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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 페이퍼 ( The Counterfeiter, 2007 ) : 그는 운이 없는 삶일까?

네그나 2019. 11. 25. 00:45

세계 2차 대전은 사용할 수 있는 기술과 무기, 전략 등은 다 썼습니다. 독일 나치는 영국에 경제적인 타격을 주기 위해서 위조지폐 작전 '베른하트 작전'을 시행합니다. 작전을 지휘한 베른하르트 쿠르거 소령을 이름을 딴 작전은 영국 파운드화를 무려 1억 3천2백만 파운드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유통합니다. 이는 영국 국고에 네 배에 달하는 양입니다.

 

생산된 위폐의 품질에 따라서 달랐지만 A급은 경우에는 전문가도 식별이 불가능했다고 합니다. 그럴 만도 한 게 어디 범죄단체가 아닌 국가적 차원에서 작정하고 위조지폐를 찍어냈으니까. 전쟁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이 위폐 때문에 영국은 큰 고생을 하고 수거해서 폐기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뒤늦었지만 영국에 타격을 주겠다는 나치의 계획은 성공했습니다.

 

나치는 위조지폐를 생산하기 위해서 전문가팀을 결성합니다. 팀원은 수용소에 죽을날만 기다리던 유대인들. 숙련공과 엔지니어, 위조로 명성을 떨치고 들어온 전문가 영화의 주인공. 솔로 비치도 포함됩니다. 영화를 보면서 역시나 느낀 바. '사람은 기술이 있어야 한다.' 바퀴벌레 취급을 하던 나치도 그들이 필요한 기술이 있는 자들은 대우를 해줍니다. 깨끗한 침대와 다른 수용소와는 안락한 생활. 군대에서든 사회에서든 어디에서든지 느끼는 점입니다. 기술이 없는 쭉정이와 대우를 할 만한 사람.

 

나치는 위폐를 연구하는 유대인를 보면서. '역시, 유대인들은 거짓과 사기에 능숙하다.'라고 경멸합니다. 웃긴 건 그들이 영국에게 범죄단체나 할 만한 사기를 국가적으로 치고 있는 점입니다. 한 유대인이 '난 평생을 바르게 살아왔고, 이건 당신들의 강요로 하는 거요.' 기사도가 마저 없는 그들의 위선을 일갈하는 듯합니다.

 

영국이 나치가 위조 파운드화를 제조하는 걸 알았다면 무언가 대응을 했겠죠. 연구시설과 생산시설을 폭격했을 수 있습니다. 최근의 전쟁윤리는. 민간인과 군인들을 분리해서 대응해야 한다입니다. 물론 전쟁행위에서는 당연하지만 총력전처럼 전쟁을 지원하는 행동에서는 구분할 수 있을까요? 위폐를 만들어 내는 민간인들은 소총을 든 군인처럼 죽여야 할 가치가 없을까? 최근의 군대는 점점 많은 분야가 민간으로 이양되기에 어디까지가 군으로 볼지도 애매합니다.

 

그 모든 난리통. 아니 지옥에서 구원받는 길은 나치의 위폐제조에 동참하는 길이었지만. 여기에서도 갈등이 일어납니다. 위폐 제조 특히나 달러를 만들면 나치에게 힘을 실어주는 행동이었으므로. 눈 앞에 생존이냐? 이상적인 정의냐? 일견   단순한 구조로 흘러갈 수 있는 갈등구조를 잘 묘사했습니다. 

위폐 제조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전후 카지노에서 출처가 의심되는 돈을 썼다고 하는 소문이 돌았다고 합니다. 전쟁이 끝나고 솔로 비치 역시 카지노에서 무력하게 거액의 돈을 잃습니다. 자신의 잃어버린 지난 삶처럼. 한 여인이 그 모습을 보고 솔로 비치에게 '운이 없었군요.'라고 말합니다.

 

사기로 수감되고 거짓을 만드는 기술 때문에 살아남수 있었던 솔로 비치는 과연 운이 좋은 걸까요? 나쁜 걸까요?

 

※ 별 다른 생각 없이 뒤늦게 시청했던 영화입니다. 영화적인 과장이야 있겠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흥미롭게 흘러갑니다. 영화제에 초청되고 상을 받은 영화라고 합니다. 영화제 영화에 알러지 반응을 보이는 사람입니다만 지루하지 않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볼 수 있는 걸 좋아하는데. 게임도 그저 때려 부수는 <다크소울> 같은 류를 좋아하고. 정말 아무 생각 없게 만드는 히어로 영화보다 휠 낫군요. 잔잔한 여운마저 남기는... 점수를 주자면 9 / 10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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