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강남스타일과 유튜브, 이게 다 돈 때문이다.

 동양인이 미국 음악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불가능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몇몇 동양 가수들이 빌보드 차트에 오르기도 했지만 크게 주목을 받었던 가수는 기억 나지 않습니다. 가수를 꿈꾸는 한인 교포2,3세들이 왜 국내에 들어와서 활동을 할까요? 미국시장이 한국보다  휠씬 더 크고 성공만 한다면 부와 명예는 비교할 수 조차 없습니다. 그런데도 한국으로 옵니다. 그들 자신이 잘 알 겁니다.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동양인, 아시아인들이 미국의 주류에 편입 되기 힘들다는 사실. 주목받을 수 있는 한국으로 와서 활동을 합니다.

 최근에 흥미로운 일이 일어낫습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대박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유튜브 조회수가 4천6만백을 넘어섰고 조회수가 백만단위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유명인들의 추천과 입소문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하더니, CNN, LA타임즈, 월스트리트 저널 등이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꼭 봐야 할 비디오"라고 소개하면서 불을 크게 붙였습니다.싸이 본인 조차 강남스타일이 이렇게 인기를 끌줄 몰랐다고 말하고 신기해 합니다. 

강남스타일을 보고 난 뒤,개인적인 평은 '재미있다.' 정도 였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화제가 되었을까? 영화, 음악, 드라마와 같은 대중문화 특정 상품의 성공을 보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나의 취향과 대중의 취향은 다르다'는 사실. ' 강남스타일, 이 곡이  대박날 것이다.'라고 누군가 말했다면 저는 '재미있지만 그 정도는 아니야' 라고 말했을 겁니다.시장 특히 그 중에서 대중문화는 정말 이해하기 힘들고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강남스타일이 인기를 끌고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자 성공이유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싸이 강남스타일 성공이유

 강남스타일은 재미가 있습니다. 쉽고 경쾌한 리듬, 코믹한 뮤직비디오가 전파를 촉진합니다. 대중문화가 전파가 될려면 기본적으로 재미가 있어야 됩니다. 양자역학이나 슈뢰딩거 방정식을 재미있다고 소개할 수는 없을 겁니다. B급문화가 통했다고 해석하기도 하니다. 허접하게 보이면서도 마냥 허접하지 않게 보인다고 할까?

 강남스타일의 전파는 뮤직비디오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이해할 수 없으므로 언어보다는 말춤 같은 댄스에 집중을 합니다. 바디랭귀지가 세계 어디에서 통하는 것 처럼 춤은 어디서든 통합니다. 클럽을 연상시키는 분위기도 외국인들에게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 듯 보입니다.

노홍철의 저질댄스도 싼티에 한 몫한다.

 말춤이 성행위가 연상된다고 하기도 합니다. 단어 자체가 주는 재미도 있는데, 강남스타일 이라는 단어가 외국인들에게는 다르게 들립니다. 셀린디온의 All by my self가 오빠 만세 라고 들리는 것 처럼 강남스타일이 "오픈 콘돔 스타일(Open Condom Style)"로 들리는 모양입니다. 일본인들에게는 "가슴이 건담 스타일"로 우연찮게 둘다 성적코드를

담고 있습니다. 성적인 단어가 주는 재미로 인해서 더 많이 확산되었을 겁니다.

 강남스타일은 전세계를 강타했던 마카레나와 국내에서 화제를 모았던 뚫흙송과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강남스타일은 일시적인 인기(fad)라고 생각되지만 향후 싸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 질 수도  있겠죠.

무료로 공개할 수 밖에 없는 환경과 유튜브

 싸이의 강남스타일 내적요인에 집중을 했다면 이번에는 외적요인인 배경에 집중해 보겠습니다. 싸이 강남스타일 성공을 다루면 빠질 수 없는 배경이 유튜브입니다. 별 다른 홍보없이 유뷰트에만 올렸는데 그게 대박이 낫습니다. 누구는 미국시장에서 진출할려고 용을 써도 안되고 싸이는 그냥 통하고 세상일 신기합니다.

싸이가 유뷰트에 뮤직비디오를 올린게 뭐가 특별한가?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일본 같은 경우에 뮤직비디오 풀 버전을 볼려고 하면 유료로 결제를 해야 다 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일본처럼 할 수 없습니다. 뮤직 비디오 풀버전을 결제해서 볼 사람은 몇명이나 될까요? 거의 없을 겁니다.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해도 무방합니다.

