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비디오 대여전문 업체인 블럭버스터가 파산신청을 했다고 합니다.
블럭버스터의 파산신청은 오프라인 유통에서 온라인 유통으로 권력이 이동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네요.
인터넷 인프라가 잘 발된된 우리나라에서 비디오 대여점이 어떻게 몰락했는지를 보면, 블럭버스터의 운명은 예정되어 있었죠.
어릴 시절을 생각해보면, 동네에 비디오 대여점이 슈퍼 만큼 흔했습니다.
시간만 나면 영화 빌리러 대여점에 갔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영화보기가 취미 중 하나였죠.
공중파 에서는 주말에만 영화를 방영 해주었는데, 이제는 공중파에서 영화 잘 안합니다. 지금은 케이블TV도 방영되는 영화도 많아서 보기 쉽고 많아졌습니다.
비디오 대여비도 처음에는 2천원, 천원 했다가 나중에는 가격 경쟁으로 200원, 300원씩 받고 빌렸습니다.
시장이 포화되고 경쟁이 치열해 지면 가격 경쟁으로 가는 거죠. PC방도 처음에 나왔을 때는 2000원씩 했는데 지금은 500원 받는데도 많습니다.
성업하던 비디오 대여점은 결국 다 죽었습니다.
인터넷에 등장하고, 통신망이 구축되고, 저렴한 가격에 무제한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이 되니까
더 이상 오프라인 대여점은 발 붙일 곳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비디오 대여점이 퇴출된 이유는
손쉬운 복사문제도 한 몫하겠죠. 조금만 노력하면 영화 찿아 보는 것은 쉬웠으니까요.
넷프릭스(Netflix)가 우편서비스나 스트리밍 서비스를 들고 나와서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는데, 블럭버스터는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기술발전으로 인한 시대변화도 있지만 시대변화로 인한 사상의 변화도 있습니다.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이전에 금융업이 최고의 부가가치를 생산했습니다. 아주 세련되게 돈을 버는 방식이었죠. 돈이 돈을 버니까요.
당연히 모두들 금융업이 최고라고 믿었습니다.
독일같은 나라는 위기 전만 하더라도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금융위기 이후로 새롭게 조명 받았습니다. 금융보다 제조업이 더 발달해서 위기 상황에서도 다른 나라보다 더 잘버텼습니다. 반면 아이슬란드는
위기 이전에 금융으로 고속 성장을 했습지만 과도한 금융산업에 대한 의존은 국가를 부도상태로 몰아
넣었습니다.
한 시대에 신봉하던 가치가 시대가 변함에 따라서 바뀔 수 있습니다. 그게 기술이든 신념이든 사상이든
마찬가지 입니다.
절대와 영원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겠죠.
절대 변하지 않는 것은 '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사실' 뿐이겠죠.
새로운 서비스나 개념은 잃을 게 없는 자에게서 나온다
요즘 디지털 카메라에서 새로이 부상하고 있는것이 미러레스 카메라입니다. 크기는 컴팩트 카메라만 하고 DSLR 급의 화질에 렌즈 교환이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 올림푸스의 펜>
이 개념을 가장 먼저 제시한 회사가 올림푸스 입니다. 올림푸스는 DSLR 시장에서 입지가 작습니다.
기존의 DSLR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 못했고 기득권이 없었습니다.
< 소니의 넥스 >
정면승부 해서는 승산이 없으니 다른 곳에서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그래서 들고 나온것이 미러레스 카메라인 펜(PEN)입니다. 시장 반응이 예상보다 좋았습니다.
마치 '왜 이걸 이제야 내놓았는가' 식의 반응이었죠.
올림푸스가 성공하자 소니도 넥스(NEX)를 만들고 삼성도 NX10를 만들어서 미러레스 카메라 시장에 진출합니다. 캐콘과 니콘도 상황을 보면서 준비중일지도 모르죠.
여기서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미러레스 카메라가 DSLR 시장의 강자인 캐논이나 니콘에서 먼저 나올수 있었을까요?
실제로도 안나왔지만, 내부에서 만들자고 하더라도 안 만들었을 겁니다. 캐논이나 니콘이 미러레스 카메라를 만들어서 히트를 치면 DSLR 제품이 타격받을 수 있습니다. 동족 포식을 하는 제품을 자기 손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팀킬하는 제품을 스스로 만들어 내기는 어렵습니다.
블럭버스터의 경쟁자인 넷플릭스의 창업자 이야기를 생각나는데요.
연체료가 불어나서 DVD를 살돈이 넘어버렸습니다. 차라리 돈을 주고 사는 편이 나았다는 거죠.
반납을 못해서 연체료를 무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습니다.
순간 든 생각이 반납을 쉽게 하자는 겁니다. 그래서 넷플릭스를 만들고 우편서비스 시작했습니다. 우편함에 대연된 DVD를 넣으면 알아서 가져가는 거죠. 이 서비스는 굉장한 호평을 받았습니다. 더 이상 연체에 대한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었으니까요.
