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누기

IT 에서는 졸면 죽는다

네그나 2010. 9. 20. 03:00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하락으로 고전하는 노키아가 쇄신의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CEO를 마이크로 소프트 출신인 스테판 엘롭을 내세웠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노키아가 마이크로 소프트와 협력을 강화할 것 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노키아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회복을 위해서 윈도우폰7을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른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는 노키아와 블랙베리가 자사 운영체제를 포기하고 안드로이드를
채택할 것이라는 전망도 합니다.



노키아가 자사 OS를 포기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노키아의 앞날은 밝지가 않습니다.
세계 1위라고 호령했던게 얼마 되지 않았는데 곧바로 위기상화으로 바뀌어져 버렸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노키아가 원도우폰7을 만들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봅니다.


1. 윈도우폰7은 시장 검증이 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마이크로 소프트가 만드는 원도우폰7을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 시장에 출시 되지도 않았습니다. 시장 검증을 못 받았다는 거죠. 시장 검증 조차 되지 않은 제품을 가능성만 놓고 모험을 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윈도우폰7이 크게 성공하리라 보고 있지 않습니다. 제품 성능이야 좋을지 몰라도 출시 시기가 너무
늦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국내에서는 더 답답한 상황이죠. 올해 출시되지도 않습니다. 그 동안 안드로이드와
아이폰과의 격차는 더 벌어지겠죠.


상품의 성공은 시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윈도우폰7이 시장에 출시되었고, 기반이 구축되어 있었다면 채택을 고려해 볼 수도 있지만 아직 윈도우폰7은 아무것도 이루어 놓은게 없습니다. 그저 마이크로 소프트 하나
믿고 전향하기에는 리스크가 큽니다.





2. 조직 구성원이 순순히 따라 줄까






노키아가 윈도우폰7을 만들려고 한다면 새로 부임한 스테판 엘롭의 결정을 할겁니다.
하지만 스테판 엘롭이 이런 결정을 내린다고 해도 조직 구성원들이 순순히 따라 줄지는 의문입니다. 


윈도우폰7을 채택한다면 미고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심비안이야 지금도 점유율이 높으니 포기하기에는 아쉽고 아직 미고는 검증받기 않았으니 미고 대신 윈도우폰7을 채택할 겁니다.


이런 결정을 내린다면 사내 정치 문제가 생깁니다.
미고를 포기한다면 회사 내부의 미고 지지 세력의 저항을 받을 겁니다. 미고를 위해서 투자해놓은 비용도
클데고 자리를 위협받는 조직도 생기겠죠. 



인텔과 협력도 미고를 위해서 하고 있고, 검색엔진인 야후와 손을 잡고 있는데 이걸 다 수정해야 합니다.
내부 반발이 거셀겁니다.


윈도우폰7을 채택할려면 정치 문제를 해결하고 가야됩니다.
설득과 무시를 병행하고 자신의 세력을 만들어야 할겁니다. 반대세력의 모함도 있을 수 있죠.
'스테판 엘롭은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보낸 스파이가 아닌가?'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CEO라고 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조직원들의 동의가 필수 입니다. 동의를 얻지 못하면 쫒겨날질도 모르죠.



북한관련 뉴스를 보면 김정일이나 열악한 북한 주민에 대한 뉴스만 나오는데요.
김정일이 의중이나 북한주민들의 민심보다 더 중요한 요소는 기득권층인 북한 군부와 정치 집단입니다. 
이 들이 어떤 결정을 해주는지에 따라서 권력이 바뀔겁니다. 지도자 보다 지원세력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절대권력을 휘두른 사람은 얼마없죠. 지도자들도 눈치를 봐야 됩니다.



여담으로 저는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북한관련 뉴스는 신뢰하지 않습니다. 특히나 정보기관에서 나온 뉴스는요. 서방 정부기관들은 이라크에 대량살상 무기가 존재여부 조차 몰랐죠.  그 결정으로 이라크를 침공했지만, 살상무기가 없는 바람에 망신만 당했습니다. 정보기관이 영화처럼 만능은 아니죠. 이라크도 이런데, 이라크보다 폐쇄사회인 북한 관련 뉴스는 신뢰할만한 정보가 나오지 않는다고 봅니다.





3. 역량의 분산




윈도우폰7을 채택한 폰을 만든다 해도 포기하고 만들기보다 하나 더 추가 할 가능성도 있죠. 심비안, 미고,
윈도우폰7 이렇게 3개로 가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역량이 너무 분산되죠. 심비안과 미고 2개를 밀기에도
어려운데 하나 더 추가하기에는 쉽지 않습니다.


애플의 아이폰이 완성도가 높은 이유는 하나의 모델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점이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닙니다.  장점과 단점은 동전의 양면이라서 한 쪽만 가질수는 없습니다.
애플의 문제는 아이폰4 수신불량 사건으로 잘 드러낫죠.  실수하면 대체할 모델이 없다는 점이죠.



4.  IBM의 교훈




잘 알려진 대로 IBM은 마이크로 소프트에 OS에 대한 권리를 넘겨줍니다. 이 결정은 역사상 가장 큰 실수 중
하나 입니다. 노키아가 원도우폰7을 만들어서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주도권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쥐고 될거고
노키아는 운신의 폭이 좁아지게 될 겁니다. 마이크로 소프트가 만들라고 하는대로 만들어야 하니까요.


