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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지니어스 룰브레이커 : 시작부터 흥미진진

네그나 2013. 12. 9. 23:31

최근 시청하는 TV 프로그램은 TVN에서 방송중인 <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 >입니다. 인기에 힘 입어 시즌2로 돌아왔습니다. 프로그램을 못 본 사람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면 다른 개성과 직업을 가진 13명의 참가자가 게임으로 서바이벌 하는 방식입니다. 방송인, 아나운서, 학원강사,해커, 바둑기사, 전 프로게이이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 참가합니다. 시즌1에서는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였던 홍진호가 우승을 차지해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본 게임인 메인매치를 통해서 우승자와 탈락자를 가리고 탈락자 2명은 데스매치를 통해서 한 명의 최총탈락자가 선정되는 구조입니다. 다양한 사람들, 매 라운드 마다 발생하는 한 명의 탈락자. 만화에서나 볼 듯한 설정입니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인 헝거게임 에서도 최후의 생존자를 가리기 위한 싸움을 합니다. 지니어스에서는 화술과 지력을 이용하여 게임을 풀어나갈 뿐입니다.



매 라운드마다 한 명의 탈락자가 생기고 다음번 게임을 참여할 수 없으므로 모두들 필사적입니다. 참여 목적은 다르겟지만 방송으로 그렇게 보이도록 편집을 합니다. 최후의 생존자에게는 억에 가까운 상금이 지급되므로 적극적으로 참여할 동기도 부여됩니다.




지니어스가 일반적인 퀴즈쇼나 보드 게임쇼였다면 큰 화제를 일으키지 못했을 겁니다. 그랬더라면 저또한 책 한권 더 읽거나 게임 한 번 더 했을 겁니다. 다른 퀴즈쇼와 다른 점이라면 오로지 자신의 머리나 능력만을 의지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다른 참가자와 관계 설정이 중요시되고 여기서 발생하는 협력과 배신으로 생존이냐 탈락이 결정지어 질 수 있습니다.



이번에 방영된 1화 < 먹이사슬 >에서도 카이스트 출신 IQ173의 수학강사 남휘종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고 무례한 언행으로 찍혀 탈락하게 됩니다. 뛰어나서 탈락시킨다고 하는데 지목당할 명분을 스스로 만들어주었습니다. 퀴즈나 수학 문제를 푸는 쇼였다면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이 없었을 겁니다. 강사라는 직업 때문인지는 몰라도 확신을 하는 단정적인 말투, 수학 문제를 풀듯 게임에 공식을 적용하는 모습이 행동에 묻어나오는게 이채로웠습니다.



지니어스는 홍진호 처럼 혼자서 필승법을 연구하는 사람이 환호를 받지만 두각을 나타내지 않고 적당히 묻어갈 수 있습니다. 우승에는 힘들겠지만 오랫 동안 생존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눈에 띄지도 않고 묻어가는 전략도 나쁘지 않습니다. 현실에서도 그렇지만 적당히만 한다면 중간은 노려볼 수 있습니다.



지니어스는 서로 다른 해결책을 실행 중에 발생하는 에피소드가 볼 거리입니다. 이해 관계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모였다 헤쳤다를 반복합니다. 전편에서 협력했던 사람이라도 내일은 배신할 수 있고 배신 당할 수 있습니다. '게임에서는 영원한 적도 동료도 없습니다.' 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 제작진도 원하는 그림일테고) 배신을 하지 않을 것 같은 참가자가 보이기도 합니다.



게임의 전체를 전체를 관통하는 딜레마는 협력과 배신입니다. 협력적으로 행동하면 좋은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신뢰도 얻을 수 있지만 배신을 당해 뒤통수를 맞을 위험이 있습니다. 반면 배신을 하게되면 게임에서 이득을 얻겠지만 다음 게임에서 다른 사람과의 협력을 기대할 수 없고 데스매치 상대로 지목당할 확률이 높아져 탈락할 위험이 커집니다. 현실세계 처럼 단기적으로는 배신을 하는게 유리하지만 장기적으로 협력이 유리해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배신과 협력이 난무하는 만큼 평소에 나오지 않았던 행동을 볼 가능성도 높습니다.


게임이 주는 재미보다 사람들 사이에 일어나는 관계를 주로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참여자들이 협력은 물론이거니와 적극적으로 배신도 해주었으면 좋겠지만 쉽지 않을 겁니다.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하지만 시청자들이 배신이란 행위를 좋지 않게 보는 점도 있고 생존뿐만 아니라 방송으로 보여지는 이미지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배신을 강제할 수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장치가 많으면 좋겠습니다. 게임에 탈락한다고 죽는것도 아니니 이 정도는 나와주어야 됩니다.


지니어스를 웬만한 영화 보다 재미있게 보고 있지만 프로그램 특성상 한계가 보입니다. 일단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즐기려면 게임의 규칙을 완벽하게 알고 있어야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참가자들이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게임의 규칙이 간단하지고 않고 조건이 많아서 한 번에 파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1화에 나왔던 먹이사슬 게임도 상당히 복잡합니다. 저는 머리가 나빠서 게임을 한 번에 이해한 적이 없습니다. 복잡한 규칙이 추가되면 게임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 수 있지만 ( 매니아들이 물 수 있는 떡밥도 많고 ) 반대로 진입장벽을 높이게 되 보통 사람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쉽지 않아보입니다. 지니어스 게임뿐만 아니라 일반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복잡하면 매니아들이 환호하는데 일반인들은 외면해 버립니다. 복잡해서 외면받은 대표적인 게임은 대전격투게임입니다. 속편이 나오면서 각종 시스템이 추가되면서 생각할 요소가 많아졌고 깊게 파고 들어갈 수 있지만 그 때문에 외면받게 되었습니다. 제어할 수 있는 복잡함이 필요합니다.


먹이사슬


지니어스 프로그램이 전세대를 위한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 20~30 대 시청자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을 프로그램입니다.)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게임은 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송이 끝나고 게임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는데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전략을 생각하는 것과 게임에 참여하는 것은 다를겁니다. 현장에 있게 되면 차분하게 생각하기 보다 다른 사람이 내뱉는 말 한마디, 분위기에 휩쓸리기 쉽고 처음 접해본 게임을 빠르게 이해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물론 처음 본 게임의 핵심을 빠르게 파악하는 것도 능력 중 하나이기는 합니다. 그러니 머리 회전이 빠른 사람이 유리합니다. 만약 제가 직접 참여한다면 ‘어버버’ 할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게임 후반부에 '이건 이렇게 하는거구나' 깨달을겁니다. 그 깨달음은 시간이 지나 효과가 없겠지만...



지니어스 오랜만에 본방사수 하는 프로그램인데 주말을 심심치 않게 해줄걸로 기대합니다. 연결고리가 없기 때문에 전편을 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이번 시즌을 보는데 문제 없습니다. 단, TV보면서 생각하기 싫은 사람에게는 권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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