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누기

빌 그로스와 스타크래프트, 시대가 이들을 만들었을까?

네그나 2013. 4. 9. 09:40

워런 버핏, 빌 그로스 그들은 운이 좋았을 뿐이다?



채권왕이라고 불리는 빌 그로스가 흥미로운 말을 했습니다. 자신을 비롯한 성공한 투자자들. 버크셔 해어웨이 회장  워런 버핏,소로스 펀드의 조지 소로스 회장은 위대한 투자자가 아니라 시대를 잘 만났기에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린 행운아라는 주장을 했습니다. 빌 그로스는 누구도 채권왕, 주식왕이라고 불릴 수 없다면서 시대가 이들을 성공적인 투자자로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시대를 잘 만났다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빌 그로스는 성공 이유로 신용팽창 시기를 꼽았습니다. 미국 닉슨 대통령이 1970년대 초 달러와 금을 교환하는 금태환 정책을 포기하자 달러가 시장에 대거 유입되는 신용팽창(credit expansion)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이로 인해 자산거품이 커졌고 쉽게 투자이익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워런 버핏


유동성이 줄어들고 신용팽창 시기가 끝나면 성공신화를 계속 이어가기 어렵다고 보는 모양입니다.  빌 그로스는 가장 유명한 투자자인 워런 버핏도 끌여들었는데, 버핏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합니다.



투자 세계를 들여다보고 나면  한 가지로 결론이 나더군요.'내가 이 게임에 뛰어들어 승자가 될 가능성은 없다' 그런데 웃기는 건, 결론이 이렇게 나왔는데도 자꾸만 기웃거린다는 겁니다. '아마, 나는 안될꺼야'라고 생각 하면서도 '나에게도 운이 따라 준다면...' 생각을 합니다. 마음 한 켠에는 '나 만은 다를지도.' 라고 믿고 싶어합니다.



운과 실력 가리기



투자, 금융시장에서 성공을 한 이유를 알아내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빌 그로스는 단기적으로 볼 때 투자에 작용하는 것은 운이라고 말했습니다. 동전 던지기를 예로 들면, 운이 좋아서 동전이 계속 앞면이 나오면 동전던지기 달인으로 불리게 됩니다. 시장에는 이렇게 운 좋은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 블랙 스완> 의 저자 나심 탈레브에게도 성공하는 투자자들이 의문이었습니다. 이렇게 생각을 해봅시다. 만 명의 펀드 매니저가 있다고 가정합니다. 해 마다 순전히 운 때문에 절반은 돈을 따고 절반은 돈을 잃습니다. 돈을 잃은 절반은 사라지고 살아남은 절반은 다시 투자 게임을 합니다. 5년이 지나면 313명이 남게 되고 10년이 지나면 9명이 남습니다. 이 9명은 순전히 운 때문에 돈을 법니다.


뛰어난 자산운용사, 투자자라 하더라도 오래시간에 걸쳐서 평균 이상의 실적을 내기는 어렵습니다. 워런 버핏이 정도가 유일하지 않을까. 과거를 뒤돌아 볼 때 세계 경제는 사상 최대의 상승장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절로 부가 증대되었고 인플레이션 때문에 부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행운으로 인한 성공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실패는 운이 나빳다고 생각하면서도 성공에는 그럴듯한 이유가 있다고 믿습니다. 10년 동안 운으로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성공 이유를 분석합니다. 어디 학교 출신인가? 무엇을 경험했나?  무슨 교육을 받았나? 취미는 무엇인가? 좋아하는 것은? 그들이 가졌던 것을 가진다면 나도 성공에 가까이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애플 배우기도 이렇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하고 경이적인 성공을 했을 때, 애플의 성공은 인문과 기술의 융합이라고 표현했습니다.애플 성공 이후로 인문학 바람이 불었습니다. 인문학 배우면 애플과 같은 성공을 가져올 것이라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있습니다. 그러나 인문학과 성공과는 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펼쳐 보세요. 기술과 인문학을 잘 아는 사람이 아주 아주 많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사람도 아주 많을 겁니다. 스티브 잡스 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사람도 많을걸요? 그들은 왜 스티브 잡스처럼 못 되었을까?


어떤 결과를 가지고 운과 실력을 가려내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하나의 게임이 성공했을 때 성공의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획자,CEO,뛰어난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 호의적인 언론, 열성적인 팬. 적절한 시기. 무엇이 성공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을가? 



