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에 감천문화마을에 갔다 왔습니다. 한 번 갔다 왔기에 또 갈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관광명소 풍경이 휙휙 바뀌지 않으니까요. 1년만의 재방문이지만 지난번과 크게 다른 모습은 없었습니다.
그여전했던것은 이 산꼭대기에 있는 마을에 관광객들로 아주 북적였다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다음과 같은 메모를 남겨 놓았더군요.
이렇게 높은곳에 있는줄 알았다면 오지 않았을거야.
마을에 꿋꿋히 도보로 가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웬 서양인 남자도 걸어서 올라가던데요. 그냥 마을 버스 타고 가세요. 토성역에서 내려 부산대 병원 앞에서 2번 마을 버스 타고 가면 됩니다.
눈에 띄였던 점은. 한복을 입은 사람이 아주 많았습니다. 관광지 코스프레는 하나의 문화로 정착이 된듯 보였습니다. 한복 입은 흑은 여성과 교복 입은 중국인 여성. 교복입은 남자도 보았습니다. 코스프레는 주로 남자만 했습니다.
문화마을에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이 많지만. 특히 서양인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보통 서양인들은 해변에 가면 많이 보입니다. 지금과 같은 세상에서 서양인이라고 해서 신기할 건 없지만 마을로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신기했습니다. 아마도 가이드 책에서 보러 가기를 권했겠지요.
여름 여행으로 대만 가오슝 보얼예술특구로 갔었습니다. 그곳에서 받은 느낌과 문화마을에서 받은 감정이 비슷합니다. 낙후된 지역이 관광지로 변신. 예쁘게 단장을 해놓기는 했지만 낡음이 하나의 미(美)가 된다는 점입니다. 비슷하게 통영이 폐쇄된 조선소를 관광지로 변신시키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잘 될지는 지켜봐야 겠지만.
이번에는 노을이 질 때즘에 문화마을에 도착을 했습니다. 한 낮과 다른 모습이군요. 밤이 보여주는 야경보다 노을이 지는 매직아워 시간에 보는 것도 좋을 겁니다. 사진이 제법 이쁘게 나옵니다. 다만 그놈의 전깃줄만 없으면 좋았을텐데요. 풍경을 망치는군요. 이도 이곳의 삶을 보여주는 한 장면이겠지만요.
사람으로 붐비는 길이었지만 들어오고 나가는 차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차가 문제입니다. 주차장도 마땅치 않아서 길가에 세워놓을 수 밖에 없고, 수시로 지나다니는 차량은 보행에 불편을 줍니다. 그렇다고 차를 제지를 할 수도 없겠지요. 관광명소이기는 하나 실제 주민들이 거주를 하는 장소인지라.
이곳이 사람이 사는 동네임을 알 수 있는 장면이 있습니다. 저녁무렵, 동네 아저씨들이 나와 함께 술판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옛날에는 이런 씬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슈퍼에서나 길에서나. 지금과 같은 아파트 문화에서는 보기 어렵습니다.
감천문화마을은 대만 보얼예술특구처럼 사진 찍기에는 좋은 동네입니다. 대단하다고 말할 것은 없지만요. 대만 여행에서 가졌던 의문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재개발을 하지 않는 것인가?' 낡아져 가는 건물이 부수지 않고 그대로 놔두고 있었습니다. 반면 우리는 과거를 맹렬하게 지우개로 지우듯 없애 버립니다. 마치 그런게 있었냐는 듯. 예전에 흔하개 봤던 풍경이 재개발로 인해서 점점 사라져 갑니다. 좋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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