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천재의 두 얼굴 사이코패스 : 왜 성공한 CEO 중에는 사이코패스가 많을까?

네그나 2016. 1. 22. 09:00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사이코패스는 반사회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사람을 잔인하게 난도질하면서 죽이는 연쇄살인마나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들이 영화나 드라마에서 악역으로 등장합니다. 사이코패스에게서 보여지는 특징은 무자비함, 보통 사람들보다 공감능력 등  반사회적이고 부정적인 측면만 보았습니다.



어떤 특성이 한 방향으로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최근에 읽고 있는 책이 서울공대 교수들이 쓴 <축척의 시간>입니다. 한국 산업의 미래를 위한 제언인 이 책에서는 강조하는 대목이 경험이 축척입니다. 좋게 말해서 경험의 축척이고 다르게 말하면 삽질을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험의 축척이 되지 않는게 우리를 여기까지 오게 만든 빠름입니다. 한국은 빠르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나라입니다. 세계에 이런 유례가 없습니다. 하지만 빠르게 발전한 만큼 그 대가도 치르고 있는 중입니다. 노벨상 시즌만 되면 한국은 빠른 성과를 원한다 장기적인 안목과 투자가 부족하다는 식입니다.






사이코패스에게는 긍적적인 측면은 없을까? 사회에서 사이코패스의 비율은 평균 1%인 반면 성공한 CEO에서는 그 비율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 사실은 무엇을 뜻할까? 사이코패스 성향이 사회적인 성공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뜻할까?



책에서 의하면 그렇습니다. CEO, 고도로 복잡한 기술이 요구되는 외과의사, 폭탄해제 전문가에서는 사이코패스 특성이 보여집니다. 그들에게서 나타나는 무자비함, 정신적 강인함, 카리스마, 매력, 설득력, 평점심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데 매우 유용한 자질입니다. 



바다에서 나타난 비정함. 당신은 못할지 모르지만 사이코패스는 한다.



1841년 3월 13일 리버풀을 출항한 윌리엄 브라운 호는 5주가 지난 4월 19일 빙산에 침몰해 침몰하기 시작했습니다. 30명이 넘는 선원과 승객들은 침몰하는 배를 버리고 7인용 구명정에 몸을 실었습니다. 여기까지만 쓰더라도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가 눈에 선하게 그려집니다. 구명정이 오랫동안 버티려면 누군가는 바라도 떨어져 나가야 한다는 것. 상황이 악화되자 일등항해사인 프랜시스 로즈와  선장 조지 해리스는 그 결단을 내렸습니다.



당연히 사람들은 로즈의 결정에 찬성하지 않았습니다. 로즈가 일부 사람을 죽인다면 그것은 살인이자 사악한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14명의 남자승객 모두가 희생되었고 살아남은 이들은 2명의 유부남과 소년1명 그리고 여성 2명이었습니다.




여기서 질문을 하자면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에 아무런 죄도 없는 사람을 향해 방아쇠를 당길 수 있을까? 일단 새가슴을 가진 저는 안됩니다. 머리로 그 상황이 이해가 된다하더라도 실행에 옮기는 건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설사 결단을 내렸다고 하더라도 무고한 사람을 살기 위해서 죽었다는 죄책감에 평생 시달려야 할겁니다.




배심원을 맡아 판결을 내리게 했을 때 성향에 따라서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사이코패스 성격 목록(PPI)의 저득점자는 판결을 내리지 못하고 고심한 반면, 고득점자는 정해진 시간에 판결을 내렸음은 물론이고 만장일치로 선원에게 무죄라고 판결했습니다. 한 연구결과에서는 사이코패스들이 이런 도덕적 딜레마에 대해 평범한 사람보다 휠씬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와같은 결정을 내릴 때 사이코패스들이 전두대상피질 활동이 저하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극한상황에서 결단을 사이코패스만이 할 수 있고 보통사람은 할 수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겁니다.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보다 쉽게 행동에 나설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인 이들에게 냉혹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어려운 결정에 맞닥드리게 되었을 때 우리를 대신해 선택해주기를 바리기도 합니다. 우리가 정치인, CEO, 리더에게 요구하는 항목이기도 합니다.




갇혀진 야수에게 듣는 현답


저자는 사이코패스를 더 알아보기 위해 범죄자 수용병원에도 가봅니다. 당연히 주제는 그들이 가진 특징 사이코패스입니다. 사이코패스라고 하지만 듣다보면 '인간이란 무엇인가?' '도덕이란?' '용기에 어디에서 오는가?' 철학이나 도덕책에 다룰 주제입니다.



사이코패스 무자비함을 활용하지만 이런 무자비함은 대체로 매력적인 외양에 감춰집니다. 책에서는 매력을 보여주는 일화가 등장합니다. 어렸을 적 저자의 친구는 역사 숙제를 해오지 않았습니다. 친구는 저자에게 숙제를 빌렸고. 그 다음은 어땠을까? 놀랍게도 숙제를 자기가 가로챘습니다. 결과적으로 숙제를 하지 않은 건 저자가 되었습니다. 뻔뻔하게도 친구는 어떤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고 그 상황을 유유히 넘어갑니다. 웃긴 사실은 이겁니다. 친구도 쉽게 뒷통수를 때릴 수 있는 사람과 여전히 친구로 지내고 있는 자신입니다. 사이코패스의 매력입니다.



