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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역습(our own device)

인간이 고안하고 발전시킨 9가지 물건의 은밀한 이야기



이 책은 테크놀로지와 테크닉이라는 두 단어를 통해서 일상에서 사용되는 사물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물의 역습은 젖병, 운동화, 안락의자, 건반, 안경, 헬맷 등 우리의 편의를 위해 고안하고 발전시킨 9가지 물건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의도한 그리고 의도하지 않은 현상을 다룹니다. 테크놀로지는 구조물, 도구,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말하고 테크닉은 우리가 이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보통 테크놀로지를 살펴보는 역사학자들은 보통 도구 자체에 주목을 합니다. 하지만 사물을 다루는 테크닉도 중요합니다.



테크놀로지와 테크닉과 상호작용으로 인해 발생한 예기치 못한 일들을 다루는데, 이것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신발에서도 찿을 수 있습니다. 신발끈은 이 책의 주제를 가장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도구인데, 운동화에는 온갖 첨단 소재가 이용되었으나 신발에 발을 고정시키는 방식은 200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부유한 국가들의 아이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신발끈 묶는 법을 배웁니다. 어떻게 배웠는지 구체적으로 기억을 하는 사람은 드뭅니다.신발끈 묶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에게 신발 끈 묶는 방법을 말로만 설명할 수 있을까? 모국어로 구사할 수 있다면 다른 언어로 설명을 해본다면? 행동으로 할 수 있지만 말로는 거의 설명할 일이 없는 암묵적 지식은 정말 중요합니다.




신발끈과 상호작용



단순한 사물을 다룰 때에도 종종 놀라울만큼의 수준 높은 기교가 필요합니다. 미국의 시인이자 철학자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자연에 대한 날카로운 관찰로 유명했지만 자신의 신발끈이 자꾸 풀리는 이유가 옭매듭이 아닌 세로 매듭으로 묶었기 때문임을 깨닫는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축구 선수들은 공을 차는데 방해가 되지 읺도록 바깥쪽으로 매듭을 묶습니다. 경험많은 하이커들은 지형에 따라 끈 묶는 방법을 달리하는데 급격한 오르막에서 발목이 삐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앞 심 쪽을 헐겁게 묶고 발목을 단단히 묶는 반면, 내리막에서는 아킬레스건을 보호하고자 반대 패턴으로 묶습니다.신발끈을 두 부분으로 나누기 위해서 이중 꼬임 매듭을 사용합니다.노련한 하이커들은 신발 구멍 몇 개를 건너뛰는 등 다양한 끈 묶기 기교로 하이킹 효율을 향상시키고 물집이 생기는 것을 예방합니다.



오래돈 테크놀로지는 새로운 소재와 테크닉을 흡수하면서 살아남고 상징적인 의미를 얻기도 합니다.신발 끈도 마찬가인데 신발끈에는 심지어 종교적인 함의도 품고 있습니다. 교리가 엄격한 정통 이슬람 사회에서는 모스크에 들어갈 때 신발을 신고 벗기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신발끈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신발을 벗고 집에 들어가는 관습이 있는 곳에서는 당연히 쉽게 신고 벗을 수 있는 신발이 인기입니다.



신발끈은 단체의 동질감을 표현하는 상징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북아메리카, 유럽, 그리고 아시아의 학교에서는 종종 색깔이 들어간 신발끈을 금지하는데 신발끈 색깔이 갱단과의 연관성을 상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발에는 끼웠지만 끈을 묶지 않은 신발은 젊은 시절 반항아의 훈장과도 같습니다. 또한 신발에 끈을 끼우지 않고 신는 것은 도심 빈민촌과 감오게서 유행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보수적인 옷차림을 추구하는 성인 남성 사이에서도 신발 끈을 묶는 테크닉에서 눈에 띄는 차이점이 발견됩니다. 유럽인은 발등 위의 끈이 평행하도록 십자끈을 꿰는 반면 미국인은 X가 연속으로 나타나도록 십자형으로 교체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언제 왜 이런 패턴이 나뉘었는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사회적 상호작용을 할 때 신발끈은 단순한 상징을 넘어 유용한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끈이 풀려서 다시 묶을 때 잠시 휴식을 맛보기도, 대화를 중단하고 상대를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을 얻기도 합니다. 런던의 한 기자는  그녀가 인터뷰한 한 금융업자가 불편할 정도로 개인적인 질문이 들어오면 안경을 만지기 시작하고 신발끈을 풀었다 묶었다 하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신발끈은 기만과 책략의 도구로 쓰이기도 합니다. 마라톤 경주에서 반칙을 저지르는 이들은 사이드 라인에서 신발끈을 묶는 척하며 숙이고 있다가 한 무리가 지나가면 자연스레 끼어듭니다. 미국 기자들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쿠바 야구 팀이 미국 팀을 이기기 위해서 신발 끈을 자주 묶어 경기를 지연시켰다고 생각합니다.



