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배드 블러드 테라노스 사기 :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는 평범한 사람을 망친다.

네그나 2019. 8. 17. 00:10

배드 블러드 ( BAD BLOOD ) 테라노스의 비밀과 거짓말

존 캐리루 ( John  Carreyrouy )


 

미국 실리콘밸리의 메디컬 스타트업 테라노스 (Theranos)는 피 한 방울로 250가지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는 기술을 발표해서 주목을 받았고 10억 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지닌 유니콘이 됩니다. 테라노스에 투자한 사람들도 면면도 화려합니다. 대표적으로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은 무려 1억 2500만 달러의 거액을 테라노스에 투자했습니다. 이사진도 화려해서 정계에서 이름을 날린 사람들입니다. 국무장관 출신 헨리 키신저와 조치 슐츠, 상원의원 출신 샘 넌. 후에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방부 장관에 임명되는 4성 장군 출신인 제임스 매티스도 이사진에 합류합니다.

 

테라노스라는 유니콘을 탄생시킨 주인공은 엘리자베스 앤 홈즈(Elizabeth Anne Holmes) 스탠퍼드 대학 중퇴자입니다. 벤처 투자업계가 좋아하는 명문대 출신 중퇴자로 이야기하기 좋은 소재입니다. 더 극적이었던 남성 일색에 기술 세계에서 백인 여성이 스스로 창업해서 일구어낸 유일한 기업이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성공스토리를 찾아 헤매는 언론으로서도 구미가 당기는 소재이자 인물입니다.

 

하지만 테라노스와 엘리자베스 홈즈 모든 게 거짓입니다. 피 한 방울로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은 없었습니다. 그들이 말한 분석기 에디슨, 미니랩은 불완전하게 작동했습니다. 그들은 진실을 교묘하게 은폐해서 투자자와 언론을 속였습니다.    사실 교묘하지는 않았습니다. 의심스러운 징후는 있었고 그때마다 엘리자베스의 개인기(?)로 돌파를 했으니까요. 테라노스의 거짓이 밝혀지기까지 무려 15년이 걸렸으니 아주 성공적이고 대담한 사기극입니다.

 

 

 

 


스티브 잡스를 꿈꾸는 여자 엘리자베스 홈즈


 

엘리자베스 홈즈는 어떤 인물인가? 어린 시절부터 사업가에 대한 야망이 있었습니다. 일곱 살에 타임머신을 디자인했고 그 상세한 공학 기술 도면으로 수첩을 가득 채웠습니다. 홈즈의 집안은 '플라이 쉬면 이스트 컴퍼니'라는 크게 번창한 헝가리 이민자 출신이었습니다. 아버지는 미국 육사 출신으로 국방부 고위 관료까지 올라가 징병제를 모병제로 바꾸는 계획을 실행한 사람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노엘 홈즈도 집안이 좋았습니다. 엘리자 베스 홈즈는 대단한 상류층은 아니더라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지 않은 엘리트 중산층이었습니다.

 

아버지 크리스천 홈즈는 커리어상 주목할 만 점이 있습니다. 그가 2001년 휴스턴에서 가장 유명한 에너지기업 엔론(enron)에 입사하게 됩니다. 알다 피시 엔론은 사기, 회계부정으로 파산하게 되어 미국에 큰 충격파를 몰고 온 기업입니다. 홈즈 아버지가 입사한 그해 엔론의 사기행각이 드러납니다. 아버지가 잠깐 몸담은 회사는 부정으로 파산. 딸이 창업한 회사는 사기.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만합니다.

 

엘리자베스는 어린 시절을 위싱턴에서 보냅니다. 승부욕이 대단해서 게임에서 질 때면 문으로 달려 나갈 정도로 승부근성이 대단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에는 인기가 없었고 2학년 때부터 학업에 열중해서 좋은 성적을 냅니다. 출장이 잦은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중국어를 배우게 했는데 엘리자베스는 유창한 중국어 실력을 뽐냈다고 합니다.  기업가를 꿈꾸며 과학과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기에 스탠퍼드에 진학하고 명성과 부, 공공이 이익을 꿈꾸며 화학공학을 공부합니다.

