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타이완 여행] 대만에는 없고 한국에는 있는 것

네그나 2018. 9. 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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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여행을 정리해보는 글입니다. 이로서 대만 가오슝 여행기는 완결입니다. 사실, 2박 3일의 짧은 시간이라 대만을 그저 스쳐 지나간 정도입니다. 그동안 봐야 얼마나 봤겠습니까?


여행을 다녀와서 다른사람이 쓴 여행기 글을 읽다가 차이점을 보았습니다. 타이페이를 갔다 왔는데, 그 사람은 영어가 잘 통한다고 남겼습니다. 같은 걸 봐도 이렇게 다를 수 있습니다. 혹시 가오슝과 수도인 타이페이의 차이일까? 타이페이를 갔다 온 사람도 있었지만 큰 차이가 없다고 하던데요.


저의 감상은 '대만은 영어가 정말 안통하는 나라' 였습니다. 가오슝에 잘 알려진 관광지만 다녔음에도 영어가 잘 통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반성을 했는데요. 언어가 통하지 않는 나라에 무작정 여행을 가기 보다 간단한 회화정도를 알아두어야 하지 않을까?


영어가 국제공용어라고 하지만 그건 보통 사람들에게 상관없는 이야기입니다. 호텔직원이 아닌 이상, 외국어인 영어로 소통을 하고자 하는 사람을 위해 알아 들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곤란할 때, 문명의 이기인 스마트폰 번역기를 사용해도 됩니다. 대화를 위해서  늘 스마트폰을 내미는 것도 모양새가 그렇습니다.


대만 여행을 해도 한 사람은 '영어가 잘 통한다'고 느끼고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느낍니다. 내가 본 것은 세상의 극히 일부분일뿐임을 자각해야 겠습니다. 자신이 경험했다고 그게 전부라고 생각하면 안되겠습니다.


제가 느낀 작은 조각은 이렇습니다.



1. 도로를 가득 메우는 오토바이


대만에 도착하면 바로 느낄겁니다. 오토바이가 겁나 많네. 도로를 가득 메웁니다. 오토바이 사용자의 연령도 다양합니다. 대학생부터 중년 아저씨, 젊은 아가씨, 아줌마. 오토바이 사용자가 이리도 많으니 오토바이 주차장도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오토바이가 자전거 수준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대만은 국가적으로 오토바이 사용을 권장하는 모양입니다. 국토가 그리 넓지도 않은데 차를 소유하게 만드는 건 권장할만한 일이 못됩니다. 오히려 우리나라가 이상합니다. 일본처럼 차고지 증명제도 없어서 원하면 바로 차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대만 여행.와. 오토바이 주차장.

대만 여행. 스킨 답서스. 여기서 잘 클 듯.


아마 대만사람들도 차를 이용하고는 싶겠지요. 그 무더운 여름날에 오토바이를 타고 다는 일도 고역이겠다 싶었습니다.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에도 무방비이기도 하고. 추위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지만. 겨울에도 마찬가지겠죠.


국민적인 교통수단인 오토바이입니다. 신기한 장면도 목격했습니다. 4인 가족이 한 오토바이에 탑승해서 유유히 이동. 저거 좀 위험한거 아닌가. 휴대폰 로밍을 하면 오토바이 사고에 주의하라는 문자 메시지가 옵니다.


오토바이 나라 답게. 모두들 헬멧은 꼭 쓰고 다닙니다.



2. 인상적인 광고판. 80년대 거리야?


도로 다음 거리입니다. 거리를 꾸미는 한가지는 광고판입니다. 아마 다들 인상적으로 볼겁니다. 건물마다 광고간판이 걸려 있습니다. 사람을 강조합니다. 그런데 연예인이나 유명인 같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아무개의 XXX. 동네 가게를 광고하는 듯 보였습니다.  대만에서는 무언가를 홍보할 때, 사람 얼굴을 까야(?) 신뢰감을 준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다소 촌스럽기도 한 페이스 광고가 시내 어디라도 볼 수 있습니다. 중심가에서는 조금 덜 하기는 했습니다.

유명인 같지는 않은데.



다음으로는 낡은 건물. 와~~ 정말 낡았습니다. 시간이 정지된 듯한. 응답하라 80s 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가오슝 중심가는 깨끗하고 세련된 건물이 많았지만 서민 주거들에는 우리네 옛날에 보았던 건물을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대만은 거리가 깨끗한 편이었습니다. 쓰레기통도 잘 보이지 않던데. 거리가 깨끗한게 이상. 사람들이 버리지 않는 건가?  물론 일본만큼은 아니었지만. 일본의 거리가 깨끗하게 보이는 이유가 주정차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없어서 라고 보는데. 대만은 주정차를 하던군요. 우리처럼 심하지는 않고. 한국의 도로는 빈틈만 보이면 주정차 하려는 차로 답답해 보이죠.


