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나치의 병사들 : 평범했던 그들은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

네그나 2018. 12. 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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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 보는건 언제나 흥미롭습니다. 저도 자극적인 걸 좋아하나 봐요.막장 드라마 보고 있는 기분이랄까. 사람들이 비극에 열광하는 건 이유가 있겠지요.



이 책에서 말하는 주제. 평범한 사람은 왜 학살을 가담했는가? 다른 책인 패트리샤 스테인호프가 쓴 <적군파>에 그대로 대응됩니다.


<적군파>는 일본좌파의 내부폭력 사건을 다룬 내용으로. 내부폭력은 학자적인 표현이지 인터넷 용어로 표현하면 '전국파의 병크'즘 됩니다.


이 사건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하면,  적군파는 무장투쟁을 통한 혁명을 꿈꾸던 단체였습니다. 무장투쟁을 결과로 경찰의 집요한 추적을 받게 되었고, 투쟁을 지속하기 위해 산으로 숨어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31명 중 12명이 죽었습니다.


정부나 결찰과 투쟁과정에서 죽었다면 '이상과 혁명을 꿈꾸던 젊은이들'이라고 미화할 여지라도 있으련만 그들을 죽었던 사람은 경찰이 아닌 뜻을 함께한 동지들이었습니다. 이해가기 어렵습니다. 같은 편을 왜 죽인단 말인가?


산에 고립되어 생활하던 그들은 아주 기괴한 의식을 거행합니다. 총괄이라는 자아비판을 통해서 동지들이 완전한 공산주의자로 각성하기를 원했습니다. 이 총괄이는 게 아주 웃긴 행동으로. 무언가 잘못을 깨달으면 죽을 때까지 패면서 의지와 노력으로 견디면 된다는 겁니다.(노력하세요. 노력...)


고통을 견디지 못한 희생자가 죽어버리면, 총괄을 극복하지 못한 나약함을 탓했습니다. 어제의 가해자가 다음에는 희생자가 되어 버리는 묘한 관계가 두 달동안 지속됩니다. 그렇게 그들은 12명 ( 남자 8명, 여자 4명)을 구타하여 살해했습니다. 여기서 웃기점은 뭘까요? 그들은 총괄을 통해서 살인을 저질렀음에도 그때는 그 행동을 살인이라고 자각하지 못했습니다. 어이가 없습니다. 아주 당연한건데.


이들은 상식과 비상식을 파악할 지성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념투쟁에 매몰되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보통사람이었습니다. 보통사람이 극한 환경에서 서서히 악에 물들어 갔습니다.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요. 이 사례는 흥미로우므로 관심있으면 책을 읽어 보세요. 읽고 나서는 스스로에게 물어볼 수 있을거예요.


내가 저기 있었다면 과연 어떻게 했을까?







나치가 유대인 대학살을 어떻게 했는지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포로로 잡힌 독일군 병사들의 대화를 하나 소개합니다.


그러니까 구덩이마다 기관총 사수가 여섯 명씩 배치되었습니다. 구덩이는 대력 길이 24미터, 너비 3미터였지요. 구덩이 안의 사람들은 통조림의 고등어처럼 누웠어요. 머리를 가운대로 두고 말이죠. 그 위에는 기관총 사수가 여섯 명이 있고, 그 사람들 목덜미에다 총격을 가했죠.


제가 도착을 했을 때는 구덩이가 가득 찼어요. 그래서 아직 살ㅇ라 있던 사람들은 시신 위에 눕히고 다시 총격을 가했죠. 구덩이 안의 공간을 잘 활용하려고 그 사람들 켜켜이 잘 눕혀야 했어요. 그러나 그 전에 그들이 가진 것을 다 빼앗았죠. 여기 숲 변두리에 구덩이 세 개가 있었어요.


일요일이었죠. 사람드은 1.5킬로미터로 줄을 길게 섰어요. 줄은 조금씩 움직였죠. 처형 대기자들이었습니다. 구덩이로 다가가면서 그 사람들은 거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게 되었습니죠.