사이코패스들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합니다. 그들이 폭탄해체 전문가, 특수부대원, 투자자, 외과의사등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행동합니다. 의심할 나위없이 매력과 집중력은 강력한 조합이자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유용한 자질입니다.



매력에 대해서는 이렇게 정의합니다.


매력은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방에게 조차 호의를 베풀어서 그의 마음을 움직이고, 교묘하고 효율적으로 그를 당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것.


난 사람들이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지 못하는 이유가, 자신의 뜼을 고집한다 하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지를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어릴 때부터 깨달았어요.


그러니까 사람들은 자신의 뜻을 관철하려 애쓰는 과정에 흥분하게 되고, 그러다가 결국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망각하게 되죠. 오히려 원하는 것을 손에 넣는 것보다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는데 더 목숨을 걸죠. 한마디로 그냥 이기도 싶은 겁니다.


사이코패스는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는데 죄책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반대로 밟히는 쪽이 자신인 경우에도 좌절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가진 강철처럼 단단한 내면은 상처받기 쉬운 현대인에게는 부러운 능력입니다. 두려움을 모르는 성향과 강인한 정신 역시 새가슴인 저로서는 부럽습니다.


사람들은 용기가 미덕이라고 말하찮아. 그런데 애당초 용기가 필요하지 않다면 어떨까? 그러니까 애초부터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그 두려움을 극복하지 위한 용기도 필요없겠지.


(중략) 그래서 말인데, 나는 용기를 믿지 않아. 내가 보기에 사람들이 용기를 대다한 것처럼 떠받들면서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나와 비슷한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야. 사람들에게 용기가 미덕이겠지만 나한테는 타고난 자질일 뿐이지. 한마디로 용기는 일반인들이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 스스로 투여하는 마약에 불과해.



두려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처음부터 용기가 필요하지 않다. 유튜브에 보면 고층빌딩 위에서 아무런 안전장비를 없이 유유히 걷는 영상이 있습니다. 이건 그들이 용기가 대단한 게 아니라 두려움을 느끼지 못한다고 특성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걷거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일 역시도 두려움이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하면 됩니다. 그리곤 남들에 이렇게 말합니다.

"그냥 해"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두려움을 느낀 적이 없기에 그게 뭔지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지만 아무튼 내 생각에 두려움은 대부분의 경우 불필요한 감정이에요. 이런 말이 있잖아요.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들 중 99퍼센트는 실제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니 두려움을 느낄 필요가 없는거죠.


내가 보기에 문제는 사람들이 미래에 벌어질 일, 미래에 닥칠 불행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는 바람에 오히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다는 거죠. 사람들은 미래를 걱정하다가 지금 당장의 현실은 아무런 문제도 없고 완벽하게 잘 돌아간다는 사실은 망각하죠.


당신이 만난 특수부대 요원도 그렇게 말했다면서요. 당신을 굴복시키는 건 폭력이 아닌 폭력의 위협이라고. 그래서 말인데 왜 굳이 현실을 망각하고 미래를 걱정하죠. (중략)


두려움을 없애는 비결은 뇌가 지나치게 앞서나가는 걸 막는 겁니다. 이런 연습을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용기라는 쓸데 없는 습관도 없앨 수 있어요.


이 사이코패스들은 말은 현실만을 직시하고 지금 당장의 눈앞의 것만을 집중하라고 권하는 종교나 정신수양에서 주장하는 원칙과 비슷합니다. 평범한 우리는 집중을 해야 가능한 것을 그들에게는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갇혀진 야수들이 말이 인상적입니다. 마치 수년동안 산에 틀어 박혀 도를 딱은 현인처럼 보인다고 할까? 범죄를 저지르고 수년, 수십년 병원에 갇혀 있었으니 도를 딱는게 딱히 틀리지 않겠죠. 물론 현자들과 다른 방식이기는 하지만. 그들은 스스로를 제어할 수 없어 병원에 갇히게 되었지만 절제가 가능한 사이코패스라면 어떻겠습니까? 그들에게 내재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성공한 사이코패스들에게서는 다음과 같은 7가지 능력을 보입니다.


1. 무자비함

2. 매력

3. 집중력

4. 강인한 정신

5. 겁 없음

6. 현실 직시

7. 실행력.



이 항목에 다 맞아 들어가는 사람이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입니다. 동업자인 스티브 위즈니악에게 뒤통수를 날리고 자신의 딸을 부정합니다. 사이코패스는 배신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게 나올 때까지 직원들을 사악하게 들들 볶는 무자비함. 반대로 대중에게는 자신의 매력을 크게 어필했습니다.  설득력과 자기 합리화에도 굉장히 뛰어나서 사람들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조종하는 능력이 보입니다. 애플 직원들은 스티브 잡스가 현실 왜곡장을 펼친다고 말했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성공 요인으로 개인적인 차원에서 보자면 사이코패스 적인 성향 때문이라고 봅니다.

