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TV

보헤미안 랩소디 : 전사는 검을 쥐고 죽어야 한다

네그나 2020. 1. 8. 22:21

전설적인 밴드 퀸(Queen)의 일대기랄까. 아니 뮤지컬 영화처럼 보이는 보헤미안 랩소디 관람했습니다. 영화 제목이며 곡명인 보헤미안 랩소디는 음악은 감미로운데 시작부터 사람을 죽였어요. 한국 가요에 사람을 죽었어요. 가사는 있는지 모르겠군요. 잘 알려지지 않은 힙합이나 밴드에서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한국은 사랑이 주제라 아니라면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데 쉽지 않습니다.

 

퀸 하면 생각나는 게 학창 시절 친구가 퀸을 좋아했습니다. 얼마나 좋아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그거 있잖아요. 내가 훌륭한 음악을 듣고 있다는 자부심을 뿜 뿜 풍기던. 음악에서 흔하게 보루 수 있도 다른 문화상품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비디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는 모바일 게임을 하찮게 취급하고 내가 더 뛰어난 문화를 향유한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모바일 게임, MMO RPG에는 건드리지 않지만 다른 누군가에는 즐거움을 주고 고단한 일상에서 도피할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사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게임은 마이너 문화입니다. KPOP이 한류를 일으켰다고 해서 언론이나 기관들이 추켜세워 줍니다. 게임이 한국 주류사회에 더 나은 대우를 받으려면 딱 이겁니다. "한국 게임이 세계에서 한국인들이 기상을 널리 알렸다"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프로파간다입니다만 남들에게 기어코 인정받으려 하는 태도가 지금까지 오게 만든 원동력이기도 하고, 다른 부수적인 부작용( 예를 들면 저출산)을 낳은 원인이기도 합니다.

 

퀸의 일대기이지만 영화는 프레디 머큐리의 중심으로 갑니다. 그의 일대기를 보면 영웅 신화 그대로이군요. 소수에서 주류로, 마지막에는 전설이 되어 삶을 마무리짓기까지. 많이 알려져 있는 사실인데 프레디 머큐리는 이성애자가 아닙니다. 저도 잘 못 알았던 게 동성애자로 알고 있었는데 양성애자라고 합니다. 그리스 출신으로 알고 있었는데 ( 왜 그랬지??) 알고 보니 인도계였습니다. 영국 출생도 아니었음. 이민자였다니. 하지만 다들 영국인으로 기억을 하죠.

 

프레디 머큐리는 성 정체성을 주목하는 걸 달가워하지 않았습니다.  아티스트로서 음악에 주목해주기를 바랐습니다. 프레디의 방탕한 생활은 언론의 좋은 떡밥이었기 때문에 그의 바람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봉준호 감독이 수상소감을 하면서 자막이라는 1인치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더 좋은 영화를 만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수상소감에 어울리는 말이지만. 냉정히 보면 외국인들이 자막을 읽어가면서까지 외국 영화를 찾아볼 필요는 없습니다. 그들 앞에는 여태껏 쌓여있는 좋은 영화, 앞으로 나올 좋은 영화를 보기에도 시간이 넉넉지 않을 테니까요. 1인치라는 건 작게 보여도 엄연히 큰 장벽입니다. 장벽을 넘게 만드는 노력을 권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기생충은 '~임에도' 조건을 뚫어서 의미가 있습니다.

 

프레디 머큐리도 그렇지 않을까요? 그냥 보면 소수입니다. 인도계 이민자 출신에 성소수자. 그가 동성애자인지 양성애자인지 상관없다는 사람도 있을 테고, 그건 싫지만 어쨋든 음악은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테고. 프레디 머큐리 역시 '~임에도'라는 조건을 넘어서 의미가 있습니다.

 

다른 시각에서 보자면 역시 성소수자는 영화, 음악, 미술 같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않는다면 살아남기가 쉽지 않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한국에도 커밍아웃을 한 사람은 홍석천 단 한 명입니다. 분명 연예계에 더 많은 사람이 있을 텐데요. 굳이 정체성 밝히라는 건 아니지만. 하지 않는 건 이유가 있는 법입니다.

 

영화를 잘 감상하고 나무위키를 참고하니. 고증 오류가 많군요. 그렇게 바람처럼 살고 간 사람이라도 영화적인 전개를 위해서는 각색이 필요한가. 다른 것 보다 역시 퀸은 음악이 좋습니다. 좋아요. 영화보다 한 편의 긴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는 기분이랄까? 퀸은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스토리텔링보다 음악 전개에 더 많은 점수를 주었을 거 같습니다. 개봉했을 때 떼창 하는 관도 있었다고 하니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1&v=XTZko22Ze3o&feature=emb_title

 

 

블로그 제목에 전사를 검을 쥐고 죽어야 한다. 고 적었는데 제가 한 말은 아니고. 요즘 자주 보는 유튜브에서 임용한 박사가 영화 람보를 리뷰하면서 한 말입니다. 전사가 반드시 전투현장에 있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고 자신의 믿는 삶의 가치를 끝까지 추구해 나간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성공적인 삶이라면 더 빛을 발할 테고 그게 아니라도 의미 있습니다. 자신이 믿는 가치를 한 평생 추구해 나가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게 못 합니다.

 

프레디 머큐리 역시 검을 쥐었습니다. 그는 전사가 아니니까 마지막까지 마이크를 쥐었지만. 길지도 짧지도 않은 삶이었지만 천정을 뚫고 전설로 남아버렸습니다. 마지막에 흘러나오는 곡 'the show must go on' 설명해주지 않나 싶습니다.

 

영화를 본 뒤. '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어떤 가치를 품고 죽어가게 될까.' 하나라도 가슴에 품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그걸 이루든 못 이루든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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