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용과 같이 극 : 너무나 재미없고 지루했던 전투가 끝났다

네그나 2020. 6. 29. 22:07

최근 콘솔게임계에 핫이슈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기록적인 판매고를 달성한 후속작이라 많은 사람들의 기대가 컸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현상은  게임 리뷰어들은 9점 10점. 고득점을 기록한 반면 유저들의 평가는 그 보다 낫습니다. 물론 라오어 2가 좋을 수고 있고 나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의 생각과 감정에 정답은 없지요.

 

하지만 이상한 건 리뷰어들의 평가입니다. 강렬한 경험이었다며 10점 만점에 10점이라고 평가를 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일반 게이머들이 공감할 수 있는 평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참 이상한 일입니다. 사람의 생각과 느끼는 바는 모두 다다릅니다. 같은 걸 봐도 다르게 해석을 하고 평을 합니다. 그런데 비슷한 평이 나왔다?

 

라오어 2 평을 보고 연상되었던 심리실험. 1955년 애쉬(S. Asch)의 동조 실험입니다. 실험의 내용의 아주 간단합니다. 아래의 직선을 보면 누가 봐도 2번이 가장 깁니다.

 

실험실에서 실험대상자를 제외한 참가자들의 짜고 거짓을 합니다. 모두들 3번 직선이 가장 길다고 합니다. 그럴 때 실험대상자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말에 영향을 받고 자신의 태도를 결정합니다. 2번이 가장 길었음에도 3번이라고 거짓으로 말합니다.

 


집단 심리학자 체스터 인스코(C. Insko)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다수에 의해 동조하게 되는 것은 두 가지 정도의 이유가 있다. [1] 첫째로는 경험적으로 다수가 옳았기 때문이다. 즉 그들 다수에게는 자신이 갖고 있지 않은 다른 정보가 있기 때문일 것이고, 소수는 그 정보의 잠재적 가치를 인정하여 다수에 합류하게 된다. 둘째로는 집단으로부터 배척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이런 이유로 발생하는 동조는 특히 사춘기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서 흔히 관찰된다.


 

게임 리뷰어들도 모두 독립적으로 판단을 하고 평을 내린다면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들은 전작의 명성, 열성팬들의 존재, 다른 사람들의 평가. 리뷰어로서 개발사들의 관계를 고려하고 의식해서 나온 평가라고 봅니다. 누군가가 감동을 받고 10점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거의 대다수가 10점을 주는 상황은 의문입니다. 팬들의 분열적인 반응을 고려하면 누군가는 이거 완전히 망친 게임이군.라고 평을 하는 게 정상입니다. 당신은 2번이 가장 길다고 말할 수 있나요?

 

리뷰에도 불신이 나온 게 가장 흥미롭습니다. 게임 리뷰라는 건 조금 독특합니다. 게임의 내적으로 시스템과 반응을 평가하면서도 영화적인 연출을 통해 의미를 찾는 과정도 포함됩니다. 게임 외적으로는 마치 신용평가사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 게임은 우량등급이므로 AAA를 주고, 다른 게임은 부실하니 B를 줍니다. 메시지와 의미를 찾는 동시에 가치 측청을 합니다. 이 둘의 관계가 어긋나 버렸습니다. 의미는 찾았을지 몰라도 누군가에는 불량채권에다 우수등급을 매겨놓을 꼴입니다.

 

리뷰에 대한 불신의 댓글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리뷰어가 냉정한 평가를 하지 못한다고 여겨지고. 대중과 괴리된 상태로 등급을 내린다면 대중들이 얼마나 신뢰를 할까? 리뷰어가 항상 대중의 입맛에 맞추어야 된다고 하는 건 아니지만 공감대는 형성을 해야 된다고 보거든요.

