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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 : 흘러간 음악을 다시 듣는 기분

네그나 2019. 11. 9. 23:35

명대사 "아윌 비 백 i'll be back" 누구나 명장면으로 꼽을 마지막 씬.  T-800이 인간이 왜 눈물을 흘러는 지 알겠다는 깨달음과 그의 희생은 숭고함마저 느껴져서 감동을 주었습니다. 기계가 인간을 이해하고 인간이 기계에게 연민의 감정을 느끼는 화해의 카타리시스까지. 어디 그뿐입니까. 출연진의 강한 개성과 당시 충격적인 CG 연출, 시종일관 몰입하게 만드는 이야기와 연출은 터미네이터 2가 명작으로 남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나온 터미네이터 시리즈들은 삐걱 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완결된 이야기를 억지로 끌고 가니 산으로 가는 건 당연. 이래 저래 시간이 지나면서 터미 테이터는 한 물간 가수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제임스 카메론이 제작을 맡고 '심판의 날' 이후의 이야기를 그리겠다고 했을 때 우려했습니다. 일단 제임스 카메론이 감독이 아니라는 점. 어떻게 이야기를 끌고 갈지 의문이었습니다. 그 우려는...

 

결론부터 말하면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는 이전작인 2편의 재탕입니다. 먼저 큰 문제점 중 하나로. 메인 빌런인   터미네이터가 무매력입니다. 1편인 묵묵하게 오직 살인을 수행하는 기계 2편은 놀라운 액체금속. 다를 게 없이 더 나가지 못했습니다. 시리즈가 30년이나 되어 버린 시점에서 무언가 참신함이 있어야 하는데 그저 2편의 재탕이라니요.

 

빌런으로서 이미지 창출에 실패했다고 보여진다.

말이 극도로 적인 건 2편과 같고 오직 임무만을 수행한다는 점도 같으나 로버트 패트릭보다 배우의 포스가 떨어집니다. 무표정하게 있는다 해도 같은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차라리 터미네이터의 캐릭터를 바꾸는 게 낫지 않았을까? 차가운 기계인간에서 수다쟁이까지는 아니더라도 독창적인 개성을 부여하는 게 더 새롭지 않았을까?

 

일단 메인 빌런에서 실망이고, 주조연들이 나쁘지는 않은데 강한 인상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다시 생각을 해도 터미내이터 2는 어떻게 그렇게 매력적인 인물을 모아 놓았을까요. 과거와 대칭점을 주려는 점 중 하나로 주요 출연진이 여성입니다. PC적인 연출인지는 모르겠으나 좋은 인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제임스 카메론은 강인한 여성상을 에어리언의 리플리, 터미내이터의 사라 코너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녹였습니다. 다크 페이트는 억지로 가져다 놓았다는 느낌이랄까?

 

 

다크 페이트는 개연성 없는 이야기에 이미 많이 본 연출, 정식 후속작임을 표방하고 제임스 카메론의 제작임에도 신선함이 떨어집니다. "뭐야, 결국 또 2잖아" 말만 나오게 만듭니다. 다크 페이트는 액션 영화로만 본다면 괜찮습니다. 하지만 어디 터미내이터에 단순히 부고 깨지는 액션만 기대를 하는 게 아니잖아요. 강한 캐릭터성, T-1000 같은 신선 빌런, 마지막의 엄지 척하는 그런 걸 기대를 하는 거죠.

 

터미내이터가 한 물겠다고 느끼는 게, 기계에 인한 인간의 지배를 더욱 세련되게 묘사한 영화가 있습니다. 인간을 배양관에 가두어 놓고 환상으로 통제를 하는 영화 <매트릭스>. 터미내이터가 인기를 끈 거 세기말의 분위기와 종말론이 합쳐진 것도 있다고 봅니다.

반가운 얼굴이기는 하나.

시리즈를 부활시키고자 나온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 흘러간 90년대 스타일의 음악을 그대로 다시 듣는 거 같습니다. 물론 유행이라는 건 시간이 지나면 돌고 돌기 마련입니다. 레트로가 유행이라 과거가 신선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건 과거를 그대로 답습하는 게 아닌 시대에 맞춘 재해석이 없기에 아쉽습니다.

 

터미내이터 2가 너무 뛰어나서 기대를 내려놓고 보았지만 다크 페이트는 아쉬움만 남습니다. 다크 페이트가 제작비에 비해 아주 큰 흥행을 하지는 못해서 후속작이 나올지는 모르겠습니다.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 점수를 주자면 7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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