물론 개인적인 특성만으로 성공을 정의하면 안됩니다. 만약 스티브 잡스가 한국에게 태어났다면 어땟을까 질문을 해보고 답을 내보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를 찬찬히 들여다 보면 다른 사람들이 쉽게 따라하기 어려운 특징이 있습니다.



두려움이라는 감저을 느끼는 못하는 사람을  보고 그의 과감함을 배우라는 건 말이 안되는 것과 동일합니다. 물론 훈련을 하고 노력을 한다면 두려움을 느끼는 걸 줄일 수 있겠지만 애초에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왜 누군가는 위대한 CEO가 되는 반면 다른 사람은 정신병원에 갇혀있을까? 그 차이는 이렇습니다. 불확실한 사업에 뛰어드는데 두려움을 느끼지는 않는 CEO라도 우범지역에서 밤늦게 어슬렁거리는 대담함을 보이지 않습니다.



범죄자들은 7가지 성향을 적절히 발산하기 때에 따라 적절히 발산하기 보다 늘 최대치에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사이코패스의 문제는 그들이 사악한게 아니라 지나치게 뛰어난 것입니다. 사이코패스는 성능이 뛰어난 슈퍼카와 같습니다. 도로에 나가기에는 너무 속도가 빠른게 문제입니다.



악당의 두 얼굴



사람들이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이 실험에서 누가 가장 많이 도와주었을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가장 큰 곤경에 처해있을 때, 동시에 노골적으로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을 때 사이코패스들이 나서서 선행을 베풀었습니다. 사이코패스는 따뜻한 손길을 내밀지 않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 다른 결과입니다.



흔히 사이코패스는 공감능력이 없다고 말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라고 합니다. 양들의 침묵에서 살인마 버팔로 빌은 불편한 장애인 행세를 하며 여자의 동정심을 얻습니다. 사이코패스는 사람의 감정을 포착하는데 보통 사람보다 뛰어나다고 합니다.다만 보통 사람과 다르게 인식할 뿐입니다.



이 실험은 해석에 따라 달라지는데. 사이코패스들이 사람의 약점을 보고 본능적으로 먹잇감을 찾아 냈기 때문이란 설이 하나입니다. 긍정적인 측면을 보자면 이 같은 행동이 영웅집단이 보여지는 특성이라는 겁니다. 



경찰,군대, 응급구조 분야의 영웅집단에 속한 사람들은 사회친화적이지만 그들은 매우 거칠었습니다. 일반인들보다 스트레스 내성과 권위적인 측면인 강한 반면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 사이코패스 성향을 드러냈습니다. 범죄자들과 다른 점은 영웅집단이 마키아벨리, 자아도취, 무계획성, 반사회적 행위에 상대적으로 약한 성향을 보였습니다.



"영웅과 악당은 한 뿌리에 나온 다른 가지이다."라고 주장한 심리학자가 있었는데 매우 동감하는 말입니다. 악당의 특성이 따로 있지 않고 영웅이라고 악당적인 모습이 없는게 아닙니다. 히어로 영화를 보면 악당과 주인공은 서로를 거울로 보듯 같은 특징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잘 구성된 영웅신화, 히어로 영화에서는 악당이 비중있게 그려지고 악당의 모습은 주인공의 데칼코마니입니다.



반대로 이런 생각을 해볼 수도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영웅이 아닌 악당이 되었다면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까? 악한으로 기록된 인물들이 반대로 행동했다면 역사는 어떤 식으로 변했을까? 물론 선을 행하는 것보다 악에 물드는 일이 휠씬 쉽다는 걸 감안해야 겠지만 말입니다. 



현대사회에서 사이코패스가 더 늘어났을까?



현대사회에서 사이코패스가 더 늘어났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활동하기 좋아졌습니다.  연초 세계 곳곳에 주가가 폭락하고 있고 코스피는 1800선입니다. 사이코패스라면 주가 폭락에도 큰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겁니다. 보통 사람들의 심장에는 쿵쾅거리는 동요가 일어나지만 그들은 위기상황에서 심박수가 떨어집니다. 투자자에게 요구하는 항목이죠. 호들갑 떨지 말고 상황을 냉철하게 파악하라.



요는 이렇습니다. 현대는 감정을 불필요한 것으로 취급합니다. 우리는 일을 할 때 감정을 배제한 채 이성적으로 행동하기를 요구받습니다.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사회가 이렇게 변해다가 보니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쉬워졌습니다.





썰전에 나온 전원책이 이런말을 하더군요. "누구나 명성 만큼 추악하다. 그 자리에 오를 때 남을 밟고 오르는 법이다"  "가장 선두주자는 가장 사악한 자일 가능성이 높다."  감정의 배제, 무공감 사회로 변해갈 수록 사이코패스가 선두주자로 더 보일겁니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일부자리를 점유할 수 있어도 사회전체를 사이코패스화 시키지는 못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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