신발끈은 사물의 다른 용도를 찿아내는 우리의 창의적인 능력을 보여줍니다. 납작하고 질기고 곱게 땋아진 신발끈은 매듭 짓기가 쉬운 탓에 끈이 필요할 때 훌륭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신발끈은 비상시에 지혈대로 사용함으로써 사람을 살리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고 자살과 살인을 위한 사람을 죽이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감옥이나 정신병원에서는 새로 들어온 입소자들에게 신발 끈을 압수합니다.



신발끈은 신고, 벗고, 걷고, 뛰는 단순한 몸의 테크닉도 꽤 가치가 있으며 이로 인해 급진적인 혁명 대신 점진적인 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신발끈을 활용하는 새로운 테크닉을 개발한 것은 운동선수와 같은 젊은이들 그리고 범죄자들을 비롯한 사용자 집단이었다. 현대의 편조기는 복잡한 제어장치를 통해서 신발끈에 회사나 학교 소속을 나타내는 무늬를 넣을 수도 있습니다.이처럼 테크닉과 테크놀로지는 서로 강화시키고 변화시켜,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끊없이 진화합니다.




사물의 역습 에드워드 테너



스타크래프트가 한국에 끼친 영향



책을 읽다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가 생각났습니다. 신발끈이 단순한 도구를 넘어 다양한 의미를 지니닌것처럼 스타크래프트도 한국에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는 PC방붐을 몰고 왔고 학생, 직장인들이 당구장을 가는 대신 PC방을 가도록 하여 놀이문화를 바꾸었습니다. 멀쩡하던 당구장은 PC방때문에 큰 타격을 받게됩니다.



스타크래프트가 의도하지 않았던 현상은 프로게임의 등장입니다. 게임은 플레이 하면서 즐기는 게 목적이었는데 다른 사람의 게임 플레이를 보고 즐기는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게임을 잘 하는 것만으로 인기를 얻고 돈을 버는 직업인 프로게이머가 탄생되었습니다. 저 또한  '게임을 하는게 어떻게 직업이 되는가? 말도 안되는거다' 라고 했지만 어느새인가 즐기고 있었습니다. 쌈장 이기석은 TV 광고에까지 출연했고 스타크래프트가 만든 최고의 스타인 임요환도 탄생시켰습니다. 게임방송사가 만들어졌고 캐스터와 해설자가 생겼습니다. E스포츠를 취재하는 미디어가 생겨났습니다.



<사물의 역습 >운동선수들이 발전시킨 테크닉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혁식적인 테크닉이 등장할 때 마다 ( 이와 같은 혁신은 기존의 챔피언이 아닌 아웃 사이더들에게 나왔습니다.) 챔피언들은 도전에 굴복하고 사라져야 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에도 혁신적인 테크닉이 계속해서 등장했습니다. 게임을 계속 파고들어가다 보니 창의적인 테크닉도 많이 생겼습니다.한 예를 들면, 테란 마린 한기로 럴커를 잡아내는 신기한 테크닉도 등장했습니다. 개발자가 이 광경을 보고

'이런건 의도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IMF 외환위기 이후 PC방은 유망 사업은 각광을 받게되었고 전국의 거리에서 PC방을 흔하게 찿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PC방은 인터넷 인프라를 보급시키는게도 한 몫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는 1조 4천억원 이상의 산업효과와 15만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때문에 경제와 스타크래프트를 합성시킨 스타크노믹스도 등장했습니다. PC방 보급을 시작으로 한국의 게임산업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로고


한국에서 스타크래프트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하나의 사회적인 현상이었습니다. 하나의 게임이 인기를 얻게 되자 사회, 경제, 문화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고 상호작용했습니다. 의도치 않은 현상이 꼬리를 물고 나타났습니다. 우리가 하나의 기술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하는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진화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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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프로필사진 shg 신발을 벗고 실내로 들어가는 동양에서 조차, 벨크로가 신발끈을 퇴출시키지 못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네요, 사실 실용적인 관점에서 보면 신발끈이라는게 벨크로보다 나을게 전혀 없는데, 이상한 일입니다. 2013.10.29 22:01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negna.tistory.com BlogIcon 네그나 생각해보니 그렇군요. 편의성측면에서 벨크로 방식이 휠씬 편함에도 불편한 신발끈이 살아남았군요. 습관이랄지, 문화의 힘이 강력하다고 해야할까요? 2013.10.30 21: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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