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중고거래 후기] 피할 수 없는 네고와 박스의 중요성

네그나 2018. 10. 4.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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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구매 문자가 와서 놀랐습니다. 보통은 오후나 저녁즘에 오는데. 사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이것 저것 물었습니다. 중고거래에서 대해서 사람들이 말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문자가 많이 오는 구매자는 별로다.


이것은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상품일 경우이고, 구매자가 잘 나타나지 않는 비인기 상품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사겠다는 사람이 등장하면 엄청 기쁩니다. ^^; 문자 많이 하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거래가 깨지지 않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직거래로 하기로 합의을 하고 약속장소로 나갔습니다. 일하다 바로 나온 복장과 차량이었습니다. 가져온 물건을 보여주고 설명을 해나갔고 마음에 들어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싫어하지는 않는 눈치였습니다.


이래서 중고거래에 박스가 있으면 좋은 겁니다. 전 웬만하면 박스를 버리지 않습니다. 나중에 중고거래를 할 때 박스가 있으면 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지거든요. 받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을 해봐도, 중고거래시 덜렁 상품만 받는 것보다야 정품 박스에 담겨져 있는 상품이 모양새가 좋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 지불의 시간. 구매자가 말했습니다.


기름값은 좀 빼줄수 없나요? 멀리서 왔는데.     


그렇기는 했습니다. 멀리서 오긴 했어요. 네고는 싫었지만 그냥


그래요. 멀리서 오셨는데. 5,000원 빼드리겠습니다.


먹혀든다고 생각했는지 구매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가더군요.


만원만 빼주세요. 멀리서 왔는데.


이제는 조금 그랬습니다. 직거래 장소도 제시한 것이고 자신이 필요해서 산 것일텐데. 아니면 네고 시도하기 좋은 얼굴이라 그랬을지도 (만만한?) 그래도 최대한 좋게 웃으면서 '그건 곤란하다'고 말했습습니다.


그래도 인상이 나쁘지 않았고 막무가내로 네고 요구를 하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몇번의 시도끝에 포기를 하고 5,000원 할인된 금액을 지불했습니다. 인사하고 헤어지고. 거래 끝. 몇 개월 동안 끌었던 놈이었는데. 속이 후련.


중고거래에서 네고 시도는 피해갈 수 없습니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네고시도는 손해볼 게 없는 장사입니다.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물론 판매자가 기분이 나빠서 팔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항상 집근처에서 직거래 약속을 하는 이유도 네고 때문이기도 합니다. 중심가로 나가서 거래를 하다 흥정이 안되면 '여기까지 나왔는데. 귀찮다'고 요구를 들어줄 수 있으니까요. 시간낭비. 돈 낭비. 차를 가지고 나가는 것도 귀찮은 일이고. 집에서 가까운 장소라면 거래가 불발이 나더라도 그냥 오면 됩니다. 


마음 같아서는 네고 시도를 단호히 물리치겠다고 다짐을 합니다만. 막상 실전에 부딪히게 되면 뜻대로 안되는군요. 이래 저래 조금식 빼주게 됩니다. 거래를 해치워 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몇 번의 네고 성공을 맛본 구매자는 다음 거래에서도 시도를 하겠지요.


앞으로는 네고를 감안한 가격 책정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구매자가 조금이라도 이득을 봤다는 느낌이 들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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