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반갑지 않은 손님이 등장

네그나 2016. 8. 4.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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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반갑지 않은 손님.모기의 공습


아파트 고층으로 이사하고 난 후 가장 좋은 점이 모기에게 시달릴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1층에 살 때는 정말 피곤했습니다. 여름 부터 시작해서 가을, 겨울 직전까지 모기에게 괴롭힘을 당해야 합니다. 모기약과 홈매트는 필수였습니다. 소리와 잠자리에 민감하기 때문에 윙윙 거리는 모기의 공습경보가 울리면 잠을 못 잡니다.  너를 죽어야 내가 잔다가 됩니다. 서해, 남해 여행을 할 때도 예상치 못한 습격을 받아서 다리에 상처를 남겼습니다. 여행 떠나기전 모기약을 산다는 걸 잊었습니다.


고층으로 이사를 오고 난 뒤에는 이런 푸닥거리를 할 일도, 모기약을 살 일도 없습니다. 가끔식 엘리베이터를 타고 길 잃은 모기들이 하룻밤 묶자고 찾아 오지만 정의의 손바닥으로 가볍게 응징합니다. 그러나 이런 이벤트도 아주 가끔식 일어나는 일입니다.


어제는 정말 오랜만에 집에서 모기와 조우했는데, 물론 반갑지는 않았습니다.


'가볍게 처리해 주지' 라고 했는데...


이 자식이 모기 치고는 엄청 빠릅니다. MSG를 조금 쳐서 묘사를 하자면 웬만한 파리 수준이었습니다. 스텔스도 뛰어나도 방안에서 찾기도 어려웠습니다. 제 방은 놓아 둔 것도 없어서 웬만하면 눈에 띄는데도요.앉은 모기를 발견하고 압사 시키려로 하면 파리의 회피 기동을 보였습니다.


'이 놈 뭐지. 유전자 조작이라도 당한 모기인지. '


2시간 동안 수색과 격멸 작전을 벌이다가 (다시 말하지만 모기 있으면 잠을 못 잡니다.) 벽에 앉아 모기를 포착했습니다. 고양이 처럼 아주 조심스럽게 다가가 있는 힘껏 내리쳤습니다. 그렇게 모기와의 지겨운 전투는 끝나고 고요가 찾아왔습니다.





2. 원펀맨을 보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줄어든 일 하나.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는 일입니다. 학창시절 주변에 덕후들이 많았기 때문에 만화에 익숙했지만 그것도 한 때 이더군요. 지금도 싫어하는 것은 아닌데 굳이 찾아 볼 일이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만화 자체가 청소년 세대를 겨냥해서 공감하기 어려운 것도 있고 예능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보는게 더 편하게 느껴져서  이기도 합니다.


추천을 받아서 원펀맨을 봤습니다. 이 만화는 설정이 특이합니다. 기존에 일본 만화에서 보여 주었던 클리셰를 뒤엎어 버립니다. 제목인 원펀맨 그대로 주인공 사이타만 워낙 강력해서 펀치 한 방에 적을 날려 버립니다. 게임으로 비유하면 만랩 상태입니다.


주인공이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힘든 전투 끝에 승리라는 건 볼 수 없습니다. 극한 훈련으로 인해 사이타마가 탈모가 와서 대머리입니다. 이 또한 특이합니다. 일본 만화 캐릭터의 특징은 주렁주렁한 머리, 뾰족한 머리이고 주인공은 특히 더 과한 설정입니다. 호스트 판타지라 불리는 스퀘어 에닉스의 게임 파이날 판타지 15만 봐도 뭐.


일본 현재 상황을 풍자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는데, 취업을 못한 사이타마가 취미 활동으로 히어로 놀이를 하고 있고, 저출산 시대에 어린 아이를 죽이려 하다니 대사가 나오기도 합니다. 침공하는 괴수들을 가볍게 물리치는 현실이 환상이고 변변치 않은 삶은 이어가는 현실이 환상처럼 보입니다.  원펀맨 아주 재미 있다고 느껴지지 않지만 일본의 현실을 풍자한 모습이 재미있었습니다. 청년이 마주한 일본의 현실이 한국과 무관해 보이지도 않고요.


끝까지 다 보고 소감을 올려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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