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누기

예고된 불행을 미리 알 수 있다면?

네그나 2014. 7. 30. 09:15



예고된 불행을 미리 알 수 있다면?



얼마전 가수이자 배우로 활동했던 유채영(김수진)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유채영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한창 나이에 떠나가는 모습은 안타깝습니다. 환자의 병력은 개인 정보이므로 정확한 원인은 모르겠으나 암이니 유전적인 요인이 클겁니다. 유전에 새겨진 시계가 작동하기 시작하면 막을 방법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시계를 멈추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미국의 인기 영화배우인 안젤리나 졸리는 자신이 유방 절제 수술을 받은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렸습니다.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절제 수술을 받은 이유는 자신이 유방암을 일으키는 주요 유전자 브르카1(BRCA1)을 가지고 있고 어머니, 외할머니, 이모가 유방암으로 숨진 가족력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안젤리나 졸리유방암을 막기 위해 유방 절제 수술을 받은 안젤리나 졸리.

최근에는 유전자 검사 비용이 하락하여 누구나 손쉽게 검사받을 수 있습니다. 유전자를 검사해서 알츠하이머,파킨슨병, 알코올 중독, 실명, 심장병, 암 등에 걸릴 위험이 있는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런 질문을 해봅니다. '만약 미래에 닥칠 위험을 미리 알 수 있다면 확인하겠습니까?' 자신의 유전자를 조사해보면 위험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중간에 막을 수 있다면 당연히 '예'라고 답할겁니다. 누구나 그렇게 할겁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불치병을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면?




전설적인 복싱선수인 무하마드 알리가 파킨슨병에 걸렸습니다. 파킨슨병은 도마핀계 신경이 파괴되는 질병으로  몸이 떨리고 근육이 뻣뻣해지고 자세가 불안정해지며 행동이 느려집니다. 방송인으로 활동중인 김성주도 아버지가 파킨슨병으로 투병중이고 친할머니도 진단을 받은 후 4년 뒤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현재 파킨슨병은 완치 사례가 알려지있지 않습니다. 불치병을 가진 가족력이 있다면 내 안의 든 봉인을 뜯고 미래를 먼저 보는 선택을 하기 쉽지 않을겁니다. 우리가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안다면 그것도 불행하거나 고통스러운 결말이라면 차라리 알고 싶지 않을겁니다. 어차피 닥칠 일이라면 차라리 모르는게 낫지 않을까? 가만히 있다가 뒷통수를 맞는게 더 나을수도 있습니다.




모르는게 낫다고 생각한 사람이 제임스 왓슨입니다. 제임스 왓슨은 크릭과 DNA의 구조에 관하여 2중나선모델을 발표하여 노벨 생리학상을 받은 사람입니다. 1988년 제임스 왓슨은 미국 국립보건연구소의 인간 유전체 계획 책임자가 되었습니다. 게놈 프로젝트는 인체의 모든 유전자를 파악하여 지도를 그리고, 인간 DNA의 모든 염기 서열을 찾는다는 목표를 지닌 원대한 계획으로 달착륙에 비견될 만합니다. 2001년 12월에 인간의 염기서열은 완전히 해독이 되었습니다.



왓슨은 게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자신의 유전체를 대상으로 했는데 과학자들에게 자신이 어떤 apoE 유전자를 가졌는지 밝혀지 말라고 부탁했습니다. apoE 유전자를 고기를 먹는 능력을 향상시키지만 ( 일부 버전은) 알츠 하이머 병에 걸릴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왓슨의 할머니가 알츠 하이머에 걸렸기 때문에 자신이 그 유전자를 갖고 있는지 알고 싶지 않았던 겁니다. 불행하게도 과학자들은 왓슨의 결과를 숨기지 못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왓슨이 어떤 위험을 가지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내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왓슨의 유전체에서  치명적인 열성 돌염년이

복제 2개가 있는 장소를 두 군데 발견했습니다. 하나는 눈과 귀를 멀게하는 어셔 증후군, 하나는 성장을 방해하고 노화를 앞당기는

돌연변이 였습니다. 그는 사형수처럼 형이 집행되기만을 기다려야 할까?





우리의 미래는 운명일까? 의지일까?




특정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면 그대로 발현되는가? 이에 대해서 한계레 신문에서 유전자에 대한 좋은 기사가 나왔습니다.



기사 링크 : 쌍둥이 유전자, 태어날 땐 같아도 ‘가는 길’ 다르다



기사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유전자가 같으면 정해진 길을 걷는가? 그렇게 생각하기 쉽지만 아니더란 겁니다. 같은 유전자를 가진 쌍둥이와 대장균도 유전자와 환경이 같더라도 다른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겁니다. 우리는 정해진 길을 걷지 않고 다른 길을 걸어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유전자가 유죄 선고를 내리더라도 무죄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위험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DNA




유전자는 결정론적으로 활동하지 않고 확률을 따르고 있습니다. DNA가 위험한 것으로 판명이 나더라도 그 때문에 반드시 뇌가 망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의 유전자를 들여다보더라도 특정 질병이나 변형, 이른 죽음을 선고하는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위험을 모면하고 아무런 문제가 없이 살아갑니다. 위험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80대에 접어든 제임스 왓슨은 아직까지 아무런 문제 없이 살고 있습니다.[각주:1]




유전자를 보면서 비유적인 표현으로 삶에 대입 해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우리들은 타고난 유전자의 영향을 강하게 받습니다. 운명이라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운명이란 정해진 길, 그 길이 불행으로 가는 길일지라도 삶이라는 잡음으로 인해서 다른 길,예상치 못 한 미래가 다가 올지도 모릅니다. ( 확률적인 일이라 '~할 수 도 있다'라고 표현해야 할겁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유전자를 비롯해 과학기술이 발전하면 우리에게 더 많은 사실을 알려주겠지만 삶은 여전히 흐릿하게 보일겁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우리의 미래는 앞으로도 불투명할 겁니다. 

  1. 참고자료 바이올리니스트의 엄지/샘 킨/해나무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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