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누기

세익스피어와 게임의 공통점은?

네그나 2012. 2. 9. 20:00



게임의 부작용과 규제가 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한 언론이 게임에 관해서 성토를 하고 그에 화답하듯 정부
관계자들은 중독과 학교폭력이 '다 게임 때문이다.' 면서 규제 강화를 외치고 있습니다. 19XX 년대에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문제로 지목했다면 2000년대는 게임을 문제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게임이 아이들을 타락시키고 망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서 아주 유명한 한 사람이 생각납니다. 바로 세익스피어입니다. 세익스피어가 왜 생각이 낫냐하면? 그도 비슷한 공격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게임과 세익스피어의 공통점은?
바로 아이들을 망치고 있다.



< 천재 자본주의 VS 야수 자본주의 >라는 책을 보면 세익스피어가 어떻게 벼락출세를 했는지가 나옵니다. 28세의
세익스피어는 연극계에서 이름을 날리기 위해서 애쓰고 있었습니다. 세익스피어는 매우 야심찬 극작가 였는데, 당시 연극계 유력인사들은 떠오르는 샛별인 세익스피어를 못 마땅해 하고 비웃었습니다. 그에 굴하지 않고 세익스피어는 연극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을 물리치고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세익스피어도 젊은이들의 영혼을 망친다고 비난받았다.


하지만 세익스피어의 가장 큰 적은 시기 질투하는 동료 희곡작가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면 누구였을까요? 세익스피어 최고의 강적은 런던의 목사들이었습니다. 목사들은 대중문화가 젊은이들의 정신을 좀 먹는다면서 그것을 모두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것은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이죠.'게임과 만화, 애니메이션이 아이들을 망쳐요.'



분노한 목사 존 노스브룩은 세익스피어와 다른 극작가들의 연극이 사람들의 영혼에 상처를 내는지 열변을 토했습니다.


“ 연극 공연을 가보라. 그러면 거짓말로 아내를 속이는 법, 사람을 얻기 위해서 상대를 유혹하는 법, 죄를 짓는 법, 배반하는 법, 아첨하고 거짓으로 맹세하는 법, 왕자에게 불복하고 반란을 일으키는 법, 보물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다 날려 버리는 법, 도시와 마을을 약탈하고 짓 밟아 버리는 법, 우상숭배를 하고 신성 모독을 일으키는 법, 불결한 사랑 노래를 부르고 더러운 이야기를 담으며 그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법을 다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노스룩 목사의 말을 그대로 현대사회에 적용해도 별 다르지 않을 겁니다. 욕하면서도 계속 본다는 막장 드라마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누굴까요? 바로  어른들 입니다. 이 사람들이 가장 열광하는 주제는 바람 피우기, 불륜과 배신입니다. 권장할 만한 내용도 아니고 도덕적이지 않은 주제입니다. 그래도 보는 이유는 자극적이기 때문이죠. 도덕적인 공자 왈, 예수 왈 하는 드라마는 사람들이 안 봅니다. 그렇게 하고 살아야 하는 것은 아는데 재미가 없어서 안보죠.



무절제함과 부도덕을 퍼뜨리는 TV는 악의 근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서 악의 근원인 TV를
없애 버러야 할 겁니다.그러면 불륜 드라마를 보면 모두가 불륜을 지르는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런 주장을 하면 바보소리나 듣겠죠. 그런데 게임은 그런 주장을 합니다. 폭력적인 게임을 하면 정말 폭력적인 아이가 되는가?



노스룩의 주장도 완전히 틀리지 않았습니다. 현대 인기 드라마가 자극적인 불륜과 바람에 대해서 다루듯이 세익스피어도 자극적인 내용으로 사람들을 관심을 끌었기 때문입니다. 세익스피어의 작품의 코드는 뭘까요? 바로 폭력과
섹스입니다. 세익스피어 대표작품이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 봅시다.




< 타이터스 앤 로커니스 >에서는 타이터스의 딸, 라비이나는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아서 야반도주를 합니다. 그러나
새 남편은 살해되고, 라비니아는 남편의 죽은 시체 위에서 강간을 당합니다.( 와우..) 범인들은 라비니아가 자신들을 발설하지 못하도록 혀와 손을 잘라버립니다. ( 헉 -_-;) 그러나 라비니아는 이빨 사이에 작은 막대기를 꽂아 먼지
위에 이름을 씁니다.범인이 밝혀질 무렵에서는 복수로 무대 위 인물등 중 절반을 죽습니다.



