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누기

페이스북 거품 논란. 닻내림효과에 걸린 투자자들

네그나 2012. 6. 9. 07:30








대니엘 카너먼은 심리학자로서 노벨경제학상을 최초로 수상하고 경제와 심리를 결합한 행동경제학을 창시했습니다.

대니얼 카너먼의 저서 생각에 관한 생각을 보면 행운의 수레바귀 (wheel of fortune)실험이 나옵니다. 수레바퀴에

표시된 숫자는 0 부터 100이지만 조작을 통해서 10 이나 65 에만 멈추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린건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러니까 지적 수준이 있는 실험 대상들) 실험을 했습니다.


생각에 관한 생각




학생들은 바퀴를 돌린 다음, 그들에게 바퀴가 멈춘 숫자를 적도록 부탁했습다. 그 다음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UN 회원국들 중 아프리카 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러분들이 방금 적은 숫자보다 클까요? 적을까요?


UN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아프리카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은 아무런 의미도 없었던 숫자를 무시해야 했겠지만 실제로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10 이라는
숫자를 받은 사람은 UN에서 아프리카 국가가 차지하는 비율을 묻는 질문에 대한 평균은 25% 였고, 65라는 숫자를 받은 사람의 대답은 평균은 45% 였습니다. 두배 정도의 차이인데, 차이점은 전혀 의미가 없을 것 같았던 무작위로 주어지는 숫자’ 였습니다.



대니얼 카너만이 연구한 이 현상은 '닻내림 효과, 앵커링(anchoring effect )라고 부릅니다. 앵커링은 닻이 내린 곳에 배가 머물듯 처음 입력된 정보가 정신적인 닻으로 작용해서 그 이후의 판단에서도 계속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합니다.
앵커링 이란 불학실한 상황에서 알려지지 않은 양을 추정할 때, 초기 값(앵커)이 심리적  지표 또는 출발점으로 작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실험자들은 아프리카 국가의 비율을 추정할 때 받은 숫자를 기준으로 삼고  상향, 또는 하향 조정을 했습니다.



닻



아무런 의미도 없는 숫자가 사람들의 판단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입니다. 의미도 없는 숫자가 나의 판단에 영향을 끼칠 리가 없다고 믿겠지만 다양한 사례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다시 질문의 대한 대답으로 돌아와서. 아프리카 국가의 비율의 생각은 어떠세요. 65라는 숫자에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까? 아마 65숫자를 기준으로 삼아서 생각을 했을 겁니다. 현재 아프리카가 차지하는 비율은 23퍼센트입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숫자가 그 후에 일어나는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획기적인 사실입니다. 다른 실험에서는 '숫자가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글자를 미리 보여주어도 사람들은 의미 없는 숫자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라는 말을 들을 때 와 똑같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서 코끼를 생각하지 않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간디가 세상을 떠났을 때 나이가 114세 이상이었는가?' 질문보다 '간디가 세상을 떠났을 때 나이가 35세였는가?'를

묻는 질문을 받았다면 간디의 사망 나이를 더 높게 추정할 겁니다. 앵커링 효과는 일상 생활에서 부지기수로 나타나는데, 매도자가 부르는 값이 높다면 낮을 때 보다 그 집이 더 가치가 있게 보입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의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도호가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을 했지만 앵커링 효과는 41퍼센트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부동산 거래 경혐이 전혀 없는 경영대학생 (48퍼센트)와 비슷했습니다. 경영대학생과 부동산 전문가들의 차이는 학생들은 숫자에 영향을 받았다고 인정을 했지만, 전문가들은 그 사실을 부인했다는 점입니다.




대니얼 카너만은 협상 테이블에 놓은 숫자가 무엇이든간에 우리에게 닻내림 효과를 미친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인수하려는 회사가 예상 수익이 포함된 사업계획서를 보내왔다. 그 숫자가 우리의 생각에 영향을 주게 해서는 안된다. 그것을 제쳐두고 생각해라."








페이스북의 닻내림 38달러, 당신도 앵커링에 걸렸다.





세계최대의 소셜네트워크 기업인 페이스북이 얼마전에 기업공개를 했습니다. 페이스북의 공모가는 38달러였습니다.페이스북은 미국 기업공개 역사상 세 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기업공개 시작부터 거품논란에 휩싸이며 주가가 계속 하락했습니다. 현재 페이스북의 주가는 30% 하락했습니다 페이스북 거품 논란의 여파로 다른 기업의 기업공개까지 미루게 되었습니다.



페이스북의 공모가가 38달러라는 숫자가 중요합니다. 주간사인 모건 스탠리가 나름대로 페이스북의 가치를 분석했을 겁니다. 하지만 금융기관을 상대하다 보면 알게 되는 교훈이 있습니다.그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믿지 마라.



