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TV

한 명을 살릴 것인가? VS 다수를 살릴 것인가?

네그나 2011. 2. 4. 18:00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TV를 보았는데, 케이블 방송에서 에<에너미 라인스>(원제 BEHIND ENEMY LINES)를 하더
군요. 오랜전에 나온 영화고 ( 확인을 해보니 2002년에 나왔군요.) 이미 보았던 영화라서 큰 감흥이 없었는데요.
한번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장면 있었습니다.


혹시 이 영화를 안 본 사람을 위해서 간단한 줄거리를 소개하면

젊고 패기만만한 파일럿인 크리스 버넷(오웬 윌슨 분) 중위. 크리스마스 전날, 한가로운 마음으로 보스니아의 내전 지역을 정찰 비행 중이던 그에게 갑자기 미사일 세례가 퍼부어진다.


순식간에 적진의 한가운데(Behind Enemy Lines) 갇혀버린 버넷은 사방에 깔린 부비트랩과 장갑차로 무장한
군인들, 저격수의 추격으로부터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 그리고 단순한 정찰기에 미사일까지 발포하면서까지 감추어야 했던 것이 무엇인지 그 숨겨진 비밀을 밝혀내야만 한다.


항공모함의 제독이자 버넷의 상관인 리가트(진 해크만 분). 최첨단 위성 시스템을 통해 버넷의 위기를 파악해내고 해병 최정예 부대를 투입, 그를 구출하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게 되는데.
 -출처 네이버 영화-


간단히 말해서 적진에 고립된 조종사의 생존사투를 그린 영화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하는데 전쟁영화가 으례히 그렇듯 미국을 미화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자체에서 관심이 있다기 보다 처한 상황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내용 중, 적진에 고립된 조종사를 구출할지 말지 고민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조종사의 항로 이탈입니다. 나토와 세르비아 간에 협정이 되어 있는 상태 에서 미국이 먼저 위반을
한거죠. 비상상황 이지만 군 수뇌부는 구출작전을 승인하지 않습니다.  만약 구출작전을 하면 협정이 깨지고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고립된 조종사를 내버려 두는게 무책임 해 보일수도 있지만, 수뇌부의 판단이 틀렸다고 말할수도 없습니다.
만약 구출작전으로 인해 전면전으로 가게 된다면, 더 많은 사람의 목숨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점을 고려한
다면 아군구출 작전을 무조건 승인할 수도 없습니다. 



군수뇌부는 정치적으로 결정을 내렸지만, 이 결정의 기반에는 더 많은 사람의 목숨이 중요하다는 사고입니다.
결과를 예상하고 내린 결정이라는 거죠.





<한 명 VS 다수> 의 딜레마


EBS에서 본 '정의' 라는 강의에 나온 딜레마를 소개합니다.


당신은 전차 기관사입니다.  전차는 시속 100KM로 달리고 있는데, 선로 앞에 인부 5명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브레이크가 아무리 애를 써도 작동을 하지 않습니다. 고장이 난 것이죠. 이대로 라면 인부 5명이 죽게 될겁니다.  절망적인 심정인데 오른쪽에 비상철로가 보입니다. 그 비상철로에는 인부 1명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핸들은 고장나지 않았고, 마음만 먹으면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상황입니다. 비상철로 가면 인부 한명을 희생시키고 5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방향을 바꾸는 걸 선택합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5명을 희생시키기 보다 1명을 희생
되는게 낫다는 거죠. 물론 그대로 가야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제 이 상황을 변형시켜 봅니다.

이제 당신은 기관사가 아니고 구경하는 사람입니다.  전차선로가 내려다 보이는 다리 위에 있습니다.
기차는 브레이크가 고장난 상황이고, 철로에는 인부5명이 있습니다. 어쩔줄 몰라하는 상황인데, 옆에는 뚱뚱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을 밀면 기차를 세울 수 있습니다.  그러면 뚱뚱한 남자는 죽겠지만 5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남자를 밀어서 5명을 살려야 할까?

이 질문에는 많은 사람들이 남자를 밀어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한 명을 희생시키면 5명을 살릴 수 있는데도 남자를 밀면 안된다는 거죠.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는데도 그렇습니다. 첫 번째 상황에서는 결과를 중시했지만, 두 번째 상황에서는 동기도 판단에 중요시 되었습니다.



다시 영화로 돌아와서, 상황을 이렇게 만들어 보면 되겠습니다.



적진에 조종사가 고립되어 있다. 지휘관인 당신은 구출작전을 개시하고 싶지만, 그렇게 되면 전면전으로 가게
될 것이다.  전면전으로 가게 되면 무수히 많은 사람의 목숨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전쟁 으로 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고립된 조종사를 포기할 수 밖에 없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큰 대가를 치르더라도 한 사람이라도 구출해야 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될겁니다.   1차 세계대전의 원인은
사라예보에서 울린 2발의 총성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사람들이 단 2발의 총성 때문에 무수히 많은 사람이 죽게 될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총성 때문에 전쟁으로 갈수도 있는데, 작은 전쟁이 큰 전쟁으로 가는 경우는 말할 필요도 없겟죠. 특히 북한과 대치
하고 있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이런 상황이 쉽게 벌어질 수 있습니다. 아주 작은 충돌이 전면전으로 갈수 있습니다. 



연평도 사건도 마찬가지죠. 도발을 강력하게 응징하자니 전면전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돌이킬 수가
없습니다.그렇다고  가만히 놔두면 앞으로도 이와 같은 도발을 계속 해도 된다는 신호를 보내 주는 거죠. 제 2, 3의
연평도 사태가 발생할 수 도있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이라서 결정을 내리기 힘듭니다.



기차기관사의 경우처럼 결과를 중요시 한다면, 조종사를 포기해야 겠죠. 소수의 희생으로 다수가 살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결정이 마냥 좋을까요? 조종사 구출을 포기하고 평화를 선택했습니다. 평화를 선택한 대신 신뢰를 잃게
되겟죠. 



누구? 조직 구성원(군대)의 신뢰를 잃게 될겁니다. 다수를 위해서 한 사람을 포기하는 걸 본다면, 급박한
상황에서 아무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겠죠. 어차피 버려지는 것을 아니까 자신이 희생을 하지않을 겁니다.
이런 군대가 적과 싸운다면 승리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더 장기적으로 보게 된다면 이런 결정을 내리면 집단의 신뢰를 잃게 되고,그 집단은 붕괴되겠죠.




무언가 중요한 결정은 꼭 이렇게 옵니다. 명확히 결과가 나오는 결정은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죠.
정말 어려운 선택은 다급하게 옵니다. 진득하게 생각할 시간도 없습니다. 미룰수도 없기에 지금 당장 선택해야
합니다. 두 결정 모두 나름의 충격파가 오고, 한 가지를 선택하면 한가지를 포기해야 합니다. 



딜레마에 빠진 상황에서 선택하는 것은 힘듭니다. 아무도 정답을 모르기에 더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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