햄릿에서는 자신의 어머니의 새 남편인 숙부 클라우디우스를 죽입니다. 오셀로는 망상으로 인해 자신의 아내인 데스데모나를 죽이고 자살합니다. 맥베세는 자신의 모시던 왕인 스코틀랜드 지배자 던컨을 죽이고 자살합니다. 세익스피어의 가장 유명한 작품인 로미오 줄리엣도 다르지 않습니다. 로미오는 라이벌인 파리스를 죽이고 자신 역시 독약을 마시고 죽습니다. 줄리엣은 로미오의 칼을 찔러 자살합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아무리 좋게 봐준들 비극으로 포장한 자살미화 입니다.

로미


레오나르도 디카프로오 주연의 로미오와 줄리엣, 자살을 비극으로 포장한 것 아닌가?






< 리처드 2세>에서는 영국의 북쪽 해안 침공으로 아일랜드에서 수천명이 죽고 주인공인 리처드 2세마저 살해당합니다.  리처드 2세는 연극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작품이라 들었습니다. 세익스피어의 나머지 작품들도 비슷한 주제들입니다.



세익스피어의 작품에 나타난 코드를 보면 뭐가 보이나요.  살인,복수,학살 강간, 배신, 분노, 자살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대작가가 이렇게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었습니다. 현재는 젊은 사람들이 고전명작인 세익스피어 작품을 잃지 않는다고 한탄합니다. 이제는 세익스피어 작풂은 권장도서에 올라가 있고, 청소년들에게 쉽게 다가 갈려고 만화로도 만들어 냅니다. 세익스피어가 아이들을 타락시킨다면 왜 자꾸 읽히려고 하는 것일까요? 바람직한 내용도 아닌데 말이죠.






우리안에는 본능이라는 괴물이 있다.  게임은 왜 필요할까?



인간들은 생존을 위해서 유지해온 본능이 있습니다. 그것들 중에서는  금지하고, 억누르고, 숨기고, 혐오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여러 본능 중에서 인간이 생존을 위해서 타고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본능은 바로 섹스와 폭력입니다. 본능은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므로 유전자 조작을 하지 않는 한 사라지지 않습니다.



세익스피어의 자극적인 소재가 인기를 끈 이유는 바로 폭력과 섹스코드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성적충동 보다 폭력적 본능이 더 폭발적이고 억제하기가 힘듭니다. 우리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증오심과 분노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누구나 '저 새끼를 죽여버리고 싶다'라고 마음속에 품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이런 생각 한번도 안했다면 거짓말이겠죠. 학교에서, 군대에서, 회사에 한 번씩은 가져 보았을 겁니다.



살인충동은 갑자기 차가 끼어들때, 다른 사람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 폭력적인 충동 심지어 살인충동에 시달립니다. 자신의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으므로 ,특히 도로에서는 누구나 분노게이지가 상승합니다. 운전중에 살인충동을 자제하지 못하면 도로살인도 일어납니다. 

gta노골적인 폭력을 보여주는 gta



폭력과 섹스를 실제 행동으로 표현시키 않고 환상으로 가져가는 역할을 맞는게 바로 놀이입니다. 게임,영화,소설,음악 같은 대중문화는 사람들이 내재한 분노를 간접적으로 풀도록 하는 역할 맡고 있습니다. 마음속에 봉인된 괴물을 현실로 부르지 않고 잘 달래 주는 역할을 합니다.



마음속의 분노, 적개심, 증오를 간접적으로 풀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분노를 먹고 자란 괴물이 성장을 할 테고 그 괴물은 언젠가 현실로 걸어나오게 될 겁니다. 버지니아의 공대에서 총기난사하고 자살한 조승희가 대표적이겠죠.
현실에서 총기난사 하기보다 게임속에서 사람들에게 총질하는게 휠씬 낫습니다. 게임내에서 '헤드샷이다.'고 외치면서 분노를 해소하고 현실에서 참는게 휠씬 좋은거죠.


버지니아 공대에서 총기난사 후 자살한 조승희, 분노를 다스리지 못 하면 이렇게 된다.



그러나 게임을 하면 폭력적이 될 거라는 믿음은 변함이 없는 듯 합니다. 지금의 게임을 규제하는 정부관리 처럼, 런던시 고위관리들은 40 여년이 넘는 기간동안 세익스피어와 런던 연극 커뮤니티를 공격하며 온갖 방법으로 폐쇄시킬 궁리를 했습니다. 지금 게임을 공격하면서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부모와 정부당국과 다를 바 없는 모습입니다.. 



세익스피어 시대의 사고 아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익스피어와 게임은 아이들을 망친다고 공격받고 있습니다.
세익스피어는 누명을 벗었지만 게임은 여전합니다.




게임이 아이들을 폭력적으로 만든다는 믿을 만한 연구 결과는 아직 없어 보입니다. 게임이 몇몇 아이들을 중독시키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도 아이들이 게임만 하지는 못하게 만들 겁니다. 게임이 마냥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그렇다고 단점을 과장하거나 확대해석하면 안되겠죠. 문제의 원인을 똑바로 보지 못하게 만드니까요.