 

라오어 2 리뷰 불신 사태로 가장 큰 수혜를 볼 대상은 게임 스트리머가 아닐까 싶군요. 리뷰도 못 믿겠다. 그러면 실제로 게임을 하는 사람을 믿자라는 겁니다. 리뷰는 게임사나 팬들 동조에 영향을 받을 텐데. 물론입니다. 하지만 직접 게임을 하는 것을 보고. 억지로 하는 게임은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게임을 구매를 할 때. 리뷰를 참고하지 않고 영상을 보고 직접 판단합니다. 실제 영상 몇 개를 보면 견적이 나오거든요.

 

마지막으로 라오어 2 팬들의 분열적인 반응을 보면. 지니어스 시즌2의 사태(?)입니다. 한국의 많은 커뮤니티를 뜨겁게 만든 사건이 있었습니다. ( 이건 본 사람들만 압니다. 설명을 하자니 길어서 ) 저에게는 그럴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이건 게임이니까. 연출을 하던 PD도 다양한 인간군상과 반응을 보여주기를 원했습니다. ( 뒤에 나온 소사이어티를 보면 확실히 이 태도입니다. ) 하지만 팬들은 크게 분노를 했습니다. 팬들이라고 하지만 모두가 분노를 한 건 아니겠죠. 저처럼 넘어간 사람도 있었을 테고. 분노한 사람들이 글로 반응을 보이니까요. 그들이 원한 건 공정한 룰 속에 치르는 게임이었습니다.

 

연출자와 팬들 간의 지향점이 달랐는데, 라오어 2도 그런 게 아닐까 싶군요. 글을 보면 알겠지만 전 라로어 1도 해보지 못했습니다. 플스 구입하면 꼭 하려고 했었는데... 팬과 감독 간의 괴리가 너무나 커서 터져 나오는 분노. 분노한 사람들의 글과 댓글을 보면 지니어스 2가 연상이 됩니다.

 

 

용과 같이 : 극

 

지금부터는 용과 같이 극 소감입니다. 앞서 라오어 2 사태(?)를 언급한 건 어떤 리뷰어는 아마도 오랫동안 플레이하지 않았을 겁니다. 정말 대충 맛만 보고 써 내려간 사람도 분명히 있지 않았을까. 그런 느낌이 드는 글이 있어요. 실제로 여행지에 가보지 않았는데, 적당히 팸플릿만 보고 소개를 한 여행책 같은 느낌이랄까.

 

저는 용과 같이 극을 엑스박스 원으로 즐겼습니다. (by GamePass) 엔딩까지는 15시간 정도. 제로를 나름 재미있게 플레이해서 PC 판 극을 가지고 있음에도 엑원으로 즐겼습니다. 결론을 말하면 제로보다 별로입니다. 동일한 배경, 재탕인 연출도 많고. 극의 단점 위주로. 마음에 안 들었던 점을 소개를 해보면.

 

1. 세가. 일본 개발사이니 일본식 감성이 들어있는데, 지금에 와서 정말로 싫은 게. 대충 던져놓고 찾아보라고 하는 겁니다. 특정 장소를 마킹하지 않고, 네가 일일이 조사해서 알아내. 방식. 짜증이 밀려옵니다. 여기서 더 나가면 공략본을 봐야 합니다. 극에서 2번 정도 알려주지 않고 네가 알아내 합니다. 그냥 구글 검색으로 루리웹 글 보고 해결했습니다. 검색을 해서 진행시키게 만들었으므로 감점. 제발 검색을 하게 만들지 마.

 

2. 극의 가장 큰 문제는 재미없는 전투입니다. 이는 제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전투에 가장 큰 불만은 흐름을 끊는 키류의 다운입니다. 평소에 펄펄 날아다니는 키류가 총에 맞거나 일격을 당하면 쓰러집니다. 키류가 일어나는 속도가 너무 굼뜹니다. 더구나 A 버튼을 연타하지 않으면 추가로 다운 공격을 당합니다.