거리가 복잡해 보이는 정도 한국 > 대만 > 일본 순이었습니다.



3. 대만에는 있고 한국의 거리에 있는 것.


이 있습니다.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가면서 본 것. 한국의 거리에서 익히 볼 수 있는 것. 뭐냐 하면 공사중인 모습입니다. 대만에서는 공사 현장(?) 치진섬에서 한 장소에서만 본거 같습니다.


여기서 드는 의문. 대만 사람들은 건물 리모델링을 하지 않는건가? 건물이 그렇게 낡았으면 수요도 충분할거라고 보는데 말입니다.


반면에 한국은 어떤가요? 부산에서 서울까지 이동하면서 어디를 가든지 공사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동네에 작은 건물을 올리던가. 개보수를 하던가.리모델링을 하던가. 도로 정비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뉴스에서는 끊임없이 재개발 소식이 들려오고. 물론 못 본 것일 수 있습니다. 여행반경에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공사 모습이 자주 보인다는 생각 안 하나요? 외국과 비교를 해보면요.



대만은 아파트를 보기 어렵웠습니다. 건물이 낮고 중심가를 제외하면 고층건물을 보기 어려웠습니다.아니 우리나라가 특이한 것이겠죠. 아파트가 병풍처럼 둘러져 있는 모습을 보고 한 외국인 학자가. <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책을 쓸 정도이니.


서울에 여행을 한 달 체류한 한 외국인이 다음과 같은 남겼습니다.

″서울에서의 한 달은 ‘흥미진진하면서도 불편한’ 경험이었다. 서울의 유행은 빠르게 변화한다. 그 때문에 서울에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은 빠르게 변하며 서민이 사는 일상적인 동네조차 변화의 물결에 휩쓸립니다. 반면 대만, 가오슝은 시간이 정지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시계 바늘이 돌아가지 않는 느낌. 이사람들도 도시재생 프로젝트 이런게 없지도 않을텐데요. 대만도 못 사는 나라가 아닌데.


왜 이리 다를까요?



4. 대만은 자국 프로그램이 없는가?


앞서 말했듯이 여행에서 가장 좋은 순간은 도시 구경, 이국적인 풍경과 음식을 보는게 아니라 호텔에서 쉴 때였습니다. 샤워하고 에어컨 쐬면서 맥주 마시고 쉴 때가 그리 좋더란.


호텔에서 TV를 보는데요. 대만은 자국 프로그램이 얼마 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외국 프로그램이 상당히 많이 방영합니다. 놀랐던건 한국 드라마가 자주 등장합니다. 드라마를 잘 안봐서 모르지만 손예진을 보고 알아챘습니다. 다 더빙입니다. 기가 막히게 더빙을 하더군요. 주제곡는 한국어가 그대로 흘러나왔습니다.


채널을 아무리 돌려도 인상적인 대만 TV프로는 없었습니다. 인상적이지 않은 토크쇼. 뉴스 프로그램 정도. 뉴스가 웃긴게. 사면 전체가 자막으로 꽉 찹니다. 위 아래로 스크롤 되는 자막을 보면서 대만 사람들은 저걸 다 읽는건가?


한국이 TV프로그램이 참 많다고 깨달았습니다. TV를 켜기만 하면 여행프로, 먹방이 나옵니다. 대만에서는 일절 볼 수 없었습니다. 이런 수요가 있을텐데. 한국인들이 놀기를 좋아하는 것일까? 대리만족을 하는 수요가 높은것일까.




5. 일본인이세요? 영어가 통하지 않는 나라.


앞서 말했듯이 대만. 가오슝에서는 영어가 잘 통하지 않았습니다. 영어 회화가 아니라 기초적인 생 영어를 하는데도 난색을 표하던데요. 젊은 사람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아서 더 당황스러웠습니다. 영어를 분명 학창시철에 배울텐데...


대만에서는 검은 머리 외국인을 보면. 대뜸 하는 말이. "일본인이세요?"입니다. 일본 문화가 깊게 침투해 있고 거부감이 없어 보였는데. 실제로도 많이 오니까 하는 말이겠지요. 일본인들은 대만 여행이 다소 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웃긴건. 대만 여행중에 일본어를 들어본적이 없습니다. 그렇게 관광지를 돌아다녀도요. 한국어도 거의 못들었습니다. 호텔 빼면. 어딜가나 한국어가 들리는 후쿠오카와 달랐습니다. 해외에 있다는 사실이 실감나기도 했습니다.



6. 대만에서 보는 빈부격차


낡은 거리의 낡은 건물을 보면. '대만은 다 이리 사나?' 싶지만. 중심가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잘 조성된 공원, 더 깨끗한 거리. 새로 지은 건물. 중심가에서 멀어질 수록 낡음의 비례는 커져갔습니다.