어른들도 마찬가지 이지만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보입니다. 게임에 왜 중독이 되는가부터 생각을 하고 분노,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를 생각을 해봐야할 겁니다.




포르노와 예술의 차이는 무엇인가?



자극적인 내용의 세익스피어가 명작으로 인정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간단합니다. 바로 부자들에게 인정받았기
때문입니다. 섹스와 폭력을 가난한 사람에게 팔면 포르노물이라고 대접받지만 부유층에게 팔면 예술작품이라고 불립니다. 포르노와 예술의 바로 이 차이입니다.



벤베누트 첼리니는 폭력과 섹스를 금과 은 제품으로 변형시키서 부자들에게 팔았습니다. 오늘날 첼리니는 저속하고 비열한 인간으로 불리는게 아니라 위대한 예술가로 불리고 있습니다.



폭력과 포르노를 화화, 사진, 영화로도 바뀐 뒤 부유층, 사회 지도층에서 인정을 받으면 예술로 대우 받습니다. 게임도 그럴 수 있겠죠. 게임이 어떻게 예술이 될 수 있어? 라고 묻는다면 여태까지 예술로 취급받을 것을 살펴보세요.
변기를 가져다 놓고, 혹은 코카롤라를 가져다 놓고 예술이라고 하는데 게임이라고 안되 리라는 법 없습니다. 게임도 스포츠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마르셀 뒤샹 샘


나의 사고로는 이해할 수 없는 마르셀 뒤샹의 '샘'




의문과 상상력을 못 가지면 삶을 바꿀 수 없습니다. 이런 편견을 극복한다면 성공의 기회 잡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성공은 항상 변방에서 나온 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자신이 주류도 아닌데 주류식 사고를 한다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 사고를 바꾸기 싫다면 삶에 만족을 하던지 로또나 해야겠죠.) 변방에서 성공을 하고 싶다면 주류를 깨는 사고를 해야 합니다.




이처럼 똑같은 내용을 가지고도  누가 인정을 해주냐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집니다. 범죄와의 전쟁에서 극중에서 검사 조범석이 ‘내가 깡패 라면 깡패인거야’라고 말을 합니다. 극중 검사의 말처럼, 부유층, 사회지도층이 예술이라고 하면 그 때부터 예술입니다. 여기에 토를 다는 사람은 없습니다. 나보다 똑똑하고 부자인 사람이 그렇다고 하면 대부분 사람들이 별다른 의문도 가지지 않습니다.

범죄



내가 깡패라면 깡패인 거야.
부유층이 예술이라고 하면 그 때 부터 예술이다.





게임을 하는 사회지도층과 기성세대는 찿기 힘들죠. 그들에게는 게임이 젊은이들의 영혼을 파괴하는 공공의 적이라고 생각될 겁니다. 시간이 지나고 사회가 변하면 게임에 관한 대우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겁니다. 게임이 인정받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세익스피어 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면 됩니다.



특히 한국의 주류들은 뭐가 되었든 해외에서 내린 평가라면 사족을 못 씁니다. 하찮게 보더라도 밖에서 대단하고
하면 생각을 바꿉니다. 보통사람들이 부자들에 내린 평가에 토를 안다는 것 처럼, 한국의 주류는 해외에서 내린 평가에 토를 달지 않습니다.

남들이 좋아해서 좋아하는가? 어쨋든 해외에서 인정받으면 좋은거다. 라고 생각한다.


하찮게만 여겼던 아이돌이 해외에서 몇몇 열성팬을 만들어 내니 주류 언론의 시선이 달라졌습니다. 마치 국위선양을 하는 사람들처럼 취급을 합니다. 웃기죠. 그들은 단지 돈을 벌러 간 것일 뿐인데요. 아이돌은 달라지지 않았고 달라진 것은 해외에서 인정받았다는 사실 하나 뿐입니다. 만약 게임이 스타워즈 처럼 하나의 큰 문화를 만들어 내고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게 된다면 시선이 달라지게 될겁니다.



게임에 열광하던 시절에는 게임을 마냥 긍정적으로 보았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난 뒤,  게임에 흥미가 떨어지면서부터 게임이 주는 단점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게임이 좋은 점도 있고 나쁜점도 있죠. 게임은 그 자체로 선과 악이 아니죠. 명절 때 모여서 하는 고스톱은 선인가? 악인가? 묻는 것과 비슷합니다. 적당히 하면 친목도모가 되겠지만 빠지면 파탄이 나겠죠. 말초적인 자극을 주는 포르노도 있고 보고 나면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혹은 사람의 인새을 바꾸는 영화도 있는 것 처럼 좋은 게임도 있고 나쁜 게임도 있습니다. 세상 만사, 사물은 좋은점과 나쁜점이 뒤석여 있고 명확하게 분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세상은 흑과 백이 아닌 회색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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