연체에 대한 불편함을 없애버리는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이 서비스를 블럭버스터에서 먼저 나올 수 있었을 까요?
나오지 못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을 가지고 있는 블럭버스터는 연체가 되면 다른 사람에게 대여해 줄 수
없는 구조입니다. 그 자체로 손해죠. 또한 연체료도 중요한 수입원이 이었을 겁니다.( 이건 신용카드 회사도 마찬가지 입니다. 연체 수수료가 짭짤하죠.)
이런면을 감안하면 블럭버스터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기는 에는 힘들었을 겁니다. 더 과감하게 보면 생각도 못했을 겁니다. 이렇게 할려면 당연한 사실에 의문을 가져하기에 내부에서는 나오기 어렵습니다.
새로운 서비스는 잃을게 없는 사람이,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 내기에 기득권에서 나오기 어렵습니다.
온라인 영화 서비스도 마찬가지 입니다.
블럭버스터에서 통찰력이 있는 사람이 '미래에는 모두들 온라인 으로 영화를 다운 받아 볼 것이다' 고 예상을 하고 온라인 사업에 진출하자고 했다면 사람들이 순순히 받아들였을까요?
'웃기는 소리 하지 마라' 라는 말을 들었을 것이고, 설사 받아들인다고 해도 문제죠. 온라인 사업이 성공하기 시작하면 오프라인 매장이 타격받습니다. 그러면 이해관계가 얻갈리게 되죠.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되는데
당장 수익이 큰 오프라인 사업을 포기하는 힘들겁니다.
이론상으로는 시대변화에 따라서 변신하면 된다고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게 아니죠. 자기 손으로 팀킬
못하고 자기 다리 스스로 자를 수 없습니다. 스스로 변신해서 고통을 겪느니 남들이 죽여줄때 까지 기다리는
선택을 하죠. 저 또한 마찬가지 일겁니다. 저 말고도 대부분 사람들이 이렇죠.
지난글에도 적었지만 기득권이 있고, 지킬게 있으면 변신하기 어렵습니다.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일을 추친해야 하는데, 이게 쉬운일이 아니죠.
스스로 변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 같습니다.
소유하기 보다 빌린다.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와중에 부산의 동보서적이 폐업한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부산 향토서점 '동보서적' 역사속으로
옛날 PC통신이 쇠락할 때도 정을 많이 붙여서 아쉬웠는데, 유서 깊은 서점이 폐업한다는 뉴스를 들으니
비슷한 기분이 드네요. 부산뿐만이 아니라 서울에서도 서점에 폐점한다는 뉴스는 많이 나왔죠.
요즘은 '하면 된다' '불가능은 없다'는 식의 낙관적 사고가 만능인 걸로 비추어 지는데, 해도 되는 게 있고
안되는 게 있습니다. 아무리 유능하고 낙관적인 사고를 가진 개인이나 집단이라고 하더라도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 는 없습니다
블럭버스터 파산, 동보서적 폐업을 보면서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권력이 이동하고 있는 걸 보고 있습니다.
책에서 본 분류를 따르면
'소프트웨는 무형의 자산'이라고 적혀저 있던 글을 보았습니다.
옛날에는 소프트웨어를 CD에 담아서 팩키지로 팔았기에 무형 이라는 말을 이해하기 쉽지 않았는데, 이제는 정말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프로그램 다운 받아서 설치하고, 영화를 실시간으로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손으로 직접 물건을 만져보는 행위는 없습니다. 소프트웨어가 존재하지만 사라져 버렸습니다.
'빅 스위치'라는 책을 보면 재미있는 사례가 나옵니다.
전력망이 대중화 되기전에는 공장 같은 곳에서 직접 발전소를 만들었습니다. 자가 발전을 해서 스스로 필요한 전기를 만들었습니다. 이런 방식은 전력망이 구축되면서 사라져 버립니다. 이제는 대부분의 기업이나
가정은 스스로 전기를 만드는 시설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신경쓸 필요도 없고요.
전기를 만드는 시설을 소유하는 대신 사용한 만큼 이용료를 지불합니다. 빌려서 쓰는 거죠.
통신망이 계속 발전하면 전기 처럼 소프트웨어를 빌려쓰게 될 수 있습니다.
필요할 때 꺼내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변하겠죠. 앞으로 음악이든, 비디오든, 소프트웨어든 디지털화 되는 재화는 소유하기 보다 빌려서 사용할 겁니다. 그게 더 싸고 편하게 먹힐 때가 올겁니다.
시대가 이렇게 변한다면 우리는 서비스 상품을 소유한다기 보다 빌려서 사용 한다는 개념으로 바뀌겠죠.
게임패키지 삿다고 자랑하는 일도 과거의 일로 남을 겁니다.
조금 과격하게 표현하면 소유의 종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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