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 호날두가 사인회에 불참하고 계약상 45분 출전이 명시되어 있음에도 경기장에 나타나지 않아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 사태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인성이 새롭게 조명됨은 물론 '날강두'라는 별명까지 얻었더군요. 전 축구에 관심이 없어서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만 정말 프로답지 못한 행동입니다. 어린아이처럼 이해할 수 없는 사고인데, 늘 떠받드는 삶을 살아와서 그럴까요.
호날두를 보고요. 다시 느꼈습니다. 가면을 오랫동안 쓰는 것도 능력 이라는 사실을요. 호날두도 사람이니 피곤할 때도 있고 일하기 싦을 때, 의욕이 없을 때, 기분이 좋지 않을 때도 있을 겁니다. 호날두뿐만 아니라 누구나 그렇잖아요. 그래서 다들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해가며 상사나 윗사람 비위를 맞춰주고 전혀 관심이 없지만 애 사진을 보면서 귀엽다는 말도 해줍니다.
호날두와 비교되는 인물이 국민 MC인 유재석입니다. 행동 하나하나 발언 하나가 화제가 됩니다. 유재석도 사람이니까 유명한 연예인이니까 스트레스 많이 받겠죠. 막 행동하고 싶을 때가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유재석을 싫어하는 사람은 가식적이라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럴 수 있어요.
호날두도 팬들을 사랑하는 태도와 제스처가 100% 진심이겠습니까? 연기를 하겠죠. 당연히 가면을 쓴 채로 무대로 오를 겁니다. 그에게는 거대한 이미지가 걸려 있고 그런 행동을 해주면 사람들이 좋아합니다. 본인도 연기를 한 대가로 셀렙으로서 지위. 부와 명성을 얻습니다.
그런데 호날두는 한국에 와서 기분 나쁘다고 해서 ( 정확한 이유는 사실 알 수가 없죠. 동료들이 왜 출전 안했냐고 물어도 묵묵부답이었다고 하니 ) 가면을 벗어던졌습니다. 하기 싫으니 보여준 솔직한 태도입니다. 솔직하면 다 되나? 우리는 거짓말을 왜 할까요? 사람이 거짓말을 안 하면,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면 어떻게 되나요? 인간관계가 파탄 납니다. 실제로 거짓말 안 하고 살아보기 체험기도 있습니다. 결과? 사람들이 실망하거나 떠나더라. 우리는 얼굴이 못생겼다 말하기 보다 인상이 좋다고 둘러말함으로써 원활한 관계를 유지합니다.
TV로만 보는 유재석의 진짜 성격과 인성을 우리는 모릅니다. 하지만 유재석처럼 일관된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노력을 하는 사람은 정말 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노력을 유지하는 데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일입니다. 잠시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가면을 쓴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호날두처럼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답답해서 벗어던지니까요.
호날두 사태만 보고 있으면 플라톤의 동굴의 우화가 생각납니다.
"지하 동굴 속에 죄수가 갇혀 있고, 그 죄수는 태어나면서부터 손과 발이 묶인 채 벽만 바라보고 산다. 죄수의 등 뒤로 횃불이 불타고 있고, 죄수는 횃불에 비친 그림자를 본다. 누군가 뒤에서 인형극을 하면 죄수는 횃불에 비친 인형극을 볼뿐, 실재의 모형을 본 적이 없다. 인형극을 연출하는 사람이 대사를 읽으면 죄수는 모형의 그림자들이 실제 대화를 하는 것으로 알게 된다."
호날두는 우리 형이 니 뭐니 해서 이미지가 좋게 포장되어 있나 보더군요. 그건 진짜인가? 우리가 보는 건 스크린에 비친 그의 불빛이었을 뿐인데 말입니다. 인형극은 깨졌고 상상했던 실재가 깨졌습니다. 사람들이 사랑한 이미지는 벽에 비친 그림자였을 뿐이었습니다. 이미지를 유지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고요.
다시 한번 느낍니다. 누군가를 평생 속이는 일은 힘들어요.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만약 다른 사람들을 평생 속일 수 있다면, 그 모습이 오히려 가짜가 아닌 진짜일지도 모릅니다. 허나 그런 사람이 있을까요? 평생 동안 인형극을 연출하던 사람이 말입니다. 결국에는 본성대로 가는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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