모건스탠리가 페이스북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한데다 이 같은 정보를 일부 투자자들에게만 공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모건 스탠리가 페이스북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 저 같은 사람은 분석자료를 봐도

모르겠죠.) 확실한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38 이라는 숫자가 앵커링으로 작용했을 겁니다.



투자자들에게 페이스북의 가치가 38달러 보다 낮은가 높은가 ? 라는 질문은 학생들에게 UN 회원국들 중 아프리카

국가들이 차지하는 숫자는 65 보다 클까요? 적을까요? 질문과 같습니다.



38이라는 숫자 때문에 사람들은 페이스북의 가치는 어느정도인가? 라고 묻지않고 38 보다 낮은지 높은지만 질문하게 만들었을 겁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페이스북의 가치를 38 근방에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까요 38 이라는 숫자에 닻을 내리고 20달러~30달러에서 페이스북의 가치를 파악하고 있을 겁니다. 페이스북의 실제 가치는 더 높을 수도 있고 한참 아래일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대니얼 카너먼의 말처럼 앵커링을 방지 할려면 질문을 바꾸어야 합니다. 페이스북의 가치가 38 보다 낮은가 높은가가 아니라. 숫자를 치우고 '페이스북의 가치는 어느정도인가?' 로요. 페이스북에 투자할려는 사람은 진정한 가치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런데 진짜 가치가 얼마인지 측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렇게 할려고 하면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투자는 어려운 겁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페이스북의 진정한 가치를 고민하기 보다 다른 사람들이 내린 평가와 행동에 더 많은 관심을 쏟습니다.





편향적인 분위기,어떤 분위기에 초점을 맞추는가?




페이스북의 거품논란을 보다보면 분위기가 쏠리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기업공개전에는 소셜네크워크 영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사가 눈에 띄게 많았습니다. 기업공개 후, 주가가 계속 하락하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페이스북은 역시 거품이었다.'는 기사와 심지어는 '페이스북이 5년후에 사라질  것이다.' 혹은 '야후 처럼 될 수 있다'는 기사가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페이스북의 거품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없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많았습니다. 저도 페이스북은 거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중 하나이고 한 방에 훅 갈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페이스북이 엄청난 노력을 하거나 획기적인 서비스를 내놓지 않으면 지금의 기세를 유지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의 귀재인 워렌 버핏은 소셜네크워크 붐은 거품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매일경제 신문에서 웹 2.0 창시자인 팀 오라일리와 인터뷰했는데 '페이스북은 매우 매우 매우 매우(Very very very very) 버블이다.' 라고 말했습니다.하지만 미래 예측에서는 전문가들도 신통치 않았다는 점도 기억해야 할 겁니다. 명성이 정확한 미래 예측을 보장해 주지 않습니다.



사실은 이렇습니다. 페이스북이 구글 처럼 아주 크게 성장할걸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고, 페이스북은 명백한 거품이며, 곧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분위기가 긍정적일 때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글이나 기사가 눈에 띄고 부정적일때는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기사가 눈에 띕니다. 주병진이 방송에 복귀할 때는 기대된다는 하는 기사와 댓글이 눈에 띄고 시청률이 형편없자 한물갔다고 평가하는 부정적인 댓글이 눈에 띄는 것과 비슷합니다. 거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부정적인 글이 눈에 잘 띌테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에게는 긍정적인 글이 잘 띌겁니다.




실제로는 여러 목소리가 나왔는데 초점을 어디에 맞추는냐에 따라서 전체분위기가 다르게 느껴집니다. 소수가 전부인것 처럼 느껴집니다. 총선 때도 보인 결과이지만 인터넷, 특히 트워터는 쏠림이 심합니다. 이 분위기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을까요?  대세라고  느낀다면 한 몫 잡기 위해서 올라야 탈테고, 거품 분위기라고 생각 된다면 즉시 빠져나올려고 할겁니다. 다른 사람의 평가와 대중의 분위기 또한 자신의 판단과 사고에 영향을 끼칠겁니다.




페이스북이 거품처럼 사라질 수 있고,미래에 '페이스북에 뭍어둔 투자자들 대박나.' 기사가 나올 수 있을 겁니다. 시간이 흐르게 되면 결국 적정가치로 가게 될테고 결과를 알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거품논란을 보면서 알 수 있는 것은 '적정가치는 얼마인가?' 란 질문에 대답하기 쉽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질문이 제대로 하는 사람은 소수이고, 질문에 제대도 답을 내는 사람도 소수입니다. 투자로 성공한 사람이 소수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에게 적절한 가치를 판단하는 능력이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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