큰 반응을 얻고 있으니 수익도 노릴 수 있습니다. 임재범은 11년전 노래인 '너를 위해'  2위에 오를 정도로 큰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임재범은 나는 가수다 때문에 재평가가 이루어 진다는 거죠. 그전에도 임재범이 나왔다고 하지만 별 반응이 없었는데, 무대하나 바꾸니 폭발적인 반응이 생겼습니다.




저 같이 남이 떠먹여 주는 음악만 듣는 사람들은 음악을 찿아서 듣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나는가수다가 먹히죠. 저는 나는 가수다 때문에 정엽과 BMK라는 사람이 있는줄 알게 되었습니다. 김범수와 박정현의 얼굴을 기억했습니다. 이소라 역시 새로운 모습을 본것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소라가 조용한 노래만 하는 줄 알았더니 락도 하는구나저 뿐만 이런 생각하는것은 아닐겁니다.



기존 가수들이 대단한 포스를 보여주니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게 되는 것만으로도 주목받을 수 있습니다.  일단 섭외가 갔다는 것은 그 만큼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거죠.   '나는 나는 가수다 출신이야' 라고 말을 할 수도 있겠죠.















나는 가수다는 넌센스 인가? 획기적인가?




나는 가수다를 보면 드래곤볼의 천하제일무도회가 생각이 납니다. 사자와 하마가 싸우면누가 이겨요? 같은 발상을
실제로 재현한 느낌입니다. 상상속으로만 생각했던 일이 현실이 되는게 재미있습니다. 스포츠가 대부분 이런 형식이지만 순위에 전혀 관련이 없는 분야에서 음악 분야에서 순위를 도입한다는게 참신하죠. 전혀 상관 없는 분야에 프레임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방식에 불쾌감을 표시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인물이 진중권입니다.


"가창력으로 신인가수 뽑는 것도 아니고 이미 자기 세계를 가진 예술가들 데려다 놓고 누굴 떨어뜨린다는 발상 자체가 미학적 관점으로 난센스"


"프레임을 적합하지 않은 영역에 옮겨 놓은 것 자체가 문제"라며 "그러다 보니 감당할 수 없는 사태들이 벌어지는 것"

"더 황당한 것은 그런 프로그램에 출연하라는 제의를 가수들이 받아들였다는 것"이라며 "저는 그것 자체가 이해가 안 간다. 뮤지션으로서 자의식이 있었을 텐데..."


그야말로 무지막지한 신자유주의의 폭력을 대중예술에까지 끌어들인 결과라 할까요?"


질적으로 다른 것들에 정체도 불분명한 기준으로 점수를 매기는 것이 과연 온당한지"




진중권의 말이 나는 가수다의 대표적인 단점이라고 봅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무엇인가에 순위기를 매기게 되면 기준이 획일하게 변하게 됩니다. 3등이 4등 보다 우월하게 되고 꼴지는 마치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 처럼 보여집니다. 순위공화국인 우리나라가 잘 보여주고 있는 문제입니다.  개인이 가진 능력과 잠재력을 무시하고 획일적인 평가기준으로  순위로만 표시합니다. 다른 면을 볼 생각을 안합니다. 카이스트 사태 역시 결국 대학순위에 집착해서 발생한
문제입니다.




그래도 저는 나는 가수다에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고 보는데요. 진중권과 다른 주장을 해보면요.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왜 예술은 순위를 매기면 안되는가? 예술이 뭐가 특별해서?  왜 서바이벌 하면 안되는가? 왜 점수를 매기면 안되는가?' 그것 또한 고정관념이 아닌가?



발레는 점수를 매기지 않는데, 피겨스케이팅은 점수를 매깁니다. 그럼 피겨스케이팅은 스포츠인가, 예술이 될 수
없는가? 피겨와 발레의 차이점은 무엇 이길래 하나는 점수를 매기는데 하나는 점수를 매기지 않는가? 그저 고정관념 뿐 아닌가?



인간의 역사는 고정관념 부수기의 반복입니다.
'그건 아니야,' 하면. 누군가가 나와서 '왜 안되는데' 하고 세상을 바꾸고 사람들의 인식을 바꿉니다.




진중권이 앤디워홀을 예로 들었는데, 앤디워홀 역시 기존의 틀을 깼습니다.  작품의 소재를 아주 일상적이고 대중적인 소재로 사용했습니다. 대표적인게 코카콜라 병이죠. 코카콜라 병을 누가 예술에 사용하리라 생각했겠습니까?
앤디 워홀은 왜 안돼? 하면서 사용했습니다.




진중권은 '나는 가수다 발상 자제가 넌세스'라고 말을 했는데, 저는 '발상 자체가 획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기라성 같은 가수들을 , 이미 일가를 이룰 것 같은 가수들을 등수를 매기고 서바이벌 할 생각을 했을까? 아무도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고정관념을 부셨습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순위는 생각하지마!




나는 가수다는 기성가수들에게 서바이벌을 적용한다고 해서 시작부터 논란이 많았죠. 공연으로 1등부터 7등까지
등수를 메기는데 다들 7등을 피할려고 안간힘입니다. 우선은 무대를 즐기자고 하던 사람들도 막상 하위권에 처하게
되니 생각이 변합니다. 반드시 1등을 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순위라는 프레임에 있으면 변하게 된다.



