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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투자가 퀀트 : 쉬지 않고 달려야 해. 같은 곳에 있고 싶다면

네그나 2018. 11. 21.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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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투자가 퀀트 / 권용진


물리학자들은 보통 학계와 연구소에 있습니다. 일부 물리학자들이 금융시장 윌스트리트에 진출해서 새로운 형태인 퀀트가 되었습니다. 퀀트(quant) 수학과 알고리즘만으로 투자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들어본 적도 없는, '그런 직업도 있었나?' 하는 반응이겠으나 저도 대략만 들었습니다. 플래스 보이스라는 책을 통해서 조금 알게 되었고.


물체의 운동이나 입자나 관찰할 물리학자가 왜 금융시장에 갔을까?  '여기에는 슬픈 이야기가 있어.' 라고 말할 수 있는데. 호기좋게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찾아갔던 사람도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일자리 문제입니다.


소련도 비슷했지만 물리학자들에게 냉전시대가 리즈 시절이었습니다. 대우도 좋고 수요도 많았고. 냉전이 저물어가고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도 줄어들었습니다. 굶을수는 없는 노릇이니 그들은 새로운 기회를 탐색했고 예기지 못하게 큰 변화를 일으킵니다. 결과적으로 잘 되었죠. 고소득을 올리 수 있는 기회가 열리게 되었으니.


게임의 인공지능에서 투자의 인공지능으로


게임을 좋아해도 누군가는 범상치 않은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학창시절 인기를 끌었던 리니지와 같은 온라인 게임에서 얻은 아이템을 실제로 거래를 할 수 있게. 즉 돈으로 바꿀 수 있게 됩니다.


게임을 해서 돈을 벌 수 있다. 한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어요. 저 같은 사람은 열심히 게임 해볼까. 정도. 돈이 있고 머리가 돌아가는 사람은 사람을 쓰고 작업장을 차립니다. 저자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매크로. 봇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 대신 돌려줄 프로그램.





원리는 간단한다. 캐릭터가 죽으면 안되니. 체력이 떨어지면 자동으로 회복하게 만들고, 아이템을 획득시 장비가 고가이면 줍고 아니면 지나치도록 합니다. 이동하는 부분이 까다로웠다는군요. 다른 플레이어들에 의해서 막힐 때가 있으니까. 이렇게 오토를 돌려 1~2만원 하는 장비를 얻거나 운이 좋으면 10만원 하는 장비를 얻을 수도 있어다고 합니다.


여기까지도 '오~~' 였는데. 이 다음 부분이 놀랐습니다. 오류가 나서 캐릭터가 죽기도 하고 돈을 잃기도 했습니다. 모니터 프로그램을 추가시키고 나중에 무료 문자와 연동시켜 알림까지 받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시스템화 되었습니다.


요즘에는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아예 오토로 돌려버립니다. 저처럼 버튼과 스틱을 주물럭 거리야 '이게 게임이지'하는 사람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자동으로 돌아가는 게임을 보면서 흐뭇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자동으로 진행되는 게임을 보면 오버랩되는게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 그래픽카드를 돌려서 만들어 내든,  사람을 시키든, 오토 프로그램을 돌리든. 디지털 곡갱이를 들고 광부같습니다.


알파고를 만든 인공지능 개발자 하사비스도 그렇고, 퀀트로 일하고 있는 저자도 그렇고 게임이 징검다리가 되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나는 게임을 좋아만 했지 다른 걸로 연결시킬 생각을 못했는데... ( 하다못해 투자 생각이라도 했다면...)


속도에 대한 집착. 단 1 밀리세컨드라도 줄일 수 있다면


알고리즘 투자에서 중요한 요소중 하나가 통신속도입니다. 1초 앞을 볼 수 있다면 뭘 하겠어요? 보통 사람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질문이지만 이들에게는 1초가 아니라 밀리세컨드가 중요합니다. 찰나의 시간만으로도 거액이 왔다갔다 합니다.


속도가 돈. 생존이 달려있다 보니 하드웨어 대한 투자가 엄청납니다. 알고리즘 처리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엔비디아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사용해 병렬연산을 하고 ( 아마 타이탄일듯한데. 집에 있는 지포스 GTX1050과 비교도 할 수 없는 ) 시카코와 뉴욕사이 통신을 더 빠르게 하기 위해 광통신을 깔고, 마이크로파 무선통신 기술을 이용하고, 레이저를 사용합니다. 몇 초 아닌 밀리세컨드를 줄이기 위해서요.


통신기술이 한계에 다다르자 고급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채용하고, 회로전문가를 고용해서 FPGA를 설계합니다. 여기까지 보면 이들은 IT회사인가? 착각할 수 있지만 금융입니다. 골드만 삭스 회장이 우린 IT회사라고 선언하는게 이해가 갔습니다.


알고리즘 전쟁터. 시장이라는 생태계.


이 책은 퀀트 생활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내용은 거의 나오지 않고. 이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소개합니다. 자신이 만든 알고리즘을 시장이라는 전쟁터에 내보내 수익을 올려 살아남게 하려합니다.