대충 이 정도 아래 지점에서 장신구와 짐 가방을 내놓아야 했지요. 그러면 사수들은 쓸모없는 물건은 그냥 무더기로 쌓아 놓고 괜찮은 물건은 짐 가방 안에 챙겼어요. 그걸로 헐벗은 우리 민중들에게 옷을 사 주겠다는 거였죠. 그 다음에 조금 더 걸어와서 이제 옷을 벗었죠. 숲 앞 500미터에 이르면 발가 벗어어야 했어요. 속옷이나 팬티는 입도록 했고요.


여자와 아이들뿐이었습니다. 두 살짜리도 있었습니다. 거기다 대고 그런 야비한 말을 하다니. 기관총 사수들은 그 일이 무리가 되어서 매시간 교대를 했죠. 차라리 그자들이 억지로 그런 짓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면! 아니었습니다.


그자들은 추잡한 말을 내뱉었습니다. "자, 또 예쁜 유대인 계집들이 온다."아직도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네요. 새빨간 내의를 입은 예쁜 소녀 말이에요. 인종의 순수성을 지켜야 한다고요? 리가에선느 그녀들과 너도 나도 동침한 뒤에 총살해 버렸다니까요. 그래야 여자들이 어디가서 그 애기를 못할테니까

<P.182>


발턴 브룬스(Walter Bruns) 소장의 묘사는 놀랍습니다. 학살에 대한 증언도 놀랍지만 처형장면을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처형을 구경하고 사진을 촬영하고, 무력하고 벌거벗은 사람들, 여자들이 등장하는 장면을  보고 즐기며 처형자들에게 충고하고 사수들을 응원했습니다.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고 믿겠지만 전쟁이란 거대한 파도에 휩쓸리면 누구라도 이렇게 할겁니다. “전쟁에서는 개신교 신자나 가톨릭 신자, 나치나 나치 반대자, 프로이센 사람이나 오스트리아 사람, 대학 출신이나 대학 출신이 아닌 사람 할 것 없이 똑같이 행동한다” 전쟁이란 그런거니까요.



책에서는 독일의 사례를 한참 열거하다 현대의 사례를 가져옵니다. 작전에 참가하는 한 미군이 아이가 탄 차량에 오폭을 했을 때 반응이 이렇습니다.


저, 아이를 대피 시켜야 한다. 음, 아이는.. 음 아이는 배에 부상을 입었다.

....(중략)

글쎄. 아이를 전투로 끌고 들어온 놈들이 잘못이다.

맞다.


3자의 시각으로 보면. 오폭을 한 군인이 스스로를 합리화 시키는 대사입니다. 전쟁상황에서의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여깁니다. 간단한 대사이지만 많을 걸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현실과 연결시킬 수도 있습니다. 한가지 예를 들자면 진보를 자처하는 언론사가 소위 말하는 병크를 저질렀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 보면 됩니다. 그들은 오폭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부조리를 저지른 다른 조직, 사람이 그러했듯 상황을 합리화 시키기데 바쁩니다. 물론 저도 다르지 않겠지요.


자신이 선 할거로 생각하지는 않을 겁니다. 나는 그저 보통사람이야. 그냥 평범해 정도.[각주:1] 거대한 악의 길로 걸어 가지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많은 사례는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줍니다. 니가 그렇게 안된 것은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말하죠.


책에서 말하는 거대한 담론을 떠나서. ( 솔직히 말해서 머리에 들어오기 어려운 내용입니다. 큰 관심도 없고 ) 제가 느끼는 건  한결 같습니다.


나의 심연과 정면으로 바라보지 말자.


이렇게 보면요. 우리 대부분은 행운아일지 모릅니다. 사람들이 로또에 걸리지 않아 인생역전이 되지 않음을 한탄하지만. 적어도 우리 스스로를 큰 시험에 들게 하는 상황에 빠지지 않았잖아요.


이 것만으로 삶의 큰 행운입니다.

  1. 만약 자신이 선하다고 생각했다면 그 사람은 착각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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