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누기

스마트폰 시장 포화, 키 큰 나무들이 숲을 점령하다

네그나 2013. 10. 16. 09:40

한국 스마트폰 성장 시대가 드디어 막을 내리는 것일까요?  미국 시장 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올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지난해 3070만대에서 14% 줄어든 2630만대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스마트폰 보급이 가장 빨랐는데 포화상태에도 가장 빠르게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스마트폰 성장이 왜 멈추었을까?  스마트폰 성능이 만족할만큼 상향 평준화된게 큽니다. 만족할만한 경험을 얻기에는 성능이 떨어졌지만 빠른 기술 발전이 이를 극복했습니다. 지금 갤럭시S3를 사용하고 있는 중인데 스마트폰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스마트폰 사용 용도가 정해지고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겁니다. 보조금 규제도 성장을 둔화시키는데 한 몫 했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도달하고 보조금 규제까지 겹치자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삼았던 팬텍은 생존에 물음표가 뜬 상황입니다.



스마트폰 열풍이 일어난지 약 3년 만에 안정된 상태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의 도입, 발전, 성숙은 숲이 만들어지고 변화하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식물이 전혀 살수 없는 불모지에 이끼가 최초로 등장해서 다른 식물이 자리잡을 수 있는 터를 만듭니다. 이끼 등장 이후 풀이 나타나 초원으로 변하고 다음은 키 작은 나무들이 등장합니다. 시간이 더 지나게 되면 더 키 큰 나무가 숲을 점령하게 되고 숲은 음수림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 단계까지 가면 숲에 빛은 완전히 차단되며 씨앗도 발아가 되지 않고, 어린 나무가 자랄 수가 없습니다.


숲의 천이 과정 마지막 단계는 거목들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애플과 삼성이라는 두 거목이 빛을 완전히 차단시키고 있습니다. 올해 삼선전자 마케팅 비용이 올해 130억달러. 우리돈으로 14조원입니다. 여기에서 대항하기 힘이 부치죠.

스마트폰 도입 초기만 HTC의 기세가 좋았습니다. 하지만 잠시였을 뿐. HTC가  키 작은 나무였다면 삼성은 성장 속도도 빠르고 더 높이 자라는 거목입니다. 숲이 음수림으로 변해가면서 경쟁 나무가 사라지듯이 모토로라는 구글에 인수되었고 노키아도 마이크로 소프트에 인수되었습니다. HTC와 블랙베리 살아있지만 생존이 의문시됩니다.



하드웨어만 음수림으로 변하지 않았습니다.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주목받았던 개인 개발자들의 성공이었습니다. 앱스토어에서 대박을 터트린 개인 개발자들의 인터뷰를 언론에 소개되었습니다. 이 들은 이끼와 같은 역할. 개척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것도 잠시. 개척자들이 땅을 다져놓으면 키 큰 나무들이 숲을 점령합니다. 이제는 개인개발자들인 작은 나무가 햇빛 보기 어렵습니다. 사람들의 호기심도 사라졌고 관심을 받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스마트폰 초기에는 질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블로그에 게임과 어플을 소개해주곤 했습니다. 이제는 어지간 해서는 보지도 않습니다. 음수림이 된 앱생태계는 자금력이 있는 개발사 위주로 재편됩니다.



시장이 성숙기로 변하면 3개 기업 정도만 살아남게 됩니다. 미국 자동차 산업 초기 300여개의 회사가 있었지만 3개 기업으로 좁혀졌습니다. 전자 산업. 스마트폰은 더 다른 산업보다 더 빠른 변화를 보여주었습니다. 10년도 되지 않아 손가락을 꼽을만큼 소수의 기업만 살아남았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스마트폰의 성장할 공간이 있겠지만 머지않아 한국과 같은 상황이 될겁니다. 키 큰 나무로 숲이 채워지게 될테고 큰 변화 없는 안정된 상태로 접어들게 될겁니다. 이것이 끝은 아니겠죠. 스마트폰 이후 또 새로운 생태계, 새로운 숲이 만들어지게 될겁니다. 누군가는 이끼가 되고 누군가는 풀, 키작은 나무가 되겠죠. 최후의 승자가

거목이 되어 숲을 지배할겁니다. 그게 무엇이 될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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