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남성이 그럴 거예요. 전역을 하게 되면 군 관련 방송을 볼 일이 없게 됩니다. 그러다가 커뮤니티에서 누군가의 추천을 받아서 본 토크멘터리 전쟁사. '"군 방송이 뭐 있겠어"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봤는데, "아니, 군 조직에서 이런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말이야?" 곧바로 방송의 열렬한 팬이 되었고 지난 방송을 차례대로 보았음은 물론이고, 한 주에 한 편식 올라오는 방송을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옛날 무한도전을 기다리던 기분이랄까요.
군 관련 방송이지만 소위 말하는 국뽕 요소를 많이 배제시키고 ( 초반에는 안보 캐치프라이즈가 나오기도 하지만 ) 상황을 객관적으로 묘사하고 설명하려는 진행이 인상 깊었습니다. 역사 관련 프로그램은 지루해지기 쉽지만 4명이 만들어 내는 방송이 지루 않습니다. 전 국사보다는 세계사에 더 관심이 많은데 우리와 관련된 전쟁도 재미가 있더군요. 팔이 안으로 굽기는 하지만 깔건 확실히 까주니까요.
개인적으로 인상이 깊었던 편을 꼽아 보자면
일본 전국시대 통일전쟁 편. 재미있어서 몇 번이나 반복해서 보았던 편.
www.youtube.com/watch?v=dH87nDtf3jo&list=PLMVkaEHUCNifZmtAbntsh2QWizZosBhsg&index=112
30년 전쟁. 전 이런 전쟁이 있었는지도 몰랐습니다. 분명 배우기는 했을 텐데. 다 까먹은 듯.
www.youtube.com/watch?v=eDx_-BNA8jo&list=PLMVkaEHUCNifZmtAbntsh2QWizZosBhsg&index=80
유럽 전쟁사 준비하느라 임용한 교수님과 이세한 기자님이 고생이 많았다고 하더군요. 알기 쉽게 압축시킨 것도 대단.
대서양 전투 편. 전쟁사는 역시 2차 대전이 짱
www.youtube.com/watch?v=lzLsrmTwlIk&list=PLMVkaEHUCNifZmtAbntsh2QWizZosBhsg&index=59
참고로 이편을 보고 나면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그레이 하운드>가 쉽게 이해가 됩니다.
정말 기대했던 전쟁사가 2차 대전 스탈린그라드 공방전입니다. 누가 더 미친놈인가? 광기와 광기와 대결. 인간을 말 그대로 갈아 넣은 처절한 전투. 이세환 기자남과 임용환 교수님의 조사, 4명의 캐미를 기대했지만 200화를 마지막으로 종영시켰습니다. 갑작스러운 종영도 어이가 없고. 사기업이 아니라서 그런가? 쌓아 놓은 인기 프로를 내팽개치는 그 패가가 대단해 보였습니다. 다른 방송은 단 물 다 뽑아 먹는데...
책 제목을 써넣고. 정작 토전사 이야기만 했는데, 토전사를 열심히 시청한 사람이라면 책 내용이 낯설지가 않을 겁니다. 영상이 물론 알차지만 활자가 주는 재미가 있습니다. 쉽고 어렵지 않게 쓴 책이라 읽는데 부담이 없습니다. 아. 고민이에요. 과거보다 책이 눈에 잘 안 들어와서.
◆ 1인 미디어 시대
토전사가 종영이 된 이후. 출연진이 유튜브에 각자의 채널을 개설해서 활동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www.youtube.com/channel/UCXK_itQ6_JKltErZW_sQojQ/videos
요즘에는 유명 연예인은 물론이고 개인이 유튜브에 채널 하나식 만들어가는 분위기입니다. 토전사와 마찬가지로 갑작스러운 종영을 맞게 된 본 게임도 유튜브에서 계속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여기는 국방 TV를 벗어나기 표현이 자유로워져서 더 좋더군요. 이런 건 옛날이라면 상상할 수 없었죠. 프로그램이 종영이 되면 송출할 수 있는 수단이 없으니 끝을 맺어야 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 개인 홈페이지 만드는 게 유행했었고 다음으로 누구가 글을 쓸 수 있다는 모토로 블로그가 떴습니다. 후에는 인터넷이 소셜 네트워크 트위터, 페이스북이 유행했습니다. 이제는 영상의 시대. 모두가 방송을 하고 그 방송을 시청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키보드로 글을 쓰는 게 아니라 방송 편집이 더 각광받는 현재입니다.
더 나아가서 개인방송이 트렌드를 이끌어 나가기도 합니다. "너 인성 문제 있어?' 말을 유행시킨 가짜 사나이는 수백만 뷰를 기록했습니다. 과거라면 '인터넷 방송 따위가 어딜'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한 자릿수 시청률이 기록 중인 많은 프로그램들이 대중들에게 알려지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저도 TV 거의 안 봅니다. 혼자 살면 IPTV 신청하지 않을 거 같습니다. 넷플릭스 유튜브 시대에 공중파 방송사들은 고민이 참 많을 겁니다.
1인 미디어 시대와 쉽게 후원이 되는 시대가 온 것도 흥미롭습니다. 전 게임방송을 보면서, 만원 혹은 그 이상의 금액(10만 원도 터지는...)을 아무런 대가도 받지 않고 후원을 하는 모습이 이해가 안 되면서도 이해가 갑니다. 전 후원을 한다고 하면. 책이나 음반 혹은 다른 무언가가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건 후원이 아니라 거래죠. 그래서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이해가 가는 건. 내가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이라면 무언가를 해주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니까요. ( 토전사 4명이 호감이라 이렇게 간접적으로 홍보도 해주는 거죠. ) 참 사람이란 재미있는 동물입니다. 매우 이기적인 존재이면서도 이타적인 행동을 합니다. 작게는 잉어들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이나 고양이에게 물과 먹거리를 준비해주는 사람들. 자산의 생존과 유전자 전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지만 단지 즐거워서 합니다.
동물도 그럴지언데 사람이라면 더 강력한 동기가 마련됩니다. 따라서 창작자들이 더 나은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이 되었습니다. 고품질의 방송 혹은 강연, 저작물 등을 준비하려면 많은 준비기간이 필요하고 그들에게 수입이 있어야 합니다.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를 잡으려면 확실히 수익이 있어야 하니까.
옛날에는 메디치 같은 거물이나 빌 게이츠 같은 대부호가 후원을 주도했다면 현재는 개미들의 시대라고 보는 될까요? 그들의 후원으로 게임 스트리머라는 직업도 탄생을 했고, TV 방송 연예인이 아닌 새로운 직업군의 등장입니다.
1인 미디어 시대의 확실한 모델은 팬입니다. 후원을 해줄 수 있는 팬을 얼마나 모으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오프라인도 마찬가지죠. 방탄소년단이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고 하지만 세상일의 일부에 불과합니다. 일부이지만 그 열성 팬덤이 뭉치면 흐름도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장사도 그렇더라고요. 지금은 코로나로 중단되었지만 백종원이 늘 주장하는 내용은 간단합니다. 메뉴를 최소화시켜서 전문화를 하고, 재료비를 줄인다. 충성스러운 단골 고객을 확보시켜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어낸다.
성공은 자신을 열렬하게 좋아하는 팬을 얼마나 만들어 내느냐에 달려있습니다. 과거에는 연예인, 스포츠 선수만이 팬을 만들어 내었다면 지금은 누구라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나도 그렇고 당신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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