큰 거래를 하는 기관들의 움직임은 피냄새를 맡고 오는 상어를 불러들입니다. 소설 노인과 바다처럼. 자신들의 의도를 들키게 되면 수확물을 빼앗깁니다. 기관들은 의도를 숨기기 위해서 마치 주식을 살 의도가 없는 것처럼 위장을 하고, 그에 대항해서 기계학습과 암호해독을 통해 무작위 거래를 탐지합니다.


거래를 방어하는 알고리즘이 있고, 거래를 흩뿌려 위장시키는 알고리즘도 있습니다. 심지어 상대를 공격하는 저격수들(snipers)도 있습니다. FPS게임인가? 이전 완전 전쟁터인데요.  전쟁에 있는 요소가 다 있습니다.


2차대전 미국과 영국은 독일의 에니그마를 해독해서 유리하게 이끌어갔습니다. 태평양 전쟁에서는 일본군의 무전을 미군이 감청했습니다. 상대방이 뭘하는지 알면 게임은 이긴거나 다름없습니다. 맵햅을 쓰고도 게임에서 지는건 문제입니다.


알고리즘을 통한 투자세계에서도 전쟁에서 보여주는 기만, 탐지, 방어, 공격, 분석 다양한 전략 전술이 펼쳐진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가짜를 뿌려 거래를 속인다는 대목에서는 인천상륙작전이 생각납니다. '다른 곳에 상륙할줄 알았지? 사실은 인천이지롱'  다른 알고리즘을 모방하는 알고리즘도 있다고 하는군요. 자연계에서 모방이 주요한 생존전략 중 하나죠.


투자세계에서 알고리즘 전쟁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경주가 되겠군요. 면역체계와 바이러스, 기생충과 숙주, 해커와 관리자 처럼 상대의 공격에 맞춰 끊임없이 공격과 방어 전술을 발전시키겨 진화시켜 나갑니다.


큰 돈이 걸려 있어서 그렇지. 관찰자 입장에서 이 투자 생태계를 본다면 굉장히 재미있겠어요. 시장이라는 생태계에서 어떤식으로 개체(알고리즘)가 생존해 나가는지. 어떤게 도태되는지. 강한자가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는자가 강하다는 증명하는 현상이 실시간으로 보여지니까요.


같은 곳에 있으려면 쉬지 않고 달려야 한다


시장을 틈을 파고들어 알고리즘과 초단타 매매를 하는 기법은 경쟁이 격화되어 수익이 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분야든 마찬가지겠지만 파티는 지속될수 없는 노릇입니다.


알고리즘 투자세계에서도 통신, 하드웨어, 알고리즘 군비경쟁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도 다른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붉은 여왕의 말이 적용되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같은 곳에 있으려면 쉬지 않고 힘껏 달려야 해. 어딘가 다른 데로 가고 싶으면 적어도 그보다 두 곱은 빨리 달려야 하고.




알고리즘 투자 경쟁이 격화되어 수익이 떨어지고 있다지만 그래도 돈을 만지고 다니는 금융이라 엄청난 돈을 벌고 있습니다. 저 같은 사람은 몇년을 일해야 벌 수 있을지 계산이 안될 정도로 말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느끼네요. 이 같은 선수들이 있는 세계에서 개미가 끼어들 판은 없다는 거. 이 세계에서 거대함이란 곧 빠름이라는 건데. 도저히 개인이 따라 잡을 수 없는 수준입니다. 내가 걸어다는데. 상대는 스포츠카, 비행기를 타고 다니니.


거대하고 빠른 코끼리 사이에서 살아남는 틈새전략은 시간축을 좁히지 말고 늘리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저자 말처럼 데이 트레이더는 다 사라져갈 듯 싶습니다. 특히 개인투자가는요.


가치투자를 통한 장기투자가 답이지만. 장기투자도 생각처럼 되는게 아닌지라. ( 아. 내 미차솔은 언제 복구가 될지. ) 투자세계에서 정석이 있을지 모르지만 정답은 없는지라. 주위에도 단타를 해도 돈을 번 사람도 있고. 물론 과거의 수익이 미래의 수익을 보장해 주는 건 아닙니다만.


모르는 분야. 관심없는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책이 아주 술술 잘 읽힙니다. 카지노를 상대로 게임을 벌였던 수학자 이야기와 퀀트 생활을 묘사하는 에피소드 떄문입니다.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책을 읽다 미래가 궁금해졌습니다. 이 사람들이 후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일군의 물리학자들이 자연계 관찰과 상관없어 보이는 금융시장에 발을 들여 놓으면서 큰 수익을 올려주는 퀀트라는 새로운 종을 탄생시켰습니다.


스티브 존슨의 <원더랜드>는 놀이가 인류 진보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려줍니다. 생존에 아무런 쓰잘데가 없는 악기가 산업혁명 시대의 방직기로 키보드와 디지털 혁명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시작을 보면 아무런 관계가 없어 보이는데요.


퀀트로 일했던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든 간에 금융이 아닌 다른 분야로 가게 될겁니다. 투자세계에서 알게된 지식과 경험이 전혀 다른 분야와 결합되어 새로운 분야, 지식이 탄생하게 될겁니다. 지금으로서는 뭐가 될지 전혀 알 수 없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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