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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나이와 블로그, 좌충우돌 실패 이야기를 해라

네그나 2013. 6. 18. 00:15

MBC에서 방영 중인 군대 체험 예능 프로그램 < 진짜 사나이 > 군대를 다루는 소재임에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느끼는건데, 대중의 반응은 알 수가 없습니다. 방송전에 기획안을 봤다면 이런 말을 했을 겁니다. '군대이야기를 누가 본다고?' 놀랍게도 40대 여성이 < 진짜 사나이 > 를 가장 많이 본다고 합니다. 군대간 아들을 생각하는 것일지?  진짜 사나이가 아주 재미있다고 느껴지지는 않으나 종종 봅니다.


리얼 개고생 프로그램을 표방하는 < 진짜 사나이> 군복만 입고 있어도 짜증이 나는 상황인데 군사 훈련까지 받습니다. 20대여도 쉽지 않은 훈련을 30대 이상 아저씨들이 받습니다. 류수영 처럼 잘 하는 사람도 있지만 샘 해밍턴처럼 실수만 하는 구멍병사도 있습니다. 샘은 100kg가 넘는 과체중에 체력도 부실합니다. 외국인이라 한국인과 사고방식도 다릅니다.


진짜 사나이 샘 해밍턴예능 프로그램에서 웃음 주는 사람이 에이스로 인정받는다.


샘을 보면 친구의 군대 일화가 생각납니다. 친구가 후임병을 받게 되었는데 미국에서 살다가 온 사람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군대에 갈 필요가 없었지만 아버지가 강제로 군대에 보냈습니다. 이 친구는 한국식 사고를 이해 못 해서 고문관 취급을 받았는데 샘을 보면 그런 모습이 보입니다. 집단에 맞추어 가는 한국인과 달리 자신의 생각과 기분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늘 '왜' 라고 묻습니다. 한국인의 눈에는 샘의 행동이 불편하고 건방져 보일 수 있습니다. 그 고문관 친구는 무사히 전역을 했습니다. 그러나 군대 밖에서는 전혀 다른 대우를 받았을 겁니다. 부호의 아들인데다가 자신의 스포츠카도 가지고 있었다고..



< 진짜 사나이 >에서 웃음 포인트를 담당하는 사람은 샘 해밍턴 처럼 잘 못 하는 사람입니다. 허우적거리고 실수를 남발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웃음을 줍니다. 군대에서 이렇게 했다면 고문관 취급을 받았겠지만 예능 프로그램에서 필요한 존재입니다. 샘은 자신의 좌충우돌 실수를 팔고 있습니다. 



혼자 사는 사람들를 다룬 < 나 혼자 산다 >에서는 노홍철이 ㅅ 발음이 안되서 애를 먹는 장면을 보여주었습니다. 노홍철은 발음연습에 실수를 계속해서 웃음을 줍니다. 이 단점은 컴플렉스 일수 있습니다. ㅅ 발음이 안되는 사실은 놀림당하기 좋고 숨기고 싶어 할 수 있습니다. 노홍철은 스스로 단점을 드러내고 실수하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 혼자 산다. 노헝철 발음자신의 실수를 드러내서 웃음을 주는 노홍철


일본방송에서 참치를 잡는 사람들을 다룬 다큐먼터리가 있습니다. 이 방송에서도 실패자가 나오는데 참지잡이를 시작한 이후 참치를 거의 못 잡았다고 합니다. 사실, 실패한 어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사람에게도 기회가 옵니다.비록 참치를 잡지 못했지만 방송에 출연해서 실패 이야기. 참지를 잡지 못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참지를 잡아 돈을 번게 아니라 실패 이야기를 해서 빚을 갚았다고 합니다. 참지를 건져올린게 아니라 실패를 건져올렸습니다.


<진짜 사나이>, < 나 혼자 산다> 다큐먼터리를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자신의 좌충우돌 실수와, 실패를 팔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 능력이 떨어지만 방송에서는 좋은 이야기가 되고 있습니다. 실수와 실패가 가치가 있게 변하는 것입니다.



가치란 상대적인 것이다



40대 여성이 배설물을 팔아서 1억 2천만원을 챙겼다는 충격적인 뉴스를 보았나요? 똥을 원하는 사람, 그것도 돈을 주고 사겠다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배설물 팔아서 1억을 벌 수가 있다니. 그 여성은 똥을 보면서 '이게 돈이다' 생각을 했을겁니다.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지만 쓰레기로만 생각하는 배설물도 사겠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실수와 실패도 가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강의할 때 주식투자 실패담을 이야기해주면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한답니다. '유명인, 연예인, 전문가도 주식투자에 실패를 하는 구나' 생각을 하겠죠. 실패가 좋은 이야기 소재가 됩니다. 그러고 보니 < 나 혼자 산다 >의 김광규는 주식투자 실패, 부동산 사기 다 당했군요.



경영, 창업하면 성공담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언론이나 미디어에서 주목하는 사람들도 애플의 스티브 잡스,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구글의 래리 페이지등 창업해서 크게 성공한 사람입니다. 크게 성공한 사실도 이야기가 되지만 반대로 실패, 시행 착오도 이야기가 됩니다. 개그면 이창명은 30억을 날리고 난 뒤에 < 이창명 처럼만 안하면 30억을 벌 수 있다> 책을 내놓았습니다. 아픈 일이겠지만 강연에서 실패한 이야기를 말한다면 흥미를 끌 겁니다.



마우스 드라이버 크로니클

< 마우스 드라이버 크로니클 > 위트 스쿨을 졸업한 두 젊은이가 마우스를 만들어 파는 과정을 이야기합니다. 경영 컨설턴트로만 일하다가 직접 창업을 하게 되면서 겪는 일을 말하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이런 말을 합니다. 자신들은 물건을 만들고 팔 생각만 했습니다. 그들은 상품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통시키는게 휠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잘 만들어도 유통 안되면 말짱 꽝입니다. 윈도우폰이 잘 안되는 이유중 하나입니다. 통신사가 윈도우폰 유통시키기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이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유통 채널을 확보하고 물건을 만들었을 거라고 말합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유용한 경험담이겠죠.



어떤 사람에게는 쓰레기가 어떤 사람에게는 가치가 있습니다.  군대에서는 고문관 취급받을 수 있는 사람이 방송에서는 에이스가 됩니다. 실패한 이야기를 팔아서 본업 보다 돈을 더 버는 사람도 있습니다. 블로그에서도 실패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거창한 실패와 실수가 아닐지라도 실패의 과정을 이야기하면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 수 있습니다.자신이 실패하는 일은 다른 사람도 실패할 수 있습니다. 아니 누군가는 반드시 실패합니다. 실패를 보여주고 조언을 한다. 사람들이 원하는 겁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에는 가치가 따라붙습니다.



가치란 상대적인 것입니다. 지금과 다른 곳에서는 쓰레기가 아닌 보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자신에게도 지금은 쓰레기로 평가받지만 훗날 보석으로 평가받을 특징이 있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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