 

후반부에는 총을 들고 나오는 적들이 많아서 더 짜증 납니다. 한쪽에서 다른 놈 줘 패고 있으면 총격을 가해서 짜증을 나게 만듭니다. 가장 최악은 마지막 장인데, 보스 하나 졸 둘에. 총을 들고 있어서 계속 총격을 당합니다. 여기서 정말 인내심이 사라져 폭발했는데, 옛날. 다크소울 3 프리데와 싸울 때 나는 그 짜증입니다. 정말 C8. 게임 족같이 만들었네. 절로 튀어나왔습니다.

 

얘가 가장 어렵고 스트레스 받게 만든다.
정말 욕 밖에 안 나온다.
왜 또 살아는건데? 이해하지 못할 구성.  불필요하게 어렵게 만들어 놓았다.

 

전투가 쓸 때 없이 깁니다. 보스에게 대미지가 정말 안 들어가서 무의미한 액션을 반복해야 하고요. 그중에서 최악의 회복입니다. 보스가 피 회복을 할 경우. 같은 기술로 바꿔 필살기를 먹이면 되지만 이거 모르는 사람 많을 걸요? 좀 때렸다 싶으면 피 회복을 하니. 차라리 다크소울 마냥 2 페이즈를 넣지. 뭔. 생각으로 넣었는지.

 

야쿠자 액션 게임으로 전투가 재미있어야 할 게임이지만 지루합니다. 정말 지루했어요. 버추어 파이터, 다이너 마이트 형사, 베어 너클 등 명작 액션 게임을 만든 세가가 왜 이렇게 지루한 액션 게임을 만드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버추어 파이터 5로 아키로 붕격운신쌍호장을 쓰면서 노는데, 용과 같이에서는 속도감 액션성이 보이질 않습니다.

 

다운 공격으로 느려 터지는 템포. 쓸 때 없이 긴 전투, 짜증이 나는 요소는 적들이 방어를 너무 잘하고. ( 슈퍼아머 상태 ) 일부 보스는 러시로 상대를 해야 합니다. 방어를 잘하는 적들은 전투가 무의미하게 길어지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후반부에는 이 모든 요소들이 합쳐져 노멀 난이도가 아닌 하드 난이도로 느껴지게 만듭니다. 엑스박스 기준 용과 같이 극 엔딩 본 비율이 10% 근처입니다. 기껏 열심히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3 대 1 전투에서 때려치우지 않았을까? 다시 말하지만 그 전투는 족같습니다. 정말로.

 

용과 같이 는 야쿠자 미화. 드라마 같은 전개 이런 것들보다는 너무나 재미없고 지루한 전투 때문에 감점입니다. 2000년데 중반에 나온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전투는 정말로 저에게는 폐급이라고 느껴집니다. 가장 재미있어야 할 분야가 가장 지루하고 따분합니다. 액션 게임을 좋아함에도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최신작인 7이 턴제 게임으로 바뀐 게 이해가 되더군요. 정말 재미없는 액션 게임이니까. 쓸 때 없이 길고, 지루하고, 어렵게 만들었으니까.

 

 

용과 같이 극 점수를 주자면 6점 정도. 나머지는 제로의 열 화판이라. 스토리가 궁금하지 않으면 흥미가 동하고 않고, 비슷한 류의 미니게임이라던가 다시 할 생각이 안 들더군요. 연달아서 시리즈를 하면 지루하고 하더니 그 말이 맞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토리는 야쿠자와 연계된 사람들은 모두 불행해진다는 전제를 잘 살렸더군요. 솔직히 말해서 사람들 등 처먹고 피 빨아먹는 배척해야 할 밑바닥 인생을 낭만으로 포장을 하면 안 되겠지요. 라오어 2도 반발이 일어나느게. 재미있는 전투 액션 게임을 만들어 놓고 살인과 복수에 죄책감을 가져라는 건 좀. 아니지요.

 

리메이크작을 너무 열을 냈는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게임은 과거로 돌아가 하는 게 힘듭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시스템과 UI, 유저를 고려하지 않는 난이도. 시대를 초월하는 게임을 만드는 건 상당히 어려워 보입니다. 그런 면에서 게임은 단순할수록 좋다는 닌텐도의 철학이 공감이 되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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