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바이오 하자드 6. 2시간만에 삭제한 이유

네그나 2020. 4. 11. 20:00

지금에서야 플레이해봤지만 구입은 오래전에 했습니다. 구매일자가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입니다. 6편이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 중에서 가장 나쁜 평가를 받은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기대가 높았는 모양이지. 아무리 망해도 기본은 해주지 않겠어?' 

 

직접 해보니까요. 예상보다 더 나쁩니다.

 

우선은 그래픽. 그래픽에 높은 비중을 두지 않기 때문에 구세대 게임도 잘 즐깁니다. 얼마 전에 했던 엑스박스 360 하위 호환 <닌자 가이덴 2>도 재미있게 잘 즐겼습니다. 바이오 하자드 6의 그래픽은 지금 보더라도 나쁘지는 않은 편입니다. 불만은 암부 표현이 심해서 잘 구분이 가지 않는 점입니다.

 

액션이 강화되었던 5편은 배경과 사물이 또렷하게 구분이 됩니다. 6은 액션에 더 비중을 두었음에도 어두운 배경에 답답함을 느끼게 만듭니다. 바이오 하자드 6의 전체적인 문제점인데, 액션과 호러의 어중간하게 발을 걸친 모양새로 이도 저도 아니게 느껴지게 만듭니다.

 

사소한 불만 중 하나로. 주인공들이 쓰러져 있는 좀비를 지나가면 걸리적거리는 연출이 있습니다. 이해가 안 되는 게 이딴 모션을 왜 집어넣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플레이하는 유저가 이동에 불편함을 느끼라고 만들었나? 좀비가 쓰러진 장소라서? 아이템이라도 있어서 걸리적거리면 이해라도 합니다. 불필요한 모션은 사소한 불만 중 하나일 뿐이지만 전체적인 게임이 매우 실망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에 더 크게 다가옵니다.

 

특정한 이벤트 씬에서는 걷는 속도가 매우 느립니다. 레온 편 시작부터 답답함을 느끼게 만드는데, 이도 호러적인 연출 때문인 거 같습니다. 배경이 서서히 다가오도록 느끼게 만들어서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의도로 보이지만 조작하는 사람 입장에서 짜증으로 다가옵니다.

 

최악의 UIㅜ중 하나. 무슨 생각일까?

 

 

6편은 전통적인 인벤토리 시스템을 버렸습니다. 이게 직관적이지 않습니다. 아이템이 어떻게 정리가 되는지, 무기가 어떻게 사용하는지 한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최악의 UI 중 하나라고 보는데, 아무나 데려놓아도 이 정도는 만들지 않을까? 직관적이지 않은 점은 UI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 나타납니다. 새로 도입된 체술 등. 기본적인 조작법을 게임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배우는 게 아니라 유저가 직접 찾아봐야 합니다. 로딩 때 팁을 알려주지만 순식간에 지나가기도 하고 그걸 유심히 보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겁니다.

스킬 포인트를 어디서, 어떻게 사야 되는데?

 

문을 여는데 QTE가 왜 나오는데?

 

2시간밖에 하지 않았지만 QTE 연출이 불필요하게 많습니다. 아니, 문을 여는 씬에서도 꼭 QTE를 넣어야 했나? 짧은 시간임에도 많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습니다. QTE가 자연스럽게 녹아든 게임은 술래잡기 게임인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라고 봅니다. 생존자가 발전기를 수리하는 동안 QTE가 발생되고 성공 유무에 따라서 진행이 바뀌는 등 자연스럽습니다. 영화적인 연출에 대한 반감. 유저가 멍하니 화면만 바라보게 만드는 문제에 대한으로 나오는 QTE지만 대부분은 불필요하다고 봅니다.

 

액션에 비중을 두었고 이게 재미있었다면 6편을 계속해봤을 겁니다. 액션조차도 별로였습니다. 좀비를 그로기 상태로 만들어서 근접 타격 공격으로 내치는 건 알았습니다. 몇 번 하니 레온이 헐떡거리면서 발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알고 봤더니 체술 게이지라는 게 있어서 관리를 해주어야 했습니다. 게이지는 가만히 있으면 자동으로 회복되지만 느립니다. 가장 빠른 회복 방법은 벌러덩 누워있으면 됩니다.  '이게 뭐하는 짓인지?' 여기서 흥미를 상당 부분 상실했습니다. 왜 기술 사용을 제한시켜 놓은 건지?

시원하게 액션게임으로 만들었다면 계속 해봤을 거다. 액션을 지향하면서도 호러 게임의 불편함을 가지고 있다.

좀비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원거리 투척 공격까지는 이해합니다. 경찰 좀비가 총을 난사하는 것도 이해합니다. 히드라 마냥 침을 뱉는 좀비는 ( 엄밀히는 등뼈이기는 한데.) 좀비인지 괴물인지 모르겠습니다.

 

점점 실망을 더해가다 마침내 게임에 대한 흥미가 잃어버렸습니다. 더 이상 패드를 잡고 있을 이유가 없기에 종료를 눌렀습니다. 많은 변화를 시도한 것 같기는 하지만, 그 변화가 매우 나쁘게 보입니다. 호러 게임인지 액션 게임인지 모를 정체성부터 해서 인터페이스, 조작, 배경 설정 등 한 마디로 총제적 난국입니다. 게임을 하면서 이 기획안을 통과시킨 사람의 의중이 궁금했습니다. 정말 될 거라고 믿은 것인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한 것인가?

원래 의도는 블럭버스터 영화같이 빵빵 터지는 거 아니였을까?
여기까지만 해도 나쁘지는 않았다.

플레이 한지 2시간이 채 못 되는 시간만에 삭제를 해버렸고 더 이상 할 거 같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의 영상을 봐도 흥미롭지가 않군요. 노골적으로 말하면 구입하는 데 쓴 돈이 아깝습니다. 2인 협동 모드, 용병 모드는 재미있다고 하나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바이오 하자드 6 점수를 주자면 4점. 무엇보다 2시간 만에 접게 만든 바이오 시리즈 중 처음인 거 같습니다. 레온 편만 하고 접었다는 글을 봤는데, 전 그렇게도 못하겠어요. 시간 낭비라는 생각만 들어서.

https://youtu.be/NXgOAFPFfa8?t=5270

다시 한번 느낍니다. 사람들이 하지 말라고 하는 건 다 이유다 있다는 것.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