모토로라가 자신들도 OS를 만들고 싶었지만 여력이 없어서 안드로이드를 사용한다고 했습니다. 삼성이
바다를 만들어서 보급하고 있는데, 삼성 정도의 덩치가 되니까 만들 수 있는 거죠. 삼성 아래의 기업은 시도 조차도 못 할겁니다.


노키아 정도의 덩치가 되니까 자사 OS를 시도할 수 있는데, 한번 손을 떼면 다시는 기회가 없죠.
당장 급하다고 자사 OS를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쉽죠. 적어도 시도는 해봐야 하는거 아닌가 생각할 겁니다.



노키아가 유럽 기업이라는 점도 생각을 해봐야죠. 미국 자동차 업계가 정부 도움을 받은 것처럼  정치적으로 도움을 받을 지 모릅니다. 노키아가 로비를 할 수도 있습니다.



로비를 한다고 해서 미고만 써라 이렇게는 안되겠지만 유럽의 주요한 시스템을 미고로 구성할 수 있겠죠.
안그래도 IT분야에서 제 목소리를 못내고 있는데, 유럽은 미국기업에게 시장을 다 내주기는 싫을 겁니다.



만약, 노키아의 신모델이 실패하고, 시장 점유율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더 이상 다른 카드가 없다면 자사OS를 포기하고 윈도우폰 7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될 가능서은 낮아 보입니다.
결론을 말하면 노키아가 자사OS를 포기하고 윈도우폰7을 만들 가능성은 낮다는 겁니다.




노키아가 자사 OS를 포기 하더라도 윈도우폰7을 채택해야 할 이유는 별로 없습니다.
차라리 안드로이드로 가는게 더 나아 보이거든요.  중국 처럼 안드로이드를 수정해서 독자적인 마켓을 탑재하는게 더 나아 보입니다. 대당 15달러에 달하는 라이센스 비용도 무시할 수 없어서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점도 마이너스 요소입니다.



'노키아가 안드로이드로 전향 할 것이다. 윈도우폰7을 채택할 것이다' 는 전망은 노키아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죠. 그 만큼 어려워 보인다는 이야기죠.





급한 길일수록 돌아가야 한다.




노키아는 좀 더 빨라지고 공격적일 필요가 있는데 이 역할을 스테판 엘롭이 해줄지 두고봐야죠.
그가 어떻게 노키아를 바꾸어 놓을지 궁금하군요.


새로운 CEO 영입했다고 곧바로 상황의 반전을 기대해서는 안됩니다. 벌써 부터 노키아의 혁신이 안먹혀
들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는데요. 사람 한명 바뀐다고 해서 곧바로 반전을 노리는 것도 웃기는 일입니다.


투자자들이 외면한 노키아의 혁신


이번에 나온 짐 콜린스의 최근 저작인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는가?'은 그간 성공과는 달리 실패 사례를
연구했더군요.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라는 책이 나오자 마자 몇몇 기업은 위기에 빠져버렸죠.
짐 콜린스 말대로 성공요인은 유효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성공 했기 때문에 실패하는 거죠.


책에서는 위기를 5단계로 분류합니다.  그 중에서, 기업이 위기에 빠지면 구원을 찿아 해매는 단계가 옵니다. 이 때 상황을 반전 시킬려고 무리수를 두는데, 혁신이니 개혁이니 변화를 외치게 됩니다.


이렇게 급격한 반전을 노리는게 오히려 위기를 심화시킨다고 합니다.
문제를 한 번에 다 해결할려고 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죠.


개혁도 좋고 혁신도 좋은데 급한 길일수록 돌아서 가야 합니다.







IT 에서는 졸면 죽는다





LG도 위기상황 입니다.
LG의 남용 부회장이 물러난다고 하는군요. 노키아의 위기보다 LG의 위기가 더 심각해 보이기는 합니다.
마땅한 반전 카드가 없어보입니다.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엔지니어들 합숙시키면서 개발한다는데요. 경영진의 무능 때문에 엔지니어들이 뒤집어 써야 하는군요.


엔지니어를 합숙시키는걸 보니 스타크래프트가 생각나네요. 설정을 보면, 테란 과학자들은 감금당해서
기술개발만 매진하죠. 게임의 설정을 현실로 볼 수 있으니 재미있다고 해야 하나요.



LG가 스마트폰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받는 것도 노키아와 비슷하네요. 스마트폰 때문에 변화가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시장의 규칙이 바뀌는게 이래서 무서운 겁니다. 



블랙베리도 상황이 좋지가 않습니다.  실적이 예상보다 좋다고 하지만 보안문제로 중동에서 차단당했던 일도
있고, 점유율 하락에 앞날이 밝지가 않습니다.


얼마전에는 림의 주가가 노키아를 추월했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환호성이 그치기도 전에 위기가 왔습니다.
IT 세상은 변화가 빠르죠. 잠깐 쉬었다가 정신을 차려보면 경쟁자들은 저만치 앞서나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졸면 죽는' 살벌한 판입니다.



과거에 성공했다고 해서 그 성공에 계속 유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현재 잘나가는 애플에게도 똑같은 위기가 올 수 있습니다.



경제전문지 포춘에서 애플이 현재는 잘나가지만 앞으로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애플 주식투자에
신중하라는 기사를 냇습니다.  일리 있는 주장입니다.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홈런을 터트린다는 보장을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시장은 카지노와 비슷한 면이 많죠. 계속 이길수는 없고 시간앞에서 영원한 승자는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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