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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책은 일본좌파의 내부폭력을 다룬 <적군파> 입니다. 적군파(日本赤軍派) 이 생소한 집단에 대한 흥미가 생긴 이유는 인간의 심연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사건. 적군파의 내부폭력 때문입니다. 내부폭력은 학자적인 표현이지 인터넷 용어로 표현하면 '전국파의 병크'가 되려나요.




이 사건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하면,  적군파는 무장투쟁을 통한 혁명을 꿈꾸던 단체였습니다. 무장투쟁을 결과로 경찰을 집요한 추적을 받게 되었고, 투쟁을 지속하기 위해 산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31명 중 12명이 죽었습니다. 영웅적인 죽음이었을까?



적군파


정부나 결찰과 투쟁과정에서 죽었다면 '이상과 혁명을 꿈꾸던 젊은이들'이라고 미화할 여지라도 있으련만 그들을 죽었던 사람은 다음아닌 뜻을 함께한 동지들이었습니다. 이해가기 어렵습니다. 같은 편을 왜 죽인단 말인가?



산에 고립되어 생활하던 그들은 아주 기괴한 의식을 거행합니다. 총괄이라는 자아비판을 통해서 동지들이 완전한 공산주의자로 각성하기를 원했습니다. 이 총괄이는 게 아주 웃긴데. 죽을 때까지 패면서 의지와 노력으로 견디면 된다는 겁니다.(노력하세요. 노력...)



고통으로 견디지 못한 희생자가 죽어버리면 그들은 총괄을 극복하지 못한 나약함을 탓했습니다. 어제의 가해자가 다음에는 희생자가 되어 버리는 묘한 관계가 두 달동안 지속됩니다. [각주:1] 이 사건은 너무 어이가 없어서 영화로 만들었다면 현실성이 없는 망상이라고 비난 받았을 겁니다.



적군파가 저지른 이 사건은 일본 학생운동에 결과적으로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이게 끝이 아니어서 적군파는 곧 다른 사건을 일으킵니다. 적군파 4명이 이스라엘 텔 아비브 공항 습격, 자동소총과 수류탄으로 무장한 그들은 무고한 27명을 죽이고 70명을 부상케 하는 쾌거(당연히 적군파 입장에서...)를 달성합니다.



텔아바브 공항 습격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인 오카모토 고조는 법정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죽인 모든 사람들 역시 같은 하늘의 별이 되어 반짝일 거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혁명이 계속되면 별의 수가 얼마나 더 늘어날까요

라며 테러를 정당화 했습니다. 참으로 낭만적이기는 합니다...


적군파에 대한 글은 다음에 쓰기로 하고.



책의 저자는 퍼트르샤 스테인호프인 미국인으로 제 삼자 시각으로 적군파 행동을 설명합니다. 당연히 두 문화에 대한 비교도 빠지지 않습니다. 흥미로운 대목이 있었습니다. 벌을 주는 방식이 동양과 서양이 다릅니다. ( 엄밀하게 말하면 미국과 일본이지만 운율을 맞추려고 동양과 서양으로 표현했습니다.)




일본은 아이들이 잘 못하면 그 벌로 집 밖으로 쫒아냅니다. 반면 미국은 어떨까? 일본과 다릅니다. 방안에 가둡니다. 일본에서 집 밖으로 쫓거난 다는 것은 안전한 집단과 공동체에서 배제된 다는 것을 뜻합니다. 집단주의 사회인 일본에서는 이는 큰 벌입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현대 문학 중 하나인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 표현하고 있듯이 미국에서 집 밖은 모험을 위한 장소입니다.



두 세계의 아이들에게 내리는 벌이 대조되어 흥미롭습니다.  소속감을 박탈당하는 것이 두려운 일본과 자유를 구속하는게 두려운 미국. 동서양을 떠나 배제와 자유박탈을 받는 일은 괴로운게 당연하지만 그 세계에 속한 사람들이 무엇을 가장 두려워하는지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벌을 내리는 방식도 다른만큼 속죄하는 방식도 다릅니다. 일본정부는 적군파의 텔아바브 습격 사건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에사과의 뜻을 공식표명 하면서 희생자에게 배상금으로 100만달러를 지불했습니다. 서양의 사고 방식으로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입니다. 미국인, 유럽인이 보기에는 일본 정부가 해야하는 일은 유감표명 정도였을 겁니다. 사과조차 예의 바른 태도이기는 하지만 불필요하다고 여겨졌습니다.




그렇기에 일본정부에 배상금 지불 결정은 결제적 거래에서 이익을 계산하듯 노골적으로 환심을 사려는 정책이라는 오해를 받았습니다. 또한 똑같은 사건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청소년은 데리고 있는 다른 나라의 외교관들은 일본 정부가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외교관이나 공직에 있는 사람이 아닌 민간인, 일반인을 통제할 수가 없는게 당연합니다. 그럼에도 개인의 잘못을 정부가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이해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텔아바브 공항 습격 사건에 대한 일본정부와 일본인들의 사죄는 한국도 낮설지가 않습니다. 버지니아 폴리테크닉 주립 대학교에서 총기난사를 한 범인이 조승희라고 밝혀지자 한국사회는 한 개인이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었습니다. 집단적인 죄의식이라고 표현할 수도 ㅣ있습니다.


 

오카모토 고조의 아버지는 아들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공무원직을 그만둡니다. 이도 한국과 비슷합니다. B모 연예인이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자 공무원인 아버지가 퇴직하여 책임을 지려했다는 일화가 떠오릅니다. 벌을 주는 방식만큼 책임을 지는 방식도 다릅니다.

  1. 참고로 아무도 총괄에 통과 못했습니다. 애초에 총괄이 무엇인지도 모르니 통과될리 만무하지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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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프로필사진 shg 배상의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모기업/국가(???)' 가 '소속인원/자회사' 의 배상을 하는건 서양쪽에서도 과거에는 흔하게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아메리카 익스프레스' 가 자회사 부실을 배상할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대인배적으로 자회사의 부실을 떠안은 경우입니다.
    (워렌버핏이 참고인으로 '자회사의 부실을 배상하는게 비용부담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증가시킬것이다.. 라고 조언했군요, 스노볼에 나옵니다.)


    최근들어서는 '모기업/국가' 가 배상의무가 없을경우 배상을 하는것이 '엄격하게 금지' 됩니다. '배상의무가 없는데 배상' 을 하는 행위자체가 '배임 및 공금횡령' 이 되기 때문입니다.

    최근들어서 국가/모기업이 하부조직에서 발생하는 부실에 책임지는게 힘든 이유는 '책임 및 보상' 조차도 함부로 막하면 횡령죄로 잡혀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국가예산역시 대통령맘대로 막쓰는게 아니라, 다 규정대로 써야합니다.
    2015.11.12 19:44
  • 프로필사진 shg 글을 쓰는 의도가 아무래도 '동양의 집단문화' 때문에 일본정부가 '배상' 했다.... 라는 뉘앙스가 있는데,

    동양이니 집단의식이니 그런것보다, 동양/서양 문화를 떠나서 상법개정 및 최근의 빡센 판례들 때문에 동양이고 서양이고 책임져주는게 힘든 그런 시기가 되었네요.
    2015.11.12 19:47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negna.tistory.com BlogIcon 네그나 서양도 책임을 지는게 없지는 않았군요. 법적인 책임과 사회학자가 생각하는 책임에는 차이가 있으리라 보고, 60년대 후반에 일어난 일으니 지금과는 다소 다를겁니다. 2015.11.13 21: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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