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일본여행] 말로만 들었던 에어비앤비 숙박 체험기

네그나 2016. 1. 9. 10:30


12월 사람들이 후쿠오카로 여행을 많이 가나봅니다. 누가 후쿠오카에 가서 객실이 없는 것일까? 한국인? 중국인? 하여튼 많이 가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문제가 되었습니다. 호텔 예약 사이트로 검색을 해보니 후쿠오카 시내 호텔은 전멸이 었습니다.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정말 대단하네.' 그나마 가장 가까운 거리가 20km 였나. (차라리 안가고 말지) 아마 그랬을 겁니다. 숙박을 고민하고 있었던 중 한 친구가 말했습니다. "에어비앤비 한 번 알아보지? 거기 찾아보면 있을꺼야"



에어비앤비. 방을 빌려주는 주인과 여행객을 중개해주는 공유경제의 대표적 모델이었던가. 남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사용하게 되나. 후쿠오카편을 일단 질러 놓았기 때문에(...ㅡㅡ) 어떻게든 알아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에어 비앤비 사이트를 둘러보니 후쿠오카에 방을 내놓은 호스트들이 보입니다. '오호라' 위치도 적당하고 가격이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성수기임을 감안하면 납득할만 수준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호텔이 방이 있었다면 호텔로 갔을 겁니다.


후쿠오카 에어비앤비후쿠오아 에어비앤비. 3만원에서 9만원까지 다양하다.


에어비앤비 사이트에서 예약을 하고 신용카드로 결제를 했습니다. 호스트가 확인을 하고 대화를 거치는데요. 호스트는 일본인이었지만 대화는 영화로 했습니다. '너 언제 오니?' '어디서 만날까?' 등등 간단하고 가벼운 대화라서 크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일정을 조율하고 후쿠오카 시내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약속시간에 장소에서 만나기는 했지만 역시 대화가 문제였습니다. 영어가 딸리다 보니. 인사 이후로는 대화가 막힘(....) 당연히 일본어도 잘 모르고.그래도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입니까? 모두가 스마트폰을 들고 다닙니다.



문명의 이기, 스마트폰 번역기를 사용해서 소통했습니다.  호스트는 한국인이라는 걸 알아서 라인 번역기로 사용했습니다. 일본인들은 네이버 라인을 사용한다더니 역시나. 하지만 라인 번역기 품질은 좋지 않았습니다. 타이핑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일본어 타이핑은 시간이 오래 걸리더군요. 한글이 확실히 편리한 문자 체계입니다.



호스트에게서 체크아웃 방식과 주의사항. 그외 알려주어야 할 걸 듣다 보니 시간이 다소 걸렸습니다.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다 보니 호텔 체크인 시간보다 오래 걸립니다.



예약한 방은 화장실 하나가 딸린 원룸이었습니다. 침대가 있고 소파, 테이블, TV, 조리를 할 수 있는 싱크대와 전자레인지, 냉장고. 평범한 구성. 결혼한 가족은 더 큰 집에 살겠지만 혼자라면 이런 곳에서 살겠죠. 한국과 다르지 않습니다.


컵과 그릇. 웬만한건 다 있더군요.



히터도 있었습니다. 리모컨이 일본어라서 사용하기 어려웠지만


가정집이라서 지켜야 할 규칙들이 있습니다. 이웃에게 방해가 될수도 있으니 시끄럽게 떠들면 안되고, 방안에서 담배피면 안되는 등. 숙소 이용규칙은 호스트가 설명하고 있으니 보고 맞춰 따르면 됩니다. 진상 한국인이 되기는 싫었기 때문에 이용 규칙은 충실하게 따라 주었습니다.



현실적인 주의사항이라면. 올려진 사진발에 속지말아야 합니다. 방으로 들어갔을 때 든 생각 '아! 사진발이었구나' 호스트 입장에서 가장 좋은 사진과 후보정을 하는게 당연하겠죠. 또한 이용후기가 대부분 호평입니다. 체크아웃을 하고 나니 이 호스트도 좋은 후기를 부탁하더군요.



사용후기에 호평만 보입니다. 처음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이 방이 어떤지, 호스트가 어떤지 감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사진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분명 서비스에 불만족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귀찮아서 적지 않겠죠. 인터넷에 글을 적는 행위는 생각보다 귀찮습니다. 하지만 후기가 많은 호스트는 안전하고 믿을 수 있을 겁니다.



에어비앤비 호스트는 개인이 하는 것이니 만큼 호텔만한 서비스를 기대해서는 안됩니다. 그렇지만 세계 어딘가에는 호텔같은 곳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나갈 때는 청소까지는 아니더라도 방을 정리해 주어야 합니다.



정말 중요한 일정이라면 에어비앤비 사용하는 걸 생각해봐야 합니다. 어떤 사람은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가기 위해 에어비앤비로 예약을 했는데 호소트가 일방적으로 취소를 하는 바람에 난처해졌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으니 주의를 요합니다.



에어비앤비가 활성화 된 만큼 구설수도 오르고 있습니다. 한 여행객이 몰래카메라에 당했다고 소송을 냈고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에어비앤비가 집값상승의 주범이라며 규제를 시도했다가 부결당하는 일도 있습니다. 에어비앤비가 관광지 근처의 집값을 들썩이게 만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떨어뜨리지는 않을 듯.




호텔이 아닌 에어비앤비를 통해서 묵게되어 재미가 있었습니다. 가장 궁금했던 '일본의 평범한 사람은 어떻게 살까? '질문에 대략적으로 그려볼 수도 있었고 생활체험 하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위치가 잘 맞으면 호텔보다 오히려 더 편할 수도 있습니다. 호텔처럼 균일한 서비스는 못받겠지만 집주인 개성을 볼 수도 있습니다.



에어비앤비가 등장함에 따라서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등장했습니다. 애드센스의 등장으로 전문 블로거가 등장하고 아프리카, 유튜브에서 전문BJ가 등장하는 것도 동일합니다. 에어비앤비는 집을 대여해주기 때문에 자본이 더 필요한 점이 다르지만 말입니다. 호스트는 여자였는데, 여자가 하기에도 괜찮은 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막연히 방만 빌려주면 되는 일은 아니겠죠. 좋은 여행객도 있겠지만 진상들도 있을테고 관리의 어려움도 당연히 있을 겁니다.




재미있어요. 공유경제에 관한 글을 읽다가 생각난 구절. 과거 미국에서 여행을 하다가 남의 집 헛간이나 방을 빌리는 경우가 흔했다고 합니다. 그 시절의 낭만이었습니다. 우리도 그랬었죠. 드라마에서는 지나가는 선비나 나그네에게 방을 빌려주어 재워주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이 모습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에어비앤비 창업자가 투자를 받기 위해서 투자자를 만나고 다닐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누가 자신의 집과 방을 낯선 사람에게 빌려주겠단 말이냐'였습니다. 인터넷이 빈방, 빈집 빌려주기를 공유경제 플랫폼으로 부활시켰습니다. 과거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냉장고와 싱크대


평창 올림픽에서는 모자란 숙박시설을 에어비앤비로 대신하자는 방안도 나온 모양입니다. 시골에다 대규모로 숙박시설을 지었다가 행사 이후 돈만 먹는 애물단지가 될 위험이 있는 걸 고려하면 꽤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호텔이 지겹거나 방이 없다면 에어비앤비 한 번 이용해보세요. 한 번 쯤은 경험해 볼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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