 

엘리자베스는 테라노스를 창업하게 위해 스탠퍼드를 중퇴합니다. 여기서부터 모든 사건의 시작됩니다. 여러 사람의 증언을 보면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싹수는 보였습니다. 큰 야망과 강한 경쟁심, 목표 달성을 위해 자신을 몰아붙이는 점. 명민한 머리. 여자라는 점 역시 큰 플러스입니다. 경험 많은 중노년 남성들은 엘리자베스를 마치 손녀처럼 대하는 자세를 보여줍니다. 노련한 사람들은 손녀 같은 그녀를 보고 의심을 거둬들입니다. 

 

진실이 서서히 밝혀져 가면서 그녀가 가진 하나의 무기가 있죠. 뭐겠습니까?  자신이 여성이라는 것. 남성 세계에 들어온 여성이라서 공격받는다 라는 메시지를 보내려 했습니다. 차별에 호들갑 떠는 진보언론들이 덥석 물 메시지입니다. 테라노스가 엉망이라 이런 메시지도 먹히지 않았지만.

 

미모의 백인 여성...이라 하지만 사진으로는 잘 모르겠습니다. 미국인의 취향일까? 외모보다는 지성과 매력에서 온 아우라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엘리자베스의 가장 큰 장점은 사람의 끌어들이는 기이한 매력이었습니다. 엘리자베스를 직접 만나 대화를 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하고, 그녀를 믿고 따릅니다. 환상이 깨지기 전까지는요.

 

하지만 여기까지입니다. 백인 여성, 지성,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은 자신을 치장하는 이미지 메이킹에만 활용했습니다. 비전을 제시하고 여러 사람들 모아 기업을 이끌어갈 리더로서는 형편없는 능력을 보여줍니다. 그녀의 활동을 보면 셀럽 놀이, 여왕 놀이에 심취한 철부지 어린아이처럼 보입니다. 

 

대단히 철없이 보였던 점 중 하나.  책을 읽다 보면 '아니, 이 사람 스티브 잡스 빠돌이(아니 빠순이라고 해야 하나?)인가?' 예상대로 곧 엘리자베스는 열렬한 애플, 스티브 잡스 숭배자라고 확인되었습니다. 순간 생각했습니다. 스티브 잡스 신화가 또 한 명을 망쳤구나.

 

 

롤모델을 가질 수 있고, 누구나 가슴에 품는 영웅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게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녀가 가져간 건 검은색 터틀넥과 이미지뿐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공포로 통치하는 그녀의 왕국과 간신


 

테라노스의 기업문화는 역사책에서 나오는 폭정을 일삼는 군주와 공포에 질린 백성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누군가 그녀에게 반대되는 의견을 제시하면 어떻게 될까? 군주의 심기를 건드린 순진한 백성은 목이 날아갑니다. 엘리자베스는 자신에 반대하는 사람은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은 곧바로 해고되었고 의자는 비워집니다. 빈번한 해고와 교체는 곧 테라노스의 기업문화가 됩니다.

 

이래서 엘리자베스를 스티브 잡스 흉내 내는 얼간이라고 하는 겁니다. 터틀넥만 볼 줄 알았지 사람들을 어떻게 다루는지 경영하는지 몰랐으니까요. 개인적으로 스티브 잡스를 인물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능력은 뛰어나지만 인성은 참 글렀거든요. 그의 전기에서는 사이코패스로 의심된다는 말도 나옵니다. 스티브 잡스는 이 얼치기 여자와는 분명히 달랐습니다. 자신에게 도전해 오는 걸 즐겼다고 하고 또 그런 직원을 좋아했습니다. 아이폰 개발에도 그의 이런 태도가 반영됩니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틀렸다고 느끼면 언제 그랬냐는 듯 태연하게 태도를 바꿨습니다. 참 쉽지 않은 겁니다. 자신이 했던 말이 틀렸다는 걸 알 때 자존심 때문에 바꾸지 못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엘리자베스는 반대의견이 자신에게 도전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입니다. 사상 검증과 숙청을 통해 주위에는 예스맨이 넘처나고 간신들로 채워집니다. 어디서 본건 있는지. 주야장천 '안되면 되게 하라.' 식입니다. 많이들 보는 한국식 경영이죠.