 제작사도 그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유료 판매를 하기보다는 아예 무료로 공개를 합니다. 저작권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현실이 컨텐츠를 무료 공개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만약 한국에서 뮤직비디오 판매로 괜찮은 수익이 나오고 있었다면 유튜브에 무료로 공개를 했을까요? 그러지 않았을 겁니다. 손에 들어오는 수익은 누구나 포기하기 힘든 법입니다. 한국은 무료 공개하고 행사로 수익을 얻는 구조가 정착되었습니다.

한국이 온라인게임이 주류가 된 이유도 같습니다. 패키지 시장은 복제가 너무 심해서 수익을 낼 수 없었습니다.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초고속 통신도 같이 보급이 되어서 온라인게임을 시도할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패키지를 버리고 모두 온라인게임으로 이동했습니다. 더 나아가서 컨텐츠를 무료로 배포하고 유료아이템 판매로 수익을 내는 모델도 한국에서 가장 먼저 나왔습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생명체가 자신이 살고 있는 환경에 맞추어서 진화하는 것 처럼 서비스모델도 환경에 맞추어서 진화합니다. 돈이 안되니까 뮤직 비디오를 무료로 배포합니다. 음원도 거의 공짜 수준입니다.곡당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정액제이고, 유통비용 등 이것 저것 제하고 남으면 곡당 몇십원 떨어지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 상황이라면 차라리 공짜로 배포하고 광고를 붙이는게 낫지 않나? 생각할 수 있습니다.

 컨텐츠를 공짜로 배포하고 광고로 수익을 얻는다면 좋아할만한 회사는 어디일까요? 바로 구글입니다. 구글은 방송사와 영화제작사에 접촉해서 컨텐츠 확보를 할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공짜로 내놓을 생각은 없습니다. 반면 한국은 유료 시장이 없다 시피합니다. 그들에게 접근해서 제안할 수 있습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음반사들에게 접근한 것 처럼, '어차피 유료판매 잘 안되고 돈도 안되잖아.공짜로 배포하고 광고로 수익을 얻는게 어때?' 구글이 유튜브 광고를 하면서 무한도전를 비롯한 공중파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고 광고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은 구글이 원하는 환경과 딱 맞습니다.

 유튜브와 싸이의 이해관계가 일치해서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대량복제될 수 있었습니다.유료 판매가 돈이 안되는 환경 으로 인해서 무료로 공개를 합니다. 저작권이 잘 지켜졌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겁니다.

직지심경과 쿠텐베르크의 금속활자, 둘을 가른 것은?

 1998년 시사주간지 라이프는 1000년동안 인류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인물 1000명을 뽑았습니다. 그 영광의 1위는 인쇄술을 보급시킨 쿠텐베르크입니다. 혁신의 역사를 논라라고 하면 인쇄술의 보급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인쇄술의 등장으로 책이 대량 복사되었습니다. 증세암흑시대가 막을 내리고 종교의 귄위가 내려갔습니다. 더 나아가서 산업혁명과 과학혁명으로 까지 이어졌으니 1위할만 합니다. IT의 영향력은 조금 과장되었죠. 인터넷이나 PC라면 정도라면모를까 지금 일어나고 있는 모바일 열풍은 과거에 비교해보면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습니다. 장하준은 인터넷보다 세탁기가 세상을 더 많이 바꾸었다고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금속활자는 한국이 세계 최초로 발명하고 사용했지만, 인류 문화사에 영향력을 미친 것은 독일의 금속활자이다.” 라고 미국의 부통령이었던 고어(Gore)가 1997년 베를린에서 열린 G7 회담서 말했습니다. 우리는 잘 알고 있지만 금속활자를 세계최초로 만들었습니다.

[직지]는 1377년에 인쇄되었으니, 1455년에 인쇄된 서양 최초의 금속활자인쇄본인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보다 무려 78년이나 앞선 것이 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금속활자 발명은 직지보다 훨씬 앞서서, 기록으로만 그 존재가 알려진 [고금상정예문]이라는 책은 구텐베르크보다 200년 이상 앞서 있답니다.

무려 78년, 200년이나 앞섯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금속활자는 어떤 영향을 끼치지 못했습니다. 엄청난 혁신이 될 수도 있었지만 세상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했습니다. 처음이 중요한게 아닙니다. 아이폰이 최초의 스마트폰이라고 주목하는게 아닙니다. 아이폰의 영향력이 크니까 주목을 하는 것 입니다.

 쿠텐베르크가 무엇을 했는지 봅시다. 쿠텐베르크가 인쇄했던 것은 면죄부였습니다. 터키가 키프로스 왕국을 위협하자 독일교회는 쿠텐베르크에게 면죄부 인쇄를 의뢰합니다. 교회 입장에서는 좋았을겁니다. 손으로 일일이 필사하는

것보다 면죄부를 더 많이 만들어 낼 수 있었으니까요. 인쇄술은 돈을 만들어내는 기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보였습니다.