깨끗한 가오슝 중심가.


일견 부산과 비슷해 보였습니다. 부산과 동과 서의 빈부격차가 심한편입니다. 부산에 여행으로 온 사람들이 남긴 글을 보면 대만에서 본 느낌과 같겠구나 싶습니다.


빈부를 확인할 수 있는 건. 건물 외관정도 였습니다. 그래도 다 가지고 있는 건. 에어컨이었습니다. 어딜가나 집집마다 에어컨은 있었습니다. 수긍을 한 게, 에어컨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죽을 거 같은 기후였습니다.

사진의 건물은 깨끗한 편. 에어컨은 다 있다.


하지만 갔다 오니 한국이 더 심각한 폭염이 올줄은 몰랐지만.





7.  일본과 친숙한 나라. 우리가 독립하지 않았다면.


대만이 일본에 친숙한 나라인건 알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가보니 그렇더군요. 일본 소식이 늘 뉴스에 나오고,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지하철과 콜라보를 하고, 거리에서 운행하는 차량은 일본 도요타였습니다.

치비코마루짱. 가오슝 MRT 콜라보


일본문화가 짖게 배여졌다는 사실이 느껴졌습니다. 만약 우리가 일제에 독립되지 않았다면 현재 이런 모습으로 살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소 낙후된 거리와 건물. 일본문화를 소비하고.


8. 심심한 나라와 재미있는 나라.


대만을 간 소감을 한 마디로 정리하라면. '심심하네. 심심한 나라네.' 사회가 정적이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본에 갔다 왔을 때가 그랬습니다. 한국은 정말 다이나믹이구나. 이번에 또 실감했습니다. 사회가 소란스럽게 느껴지고, 시끄럽게, 하지만 활기찬. 책의 한 구절에서. 활기라는 건 큰 사회적인 자원이라는 글을 보았는데. 실감했어요.


대만이 심심하다고 느낀 이유로. 행사 같은게 없었습니다. 여름의 부산은 행사가 많고, 대도시 서울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찾아가서 어디를 가면 무언가를 하나식 합니다. 대만은 휴가 시즌임에도 그런게 전혀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이렇게 심심하게 지내나?' 물론 못 본 걸수도 있습니다.


9. 한국인은 왜 이리 많이 떠나는가?


갈 수 밖에 없다. 해외여행.


여행프로가 몇 년째 흥하고 있는 걸 보면요. 한국은 호기심이 많고, 남들이 했던걸 해보려는 욕구가 많습니다. 해외여행 유행을 TV가 선도하고 있기는 합니다. 여행프로그램이 아니었으면 지금과 같은 붐이 일어났을까? TV프로그램이 아니었다면 내가 대만에 갔을까? 한국이 해외여행 출국자 비율이 대만을 넘어서고 세계최고 비율이라고 하더군요.


왜 해외여행을 선호하는지에 대해서 글을 쓴적도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인구의 반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이 국내 최고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그 서울이 일생생활의 공간이자 거주지이기 때문에 결코 여행지가 될 수 없습니다. 이도 수도권 집중화의 폐해이기도 합니다. 수도가 좋으니 굳이 다른 곳으로 갈 필요성을 못느낍니다.



국토가 좁기에 살아 오면서 같은 장면을 많이 봤습니다. 여행지에 가도 더 이상 새로운 자극도 없고,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렵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방송프로그램이 이 유행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여행? 이제 다들 해외로 갑니다.  일본, 대만, 중국, 동남아. 새로나올 알쓸신잡 마저 해외로 가더군요. 그림이 안나오니까.국내는 더 이상 호기심을 내기 어려우니까.



위정자 입장에서는 이 현실이 안타까울겁니다. 해외여행으로 가는 소비와 시간을 국내로 돌릴수만 있다면 내수시장도 활성화되고, 실업률도 낮출 수 있을테니까. 해외여행이 너무 나 저렴해졌고 완전히 다른 나라로 가서 받는 느낌은 국내에서 재현시키기 어려우니까요.


해외여행 비중이 높아져가는 건 막을 수 없을 겁니다. 역설적으로 해외로 나가니보니  한국의 장점이 보였습니다. 살고 있는 부산만 놓고 보더라도 여행지로서의 매력이 있구나 싶었습니다. 있을 때는 모릅니다.


부산은 바다, 도시관광, 산이 가능하고, 서울은 더 좋지요. 한강과 편리한 교통 인프라. 고궁. 산이 있으니까. 한국이 규모로 압도하는 웅장함은 없지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대만 (가오슝), 일본 (후쿠오카 ) 보다 한국이 여행지로서의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아니 오히려 더 높게 보였습니다. 그저 우리에게 너무 익숙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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