 

폭정을 일삼는 군주 옆에는 반드시 간신이 있기 마련입니다. 비선 실세인 서니 발 와니라는 인물이 옆에 있었습니다.   인도인 출신인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에 근무하기도 했고, 닷컴 버블 전에 빠져나와 한 몫 단단히 챙기는 운을 얻습니다.  20살 많은 이 남자는 엘리자베스와 연인관계였습니다. 이사회에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엘리자베스와 헤어질 때 하는 인사가 인상적이었는데. 연인관계에서 쓰는 말이 아닌 '돈 많이 벌어와'였습니다.

 

 

서니는 COO 근무를 하며 공포통치를 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어떻게 운영했느냐. 폭군 옆에 있는 간신 그대로입니다. 서니는  대단히 권위적이고 거만해서 대부분 사람들이 싫어했습니다. 직장 내에서는 꼰대 그 자체의 행동을 보여줍니다. 엘리자베스와 서니가 사람들이 다룰 때 사용한 기술은 감시와 통제, 공포와 협박입니다.

 

 

1. 스티브 잡스의 비밀주의를 추종한 건지. 모든 정보를 통제해서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할 수 없게 만듭니다.  부서 간 공유가 되지 않으니 소통이 되지 않고 연구 개발이 어려움이 많습니다.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할 수 있는 직원이 없습니다.

 

2. 강한 통제는 명분상 기밀유지 때문인데. 직원들은 링크드인 프로필 부분에 테라노스 회사명을 적는 것조차 금지되었습니다.

 

3. 서니는 주기적으로 직원들의 이메일과 인터넷 검색기록을 감시했고 구글이 크롬 브라우저를 통해서 R&D를 감시할 수 있다는 이유로 크롬 사용은 금지되었습니다. ( 마이크로소프트에 근무까지 한 사람이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4. 뉴어크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단지 내의 체육관을 이용하는 걸 금지했습니다. 이유는 타회사 직원과 어울리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5. 직원들의 퇴근 시간을 감시했고, 늦은 퇴근은 좋은 사상을 가진 , 충성스러운 직원으로 인식되었습니다.

 

6. 마피아처럼 배신에 대한 처단(?)이 확실했습니다. 회사의 나쁜 글을 올리거나 해가 될 위험성이 있는 인물은 테라노스가 고용한 변호사들에게 정지 명령장을 받았습니다. 테라노스의 협박은 기밀을 유지하는 핵심수단입니다.

 

7. 엘리자베스와 서니는 폭군답게 절대 충성을 요구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여자 스티브 잡스로 내부적으로는 서니와 함께 폭군 통치를 하니 정신이 제대로 박힌 사람이 남아 있을 수 없습니다. 잦은 퇴사와 인원 교체. 내부의 사기는 떨어지고 심지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직원도 생겼습니다. 폭정이 15년간 이어졌다는 사실만이 놀라울 뿐입니다.

 

 

언론이 경영자를 띄울때가 조심해야 할 때.

 


왕국을 수호하는 기사단. 양복 입은 마피아들


 

회사의 핵심 자신은 병을 잘 진단하는 기술이 아니라 잘 숨기느냐에 달려있습니다. 테라노스는 최고급 변호인을 고용해서 핵심기술을 보호합니다. '핵심기술은 없다'라는 진실을 보호해야죠. 물론 변호인들은 이 사실을 몰랐겠지만. 몰랐을지 알았을지 모르지만. 투자금이 잘 들어와 쓸 돈이 있었습니다.

 

양복 입은 마피아들이 하는 짓은 하나같이 고상한 협박입니다. 사내 변호인의 높은 명성과 큰 소송 비용을 물게 될 수 있다는 위험으로 사람들은 공포에 떨며 입을 다뭅니다. 퇴사한 사람들에게 기밀 유출 방지 핑계로 협박을 일삼습니다.  유대인을 찾아 헤매는 나치 친위대처럼 테라노스의 내부고발자들을 눈에 불을 켜고 찾아다닙니다.