 면죄부는 잘 팔려나갔습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사건이 생겼습니다. 면죄부가 대량으로 팔려나가고 성경이 대량보급되자 종교개혁이 일어났습니다.마르틴 루터가 면죄부 판매를 비난하는 95조 반박문을 써내어서 교회에 붙이고, 이 내용은 다시 인쇄되어 독일로,유럽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쿠텐베르크의 인쇄술이 면죄부 판매로 교회 재정을 살려지만 그로 인해 종교 개혁의 불씨를 퍼트렸습니다. 루터의 독일어 번역 성경이 인쇄되어 보급됨에 따라서 독일 표준어가 확립되는 역할도 맡았습니다. 인쇄술은 의사소통이 힘들었던 사람들을 하나로 묵어주었고, 하나의 민족국가의 탄생과 과학혁명이 일어나게 만들었습니다.

쿠텐베르크는 돈 벌 궁리를 하다가 세상을 바꾸었습니다.

이게 다 돈 때문이다.

쿠텐베르크가 세상을 바꾸자고, 종교개혁을 할려고 한 것은 아닙니다. 그는 단지 돈을 벌려고 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 면죄부를 대량 인쇄했습니다. 이 행동이 의도치 않게 혁명을 불러왔습니다.( 하지만 정작 쿠텐베르크는 돈을 벌지 못했습니다.) 반면에 금속활자와 같은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 봤자 그것으로 끝입니다. 금속활자를 만들어 봤자 어떤 이득을 볼 수가 없습니다. 이득을 볼려면 어떤 배경이 있어야 할까요?

돈이 유통이 되어야 하고 물건을 구매할 시장이 있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재산권이 보호되어야 합니다. 기껏 열심히 일해서 벌어놓았는데 권력자들이 손쉽게 빼앗아 간다면 아무도 일 안할 겁니다.니얼 퍼거슨의 시빌라이제이션에서는 서양이 동양을 앞서게 된 이유 중 하나로 재산권의 확립을 듭니다.

 돈 때문에 세계사가 바뀌었습니다. 중국의 대항해가 정화. 영락제의 명을 받고 대원정을 나갑니다. 정화 함대 규모와 크기가 대단했습니다. 정화의 함대는 서양 함대보다 인원이나 배의 수에서 훨씬 앞섰고, 배의 크기만 보더라도 콜럼버스의 캐러벨선보다 정화의 보물배는 30배나 더 큰 컸습니다. 지금 우리가 미국 항공모함 을 보는 듯 했을 겁니다. 경로도 대단해서 동남아시아의 참파에서 말래카, 태국, 인도의 캘리컷, 스리랑카, 페르시아의 호르무즈, 아라비아의 아덴, 소말리아의 모가디슈, 케냐의 몸바사까지 명나라 깃발을 단 배가 오고 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대항해가 끝났습니다. 중국인들 스스로 배의 목재를 뜯어내고 항해 기록을 불살랐습니다.1424년에 영락제가 사망하자 뒤를 이은 홍희제는 “보물배의 원정은 아무 소용없는 일에 국력을 낭비할 따름이니 마땅히 중단해야 한다”는 유학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였습니다. 반면 서양인들은 신항로를 개척하고 탐험을 계속 했습니다. 왜냐하면 보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돈을 벌 수 있었기에 탐험을 계속했고 모험을 했습니다.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발견, 그 이후에 이어진 제국주의, 식민지 개척 모두 돈 때문입니다. 사양보다 기술이 휠씬 뛰어났던 중국인들에게 돈을 벌도록 장려했다면, 상업과 모험을 막지 않아다면 역사는 바뀌었을지도 모릅니다.

  세상이 바뀌게 된 이유중 하나를 보면 돈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쿠텐베르크가 종교개혁을 의도하지 않은 것처럼 싸이도 이렇게 될 줄 몰랐을 겁니다. 인쇄술은 성경과 면죄부를 손쉽게 대량복사 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유튜브는 싸이 이미지와 강남스타일을 대량으로 복제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싸이의 성공도 결국 돈 때문입니다. 돈이 안되니까 뮤직비디오를 무료로 공개했고 조건이 맞아 떨어져서 열풍을 일으켰습니다. 교회가 돈 벌려고 면죄부 판매하다가 무너진 것과 돈이 안되서 무료로 공개했는게 그게 돈이 되게 만들었습니다. 세상은 참 희한하게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