순위라는게 참 무섭지 않나요? 크게 의미가 없다고 말을 하면서도, 따지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집착하게 만듭니다.
그거 1위 한다고 해서 삶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겠죠. 그런데 계속 생각이 나게 만듭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라는 말이 들으면 계속 코끼리가 생각이 납니다. 어떤 프레임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그
틀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참여하는 가수들은 순위를 신경쓰지 말자고 하면서도 계속 신경쓰게 됩니다. 숫자의 무서움이죠. 그러고 보니 인간은 순위에 집착을 하는 동물이죠. 별 것도 아닌것에 순위를 매겨서 등수를 가립니다.
동물은 그러지 않죠.




순위를 매김 으로써 가장 좋은 점은 시청자와 가수 모두 긴장감이 생깁니다.  가수들은 꼴지에 처하지 않으려, 혹은
1위를 하기 위해서 더욱 더 열심히 하고 시청자들은 '좋아하는 가수가 떨이지면 안되는데...' 조마조마 하면서 보죠.  순위가 있기에 이야기가 생깁니다. 어! 왜 이가수가 7위지? 이 곡이 1위다. 하는 이야기 거리가 생성이 됩니다. 기존에 음악만 듣는 프로그램에서는 이런 흥미를 유발시키는 요소가 없습니다.




순위경쟁이 가혹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고, 순위가 경쟁심을 불어 넣어서 긴장감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뛰어난 음악이 나오고, 다른 가수들의 음악에 자극을 받은 가수들은 더 좋은 음악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자본주의 근간은 바로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경쟁이죠.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경쟁은 더
높은 수준으로 이끌어가게 되는 원동력입니다.  진중권의 말처럼 모든 것을 경쟁시키겠다는 '신자유주의적'인 발상을
경계해야 하지만 경쟁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죠.




나는 가수다는 보이는 형세를 보면 가수 혼자 만의 싸움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무대에는(라고 쓰고 전장 이라고
읽는) 올라가는 가수만 보이지만, 편곡자, 세션, 의상, 퍼포먼스을 같이 준비해야 하는 팀플레이가 되었습니다. 
7위가 된 가수도 자존심이 상하겠지만, 편곡자나 같이 준비를 했을 팀들 역시 자존심이 상할겁니다. '우리가 잘
못 했나?' 하는 생각이 들 수가 있습니다. 좋은 무대였어도 평가가 박할 수 있습니다. 어쨋든 7위는 나와야하니까요.
상대평가의 단점이죠. 자기가 잘 해도 남이 더 잘하면 떨어져 보이게 됩니다.
 



나는 가수다의 대표적인 단점이 획일화 되는 평가요소 입니다. 5분간의 공연으로 청중의 감정을 들였다 놓았다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열창 위주, 고음 위주로 가고 있습니다.  가요가 아이돌의 비주얼과 퍼모먼스로 위주로 재편되면서  획일화 시켰다면, 나는 가수다가 고음과 열창 위주로 획일화 시킬 수 있습니다. 듣는 사람도 저런 노래를 불러야 노래를 잘 부른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고음문제는 많이 지적이 되었는데 '나는 성대다'라는 말도 나옵니다.
아직은 프로그램 초반이니 많은 것을 바랄수는 없겠지만 나는 가수다가 장수 할려면 이 같은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야지가 숙제입니다.




제가 볼 때, 비슷한 느낌의 음악이 나오게 되는 문제는 2번의 경연입니다. 김건모 재도전 논란으로 2번의 공연결과
합산으로 바꾸었는데요. 그래도 안심할 수 없죠. 하위권에 있는 가수들은 '상위권으로 올라가기 위해서 잘 먹히는
음악스타일로 갈려고 할 테고, 상위권 가수 역시 마냥 안심할 수 없습니다. 결국 비슷한 스타일의 음악만 나오게 됩니다. 나는 가수다 자체가 변신을 하고 싶어도 할수 없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한 것은 3번의 경연으로 가수를 탈락시키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그러면 가수들에게 변신의 기회를 더 주게되겠죠. 상위권에 속한 가수들은 새로운 스타일의 곡을 과감하게 꺼내볼 수 있을 겁니다. 2번은 미션곡으로 하고 한번은 자기가 부르고 싶은곡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수가 자주 바뀌지 않어서 지루할 수 있겠지만 색다른 곡을 부를 기회를 준다면  3번 경연으로도 지루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음 방영분을 보아야겠지만, 역시 한 명을 탈락시키는 구조는 잔인하기는 합니다. (전 오디션 프로그램도 잔인하다고 봅니다. 다들 잘 보더군요. 이런 말 하는 저도 나는 가수다를 잘보고 있지만)한 명이 탈락시키는 구조가 사람들을 흥미진진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막상 한 명이 탈락할 때가 되는 아쉽습니다.



어쩃거나 귀가 호강할 때 많을 들어들려고 합니다. 이 프로그램이 언제까지 하게 될지 알 수 없으니까요.
나는 가수다 때문에 스피커 세팅을 다시 하는 사람들도 많던데, 좋은 음악을 들으니 좋은 스피커 욕심이 나네요. 나는 가수다를 보면서 누군가가 복권 1장 사놓고 1주일 기다리는 기분이라고 말을 하던데 정말 그렇습니다. 예능프로그램 볼려고( 순수하게 예능이라고 볼 수도 없지만) 손 꼽아 기다라는 것도 오랜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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