 

사실 확인을 위해 취재하는 언론에게도 은근한 협박을 합니다. 물론 변호사답게 법적인 문제가 없을 정도로 합니다. 그들이 원하는 건 공포로  사람들이 알아서 기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테라노스와 관계가 없는 기자가 취재하는 사람에게도 협박하는 걸 보면. 이 새끼들은 변호사인가? 조폭인가 헷갈릴 정도입니다.

 

 


몰락한 왕국 테라노스


 

카드돌려 막기 하듯 거짓을 일삼아 왔지만 언제까지나 진실을 숨길 수 없는 법.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에게 잡히게 되고 거짓된 테라노스와 엘리자베스 홈즈 신화가 밝혀집니다.

 

언론의 폭로에 비틀거리던 테라노스는 구조조정을 했으나 결국은 청산되어 휴짓조각이 되었습니다. 테라노스의 투자자들은 10억 달러의 투자금을 날렸습니다. 

 

엘리자베스 홈즈는 증권거래 위원회의 민사소송을 취하하기 위해 회사의 투표권을 포기하고, 주식의 상당 비중을 돌려주고 50만 달러의 벌금을 물어야 했습니다. 차후 10여 년 동안 회사의 임원 또는 이사로 재직할 수 없다는 데에 동의했습니다. 최근의 소식으로는 27세의 호텔 체인 상속자와 약혼했다고 합니다. 빈정거리며 말하면 사람 무는 재주는 있군요.

 

엘리자베스 홈즈의 전 남자 친구이자 최고 운영책임자이던 서니 발 와니는 결과에 따라 최대 20역의 징역과 24만 달러의 벌금을 물 수 있다고 하나. 크게 안 나오지 않을까? 정의 구현이 될까요? 않을까. 돈 많은 놈들은 피해 가겠지.

 

 

 

 

 


천하제일의 요리사를 죽여라


 

최근 국방TV(!)에서 토크멘터리 전쟁사를 즐겨봅니다. 그 프로에서 출연하는 임용한 박사가 일본 전국시대에 활약한 오다 노부나가의 성격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하더군요. 오다 노부나가가 미요시 가문을 제압한 뒤 일족을 다 죽여버리는데. 포로로 잡은 사람 중에는 전국 제일 명성을 가진 요리사가 있었습니다. 부하들이 가문과 관계가 없고 실력이 뛰어난 요리사이니 살려 달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오다 노부나가가 뭐라고 답했을까요? 힌트는 노부나가는 브랜드를 믿지 않습니다.

 

노부나가는 '직접 요리를 해봐라' 요리사는 자신의 목숨을 건 요리를 만들어 바칩니다. 결과는? 노부나가의 마음에 들지 않았고 요리사를 죽이라고 합니다. 죽게 된 요리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하고 다시 만들어 바칩니다. 2번째 요리는 노부나가의 마음에 들었고 목숨을 부지하게 됩니다.

 

첫 번째 요리는 왜 노부나가의 마음에 들지 않았을까? 일본 황실의 요리는 간이 심심한 요즘식으로 말하면 저염식 요리라고 합니다. 그런 요리가 맛이 있어봐야 얼마나 맛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사람들은 이게 고급이야 라고 하면서 먹었겠죠. 브랜드를 따지지 않는 노부나가에게는 황실 요리이건, 전국 제일 요리사이건 그저 맛이 없는 음식일 뿐이었습니다.

 

지금도 방송에서 맛집이라는 명성을 얻으려 합니다. 방송, 인터넷, 유명인들이 말한 맛집이 얼마나 맛이 있던가요? 유명해서 가보기는 하지만 기대에 미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호들갑 떨 정도는 아니죠. ( 방송이라 더 오버하는 것도 있지만)

 

 

오다 노부나가 초상화.

 

 

테라노스의 명성으로 인해 의심받지 않았습니다. 정계의 유명인사 투자자의 명성까지 등에 업은 테라노스는 그야말로 거칠게 없었습니다. 테라노스를 의심한다는 건, 그들의 권위를 의심한다는 것과 같습니다. 진실을 알리려는 사람들은 그 권위, 명성의 벽에 부딪혀 막힙니다.

