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누기

인공지능의 바둑정복은 시간문제일 것

네그나 2016. 1. 29. 00:30

인간 vs 기계의 흥미로운 대결이 성사되었습니다. 구글의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AlphaGO)가 이세돌 9단과 맞붙는다고 합니다. 딥 마인드는 유럽 챔피언 판후이를 꺽어 프로바둑기사를 이긴 최초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이미 체스에서는 1997년의 IBM의 슈퍼컴퓨터 딥 블루가 러시아의 가리 카스파로프를 이긴 전적이 있습니다. 바둑은 체스와 달리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 기계가 인간을 꺽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이세돌 9단의 승리를 예측하면서 기계가 인간을 이기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평하거나 바둑 만큼은 인간을 절대 못 이길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그것은 불가능하다'를 계속 꺾은 기술의 역사



최근 읽었던 책이 기술의 예측의 허망함을 다룬 <미래를 알고 싶은 욕망은 팝니다>입니다. 미래예측의 어려움을 설명합니다. 기술 분야의 미래예측도 경제나 주식만큼 어렵습니다.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신기술에 대해서는 예측이 더더욱 어렵습니다. 예를 들자면 이렇습니다.



1866년 영국 출신으로 당대 최고의 물리학자였던 J.W 레일리는 "나는 열기구를 제외하고는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것에 눈꼽만큼의 믿음도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7년 후 라이트 형제는 그들의 만든 최초의 비행기를 타고 노스캐롤라이나 주 키티호크 상공을 날았습니다.




1956년 영국 왕립 천문학자 리처드 울리는 언론에 "우주 여행은 말되 안되는 소리야"라고 말했지만 그로부터 불과 1년 후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 유인위성 스투프니크 1호를 쏘아 올림으로써 우주 경쟁이 시작되었습니다. 미국 케네디 대통령이 “10년 안에 인간을 달에 착륙시킨 뒤 귀환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합니다. 나사 책임자는 대통령에게 하겠다고 말하면서도 스스로도 달착륙 성공에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고 합니다. 1969년 아폴로 11호가 지구를 떠났고 닐 알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에 발자국을 찍었습니다.




최근에는 사람이 운전대를 조작하지 않는 자율 운행 자동차가 화두로 계속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2000년 초반만 하더라도 "운전은 기계가 하기에는 너무 복잡한 행위이다."라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있었습니다. 십년이 지난 지금은 자율운행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제 자율운행 자동차의 등장은 시간 문제에 불과할 뿐이고, 도로에서 자율운행 자동차들이 주행하는 모습을 목격할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시간 문제일 것이다. 바둑을 정복하는 것 쯤은




왜 바둑에게 달려들지 않았을까? 경우의 수가 무한히 많다거나 복잡하다는 이유를 들어서 바둑이 체스보다 어렵기도 했겠지만 바둑이 서양의 연구자들의 흥미를 끌지 못했다고 봅니다. 바둑 자체가 서양에서는 큰 관심을 받지 못하니 관련 주제로 예산과 연구비를 따내기도 쉽지 않았을 겁니다.




바둑이 인지도가 약하니 체스대회나 퀴즈쇼에 출전한 제퍼디처럼 대중의 상대로 한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불리합니다. 그래서 조금 아쉽습니다. 바둑 정복은 동양에서 먼저 해주는게 좋지 않나 싶은데요. 동양의 과학자들이 바둑 정복에 어떻게 생각할려나요? 설마 안된다고 생각하지는 않겠죠.




저는 바둑을 모르지만 기계의 승리는 시간문제일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기술의 계속 발전합니다. 컴퓨터의 가장 큰 특징은 지수적인 성장을 보입니다. 무어의 법칙은 18개월 마다 2배식 증가하는게 대표적인 예입니다.



인간은 그런식으로 성장을 하지 못합니다. 역대급 바둑 챔피언이라고 해도 전성기가 지나면 기량이 쇠퇴합니다. 물론 새로운 챔피언이 등장해서 왕관을 이어받습니다. 인간이 유전자를 후대에 남기듯이 한 세대에서 다른 세대로 넘어갑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라고 해서 전임보다 능력이 2배 뛰어날리는 없습니다. 잘 해봐야 1.X배 정도 아닐까요? 2배 뛰어나면 역대급 소리를 듣겠죠. 후임자의 후임자는 2배 뛰어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컴퓨터 초장기. 그 기계적의 복잡함과 대수롭지 않았던 성능을 보았던 사람이 지금의 스마트폰을 상상할 수 있습니까? 불가능합니다. 지금도 스마트폰 시대를 예상하지 못해서 역사속으로 사라져 버린 기업들이 있습니다. 인간은 지수적으로 성장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아니 그 상상이 안됩니다.



지금은 바둑 대결에서 기계가 분명히 질겁니다. 듣자하니 지금의 알파고는 아마 수준이라고 하더군요. 정작 중요한건 지금 승부가 아닙니다. 인공지능이 여기에 발을 디딛였다는 사실이 중요한 겁니다. 매년 늘어가는 성능, 개선되는 알고리즘, 지수적 성장을 계속하다 보면 '인간 기계에게 바둑으로 지다'는 뉴스를 보게 될 날이 올겁니다.



바둑판으로 승부를 보는 문제는 어렵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똑똑한 사람과 돈, 그리고 충분한 시간만 있다면요. 미국 정부가 60년대 시행했던 달착륙 프로젝트처럼 인공지능으로 바둑 이기기에 투자한다면 무엇을 못하겠습니까? 기계에게 도덕을 가르치거나 감정을 불어넣거나 인간이 무엇인지 이해시키는 문제에 비하면 바둑은 복잡해 보일지언정 큰 언덕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기술 혜택은 한 때 불가능 하다고 여겨졌던 일입니다. 기술 발전을 지켜보면 안 된다고 말하는 쪽이 패배했습니다. '기계가 바둑으로 인간을 이길 수 없을까?'라고 질문을 할 때 쉽게 '아니요'라고 말할 수 없을 겁니다. 특히 유명인이라면 바둑으로 인간을 못 이긴다고 말하면 안 됩니다. 그 말은 기록되고 남겨져 두고두고 지식과 시야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겨질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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