팽창의 시기. 달리는 말에 올라타기



주목 할만한 성공 중 하나로 스타크래프트가 있습니다. 블리자드가 내놓은 실시간 전략게임인 스타크래프트는 말 그대로 광풍을 일으켰습니다. 게임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까지 하도록 만들고 PC방붐을 일으켰습니다. e스포츠와 프로게이머가 탄생하게 된 것도 스타크래프트 때문입니다. 스타크래프트가 끼친 영향이 워낙 커서 경제와 스타크래프트를 결합한 스타크노믹스라는 단어까지 등장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가 오랜 침묵을 깨고 속편이 발표했을 때, 사람들의 기대가 굉장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가 게임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으니 이런 기대는 당연합니다. 게임이 출시되고 뚜껑을 열고 보았는데 시장 반응은 기대 이하였습니다. 스타크래프는 전작 만한 인기를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그래픽이 3D로 변하고 변화가 있기만 스타2에 대한 평가는 좋은 편입니다. 좋은 게임이라고 평가받는데 바람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스타2는 인기를 이어받지 못 했습니다. 부진의 이유는 여러가지 분석됩니다. 실시간 전략 게임이 인기가 사라진 점.

너무 많은 게임이 나와서 경쟁이 치열해진 점, 게임 방송사와 갈등과 축소, 가장 중요해 보이는 사실은 세대교체가 적절하게 되지 않았습니다. 스타크래프트를 즐겼던 사람들은 나이를 먹고 사회로 나오게되면서 게임을 점점 하지 않게 됩니다.새로운 세대는 무슨 게임을 하나? 요즘에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은 리그 오그 레전드입니다. PC방에 가보면 쉽게 볼 수 있는 게임입니다. 스타크래프트의 자리는 LOL이 차지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2 패키지


그렇다면 스타크래프트는 왜 성공했을까? 물론 게임이 재미었어서 입니다. 재미없는 게임이 성공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게임이 재미있다고 해서 스타크래프트처럼 신화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재미는 있지만 성공하지 못 하고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 비운의 게임이 더 많습니다. 이렇게도 질문할 수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가 가장 재미가 있어서 크게 성공을 한 것일까?



스타의 성공은 내부적인 요인. 게임자체 보다 외부적인 요인 더 컷습니다. 네트워크 게임이 부족한 시절에 많은 사람에 다가갔습니다. PC방은 스타 보급에 한 몫했고 스타는 다시 PC방의 보급을 촉진합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현상은 게임의 스포츠화입니다. 스타로 게임 리그를 진행하게 되고 인기를 끌면서 스타는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집니다. 스타크래프트는 운이 아주 좋은 게임입니다. 스타 성공신화는 누군가 만들어서 한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스타는 빌 그로스의 말처럼 운 좋은 시기를 겪었습니다. 게임 시장의 팽창기에 적절하게 나와 가장크게 성공을 했습니다. 팽창기에 올라탄 게 또 있습니다. 바로 안드로이드입니다. 스마트폰 바람이 불고 갑자기 시장이 급격하게 팽창합니다. 사람, 소비, 돈, 기업이 몰렸습니다. 가장 큰 수혜자중 하나라면 구글의 안드로이드입니다. 안드로이드는 달리기 말에 올라타서 가장 멀리 나갔습니다.



성공은 잘 모르겠다.




운칠기삼(運七技三) '사람이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성패는 운에 달려 있는 것이지 노력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디'라는 말 입니다. 운이 7할이고, 재주(노력)가 3할이라는 뜻입니다. 곧 모든 일의 성패는 운이 7할을 차지하고,노력이 3할을 차지하는 것이어서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일을 이루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이 고사성어가 세상일을 잘 설명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빌 그로스의 말처럼 워런 버핏이나 그들은 세상이 만들어낸 억세게 운 좋은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게 좋은 시기를 만났는데 다른 결과로 나타납니다. 신용 팽창이라는 좋은 시기를 만났는데 성공한 사람은 소수일까? 열풍이 일어나도 좋은 시기가 와도 승자는 소수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만 사실 어떻게 해야 성공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환경이 늘 변하기 마련이므로 기회가 올 수 있습니다. ( 물론 그 기회를 알아채고 낚는 것은 별개의 일입니다.) 그 기회, 좋은 시기가 올 때 능력에 따라서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겠죠. 빌 그로스는 워렌 버핏이나 자신 같은 사람들은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고 위험을 감수한 과감한 투자를 하면서 수익을 거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변화된 환경에 적응과 도전. 이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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