 

하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테라노스를 의심할 정황은 많았습니다. 제대로 된 논문조차 없었고 테이터도 없었습니다. 동료학자들의 지지도 없었습니다. 그들의 허술함은 한 의사가 방송을 보고 블로그에 의구심을 표할 정도였습니다. 테스트 제품조차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테라노스가 그렇게 대단한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면  당연히 의료 벤처기술 투자자들이 있을만한데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조금만 조사를 해보았다면 신뢰할 수 없어서 테라노스와 제휴를 끝낸 회사가 몇몇 있었음을 알 수 있었을 겁니다.  이사회에는 의료 기술과 관련이 없는 정계 인물로만 채워졌습니다. 아래서부터 테라노스의 기술이 의심스럽다는 보고가 올라오지만 투자 기회를 놓칠세라 고위층은 무시했습니다.

 

 

물론 사람이 작정하고 속이는데 알아채기는 쉽지는 않겠죠. 그 잘나고 똑똑한 사람들이 신데델라 스토리에 속아서 넘어갔으니까요. 저 같은 사람도 똑같이 속을 겁니다. 언론이 펌프질을 하고 여자 스티브 잡스라고 치켜세우는 분위기에       '유명한 잘난 사람들이 투자하고 이사회는 빵빵하네. 믿을만하네' 생각했을 겁니다.

 

 

한 번만 확인해 보면 되지 않았을까? 직접 요리를 해보라고 말하면서. 반대로요. 유명세와 브랜드에 속지 않는다면 이걸 뒤집어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겉만 보고 명성만 보고 판단하면 미래의 큰 가능성을 놓치게 됩니다. 방탄소년단이 그렇게 유명해질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는 성공한 후에 포장되어 평범한 사람의 인생을 망친다


 

 

 

 

이런 일이 벌어질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언론이 만든 거대한 영웅 신화. 월터 아이작슨의 스티브 잡스를 읽고 스티브 잡스, 애플 신화를 추종하면서 사고를 치는 사람이요. 터틀넥과 청바지 입고 잡스 흉내 내면 내가 스티브 잡스가 되나요? 이건 토템이나 부적 숭배와 같습니다. 우사인 볼트와 똑같이 하면 내가 100미터 달리기를 제패할 수 있나?

 

스티브 잡스를 따라하고 싶다면 처음부터 똑같이 가야죠. 부모에게 버림받고 양부모에게 키워지며 청소년 시절 정체성에 대한 혼란도 겪어야 합니다. 스티브 잡스를 보면 그렇고 역사도 그런데 본질은 보지 않고 겉만 보니. 인문학 타령, 터틀넥만 보입니다.

 

 

스티브 잡스 추종하는 거 별거 없죠. 인기 많고, 돈 많고, 유명하니까. 그것만 보니 엘리자 베스 홈즈 같은 사람이 나옵니다. 사람들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어서 좋게 본다 한들 그녀가 가능성이 있는 인물인지도 잘 모르겠고, ( 큰 사기를 친 능력이 능력이라면 할 말은 없습니다. ) 자신에게 없는 능력이라면 다른 사람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런 리더십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큰 건 사람에 대한 욕심이 전혀 안보이더군요. 크게 성공한 사업가, 정치인, 장군은 사람에 대한 욕심을 아주 많이 내는데 전혀 없습니다. 유명세와 성공신화만 보니 토템 숭배를 하는 거죠.

 

 

애꿎은 월터 아이작슨이나 스티브 잡스 탓을 하게 되는데. 테라노스 몰락은 어설프게 신화를 추종한 사람이 벌이는 코미디였습니다. 본질은 뭐냐면. 너 자신이 되라는거요. 나는 나이고, 당신은 당신입니다. 내가 당신이 될 수 없고 당신은 스티브 잡스가 될 수 없습니다. 금수저, 흙수저, 나라가 다르고, 가정환경이 다른 사람인데 어떻게 똑같아 집니까?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과 기회를 최대한 이용하면서 내가 누구인지를 찾는 거죠. 그게 본질일 겁니다.

 

 

※ 배드 블러드. 범죄 스릴러처럼 흥미진진해 책을 단숨에 읽었습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이니 추천을 합니다. 테라노스의 성공과 몰락이 워낙 극적이라 당연하게도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감독은 빅쇼트의 아담 맥케이. 주연은 제니퍼 로렌스. 타이틀은 배드 블러드가 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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